하동, 구례를 함께 여행했는데
하동이 개인적으로 더 좋긴 하지만
구례는 또 구례만의 느낌이 있다.
그 중에서도 구례의 느낌을 가장 잘 보여주는게
천은사랑 쌍산재라고 생각하는데
내 개인 취향은 천은사쪽이다.
바로 이곳은 미스터 션샤인에서 나오는 그 다리다.
사실 미스터 션샤인은 안 봤지만 이쁜 곳인 건 알겠다.
여기가 좋은게 걷거나 이동하지 않고 천은사 바로 입구쪽 다리라
바쁜 여행자들이 가볍게 찍고 넘어가기 좋다.
나는 이 천은사 다리의 신비한 분위기가 참 좋았다.
그런데 사진에 분위기는 담기는데 이쁘게는 안나온다.
그 말은 보정해도 사진이 안 산단 말이다.
여기서 사진 찍는데 성공한 사람들은
엄청 좋은 카메라를 가지고 있던 사람 아닐까?
햇빛이 든다고 해서 잘 나올 것 같진 않은데말이다.
이 사진 하나로 천은사는 완료라고 할 수 있다.
인기가 많은 장소인 만큼 오전에 도착해 조마조마 했는데 다행히 사람이 많진 않았다.
신기하게 천은사를 방문한 사람들 중에서
여기서 사진 찍는 사람들이 많진 않았다. 그냥 지나쳐서 절로 향했다.
이런 곳은 무조건 아침 일찍 추천한다. 사진을 찍는 거리도 멀고
다리에 사람 없을때까지 기다려야 찍을 수 있는데
절을 가기 위한 사람들이 계속 지나가므로 난이도 있다.
삼각대를 반대쪽 다리에 두고 뛰어가서 찍는 구조였기 때문에
한 번 갔을 때 최대한 많은 포즈로 찍고 와야했다.
양쪽에서 두 사람이 와서 만나는 영상을 찍으면 예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옆에서보면 이런 모습.
처음에 이거보고 어 다리가 어딨지? 하고 찾아 헤맸는데
바로 이 다리 위에 내가 있는 거였다.
역시 건너편에서 보는 게 이쁘다
이왕 온 김에 천은사를 둘러보기로 했다.
시간 없으면 패스해도 가능한 코스다.
요즘 인기많은 드라마 이상한 나라 변호사 우영우에서
도로를 이용하는 것에 대해서 절에서 통행비를 받는 사건이 있었는데
그 사건의 모티브가 천은사라 해서 좀 놀랐다.
노고단 도로 길목에 천은사 입장료 매표소가 있었는데
지금은 잘 업무협약해서 입장료가 폐지되었다고 한다.
원래대로라면 입장료를 받는 건 좀 너무하다라고 생각을 했을 텐데
사찰은 산사라는 표현으로 자연까지 포함한다고 하니 사찰 입장도 공감해볼 수 있었다.
드라마에서 양쪽 입장을 잘 대변해서 13-14화니 봐보길 추천한다.
조금 계단 올라가서 보이는 뷰.
특히 특별한 건 없다.
천은사는 지리산 서남쪽에 위치하고 있고,
화엄사, 쌍계사와 함께 지리산 3대 사찰 중 하나로 꼽힌다.
천은사는 신라 때 창건된 고찰이라고 한다.
놀랍게도 신라 중기인 신라 흥덕왕 3년 (828년에) 서역에서 온
인도 승려 덕운 스님이 우리나라에 들어와 명산을 둘러보다
천은사를 창건했더라고 알려져있다.
병든 사람을 샘무로 치료하였다고 하여 감로사라고도 불렀다.
고려 충렬왕이 '남방제일 선찰'이라고 사격을 높여 선승들이 큰 숲을 이뤘으나,
임진왜란 때 불타버렸고 광해군 2년(1610년)에 선사를 증건하였다.
숙종 5년에 또 한 번 중수하면서 절 이름을 감로사에서 천은사로 바꾸었다.
천은사에 보리수나무가 하나 있는데
보리수라는 이름은 부처님이 이 나무 아래에서 깨달음을 얻고 붙여진 이름이다.
처음 심어진 시기도 알 수 없으나 오래전부터 삼일암, 도계암 등
천은사 인근에 보리수나무 20여그루가 분포하였다.
현재 수령 200~300년으로 추정되는 보리수나무가
가장 오래된 나무로, 이 나무 열매로 만든 보리수 염주는 불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염주라고 한다.
천은사 보리수 열매는 동글동글하고 색이 곱고 사용할수록 윤이나서
스님들 사이에서 천은사 보리수 염주를 얻는 게 영광이라고 한다,
천감로사라는 이름에서 쳔언샤료 절이름이 바뀐데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있다고 한다.
단유선사가 절을 중수할 무렵 절의 샘가에 큰 구렁이가 자주 나타나 사람들을 무서움에 떨게 하였는데
한 스님이 용기를 내어 잡아 죽였으나, 그 이후로 물이 솟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샘이 숨었다는 뜻으로 천은사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절 이름을 바꾸고 가람을 크게 중창했으나
절에 여러차례 화재가 발생하는 불상사가 일어나자
절의 수기를 지켜주던 이무기, 그 구렁이가 죽은 탓이었을거라 했다.
이 문제가 해결된 건 조선의 4대 명필가의 한사람인 원교 이광사가
절에 들렀다가 이 이야기를 듣고 물에 흘러 떨어질 듯한 필체ㅔ로
'지리산 천은사'라는 글씨를 써주면서 이 글씨를 현판으로 일주문에 걸면
다시는 화재가 생기지 않을거라 하였는데
놀랍게도 그 이후로는 화재가 일어나지 않았다고 한다.
절을 둘러보고 그냥 가려다가
천은저수지가 괜찮아 보였는데 전체 길이는 3.3km나 되어
조금만 걷기로 했다. 이 날 갈 곳이 많았으므로 절대 다 걸을 생각은 없었다.
배고파서 점심 먹으러 가야하니까
호수가 보일 때까지 한 10분만 걷기로 했다.
구례에 이리 물이 이쁜 곳이 있었구나
오히려 풀숲 산책로를 벗어나서 산은 그냥 그랬다.
그저 그런 대한민국의 산 둘레길 중 하나.
강원도나 충청도 산 느낌이랑 비슷하다.
사진이 딱히 잘 나오진 않지만
보정하면 잘 나오는 것 같기도 하다.
정갈해보이는 한정식집 들어갔는데
막 인생맛집이다는 아니더라도 고루고루 맛있어서
아 구례도 전라도구나란 생각이 드는 맛이었다.
이래서 전라도 음식이 맛있다 하는구나
이번 구례- 하동 여행 경비는
전부 다 내가 부담했는데 여기는 가격도 괜찮고
맛도 괜찮고 부모님이랑 가기 좋았다.
식당에서 한옥도 보이고
나름 풀도 잘 가꾸고 꾸며놨다.
딱 깔끔하게 식사하고 적당히 맛있어서 기분이 좋아졌다.
이 날 날씨가 좀 흐릴 예정이었는데
잠시 맑아져서 서둘러 다음 장소로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