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 청량리역(서울시 동대문구 전농동)
경희대학교, 한국외국어대학교, 고려대학교....청량리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대학교들이다.
나를 포함해서 이런 학교에서 공부한 신체건강한 남자 대학생들은
이 청량리역 옆골목에 대한 묘한 호기심이 없을 수는 없었다.
대개 무슨 얘기인지 알겠지만 뭔소린지 모르겠다는 분들을 위해 조심스럽게 얘기하자면
이 골목은 미아리와 함께 서울에서 가장 규모가 큰 사창가였다.
70년대에서 80년대로 막 넘어갈 때쯤 만들어진 유명한 영화 "어둠의 자식들"이 이 골목을 테마로 한 명작이다.
그냥 호기심으로 그치느냐.....기어이 궁금함을 어떤 식으로 풀어보느냐는 각자에게 맡겨야 할 문제이고.....
여하튼 이 골목은 이제 곧 대대적인 재개발에 들어갈 것이다.
그리고 이런 저런 사연 많고 추억 많은 골목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34. 제기역(서울시 동대문구 제기동)
제기동역 옆에 있는 한솔동의보감 빌딩이라는 4층짜리 빌딩에 대해서 얘기 안하고 넘어갈 수는 없다.
이 건물이 처음 들어선 것은 1976년이었고, 당시에는 가고파백화점이었다.
당시만해도 서울시내에 백화점이라고는 미도파, 신세계, 코스모스 딱 세 곳이었기 때문에 나름 백화점계의 다크호스로 기대를 모았었다.
그러나 막상 개점하고 나니 청량리역 옆에 자리잡고 있는 나름 전통 있는 백화점 아닌 사실상의 백화점인 대왕코너와 상권이 겹쳐 손님은 도통 없었다. 게다가 바로 정릉천을 마주하고 있는 성일중학교 학생들이 백화점 구경한다고 하교 후에 들이닥쳐 바글바글하니 손님들은 왔다가도 사방에 깔려 있는 중학생들로 인해 질려서 돌아갈 판이었다. 게다가 성일중학교가 어디 보통학교인가 한반의 학생수가 75명 쯤 되는거야 그 때는 다 그랬으니 그렇다 하더라도 한 학년당 학급수가 무려 15학급이나 되는....자칭 타칭 동양 최대의 중학교라는.....나중에는 가고파백화점 측에서 성일중학교 측에 학생들 출입을 막아 달라는 공문을 보내기까지 했고, 방과후에는 선생님들이 백화점 정문에서 보초를 서기도 했었다는......
결국 가고파백화점은 훗날 미도파백화점에 흡수되어 청량리미도파점이 되었다가 미도파백화점이 IMF 외환위기 당시 부도처리 되면서 지금의 한약재전문상가로 바뀌었다고 한다.
내가 어떻게 그렇게 잘 아는가하면 나도 이 백화점에 수십번은 족히 드나들면서도 이 백화점 매출에 1천원도 기여 안한 성일중학교 학생이었다.
35. 신설동역(서울시 동대문구 신설동)
신설동 주변에는 나이들어서 그럭저럭 살만은 하지만 못배운 것에 한이 맺힌 사람들을 위한 검정고시학원들이 밀집되어 있다.
첫댓글 서 울 가 면 꼭 들러 보는 청량리 입니다.
20 대 젊은 시절 호기심의 청량리
역시나 청량 리 더군요.
사람 사는 향기 물 씬 청량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