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turally Comfortable
스타일리스트 서정은에게 집이란 바쁜 하루를 보내고 돌아와 들뜬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도록 평온하게 감싸주는 휴식처다. 서울 번화가 한복판에 있음에도 믿기지 않을 만큼 고요하고 평안한 집. 서정은은 오래된 빌라에서 답을 찾았다.
나뭇가지처럼 뻗어나가는 거실 조명은The edit.빈티지 소잉 테이블은Mobel Lab.회색 소파는Dansk.벽에 걸린 작품은 시어머니에게 물려받은 것.
하이메 아욘의 로 체어는 그가 내한했을 때 체어 바닥면에 친필 사인도 받았다고. 옆에 놓인 사이드 테이블은Cassina에서, 그 위에 수국을 꽂은 화병은Arita Japan제품으로mmmg에서 구입했다.
거실과 부엌 사이에 자리 잡은 다이닝 룸. 식탁 의자는하이메 아욘이 디자인한 것으로Fritz Hansen.모던 클래식 스타일의 조명은와츠(Watts)에서 구입했다.
깊고 커다란 욕조가 놓인 부부 욕실. 욕조 앞이 계단식인 기존의 독특한 구조를 그대로 유지했다. 천장의 빈티지한 샹들리에 역시 빌라가 지어진 때부터 달려 있던 것이다.
쌍둥이 딸, 해인과 재인이와 함께하는 오후. 단열, 방음을 생각해 확장하지 않은 베란다에 철제 프렌치 도어를 달고 그 안을 녹색 식물로 가득 채워 특별한 공간으로 꾸몄다.
메시 소재로 마감해 클래식하면서도 페미닌한 느낌이 물씬 풍기는 앤티크 침대는 쌍둥이들이 한두 살 때 구입한 것. 그때부터 지금까지 이 침대에서 자고 있으니 아이들은 성장기를 이 침대와 함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작년키아프(Kiaf)아트 페어에서 구입한 그림이 쌍둥이를 닮아 걸어두었다.
빈티지한 화이트 타일을 시공하고 연보랏빛 세면대와 변기를 놓은 게스트용 화장실. 흔치 않은 색 때문에 오히려 세일 중이어서 매우 저렴한 가격에 구입했다.
지은 지 20년 됐다는 빌라의 입구는 제법 웅장했다. 당시엔 꽤나 거창했을 원형 샹들리에를 뒤로한 채 묵직한 현관문을 열자, 환한 온실 같은 공간이 펼쳐졌다. 어떤 트렌드가 유행하더라도 항상 우아하고 세련된 스타일링을 유지해 온 패션 스타일리스트서정은이 그림책에서 튀어나온 듯 귀여운 쌍둥이 딸들과 함께 <엘르 데코> 팀을 맞는다. 인터넷에 ‘O평 아파트’를 검색하면 우르르 쏟아져 나올 법한 예측 가능한 구조 그리고 뻔한 스타일링은 이 집에 없다. 서정은이 아파트 대신 빌라를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8년째 이어지고 있는 그녀의 ‘빌라 예찬’은 신혼집부터 시작됐다. 처음엔 여느 신혼부부처럼 아파트를 구하러 다녔지만, 옥탑을 쓸 수 있는 복층 빌라를 보는 순간 마음을 빼앗겼다. 옥상에서 해와 달을 보며 바비큐 파티도 열고 작은 정원도 가꿀 수 있는 빌라에서의 삶은 도시에서 조금은 덜 삭막한 삶을 살게 해 준 좋은 대안이었다. 이후 어린 쌍둥이를 고려해 단층 빌라로 그리고 마침내 지금의 집인 세 번째 빌라로 이사한 서정은 가족은 아파트의 편리함이나 주택의 프라이빗함에 견줄 만한 빌라만의 절충안에 완벽히 적응했다.
그러나 지은 지 20여 년이 지나 낙후된 집의 상태는 리모델링과 재개발 가능성이라는 현실적 갈등 속에서 몇 번이나 고민하게 만들었다. 몇 년 후 허물지 모를 집을 대대적으로 수리할 수도 없는 노릇이지만, 고치지 않으면 살기가 너무 불편했다. 그러나 이 난제는 결과적으로 매우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다. 전체 공간 중 거실 마룻바닥만 교체하고 타일 등은 저렴한 것으로 고르는 식으로 비용을 절감하기도 했지만, 장기적인 면을 덜 고려하고 꼭 한번 해보고 싶었던 인테리어를 실현해 보는 (조금은 무모한)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탄생한 공간 중 서정은의 자랑은 르 코르뷔지에 식의 부엌이다. 부엌 디자인 전시에서 보았던 르 코르뷔지에의 미니멀한 공간 구성에 끌려, 1920년대 풍으로 오일 스테인을 바른 나무 수납장을 새로 제작하되 기능적인 느낌의 일자형 구조는 변경하지 않았다. 길고 좁은 부엌을 굳이 연장하지 않고, 따로 다이닝 룸을 두어 8인용 긴 타원형 식탁을 놓았는데 테이블과 의자는 세트로 맞추지 않고 각각 다른 브랜드에서 하나씩 사 모았다. “한 세트로 짜여진 것은 너무 틀에 맞춘 것 같잖아요. 서로 조금씩 다르게 조화를 이루는 게 좋아요. 색이 튀거나 화려한 가구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취향이 쉽게 바뀌진 않아서, 제품 구입 시기나 장소가 달라도 큰 영향을 주진 않더라고요.” 직업에 대한 선입견을 걷어내면 오랫동안 질리지 않고 쓸 물건을 천천히 수집하는 그녀의 방식이 이 집에 어떻게 묻어나는지 볼 수 있다. “쇼핑을 그다지 즐기지 않아요. 하나를 사더라도 기존에 집에 있는 물건들을 떠올리며 그것들과 잘 어울릴 물건인가를 생각해요.”
그녀의 말대로 원래 갖고 있던 갈색 가죽 소파와 회색 ‘거스(Gus) 소파’는 새로 구입한 창백한 분홍색의 ‘로(Ro) 체어’와 서로 어울리되 각기 제 색깔을 충분히 내고 있다. 어쩌면 식물로 가득 찬 베란다가 이 거실의 배색에 초록색을 더해 분위기를 완성한 것 같기도 하다. 너도나도 베란다를 확장해 거실을 넓게 쓰려는 요즘, 손대지 않은 베란다를 실내 정원처럼 사용하고 있는 서정은이 오히려 특별해 보였다. 식물을 더 풍성하게 곁에 두고 싶어서, 이사 후 집들이 선물은 모두 화분으로 받았다고 귀띔한다.
부엌부터 거실까지 부부의 생활공간은 모던하게 꾸며도 아이 공간만은 아기자기, 알록달록하게 분리하는 게 다반사인데, 이 집 쌍둥이들의 방은 숙녀 방이라 해도 믿겠다. 실루엣이 우아하고 짜임 장식이 고풍스러운 프랑스 앤티크 침대 두 개가 나란히 놓여 있고 북유럽 빈티지 가구들을 수납장으로 쓰고 있어 파리 외곽의 어느 B&B를 연상케 한다. “알록달록한 어린이용 가구보다 디테일이 훌륭한 가구를 오랫동안 사용하며 애착을 가지고 안목을 키웠으면 해요.” 대신 엄마는 아이들 키에 맞춰 욕실에 작은 욕조와 낮은 세면대를 놓는 등 필요한 곳에서는 어린이 공간답게 배려했다.
패션계의 최전방에 있는 그녀는 직업상 일을 계속하면서도 아이들에게 좀 다른 환경을 마련해 주고 싶었던 자신의 고민을 이 집에서 말끔히 해소했다. “아이들만 생각하면 전원생활을 하고 싶기도 했죠. 하지만 제겐 일도 소중하니까 도시에서의 삶을 포기할 수 없어요. 왜 굳이 새 아파트 말고 낡은 빌라에 사느냐고 묻는 사람도 있지만, 살아보면 아파트 생각이 전혀 안 나요. 아이들에게 좀 더 자유로운 공간을 보여주고 싶으니까요.”
contributing editor 정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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