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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창조 증명
숭실고등학교 교목으로 재직 중일 때 고등학교 1학년 성경 수업에 들어갔다.
창세기 공부를 시작했다. “하나님께서 말씀으로 천지만물을 창조하시고 특별히 사람은 흙으로 만드셨습니다. 우리의 몸은 흙으로 만드셨지만 사람의 코에 생기를 불어넣어 사람은 생령이 되었습니다. 그르므로 사람은 다른 동물들과는 다른 특별한 존재라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여기까지 말했을 때 학생 하나가 갑자기 손을 들고 질문했다. “목사님 우리 몸이 흙으로 만들어 졌다니 믿을 수가 없습니다. 그런 신화(神話)같은 말을 누가 믿습니까?” 많은 학생들이 “옳소!” 라고 소리치고 어떤 학생은 박수까지 쳤다. “하나님께서 흙으로 우리를 만들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내가 우리 몸이 흙으로 만들어 졌다는 사실을 증명하겠습니다. 그런데 흙으로 지음 받았다는 사실이 증명되면 여러분은 성경말씀을 믿고 하나님을 믿겠습니까?” 이 말을 들은 학생들은 일제히 소리 질렸다. “예! 우리 몸이 흙으로 만들어 졌다는 사실을 증명하기만 하면 하나님을 믿겠습니다. 어디 증명이나 해보세요.” 그것도 아주 큰 소리로, 아마 저 목사가 증명하지 못하고 무슨 괴변이나 늘어놓을 줄로 생각한 것 같았다. 오히려 교회에 다니는 학생들은 숨을 죽이고 가만히 처다 보고만 있었다.
“나는 수학선생을 20년간이나 한 사람입니다. 우리 비논리적인 억지는 쓰지 안 키로 합시다. 지금부터 내가 묻는 말에 솔직하게 대답하시기 바랍니다.” 라고 말하고 학생들에게 묻기 시작했다. “여기 있는 이 교탁은 상당히 비싼 것입니다. 그러나 오래되어 수명이 다하여 갖다 버리게 되면 이 교탁은 무엇이 됩니까?” “그야 나무 조각이 됩니다.” “수 천만 원을 호가한다는 이태리 가구는 페기처분 하면 무엇이 되겠습니까?” “역시 나무 조각이 되겠지요.” “어째서 그 고급 가구가 나무 조각으로 변합니까?” “나무로 만들었으니까 당연히 나무 조각으로 돌아가지요.” “한 가지만 더 묻겠습니다. 교장선생님이 타고 다니시는 고급 승용차는 수명이 다 되어 폐차 처분하면 무엇이 될까?” “고철 덩이가 되지요.” “어째서 고급 승용차가 고철로 변합니까?” “그야 철로 만들었기 때문이지요.” “그렇다면 사람은 죽어 땅에 묻히면 무엇이 됩니까?” “흙이 됩니다.” “왜 사람의 몸은 죽으면 흙으로 돌아갑니까?” 여태까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사태를 지켜보고 있든 믿는 학생들이 소리를 질렀습니다. “흙으로 지음 받았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몸은 흙으로 지음을 받았기 때문에 흙으로 돌아가고 우리의 영혼은 하나님께로부터 나왔으니 하늘나라로 돌아갑니다.”
의기 양하게 증명해 보라든 학생들은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여러분 약속대로 하나님 믿으시고 이번 주일부터 이웃에 있는 교회에 다 나가시기를 바랍니다.”
그 다음 주 성경시간에 약속대로 교회에 나간 사람을 조사하여 봤다. 놀랍게도 한 사람도 없었다. 여전히 교회에 다니든 학생만이 출석했다. 신앙은 지식으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성령으로 아니하고는 누구든지 예수를 주시라 할 수 없느니라.」(고린도 전서 12장 3절 하)
예종규 원로 목사 Monologue 중에서 성도교회 원로목사 예종규 http://ye9144.hosting.para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