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네요, 3년 가까이 풋내나던 젊은 시절을 나라지킴이로 보내고 전역하는 날 나 스스로에게 했던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 다시는 이곳에 오지 않으리………”
젊은 혈기에 이렇게 다짐했던 내가, 엄동설한에 아들을 군에 보내고 전역이 아닌, 신병교육대 퇴소일만 손꼽아 기다리는 것을 보니, 세월의 흐름은 어느덧 저를 “남자” 에서 “아버지”로 거듭나게 했다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살며, 듣고 싶은 이야기만 듣고 살지요, 사실 저 또한 그러한 맥락으로 군을 전역하고 오랜 시간이 흐르며, 군에 대한 이야기에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안았던 세월이었으나, 2014년 1월 14일 아들녀석의 입대 이후 저의 입대 전 보다, 더 많은 관심과 걱정의 시간들을 보내다 보니 “전선의 메아리”와도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우선 아들이 군 생활을 시작함에 있어 여러모로 궁금한 부분들을 이곳을 통해 해결하였기에 “전선의 메아리”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들녀석의 신병교육대 퇴소 당일, 설레임에 잠 못 이루는 상황에서 동계올림픽까지 중계를 하는지라 밤을 꼬박 새우고,,,
그래도 피곤함을 느끼지 못하고 9시에 출발하여 위병소에 도착, 아들 같은 위병 근무자가 친절하게 주차 안내를 해주었습니다.
그 후, 아들이 교육기간 내내 생활했던 생활관에 들어가보니 아들의 관물대와 매트리스 그리고 담요가 보이더군요. 잠시 아들 녀석을 떠올리며 누워도 보고,,,, 이동하여 군 보급품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 5주간 훈련 받은 동영상(약30분 소요/2회 상영)을 보며 웬지모르게 가슴이 벅차 오름을 느꼈습니다.
이후에 수료식이 진행되는 강당에 도착하여 우선 아들이 수료식때 서있을 위치를 확인하고, 아들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자리를 잡아 수료식(약30분 소요)을 지켜본 뒤에, 아들에게 달려가 이등병 계급장을 달아주니, “백마”라고 큰소리로 외치고는 저를 꽉 안아 주더군요 또 한번 가슴이 뭉클 했습니다.
수료식은 이병 계급장 달아주는 것으로 종료되었고 바로 영외 면회를 시작했습니다.
면회를 가기 전, 집에서는 음식준비로 인해 옥신각신 말들이 많았습니다.
집에서 먹던 음식을 준비하여 부대주변에 있는 팬션을 이용하자 라는 의견과, 주변 식당가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이자 중에, 결론은 일산인근 애니골 이라는 곳에 있는 식당을 예약하여 아들과 따뜻한 식사시간을 보냈습니다.
식사 장소를 결정 할 때 부대에서 일산 라페스타까지 셔틀운행을 한다기에 아무래도 복잡할 것으로 생각되어, 애니골에 위치한 식당으로 결정하였으나 나중에 알고 보니, 라페스타 또한 그다지 복잡하지는 않았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여튼, 식사를 마치고 옆에 있는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커피한잔하며 이런저런 이야기 꽃을 피우다 보니, 휴대폰의 시계가 3시 30분을 말하고 있더군요,,, 이에 복귀를 위해 밖으로 나와 기념촬영을 하고는 3시 50분쯤 애니골의 카페에서 출발하였고, 4시경 부대에 도착했습니다.
아들이 부대 연병장에서 친구들과 열심히 통화를 하고는 4시 30분에 몇몇씩 모여서 생활관으로 들어가는 뒷모습을 보고는 돌아왔습니다.
요즘 군생활,,,,, 듣던 대로 많이 좋아졌음을 제 눈으로 직접 확인하니, 아들녀석의 군생활이 그저 청춘을 소비하는 곳이 아닌, 스스로를 인식하고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써 자질을 연마하는 곳이 되겠구나 하는 마음에 한시름 덜었습니다.
참고로 면회를 가실 때, 음식물은 부대로 반입이 안되므로 준비하지 마시고, 다만 항생연고(후시딘 등), 밴드, 간단한 화장품, 면봉 등은 준비해 가심이 좋을 듯 싶습니다.
두서 없이 내려 쓴 글,,, 좋은 마음으로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이제 대한민국 육군 이등병 이선우...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가 생각하는 군인아들은
엄마와 뭔가 좀다를겁니다
좋아졌다고는 하나 군은 군인지요.
늘 손에서 놓지않던 스마트폰...자고싶을때자고 일어나고싶을때 일어나고...가 안되는...
그러나 아들들 당당히 의무 마치기위해'들어가서
건강하게 복무잘마치길 바랍니다.
오늘...
14-4기(2월 25일 입대)가 새로이 들어왔습니다.
아버님글이 그분들께 도움될것이라 확신합니다
자주오셔서 아들소식도 들려주시고
유익한 시간 함께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많은 도움을 받았으니 저 또한 무엇이든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 다시는 이곳에 오지 않으리……”
저 역시도 30년전 전선을 떠나며 그렇게 다짐했었죠.
그러나 참담한 현실은 두 아들까지
평화수호의 파수꾼으로 세워야 하는 지경에 이르고야 말았습니다.
전역후 관심없던 군의 세계가, 아들의 입대로
다시 입영한 심정, 애상의 시간들은 무던히도 길었던 느낌입니다.
살며 겪으며 삶의 마디마디 군에서의 경험이
많은 힘을 얹혀 줄때가 많음을 느끼며,
군에서의 경험이 헛되지 않았음을 때때로 느끼게 됩니다.
선우 아버님의 글을 읽으며 저의 아들 초년병 시절을 되짚게 되는군요.
아드님, 부디 연마한 전술을 토대로 맡은바 임무 충실하게 수행해 가기를 기원합니다!
응원의 말씀 감사합니다.
입대 한달만에 아들의 바뀐 자세, 의젓한 모습에 흐뭇했습니다.
저 또한 그 옛날 그랬겠지요^ㅎ^
선우아빠님 ~^^
여의도 서울 정모에서 뵈었었지요...
아들들 ..훈련중인데도 오셔서 함께 나누었던 시간들이 있었지요.
저희집도 ... 수료식에서 제가 갔을때는 눈물이 핑 돌더니
아빠를 보고나서는 남자 둘이서 뭔가 통하는 ... 그 눈빛 ,,,,,ㅋㅋ
수료식에서 가족들을 만난 그 짧은 시간의 정겨움을 가슴에 묻고 ..가족들 사랑의힘을받아
이제 자대에서 굳건히 남은 군 생활을 잘 해 낼겁니다...^^
선우도 52포대 던데.. 9사단의 후원부대 포병을 응원합니다!!!
선우 입대하던 날은 이슬을 감추기 위하여 썬그라스를 쓰고 있었지만 이번에는 감정을 감추지 않았지요.....^ㅎ^
응원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잘 읽고 갑니다^^
아드님이 훈련중이시죠? 많이 걱정되고 그만큼 궁금하신것도 많을 것 입니다. 우리도 그 시절 그랬듯 아드님도 훌륭하게 잘 해낼 것 입니다.그리고 이곳에 많은 정보가 있으니 자주 들어오세요.
@선우아빠 네~무척 감사합니다~백마부대카페,전선메아리카페로ㅠ많은 정보와 위안으로 걱정을 많이 덜어내지네요~건강하게 무사히만 ...염려하며 오늘도 혹시나 전화올까 기대함에 팀이 잘해 받은 상으로 전화가 왔더라구요~걱정하지말라고ㅠ말해주는 아들에게 눈물나게 고마웠어요~여긴 충남 금산이라 19일 남편퇴근후 쌔리밟고 가 자고 20일 아침 일찍 부대로~수료식때 멋져지무모습 볼 생각에 ~ 제가 넘 말이 많아졌네요^^두루 감사합니다~
선우군의 앞날에 항상 무운장구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