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週刊東洋経済](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blog.periskop.info%2Fattach%2F1%2F793586277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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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사례에서 보듯이, 일본 지방공항에서 나리타를 거쳐 외국에 갈 경우, 연결이 불편한 경우가 많다. 도쿄만 해도 국내선은 하네다(羽田)공항이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나리타에 취항하는 편수 자체가 적다. 그러다 보니 행선지에 따라 나리타공항에서 속절없이 연결편을 기다리는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 센다이에서 호치민을 갈 경우 무려 8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 우리나라도 국내선은 김포, 국제선은 인천으로 이원화되어 있지만, 둘 다 서울 서쪽에 자리잡고 있어서 상호 이동이 그나마 낫다. 공기수송전철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쓰고 있는 공항철도를 이용하면 진짜 금방이다. 반면 하네다에서 나리타로 가려면 일단 도쿄 시내로 들어왔다 가야 하므로 이동하는데도 꽤나 많은 돈과 시간이 든다.
두 번째 사례는 더욱 의미심장하다. 후쿠오카같은 서일본 지방에서는 미국을 가더라도 나리타를 이용하나 인천을 이용하나 시간 차이는 거의 없다. 그런데 인천을 이용하는 편이 항공료가 훨씬 싸다. 시간의 이점이 없으면 가격이라도 싸니 짠돌이 일본인들이 선호할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일본 각지의 공항과 연결노선이 많은 공항 순위를 따져보면 놀랍게도 인천공항이 4위(25노선)이다. 1위는 하네다공항(48노선), 2위는 오사카의 이타미(伊丹)공항(32노선), 3위는 오키나와공항(29노선)이다. 오키나와의 특수성을 생각해보면, 국제선을 이용하느라 하네다→나리타로 이동하거나 이타미→간사이로 이동해야하는 불편은 인천공항을 이용함으로써 상당 부분 해결될 수 있다. 단순한 노선 수뿐만 아니라 빈도에서도 앞선다. 후쿠오카같은 서일본 지역의 경우는 후쿠오카↔나리타가 1일 2편인데 반해, 후쿠오카↔인천이 1일 5편에 이른다. 심지어 인천공항에서 다른 3국으로의 취항도시 수는 나리타공항의 그것보다도 더 많다. 이 잡지가 인터뷰한 한 항공관계자는 "서일본은 완전히 인천공항이 제패했다"는 분석까지 하고 있다.
일본의 지방도시와 인천(붉은선) 및 나리타(푸른선)를 연결하는 항공노선
이뿐만이 아니다. 일본도 지금 우리나라의 개점휴업 상태인 지방공항들처럼 수요부족으로 골머리를 썩는 공항들이 제법 있다. 일본은 워낙 철도 인프라가 잘 되어있어 국내 이동을 비행기로 할 수요가 제한적이다. 국내선 손님만으로는 수지가 맞지 않으니 지방공항 입장에서도 국제선을 유치해야 하고, 가까운 한국이 이에 가장 적합하다. 일본 각지로 온천 즐기고, 골프 치고, 스키 타고, 쇼핑 즐기러 가는 우리 한국 관광객부터 많이 늘지 않았는가. 이들을 유치하고 남는 좌석은 각 지방 주민들의 한국 또는 여타 해외여행 수요로 채우는 것이다. 이럴 경우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을 이용해 인천으로 가면 수하물을 다시 찾을 필요도 없다. 인천공항 내부에 일본인 환승객들을 위한 서비스 시설도 잘 갖춰져 있어, 일본 내 관문공항들을 이용하는 것과 같은 편리함을 누릴 수 있는 장점도 있다. 각 현(縣) 정부로서는 지역민들에게 저렴한 해외여행수단을 마련한다는 명분도 선다. 이 때문에 니가타(新潟)에서 인천으로 가서 국제선으로 환승하는 승객만도 2005년에 비해 올해는 3배 이상으로 급증했다고 한다.
이런 점 때문에 나리타공항은 자국 인구 대비 국제여행객 비율이 단 27%에 불과한데, 인천공항은 현재 65%에 이른다(2007년 4월~2008년 3월 이용객 통계). 일본이 인구는 한국의 2.5배에 이르면서도 대표관문공항의 국제여행객 수는 3000만 명 정도로 비슷하다는 이야기이다. 이는 나리타공항이나 간사이공항으로 갈만한 수요를 인천이 제법 흡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참고로 국제여행객 수 상위 공항들은 역시 여러 나라들이 밀집한 유럽 지역에 위치해있다. 국제여행객 수가 세계 최대인 런던 히드로공항이 자국 인구 대비 국제여행객 비율 102%, 2위인 샤를드골공항이 87%, 3위인 스키폴공항이 288%, 4위인 프랑크푸르트공항이 58%를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도요게이자이誌는 이 경쟁 열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선 약점 투성이인 나리타공항의 보완을 주문하고 있다. 나리타공항은 일단 3가지 보완 필요점이 있다.
나리타공항 제2활주로. 활주로 반대 끝편 유도로가 직선이 아니라 안쪽으로 움푹 들어온 것이 보인다.
결국 나리타공항만 기대하기 어렵다면, 규제를 풀어 하네다공항을 다시 국제선 공항으로 대폭 활용하자는 의견이 비등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 한-중-일 셔틀노선만 취항하고 있는 하네다공항을 다시 국제선 공항으로 활용한다면, 일본 지방 여행객들의 환승 불편을 크게 줄이고 다시 이들을 끌어올 수 있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역시 일본이 어디 개혁이 쉬운 나라인가. 하네다공항은 역사가 오래된 만큼 이해관계자가 대단히 복잡해서 이들을 조정하기가 너무 어렵다고 한다. 하네다공항은 우선 겉보기는 국가 직할관리 공항이다. 그런데 하네다공항 내부에서 활주로와 기본시설은 국가가 소유하고 운영하는데 반해, 터미널과 상업시설은 또 다른 회사가 관리하고, 주차장은 또 다른 재단법인이 소유하고 운영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하네다공항 하나에서만도 운영주체가 복잡한데, 나리타공항과의 알력은 더 심각하다. 이들 양 공항이 국제선 및 국내선 노선을 조정하려고 할 때마다 정치권부터 들썩인다. 나리타가 소재한 치바현과 도쿄도의 알력이 많이 작용하다보니 양 공항을 조율한 통일된 전략 수립이 대단히 어려운 실정이다. 이는 오사카를 두고 효고현의 이타미공항과 간사이공항이 티격태격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이것은 공항 운영에 있어 경쟁구도의 설계가 생각만큼 간단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일본처럼 정-관-재계까지 이해관계가 얽힌 구도가 물론 정상적인 경쟁구도라 할 수는 없겠지만 — 고질적인 나눠먹기의 소산 —, 일본도 겉으로는 경쟁의 장점을 내세워 저렇게 주요 공항기능을 쪼개놨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그 결과는 이렇게 지방승객은 유출되면서도 별반 손을 쓰지도 못하는 절름발이 신세가 되고 말았다. 도요게이자이誌는 궁극적으로 선진국들과 같이 대도시 주변 공항들의 운영주체를 일원화하여 항공편 배분 전략을 일목요연하게 짤 수 있도록 해야함을 역설하고 있다. BAA(런던)가 히드로, 개트윅, 스탠스테드공항을 모두 관리하고, ADP(파리)가 오를리, 샤를드골공항을 관리하며, SEA(밀라노)가 말펜사, 리나테공항을 관리하듯 말이다.
눈치 빠르신 분들은 짐작하셨겠지만, 애초에 이 기사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최근 인천공항이 MB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방안의 첫 물망에 오른 문제 때문이었다. 일본의 이런 관리 난맥상이 인천공항에게는 큰 기회가 되고 있으니 당장은 좋지만, 섣부르게 민영화 문제에 접근하다가 우리도 이런 실수를 반복 — 죽 쒀서 왕서방주는 — 하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지 않은가. 홈지기는 직장 관계상 현재 인천공항 민영화 추진이 단순히 좋다/나쁘다는 입장을 단정적으로 쓰기는 곤란하다. 하지만 민영화 자체보다도, 그 이후 운영주체가 이런 거시적인 시각에서 주변 국가 지방공항 및 국내 항공사들과 전략적 관계를 확대하고, 서비스 개선을 도모할 수 있을지가 더 관건이라는 점만 밝히고 싶다. 진정 우리가 성장해오며 잠시 경쟁에서 밀쳐낸 이들이 어떻게 권토중래를 노리고 있는지, 항상 귀 기울여가며 반면교사로 삼아야할 때이다.
P.S. 기실 MB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정책들도 민영화 여부 그 자체보다도 훨씬 들여다봐야할 세세한 문제들이 많은데, 다들 너무 표면적인 부분에만 매몰되어있지 않나 싶어 안타까운 점도 더하다.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
첫댓글 칼은 쓰는자에따라, 이기도 되고 흉기도 됩니다...법과 제도도 마찬가지 입니다....잃어버린 팬티한장도 못찾는 놈이 무엇인들 제대로 하겠습니까.....달러가 없어서, 미국소고기 수입못하게 할수밖에.....
뭔가 장기적인 발전 차원에서 좀 굵직한 것을 새로 만들어 내지는 못하면 기왕에 국민들이 피땀 흘려 만들어 놓은 거라도 잘 운영했으면 좋겠는데, 도대체 이번 정부의 행위들은 정말 구멍가게 운영하는 것 같은 느낌이고, 아주 괘씸하기 짝이 없습니다요...
이런 식이면 차기정권때 줄줄이 쇠고랑 차는 사람들 많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