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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사투리를 사랑하는 사람들 모임'의 경상도 사투리론
'내 꼬라지 비기시러 니 간타카믄/내 드르버서 암말 안하고 보내주꾸마//약산강가 참꽃/함그따다 니가는 길에 뿌리주꾸마//니 내빼는 자죽자죽/사브제기 삐대발꼬 가이소//내 꼬라지 비기시러 니 간다카믄/내 때리 직이바라 우는가.'
김소월의 시 '진달래꽃'의 경상도 사투리 버전이다. 슬프지만 참고 견디는 전통 여성의 한의 정서가 담겨 있긴 하지만 뭔가 좀 더 강인하면서도 '쿨'한 여성의 모습이 그려진다.
부산말 난무 영화 '해운대'
1천만 관객 돌파 흥행몰이
사투리 살리기 '단디' 해야
부산의 문인들과 교수 등을 중심으로 지난 1997년 결성된 '부산 사투리를 사랑하는 사람들 모임'은 지난 4월 '부산 사투리 시 낭송대회'를 가졌다. 홀대 속에 사라져가는 부산(경상도) 사투리를 발굴, 보존하고 투박하지만 정감 넘치는 사투리의 아름다움을 낭랑한 시어 속에 담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이 모임에서는 틈나는 대로 자갈치시장, 동래시장 등 부산의 재래시장 286곳을 돌아다니며 노인들로부터 잊혀 가는 부산 사투리들을 하나둘씩 채집해 나갔다. 지난 2003년에는 이렇게 채록된 사투리 3천200단어를 집대성해 '부산 사투리 사전'까지 펴냈다.
"경상도 민요 '쾌지나 칭칭나네'는 고기(쾌지→괴기)가 푸른(청청→칭칭) 바다에 날고 난다는 뜻이에요, 옛날 부산 1부두 앞에만 해도 날치가 날아다녔거든요. 서부경남에서는 소풀, 다른 지역에서는 부추라고 부르는 '정구지'는 정월에서 구월까지 먹는 풀이란 말에서 유래가 됐죠." 사투리 하나하나의 유래를 좇아가다 보니 회원들은 어느 새 민속학자, 언어학자가 다 됐다.
회원들이 말하는 경상도 사투리의 특징은 높낮이가 뚜렷해 전달성이 강하고 축약과 생략이 많다는 것. 군더더기가 없고 간결한 말 속에 복잡다단한 감정이 집약돼 있다는 것이다.
"서울 사람과 부산 사람이 은행에 대출을 받으러 갔는데 대출 사유란에 서울 사람은 빽빽하게 두 장을 채운 반면 부산 사람은 딱 한마디만 썼어요. '짜치서(형편이 쪼들려서)'. 대출금 상환 날짜가 지나서 은행에서 독촉이 들어오자 또 한마디로 정리해버려요. '버거버서(힘에 겨워서)'.'아는?'이라고 한마디만 하면 집에 별일은 없는지, 아이들은 잘 지내는지 모두 함축돼 있죠."
경상도 말 중에서도 한층 더 간결하고 함축된 것이 부산 말이다. 이는 부산의 해양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험한 뱃일로 대변되는 강인한 남성 문화가 녹아 있고 역사적으로도 태풍이나 왜구의 침략 같은 긴급 상황이 많았기 때문이다. 급박한 상황에서는 '총알 날아온다. 엎드려라'보다는 '수구리'가, '재차 날아온다, 조금 전과 같은 방법으로'보다는 '아까맨코로'가 경제적이다.
사투리가 '교양 없는 사람들이 쓰는 잘못된 말'로 비하되던 시절, 사투리에 얽힌 오해와 비화들도 참 많았다.
"1970년대 겨울 새벽기차 타고 서울에 도착해 '개잡은 데(가까운 곳에) 해장국집이 어딨는교?'했더니 막 화를 내요. 겨울에 보신탕 파는 곳이 어딨냐고. 다방에서는 '말카 마 커피(모두 그냥 커피)' 달라고 했더니 밀크 커피는 있어도 말카 커피는 없대요."
투박한 경상도 사투리가 난무하는 부산 영화 '해운대'가 1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국민 영화로 흥행몰이를 하는 최근의 모습을 보면 타문화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이해와 관용의 폭이 넓어지면서 사투리가 변방에서 전국구로 급부상하는 느낌이다.
"송재호나 이민기는 경상도 사람들이니까 상당히 자연스러운데 반해 설경구나 하지원의 경우 흉내는 내는데 부산 억양과는 좀 맞지 않아요. 오리지널 부산 사람들이 보기에는 좀 귀여운 수준이랄까요? 퓨전 음식이 입맛을 끄는 것처럼 색채가 너무 강해도 타 지역 사람들이 받아들이기는 좀 힘들겠죠. 예전에는 경상도 사람들이 안 되는 서울 말 쓴다고 고생들 했는데, 시대가 참 많이 변하긴 한 것 같아요."
이 모임의 안태봉 회장은 최근 사투리의 붐이 지역문화의 중요성과 다양성을 제고하고 중앙 편중에서 분권으로 지역 부흥의 계기로 이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사투리는 그 지방의 표상입니다. 지방 문화가 발전하려면 그 지역 말을 살리지 않으면 안돼요. 일본 오사카에서는 하루 한 번씩은 지역 사투리로 뉴스를 진행한다고 하는데 사투리를 사용하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잊지는 말아야 합니다. 사라져가는 소중한 우리 지역의 말들이 우리 세대에 살려두지 않으면 영원히 죽고 말텐데 '단디' 해야죠."
글=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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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청장 김재수)은 제주와 남부지역에 8~9월 내습하는 태풍으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방풍망 시설 설치 및 관리요령을 숙지해 줄 것을 당부했다.
방풍망은 바람의 세기를 감소시켜 강풍 및 태풍으로부터 농업시설이나 농작물을 보호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특히 제주 및 해안가 남부지역은 태풍의 영향을 많이 받는 지역이다. 태풍의 세기와 지역에 따라 바람의 강도는 차이가 있지만 우리나라를 통과할 때의 순간최대풍속은 35~60㎧ 정도로 시속 110㎞ 이상에 달한다. 이 때 방풍망 시설 규격이 약할 경우 방풍망 파이프가 강한 바람에 쓰러질 우려가 있어 적정 규격에 맞게 설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제주지역에서 사용하고 있는 방풍망은 높이 2.5~4.5m, 파이프의 간격은 주기둥 파이프의 경우 직경 φ48.1㎜를 2~3m 간격, 지지파이프의 경우 φ48.1㎜를 4~8.8m 간격, 가로대 파이프는 φ25.4~φ26.7㎜ 정도의 규격으로 설치하고 있다. 그러나 주기둥 규격이 약하고 간격마다 지지파이프가 설치돼 있지 않아 구조적으로 취약한 상태다. 따라서 태풍이 오기 전 반드시 구조보강을 해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 농진청 측의 설명이다.
방풍높이 3m, 방풍네트 4㎜일 때 풍속 45㎧인 태풍에 안전하기 위해서는 주기둥 파이프를 φ48.6×3.25t를 2.5m 간격으로, 지지파이프 φ31.8×1.5t를 주기둥 간격마다 설치해야 한다. 또 위·아래 도리와 중도리는 각각 φ33.5×2.1t와 φ48.1×2.1t 정도가 되어야한다.
방풍망의 주기둥 기초는 땅속에 최소 90㎝ 이상 묻어 설치해야 하며 설치 지역이 경사지일 경우에, 양력(유체 속을 운동하는 물체에 운동 방향과 수직 방향으로 작용하는 힘)을 고려해 철저한 기초 보강이 필요하다. 특히, 제주지역과 같이 기반이 화산토로 이루어져 90㎝ 이상의 깊이로 매설할 수 없는 경우에는 방석기초 등의 다양한 방법을 바탕으로 기초 보강을 해야 한다.
또 방풍망 시설을 규격 이상으로 설치했다 하더라도 방풍네트가 파이프에서 이탈할 경우 방풍효과는 떨어진다. 따라서 태풍이 오기 전에 반드시 방풍네트의 찢어진 부위를 수리하고 패드 등으로 고정시켜야 한다.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방풍높이 3m, 방풍네트 4㎜의 방풍망 파이프 규격은 안전풍속이 45㎧로 남부지역 및 제주(기초 보강 후)에 설치할 경우 농작물과 농업시설을 중대형 태풍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
방풍망 설계도는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하고 농림수산식품부가 고시한 원예특작시설 내재해형 규격 설계도·시방서에 포함되어 있으며, 농촌진흥청 홈페이지(www.rda.go.kr)→기술정보→영농기술보급→시설표준설계도에서 다운받을 수 있다.
[문의] 농촌진흥청 농업재해예방과장 최규홍, 농업재해예방과 염성현 031-290-19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