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차 국어 요약 (하권)
1. 고대국어
[국어의 뿌리와 줄기]
[상황1] 신라의 김춘추와 고구려의 연개소문이 직접 의사 소통하는 모습
[상황2] 일반 백성들이 문자 생활과 유리되어 있고, 지배층이 한문을 독점하는 상황
[고대의 국어 생활]
▷ 한자 차용 - 한자의 음과 뜻을 빌려 인명, 지명, 관직명 등의 고유 명사 표기
▷ 고유어와 한자어의 경쟁 - 신라 경덕왕 때 지명과 관직명을 중국식으로 고침
▷ 향찰 - 한자의 음과 뜻을 이용하여 단어뿐만 아니라 문법 요소까지 종합적으로 표기
[서동요]
善化公主主隱
他密只嫁良置古
薯童房乙
夜矣卯乙抱遺去如
▷ 갈래 : 향가
▷ 성격 : 민요적, 참요적, 풍자적
▷ 표기 : 향찰
▷ 주제 : 선화 공주와 서동의 은말한 사랑
▷ 국문학사적 의의
- 현전하는 가장 오래된 향가. - 향가 중 유일하게 동요로 정착된 작품
[배경 설화]: 제 30대 무왕(서기 600-640)의 이름은 장이다. 어머니가 홀로 되어 집을 서울 남쪽 못가에 짓고 살았는데 못에 있는 용과 교통하여 그를 낳았다. 어릴 때 이름은 서동이며, 도량이 한없이 넓었다. 항상 마를 캐어 팔아 생활해 나갔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런 이름을 지은 것이다. 신라 진평왕의 셋째 공주 선화가 이 세상에서 제일 아름답다는 소문을 듣고 머리를 깎고 신라의 서울로 왔다. 그가 서울의 동네 아이들에게 마를 나누어 주자, 여러 아이들이 가까이 따랐다. 그는 마침내 이런 노래를 지어 여러 아이들에게 부르게 하였다.
선화 공주님은/남 그윽히 얼어 두고/ 맛둥방을 /밤 몰래 안고 가다.
이 동요가 장안에 퍼져 궁중까지 알려지니 모든 신하들이 탄핵하여 공주를 시골로 유배시킨다. 공주가 떠나려 할 때 왕후가 순금 한 말을 주어 보냈다. 공주가 귀양가는 길에 서동이 나와서 절을 하고 모시고 가겠다고 하였다. 공주는 그가 어디에서 온 사람인지 알지는 못하지만 공연히 미덥고 즐거웠다. 그래서 따라가다가 서로 통하게 되었다. 그런 뒤에 서동의 이름을 알고 동요가 맞는다는 것을 알았다. 함께 백제로 가서 어머니가 준 금을 내놓으며 이것으로 생활을 영위하자고 하였다. 서동이 크게 웃으며
"이것이 무엇이냐?" / 하니 공주는/ "황금인데 백 년 동안 부자로 살 수 있을 것입니다."
라고 하였다. 서동은 그 말을 듣고
"내가 어려서 마를 캐던 곳에는 이것이 진흙처럼 쌓였었다."
고 하였다. 공주가 듣고 깜짝 놀라
"이것은 천하의 보배인데 당신이 금이 있는 곳을 알았으니 이 보배를 우리 부모의 궁전으로 보내는 것이 어떠합니까?" / 하였다. 서동이 / "좋소"
하고 금을 모았으니 그것이 구릉처럼 쌓였다. 용화산 사자사 지명법사가 머무는 곳에 가서 금을 보낼 계책을 물으니
"금만 가져오라."
고 하여 공주는 편지를 쓰고 금을 법사에게 가져다 주었다. 법사는 신통한 힘을 써서 그 금을 하룻밤 사이에 신라 궁중으로 실어다 놓았다. 진평황은 그 신통한 변화를 이상히 여겨 더욱 존경하고 항상 서신으로 안부를 물었다. 서동은 이로 인해서 인심을 얻어 왕위에 오르게 되었다.
하루는 무왕이 부인과 사자사(지금의 미륵산 사자암)에 가려고 용화산(지금의 익산군 미륵산) 밑 큰 못가에 이르자 미륵삼존이 못에서 나타나 수레를 멈추고 경의를 표하였다. 부인이 왕에게
"이 곳에 큰 절을 세우는 것이 소원입니다."
하자 왕이 허락하였다. 지명법사에게 나아가 못을 메울 일을 묻자 법사는 신통한 힘으로 산을 무너뜨려 하룻밤 사이에 못을 메워 평지로 만들었다. 그 곳에다 미륵삼존의 상을 세우고, 회전(會殿)과 탑과 낭무(廊무)를 각각 세 곳에 세우고 절 간판을 미륵사(국사에는 왕흥사라 했다.)라 하였는데, 진평왕은 많은 공인들을 보내어 도왔다. 지금도 그 절이 있다.(삼국사에는 법왕의 아들이라 하고 여기서는 과부의 아들이라 하니 확실치 않다.)
▶ 작품에 대한 여러 견해
1. 배경 설화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여 '무왕의 이야기'로 보는 견해
2. 서동을 백제 동성왕의 이름으로 보고, 그가 신라와 통혼한 사실을 근거로 '동성왕의 이야기'를 극화한 것으로 보는 견해
3. 백제의 익산 미륵사의 연기설화(緣起說話)에도 '서동설화'와 비슷한 것이 있다는 것을 근거로, 백제가 망할 무렵 왕실의 원찰이었던 미륵사를 신라의 군졸로부터 보호하기 위하여 백제와 신라가 과거부터 깊은 관계가 있었음을 꾸미기 위해 퍼뜨린 것으로 보는 견해
[이해 및 감상]
<서동요>는 소박하고 구김새가 없는 동심이 잘 나타나 있는 작품이다. 무왕과 연결된 설화의 내용을 그대로 소박하게 받아들인다면, 이 노래는 지금으로부터 1300여 년 전에 야심많은 한 소년이 미모의 공주를 아내로 삼기 위하여 교묘한 계획에 사용한 동요이다. 사랑을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한 소년의 지혜가 미소를 머금게 한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이 노래의 작자를 일러, 간교하고 짓궂지만 뜨거운 로맨스의 주인공이라고 하였다.
이 노래는 소박하고 장난스러운 동심이 서려있는 동요적인 단순성은 있으나, 깊은 문학적 배경을 발견하기는 어렵다. 다만 배경설화의 내용처럼 '서동'이라는 한 영웅이 시련을 극복하고 왕이 되기까지 벌어지는 하나의 사건으로 이해할 수 있으며 사랑을 위해 목숨도 희생하는 고대인의 강한 정열을 엿볼 수 있다. 영웅의 일생은 결혼이라는 것에 의해 성공의 실마리가 풀리며, 이 <서동요>는 이러한 성공의 열쇠 구실을 하는 것이었다는 점에서 흥미를 더해 준다.
2. 중세국어
[세종 어제 훈민 정음]
▷ 의미 : 글자로서의 뜻 -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
책자로서의 뜻 - 예의, 해례, 서를 묶은 33장 1책의 목판본
▷ 연대 : 창제, 반포 : 세종 25년(1443) 음력 2월에 예의본 완성
해례본 : 세종 28년(1446) 음력 9월 상한에 해례본 완성, 간행
언해본 : 세조 5년(1459)에 간행
▷ 창제자 및 협력자
창제자 : 세종
협력자 : 정인지, 성삼문, 신숙주, 이개, 최항, 박팽년, 이선로, 강희안 등 집현전 학자
▷ 창제의 목적
일반 백성들의 원만한 문자 생활 도모
자주, 애민, 실용 정신의 구현
우리 나라 한자음의 정리와 표기의 통일
▷ 제자 원리
초성 : 발음 기관의 모양
중성 : 천, 지, 인의 삼재를 본뜸
[동기와 목적] : 훈민정음'이라는 위대한 문화적 창조의 동기와 목적에 관하여는 '훈민정음' 가운데서 세종대왕이 몸소 말씀하였다.
國之語音 異乎中國 與文字不相流通(국지어음 이호중국 여문자불상유통)
故愚民 有所欲言 而終不得伸其情者 多矣(고우민 유소욕언 이종부득신기정자다의)
予 爲此憫然 新制二十八字 欲使人人易習 便於日用耳(여위차민연 신제이십팔자 욕사인인이습 편어일용이)
(우리 나라 말이 중국과 달라 한자와는 서로 잘 통하지 아니한다. 이런 까닭으로 어리석은 백성들이 말하고자 하는 바 있어도 마침내 제 뜻을 펴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내가 이것을 가엽게 생각하여 새로 스물 여덟 글자를 만드니 모든 사람들로 하여금 쉬이 익혀서 날마다 쓰는 데 편하게 하고자 할 따름이니라. -훈민정음 머리글 풀이-)
1. 이 말씀이 지극히 간단하나 자세히 살펴보면, 그 속에 우리가 알고자 하는 바가 다 들어 있음을 알겠다. 곧, 우리 나라에는 독특한 배달말이 있으니, 이 말을 적어 내기에 알맞은 글자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당시 조선에 알려진 모든 다른 나라가 각각 제 나라 말에 알맞은 글자가 있는데, 우리 나라만은 글자가 없어, 남의 나라의 글자, 한문을 빌려 쓰니, 이는 안타까운 일이다.
2. 남의 글자 한문은 우리말과 서로 통하지 않는 글자일 뿐더러, 본디 어렵기 짝이 없는 글자이기 때문에, 우리 배달 겨레에게는 이중으로 어려워, 백성들이 다 배워 낼 수가 없다는 것이다. 세종대왕은 하늘이 내린 성인이로되, 한학에 정통하는 데는 많은 노력과 세월을 허비하였을 것이니, 시간과 경제의 여유가 없는 일반 대중이야 얼마나 그것이 어려운 일인가 함을 아프게 느낀 것으로 보인다.
3. 일반 서민이 글자를 깨치지 못하였기 때문에, 제가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그 뜻을 펴지 못한다 함이다. 곧 아랫사람의 뜻이 위에 사무치지 못하기 때문에, 백성에게 억울한 일이 많아 정치가 명랑하지 못하니, 어진 정치의 이상에 위반함이라고 생각함이다. 정인지의 꼬리글에서도 이를 "죄를 다스리는 이는 그 곡절의 통하기 어려움을 괴로워 하고 있다....<중간 생략>.... 이로서 송사를 들으면 그 속사정을 알 수 있다(治獄者病其曲折之難通, ……以是聽訟, 可以得其情: 치옥자병기곡절지난통........이시청송, 가이득기정)"
이라고 하였다.
4. 이 새 글은 상하 귀천을 막론하고 누구든지 쉽게 익혀서 일상 생활에 편리하게 쓰도록 하고자 하는 것이라 하였다. 곧 민중 문화의 보급과 생활의 향상을 꾀함에 그 목적이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창제의 경과>
실록에는 세종의 `훈민정음' 창제 및 반포에 관한 극히 간단한 기사 만이 있을 뿐이다. 이렇듯 완미한 과학적 짜임을 가진 글자가 하루 아침에 되었을 리가 만무하니, 필연코 오랜 동안을 두고 고심 연구한 결과로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고심 연구의 경과에 관한 기록이 없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다만, 이 문화적 대발명을 반대한 집현전 부제학 최만리의 상소문 가운데에,
且今情州椒水之幸 特慮年斂 扈從諸事 務從簡約 比之前日 十減八九 至於啓達公務 亦委政府 若夫諺文 非國家緩急不得已及期之事 何獨於行在 而汲汲爲之 以煩聖躬調攝之時乎
(또 이번 청주 초수(초정)에 거둥하시는데도 특히 연사(농사가 되어 가는 형편)가 흉년인 것을 염려하시어 호종(왕가를 모시고 따르던 일)하는 모든 일을 힘써 간략하게 하셨으므로, 이를 전일에 비교하오면 10의 8, 9는 줄어들었습니다. 계품하는 공무까지도 또한 의정부에 맡겼는데, 저 언문 같은 것은 국가의 급하고 부득이하게 기한에 마쳐야 할 일도 아니온데, 어찌 이것만은 행재소에서 급급하게 하시어 성궁을 조섭하시는 때에 번거롭게 하시나이까? - 세종실록 제 103 권 세종 26년 음력 2월 20일조)
[소학언해(小學諺解)]
[해설]
한문으로 된 원본 '소학(小學)'은 남송(南宋) 효종(孝宗) 14년(1187년)에 유자징(劉子澄)이 당시의 거유(巨儒) 주자(朱子)의 지시에 따라, 아동들에게 수신(修身) 예절과 효자(孝子), 충자(忠者), 신자(信者)의 사적 등을 가르치기 위하여 입교(立敎), 명륜(明倫), 경신(敬身), 계고(稽古), 가언(嘉言), 선행(善行)의 6권으로 편찬한 수신서이다. 우리 나라에서는 조선조 중종(中宗) 12년에 이르러 처음으로 '소학'이 번역되었는데, 이는 홍문관의 진언에 따라 나라에서 김전(金佺), 최숙생(崔淑生) 등에게 명하여 활자본으로 간행한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손실되어 온전히 전하지 못하고 그 중에서 권8이 고려 대학교에, 권 9가 가람 문고에, 권 10이 국립 도서관에 전한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 된 판으로, 우리 국어학 연구에 귀중한 가치가 있는 것은 지금도 전편이 온전히 전하는 '선조(宣祖)판 소학 언해'이다. 이는 선조 18년 나라에서 교정청(校正廳)을 설치하고 활발히 추진하던 경서 언해 사업의 일환으로 이룩된 것인데, 지금은 그 전편이 안동 도산 서원에 수장되어 있다.
[개관 학습]
▷ 연대 : 선조 19(1586)
▷ 언해자 : 교정청(校正廳)의 여러 학자(정구, 최영경 등)
▷ 간행경위 및 판본 : 중종 때 발간한 [번역 소학]이 의역(意譯-뜻 중심 번역
원문 소홀)에 치우쳤기에 이를 바로 잡고자 직역(直譯-원문 중시)
▷ 의의 : 중세국어의 마지막 문헌 자료로서의 가치(16세기 국어)
▷ 표기상 특징
- ᅀ은 거의 소멸. 단 ᅌ은 사용됨
- 방점이 사용됨
- 모음 조화의 문란
- 끊어적기가 많이 보임
- 명사형 어미 '-기'의 등장
- 명사형 어미 '-옴/움'에서 '-오/-우'의 탈락이 보임.
- 한자 옆에 한글을 병기(竝記)함
▶ 목적 : 어린이들에게 수신 예절(修身禮節)과 충, 효, 신자의 사적(事蹟)을 가르쳐 교화(敎化)하려는 데 있다.
3. 근대국어
[동명일긔]
< 단원 해제>
이 작품은 조선 영조 때, 의유당 김씨가 함흥 판관으로 부임해 가는 남편을 따라가 그 곳의 명승 고적을 살피고 느낀 바를 적은 순한글 기행 수필로, 귀경대에서 일출을 구경하기까지의 여정이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이 작품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전반부에서는 일출의 장관에 대한 호기심과 기대, 일출을 기다리는 과정이, 후반부에서는 해돋이 광경을 여성 특유의 세밀한 관찰로 사실적으로 표현한 치밀한 필치가 드러나 있다.
▷ 갈래 : 고대 수필, 기행문
▷ 문체 : 묘사, 서사, 대화를 이용한 사실적 문체, 산문체, 내간체, 만연체
▷ 성격 : 묘사적, 사실적, 주관적, 기교적
▷ 주제 : 귀경대에서 본 일출의 장관
[표현상의 특징]
- 여성적인 섬세한 필치가 돋보임
- 순수한 우리말을 많이 써서 사실적인 묘사를 함
- 사실적인 묘사에 적절한 비유를 사용하여 한글 산문의 모범이 됨
- 양반집 부인의 품위와 꼼꼼함을 보여 주는 문체.
▷ 제재 : 일출(日出)
▷ 요지 : 일출을 보기 위해 이른 새벽부터 귀경대에 올라가 추위를 참고 기다린 끝에 그 일출의 장관을 보게 되었다.
▷ 지은이 : 의유당 남씨(意幽堂南氏, 1727~1823)
함판 참관을 지낸 신대손의 부인 의령 남씨. 한문과 국문에 능통하여 '의당유고'라는 문집을 남겼다.
자연의 풍경을 묘사함에 있어 지적이며 섬세하고 진지한 표현과 참신하고도 열정적인 어휘 구사력, 자유 분방
한 의기가 돋보이는 글을 썼다.
과거에 지은이로 알고 있는 연안 김씨는 남편 이희찬이 함흥 판관으로 부임했던 시기와 연안 김씨의 생존 연대 가 '동명 일기'와 '낙민루'에 기록된 창작 연대가 일치하지 않아 지은이로 보기 어렵다.
[내용]
홍색(紅色)이 거록하여 붉은 기운이 하늘을 뛰노더니, 이랑이 소래를 높이 하여 나를 불러,
"저기 물 밑을 보라."
외거늘, 급히 눈을 들어 보니, 물 밑 홍운(紅雲)을 헤앗고 큰 실오리 같은 줄이 붉기 더욱 기이(奇異)하며, 기운이 진홍(眞紅) 같은 것이 차차 나 손바닥 넓이 같은 것이 그믐밤에 보는 숯불 빛 같더라. 차차 나오더니, 그 우흐로 적은 회오리밤 같은 것이 붉기 호박(琥珀) 구슬 같고, 맑고 통랑(通朗)하기는 호박도곤 더 곱더라.
그 붉은 우흐로 훌훌 움직여 도는데, 처음 났던 붉은 기운이 백지(白紙) 반 장(半張) 넓이만치 반듯이 비치며, 밤 같던 기운이 해 되어 차차 커 가며, 큰 쟁반만 하여 불긋불긋 번듯번듯 뛰놀며, 적색(赤色)이 온 바다에 끼치며, 몬저 붉은 기운이 차차 가새며, 해 흔들며 뛰놀기 더욱 자로 하며, 항 같고 독 같은 것이 좌우(左右)로 뛰놀며, 황홀(恍惚)히 번득여 양목(兩目)이 어즐하며, 붉은 기운이 명랑(明朗)하여 첫 홍색을 헤앗고, 천중(天中)에 쟁반 같은 것이 수렛바퀴 같하야 물 속으로 치밀어 받치듯이 올라붙으며, 항, 독 같은 기운이 스러지고, 처음 붉어
겉을 비추던 것은 모여 소혀처로 드리워 물 속에 풍덩 빠지는 듯싶으더라. 일색(日色)이 조요(照耀)하며 물결에 붉은 기운이 차차 가새며, 일광(日光)이 청랑(淸朗)하니, 만고천하(萬古天下)에 그런 장관은 대두(對頭)할 데 없을 듯하더라.
[어휘 풀이]
- 거룩하야 : 매우 아름다워
- 이랑 : 기생
- 웨거날 : 외치거늘
- 홍운 : 붉은 빛깔을 띤 구름
- 헤앗고 : 헤치고
- 회오리밤 : 동그란 외톨밤. 밤송이 속에 외톨로 동그랗게 생긴 밤
- 호박 : 지질 시대의 나무의 진 따위가 땅 속에 묻혀 굳어진 광물
- 통낭하기난 : 통랑하기는
- 가새며 : 흔적이 차차 없어지며
- 항 : 항아리
- 어즐하여 : 어즐어즐여, 눈이 부시여
- 소혀터로 : 소의 혀처럼
- 일색 : 해의 빛
- 도요하며 : 조요하며, 환히 빛나며
- 대부할 : 비교할
[독립 신문 창간사]
< 단원 해제 >
1896년 4월 7일 발행한 '독립 신문' 창간호의 제1면~제2면에 걸쳐 실린 글로서, '논셜'이란 제목 아래, 신문의 운영 방침과 창간의 취지를 밝힌 사설이다. 창간의 취지는 남녀 노소, 상하 귀천을 막론하고 모든 국민의 알 권리를 행사하도록 도와 주고, 나아가 국내외의 정세를 위시하여 새로운 문물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고 했다.
결국 정부와 국민 사이에서 올바른 여론을 형성하는 근대적인 언론이 되고자 한 것이다.
이를 위해서 당, 계급, 지역을 모두 초월하여 변벽되지 않은 언론이라는 점을 천명하고, 대중성을 위해 한글 전용을 이용함으로써 만이에게 정보를 개방하고자 한다. 여기에는 소외 계층의 문화를 인정하는 평등 사상이 깔려 있다. 아울러, 보다 효과적으로 글자로서의 한글을 위해, 띄어쓰기를 늘리는 등의 노력은 새로운 국어 운동으로 전개되었다.
▷ 문종 : 논설문, 사설
▷ 발행 일자 : 건양 원년(1896년 4월 7일 금요일)
▷ 특징 : 한글 전용, 구절을 띄어 씀, 세로쓰기를 함, 의고적인 종결 방식을 사용
▷ 주제 : 독립 신문 창간의 취지
▷ 의의 : 개화기(開化期)에 한글을 사용한 글로, 한글 운동 내지 보급에 공이 크다.
▷ 지은이 : 서재필(徐載弼, 1866~1951) 호는 송재. 의학자, 독립 운동가. 갑신정변 때 독립당에서 활약하다가 일본으로 망명, 다시 미국으로 건너가서 1896년에 귀국하였다. 개화 사상을 고취하고, 독립 협회 고문으로 활약하면서 <독립 신문>을 발행하였다. 또한, 이승만, 이상재, 윤치호 등과 함께 '독립 협회'를 조직하여 '독립문'을 세우고 '만민 공동회'를 개최하는 등의 활동을 하였다.
◆ 근대 국어(17세기~19세기)의 특징
1. 방점이 오나전히 소실됨, 상성은 장음으로 변함
2. 문자 '아래아', '여린 히읗', '반치음' 등이 사라짐
3. 음운 '아래아'가 완전히 소실됨. 표기법은 1933년 폐지함
4. 한글 사용의 폭이 확대됨
5. 문장의 구성 방식이 현대와 거의 비슷해짐
◆ 개화기의 외래어 증가
1870년 개항 이래, 서구 문물이 도입되면서 다음 예들처럼 신문물어(新文物語)도 많이 들어왔다.
- 언어학, 농학, 경제학, 격물학
- 화륜거, 화륜선, 전차
- 은행, 상공업, 상호
- 양서, 양철, 양말, 박람회, 토론회
- 호텔, 잉크, 보이, 가방, 가마니, 고무, 남포
4. 다매체 시대의 언어활동
<신문 읽기>
[짜임]
표제 : 김치는 살아 있다.
부제1 : 젖산균이 지배하는 신비한 미생물의 세계
부제2 : 김치의 미생물 생태계와 연구 현황을 압축적으로 설명
전문 : 김치 과학자 수의 증가, 김치의 국제화
본문 : 김치의 미생물 생태계, 차세대 김치의 과제
[특징]
1) 표제, 부제, 전문 등에서 기사를 다루고자 하는 김치에 대한 과학적 해명의 주요 내용 압축 전달
2) 전문가의 견해를 인용
3) 김치의 주원료, 김치의 맛을 내는 토종 젖산균의 게놈 지도 초안, 둥근 젖산균과 막대 전산균 제시
[특성]
1) 객관을 가장한 주관의 표출
2) 편집을 통한 정보의 가공, 변형, 조작
3) 상품화 전략으로서의 제목 가꾸기
4) 근거로서의 인용
[활용 시의 특이성]
1) 비판적인 태도
2) 정보의 재조직과 활용
<텔레비전 보기 - 광고>
[짜임]
1) 화면 1~4 : 동물들의 책 - 동물에게는 책이 의미가 없음
2) 화면 5~8 : 소녀와 책 - 책을 통해 지식과 정보를 얻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음
[특징]
1) 책을 중심으로 동물들과 사람을 대비시켜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
2) 소녀를 등장시켜 책을 발견하고 책을 읽는 즐거움을 주고자 함
[특성]
방송 언어는 말(문자)과 소리, 영상 등이 복합적 관계를 맺으면서 정보를 제시한다. 또한 발신자와 수신자의 관계가 일방향적이다. 그뿐만 아니라 뉴스, 드라마, 광고 등 다양한 장르가 혼합됨
[활용 시의 유의점]
1) 텔레비전의 표현과 내용을 올바로 이해함으로써 그 속에 담긴 가치를 스스로 판단
2) 텔레비전에 표현된 사회의 모습이 현실의 사회와 어떤 관련을 맺는지 생각해 봄
3) 텔레비전이 즐거움과 유익함을 주는지 생각해 보고, 텔레비전을 통해 제공되는 즐거움과 정보를 활용
<인터넷 읽기>
[짜임]
그림1 : 주제어인 '장욱진의 작품 세계'에 대한 검색 결과를 나열한 페이지
그림2 : 장욱진의 작품 세계를 소개한 페이지
그림3 : 장욱진의 대표작들을 볼 수 있는 페이지
그림4 : 장욱진의 작품을 분석한 책을 소개한 페이지
그림5, 6 : 장욱진의 10주기 회고전을 안내하고 있는 페이지
그림7 : 모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초상화 기획 전시를 안내하고 있는 페이지
그림8 : 장욱진의 작품 세계를 설명하고 있는 페이지
[특징]
서양 화가인 장욱진의 작품 세계를 주제로 글을 쓰기 위해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찾아 선택하여 재구성하는 과정
[특성]
상호 작용성
이미지화, 시각화
서사화
시공간차 극복
익명성
[활용 시의 유의점]
1) 목적에 맞는 주제어 활용 2) 정보의 취사 선택
5. 허생전
[단원 해제]
이 작품은 18세기 후반의 의 현실을 17세기 후반으로 무대를 옮겨 '허생'이라는 인물로 대변되는 사대부 계층의 현실 인식과 그에 따른 실천적 자세를 제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소설이 역사적 상황으로서의 현실을 어떻게 수용하며 삶에 대한 인식과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확인하게 하는 실학자 박지원의 대표적인 한문 단편 소설이다.
[작품 개관]
▷ 문종 : 풍자 소설, 단편 소설, 한문 소설, 고전 소설
▷ 구성 : 발단 - 전개 - 위기 - 절정 - 결말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사상 : 낙원 추구 사상, 이용 후생의 실학 사상
▷ 특징 : 1) 요약적 제시의 방법으로 사건을 전개하고 있다.
2) 주인공의 대화를 통해 주제를 드러내고 있다.
3) 고전 소설의 일반적 특징과는 다름 점이 많다.
4) 냉소적, 풍자적 성격이 강하다.
▶ 주제 : 무능한 양반 계층에 대한 비판과 선비의 자아 각성 촉구
[등장 인물]
▷ 허생 : 비범한 능력과 이인다운 풍모를 지닌 비판적 지식인다.
▷ 변씨 : 이완과의 접촉을 주선하는 매개자. 도량이 넓고 용의 주도한 인물이다.
▷ 이완 : 주인공 허생의 비판 대상. 당대의 무능한 사대부를 상징하며, 북벌론 핵심 인물. 무기력하고 보수적이다.
[내용 정리]
1. 허생의 무능한 삶 : 글읽기만을 좋아하던 허생은 생활고에 시달리는 아내의 질책을 받고 있다.
2. 허생의 자금 마련 : 허생은 변씨에게 만 냥을 빌린다.
3. 허생의 축제 : 허생은 과일과 말총을 매점 매석한다.
4. 허생의 빈 섬 방문 : 큰 돈을 번 허생은 빈 섬을 찾는다.
5. 도둑을 회유하는 허생 : 허생은 변산의 도둑을 회유한다.
6. 빈 섬의 성공적 경영 : 허생은 빈 섬을 성공적으로 경영한다.
7. 허생의 귀환 : 허생은 도둑들을 교화한 뒤 귀환한다.
8. 허생과 변씨의 사귐 : 허생은 후원자가 된 변씨와 사귄다.
9. 돈을 번 내력 : 허생은 매점 매석의 폐단을 지적한다.
10. 허생의 현실관 : 허생은 인재를 등용하지 못하는 현실을 비판한다.
11. 헌생의 문전 박대 : 허생은 이완을 문전 박대한다.
12. 허생의 현실 대응책 : 인재 등용, 훈척, 귄신 척결, 부국 강변책 실시 등을 권한다.
13. 허생의 사대부 비판 : 허생은 사대부의 허례 허식을 비판한다.
14. 허생의 잠적 : 허생은 표현히 자취를 감춘다.
[허생의 주제 의식]
이완과의 대화를 통해 당시 집권 사대부들의 편협성과 허위성을 비판하면서 동시에 이재 등용의 불하리성과 위정자의 무능을 지적하고 있다. 특히, 북벌론을 주장하는 당시 집권층의 정책이 얼마나 허구에 가득 찬 것이며 현실을 도외시한 것인가를 말하고 있다. '허생전'은 당시 활발하게 진행되었던 실학을 사상적 배경으로 하여 당대의 사회가 안고 있던 정치적, 경제적 제도의 문제점을 통박하면서 실학적인 세계관과 청나라의 실용적 문물을 수용하여야 함을 주장하고 있다.
[현실 인식과 대응 방식]
▷ 선비의 경제적 무능을 비난하는 허생의 아내
▷ 빈 섬에 이상향을 건설하는 허생
- 의식의 충족 : 새로운 문물과 제도의 수립
- 일본과의 무역 : 해외 무역을 통한 부의 축적
- 식자층에 대한 불만 : 탁상공론을 일삼는 사대부 비판
▷ 사대부의 무능을 질타하는 허생
- 인재 등용에 힘쓰지 않는 사대부 비판
- 훈척 귄귀의 재산 몰수
- 청나라와의 인적 교류 및 문물의 적극 수용 주장
[박지원의 작품 세계]
▷ 제1기 : 양반의 위선 폭로
▷ 제2기 : 실학 사상 고취 및 북벌론 비판
▷ 제3기 : 여성의 인권 신장 주장
[작가의 허구적 대리인]
'작가의 허구적 대리'이란 작품 속에서 작가의 사상과 정서를 대변하는 인물이다. 즉, 그 작품을 통해 작가가 말하고 싶은 내용을 대신 말하는 인물인데, 대체로 작품의 주인공이 그 역할을 맡게 된다. 그런데 이 장면에서는 이 작품의 주인공인 허생이 아닌 그의 처가 그 역할을 맡고 있다. 허생의 처는 허생을 질책하면서 선비들의 비실용적 사고 방식과 무능함을 실랄하게 비판하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이 소설의 작가인 박지원이 하고 싶었던 말이라 할 수 있다.
[변씨의 성격]
'허생전'에서 변씨는 단순한 주변 인물이 아닌, 허생이 잠재적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해 준 인물이다. 변씨는 중세적 질서에 대항하여 새로운 사회를 지향하는 변혁기에 주도하는 계층, 즉 돈 또는 실용 정신에 가치를 두고 새로운 세계에 들어서려고 하는 대표적 인물이다. 이 때문에 변씨는 처음부터 대상다운 대범한 면모와 활달한 도량을 지닌 인물로 대화와 행동을 통해 형상화하고 있다. 그러므로 허생에게 만 냥을 선뜻 빌려 주는 장면은 어색함이 없으며, 오히려 사건 건개에 사실성을 부여한다.
[허생의 상행위가 지닌 의미]
이 장면에서 허생은 변시로부터 빌린 만 냥의 돈으로 과일과 말총을 매점 매석하여 짧은 시간에 큰 돈을 벌었다. 이를 통해 우리는 당대 우리 나라의 경제 구조가 매우 취약했음을 알 수 있다. 한 사람이 만 냥의 돈으로 한 나라의 한 나라의 과일과 말총을 모두 사들일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경제의 규모가 작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허생은 큰 돈을 벌고 나서 기뻐하기보다는 한숨을 쉬며 탄식을 하였다. 이런 그의 행위는 그가 단순한 돈을 벌기 위해 장사를 시작한 것이 아님을 암시하는 것으로, 다음에 이어지는 사건을 예비하는 단서가 된다.
[빈섬의 의미]
허생이 사람이 살 만한 빈 섬을 찾은 것은 그 곳에 자신이 구상하고 있는 이상 국가를 건설하기 위해서이다.
이런 면에서 이 소설에서의 빈 섬은 허균의 '홍길동전'에 등장하는 '율도'와 맥락을 같이 한다. 홍길동은 율도국을 무력으로 점령하여 그 곳에 신분의 차별이 없는 이상 국가를 건설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허생도 당대 사회의 모순을 극복한 이상 국가를 건설하기 위해 빈 섬을 찾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변산 군도에 반영한 사회상]
이 장면에서 우리는 당시의 사회상을 엿 볼 수 있다. 그것은 곧 변산 군도처럼 농사 지을 땅이 없어 농춘을 이탈하여 군도가 될 수밖에 없었던 양민이 수천에 이른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당시 위정자의 이용 후생에 대한 정책 부재에 기인한 것으로, 박지원은 이를 비판한 것이다.
당시 하층민 가운데에는 상층의 집권 계층에 결탁하든다 혹은 독자적으로 농, 공, 상에 종사하여 착실히 부를 축적하여 경제적으로 풍요를 누리는 경우도 있었으나, 그것은 극소수에 불과하고 대부분의 하층민은 상층민의 수탈에 의해 영세농마저도 포기하고 이농 현상을 빚게 되기도 하였고, 변산 군도와 같이 도적의 무리를 아루기도 했으며, 농민 반란의 원인이 되기도 하였다.
[허생의 비범성]
허생은 각 지방의 군사를 동원하여 수색해도 잡지 못하는 도둑떼를 단신으로 찾아가 그들을 회유함으로써 도둑의 문제를 해결하고 나라 안을 평온하게 만드는데, 이는 그의 비범한 능력을 보인 것이다. 흔히 고전 소설의 주인공들은 이처럼 영웅성을 보이는데 허생도 예외는 아니며, 그런 점에서 허생은 고전 소설이 지니는 전형적인 인물 유형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당대 지식인에 대한 허생의 비판적 시각]
허생이 섬나라의 화근을 뽑아 버리기 위해 글을 아는 자들을 모두 육지로 데리고 나오는 것은 당대 지식인에 대한 작가의 비판적 태도가 드러난 것이다. 당대 지식인층인 사대부들은 자기들이나 이해할 수 있는 까다로운 규범을 만들어 자신들과 일반 민중을 구별 짓는 한편, 자신들의 자식을 우매한 백성들에 대한 지배의 수단으로 활용할 측면이 없지 않다. 따라서, 허생이 글을 아는 자들을 모두 육지로 데리고 나오는 것은, 그들 소수의 지식인들이 자신들의 지식을 무기 삼아 다시 사대부 행세를 하고 상층으로 군림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지식인을 사회의 화근으로 규정한 그의 발언은 지식 그 자체의 가치를 부정한 것이라기보다 지식이 선량한 민중을 속이고 사적 이익 추구의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던 당시 현실을 비판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허생의 재물관]
허생은 재물의 중요성 그 자체는 인정하되, 그것을 자기 목적의 가치로서 중시되는 것이 아니라, 오직 다른 목적의 실현을 가능케 하는 효용의 가치로서만 중시되고 있을 뿐이다.
재물의 가치에 대한 그의 이러한 시각은 그의 철저한 선비 의식에 바탕을 둔 것으로, 선비의 진정한 역할이 무엇인가에 대한 그의 입장을 잘 드러내 준다. 즉, 선비는 경제적 수완과 같은 실무적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하지만, 그 능력은 오로지 도의 사회적 실현이라는 선비 본래의 역할 수행을 위해서만 쓰여져야 하며, 선비에게 있어서의 재물은 도의 실현을 위한 효용적 가치로서만 의미를 지닌다는 것이다.
[허생의 재물관]
허 생은 대개 만 냥을 가지면 족히 한 가지 물종을 독점할 수 있다고 하여 당대 우리 나라의 경제 구조가 매우 허약함을 비판하면서, "조선이란 나라는 배가 외국어 통하질 않고, 수레가 나라 안에서 다니질 못해서, 온깆 물화가 제자리에 나서 제자리에서 사라지지요." 라고 하여 운송 수단의 마비로 인한 유통 구조의 취약성이 그 원인임을 지적하였다.
[집권 사대부들에 대한 허생의 불신감]
변씨로부터 집권 사대부들의 북벌 계획을 전해 들은 허생은 처음부터 그들의 북벌 의지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다. 그들은 입으로는 북벌을 외치고 있지만, 조성기, 유형원, 허생 자신 등 국가 정책에 유용한 인재들을 등용하지 않는데서 볼 수 있듯이, 그들의 북벌론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위장된 구호에 지나지 않는다.
[북벌론의 허위성]
허생이 제시한 첫째 대책에 대해 이완은 어렵다는 답변을 한다. 임금 자신부터 북벌을 실행하려는 결연한 의지가 없다는 사실이다. 북벌을 위해서는 유능한 인재가 필요한데 임금은 사소한 격식에 얽매여 인재 발굴의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허생의 물음에 이완이 바로 답하지 못하고 한참 생각한 뒤에 '못하겠다'고 한 것도 임금의 이러한 태도에서 연유한 것이다.
허생의 둘째 대책에 대해서도 이완은 '못하겠다'는 답을 한다. 여기서 드러나는 의미는 종실이나 훈척, 권귀들도 북벌에 진정한 뜻이 없다는 것이다. 그들은 명나라에 대한 의미를 내세우며 북벌은 위치고 있지만, 그 의미를 지키는 것은 어디까지나 자신들과 기득권이 손상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일 뿐이다.
허생은 마지막으로 첩자를 보내는 계책을 제시한다. 사대부 자제들을 머리를 깎고 호복을 입혀 청의 과거에 응시하게 하거나, 상인으로 위장 잠입시켜 그들의 허실을 탐지한 뒤 일을 도모하자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도 이완은 부정적인 답을 한다. 당시 사대부들은 예법을 중시하므로 변발을 하고 호복을 입으려 할 사람이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이 장면에서 사대부들 역시 북벌에 진정한 뜻이 없음이 드러난다. 사대부들은 자기 자식들에게 돌아갈 불이익을 꺼린 나머지, 예법이란 사소한 명분을 방패 삼아 국치의 설욕을 외면할 것이하는 말이다.
결국 허생의 삼책 제시와 그에 대한 이완의 답변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위로는 임금에서부터 종실, 훈척, 권귀는 몰론 아래로 일반 사대부들에 이르기까지 당시 집권층들은 한결같이 북벌에 진정한 뜻이 없다는 사실이다. 작가가 왕-종실, 훈척, 권귀-사대부의 순으로 문제를 제기한 것도 바로 이러한 집권층의 위선을 선명하게 드러내기 위한 의도적 장치로 볼 수 있다.
6. 역사앞에서
[단원 해제]
6.25 전쟁이 일어나던 날부터 3일간의 일들을 기록한 일기이다. 서울에 살고 있으면서 전쟁을 맞은 필자의 모습과 그의 생각, 시시각각으로 닥쳐오는 전쟁의 위험, 그리고 그에 대응하는 모습 들이 잘 나타나 있다. 전쟁이라는 급박한 상황 속에서도 침착하게 상황을 추리하고 판단하여 의연한 모습을 보이는 필자의 모습이 잘 나타나 있다. 또한 전쟁 발발과 남북간의 긴장 관계에 대해서도 깊이 있게 이해하고 있는 식견이 돋보인다.
[작품 개관]
▷ 문종 : 일기
▷ 성격 : 사실적, 체험적
▷ 배경 : 1950년 6월 25일부터 6월 27일까지의 서울
▷ 특징 : 1) 일기문답게 하룻동안의 중요한 일들과 생각들을 시간 순서에 따라 서술하고 있다.
2) 사실적이고 구체적으로 상황에 대한 묘사와 설명을 하고 있다.
3) 문장 구성이 정확하고 피동, 사동 표현이 잘 표현되어 있다.
4) 상황에 대한 정확한 분석력과 추리력이 돋보인다.
[요지] 다가오는 전쟁의 위험으로 서울은 혼란에 빠지고 나 자신과 민족의 운명을 생각하다 당당히 죽어야겠다고
결심했다.
▶ 주제 : 가족과 민족에 대한 고뇌
◇ 지은이 : 김성칠(金聖七, 1913~1951) 경북 영천 출생. 경성 대학 졸업. 서울대 사학과 교수 역임. 1928년 대구고보 재학 중 독서회 사건으로 검거되어 1년간 복역. 저서로 <조선 역시>(1946), <동양사 개관>(공저, 1950), <역사 앞에서>(유고, 1993) 등이 있고, 번역서로 펄벅의 대지>, 강용철의 <초당>, 박지원의 <열하일기>(5권), <주해 용비어천가>(2권) 등이 있다.
[일기의 의의]
1) 생활의 의의를 재발견하게 해 준다.
2) 사고력과 관찰력을 예리하게 해 준다.
3) 문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4) 개인의 역사를 남길 수 있다.
5) 독자를 의식하지 않는 글이다.
[역사 앞에서]
한 사학자가 있었다. 6.25가 터졌을 때 서울을 빠져 나가지 못했다. 극단적인 좌우 이데올르기에 일정한 거리를 두었던 그는 살 길을 도모한다는 게 기껏, "조선 사람은 걸핏하면 피란하기를 좋아하지만 피란하려면 서울이 제일"이라 했던 연암 박지원에 기댔던 것이다. 그의 우둔함은 난리통에서도 일기를 거르지 않았다는 사실로 분명해진다.
손바닥 뒤집어지듯 세상이 바뀌는 판국에 제 생각을 솔직히 드러내난 일기라니! 그런데 전쟁이 끝난지 50년이 지난 지금, 그의 일기는 이 땅에서 참지식인으로 사는 일이 어떤 것인지를 깨닫게 해 주는 감동으로 다가온다.
1) 6월 27일 : 시시각각으로 다가오는 대포 소리를 들으며 "오늘밤에 죽는 일이 있어도 숭없지
2) 7월 3일 : 공화국기를 그리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아내와 서로 보고 엇없이 웃었다."
아침 저녁으로 국기를 고쳐 그려야만 하는 신세를 자조했기 때문이다.
3) 7월 20일 : 인민 위원회로 바뀐 학교에서 죽마고우를 만난다.
하지만 맹렬한 죄익 투사였던 벗은 어쩐 일인지 그를 모른 척한다.
다리가 후들거렸다.
그래도 그는 울지 않았다.
4) 9월 10일 : "인민공화국의 일 중에 제일 마음에 드는 것은 한글 전용이다." 그러나 그는 "창발성을 제고하자."
라든가 "간결히 반대한다."라든지 하는 식으로 우리말을 훼손시키는 것에 대해서는 통렬히 비판한다.
북이 자랑하던 당대의 국어학자들과 문장가들, 즉 이극로, 이기영, 한설야, 임화, 김남천은 도대체 무얼 했
단 말인가!
5) 10월 10일 : 인천 상륙 작전 이후 세상은 바뀌었다. "반장이 반원 명부를 적으랄 때도 일부러 "한자로 써야 합니 다." 하고 힘주어 말한다. 괴뢰 집단의 한글 전용에 대한 반동이 오지 않을까 걱정하였더니 아니나 다를 까."
6) 12월 4일 :중공군의 참전이 우려되자 신문에서는 원자탄을 쓰라고 성화 부린다. 기가 막혔다.
"아무리 사세가 다급하기로서니, 이는 동족상잔의 전쟁을 버르집음과 그 마음씨에 있어서 다를 바 없다."
7) 12월 15일 : "동존상잔의 전쟁을 일으켜서 마침내 외세를 끌어들이고, 그 결과는 외국 군대가 언제까지나 있어야
만 마음이 놓이지 그렇지 않으면 불안해서 견딜 수 없다는 이 나라릐 몰골에 술이라도 억백으로 퍼마시 고 얼음 구멍에 목을 쳐박아 죽어 버리고 싶은 심경이다.
'열하일기'를 번역하고 해방 직후 서울의 종이값을 올렸던 '조선 역사'를 지은 사학자 김성칠은 불행히도 이데올르기의 희생자가 되고 말았지만, 그가 남긴 '6.25일기'는 이데올르기의 시대를 접고 새로운 통일을 맞이하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참으로 뜨거운 숨결로 가르쳐 준다. 남과 북이 전혀 다른 6월을 보낸 지금, 다시금 찾아 읽어야 할 책이다.
7. 어느날 심장이 말했다
[단원 해제]
부자지간인 광도와 흥수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길등과 화해의 시나리오다. 이 작품에서 공간적인 배경은 학교이며, 광도와 흥수는 부자지간이면서 동시에 교사와 학생의 관계이기도 하다. 흥수와 광도와의 갈등, 흥수가 광도에 대해 갖고 있는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 언어와 행동들, 학생들 간의 대화 등을 통해서 우리들의 언어 생활을 되돌아보고, 부모의 사랑을 통해서 가족간의 정(情)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6
[작품 개관]
▷ 문종 : 시나리오(드라마 대본)
▷ 성격 : 교훈적
▷ 배경 : 학교와 집터, 약수터 등
▷ 구성 : 발단 - 상승 - 절정 - 하강 - 결말
▷ 특징 : 1) 구어체 표현이 대화 중심으로 잘 나타나 있다.
2) 대화의 특징인 생략된 표현과 간결한 줄임말, 속어 등이 사용되고 있다.
3) 인물간의 갈등 표출이 많다.
4) 내용의 변화에 따라, 학교와 집 등으로 장면이 수시로 바뀌고 있다.
▷ 주제 : 부자간의 갈등과 화해를 통한 가족애
▷ 지은이 : 진수완(陳秀完, 1970~ ) 드라마 작가. '소년기'로 작품 활동 시작. 주로 서정적이고 문학적인 분위기의 작품이 많다. 작품으로는 '다향(茶香)', '포도나무 아래서' 등이 있다.
[내용 정리]
1) 발단 : 식사 당번 문제로 아버지와 아들이 갈등을 일으킴
2) 상승 : 컴퓨터를 치우는 일로 아버지와 갈등을 일으킴
3) 절정 : 흥수는 아버지 광도에게 불만을 털어놓음
4) 하강 : 흥수는 쪽지를 읽고 아버지에 대한 생각이 변함
5) 결말 : 흥수는 버섯전골을 준비하고 아버지와 화해를 함
[시나리오 개념]
영화나 드라마를 촬영하기 위하여 쓴 글이 시나리오이다. 장면의 순서, 배우의 대사와 동작 등을 적은 대본으로, 제작상의 기교를 염두에 두고, 플롯을 구체적이고 극적으로 구성하며, 특수한 용어를 써서 배우의 대사나 동작을 규정한다.
영화 제작상의 촬영 대본인 콘티와는 다르다. 콘티는 시나리오를 토대로 각 화면마다 배경, 인물, 동작, 촬영 위치와 각도 등을 지정해 놓은 대본이다.
[시나리오 특성]
- 영화 상영을 목적으로 한다.
- 주로 영상미에 의존한다.
- 시간과 기계에 맞춰야 하는 제약이 있다.
- 장면 변화가 다양한 문학이다.
[시나리오 구성 요소]
- 장면 지시, - 대사, - 지문, - 해설
[시나리오 개념 방법]
- 하나의 줄기로 된 단순한 구성과, 다른 에페소드를 삽입하여 서로 조종하면서 하나의 주제로 이끌어 가는 복합
구성이 있다.
- 시나리오의 성패는 구성에 달려 있다고 할 만큼 구성이 줄거리, 또는 사건 이상으로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
- 처음 계획한 대로 새부적 측면까지 통일된 결과에 이바지하도록 전개되어야만 한다.
[시나리오 갈래]
- 창작 시나리오 : 영화 제목을 위해 처음부터 시나리오로 씌어진 대본을 말한다.
- 각색 시나리오 : 소설, 희곡, 수필 등을 시나리오로 고쳐 쓴 것을 이른다.
- 레제 시나리오 : 문학 작품으로 읽기 위한 시나리오를 말한다.
[시나리오 용어]
- 나레테즈 : 주인공이 회상하는 형식으로 과거의 사건을 이야기하면서 화면 구성
- 신 : 장면
- S# : 장면 번호
- 내레이션 : NAR, 설명 형식의 대사
- 인서트 : 삽입 화면, 장면 사이에 사진, 그림, 기사 따위를 끼움
- F.I. : 화면이 점점 밝아짐
- F.O. : 화면이 점점 어두워짐
- O.L. : 화면과 화면이 겁침. 시간의 경과, 회상, 인물이나 사건의 비교
- E. : 효과음. 음향이나 대사에 의한 효과
- PAN : 카메라를 고정시킨 채 상하 좌우로 회전하면서 활영하는 것
- C.U. : 화면 확대
- 콘티 : 현장용 연출 대본
- 크랭크 인 : 촬영 시작
- 크랭크 업 : 촬영 종료
8. 민족문화의 전통과 계승
[단원 해제]
이 글은 문화의 대부분이 서구화된 우리의 현실 속에서 만족 문화의 전통을 찾고 계승하자는 논의가 배타주의나 국수주의가 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외국의 선진 문화 섭취와 동력이 될 것임을 강조한 논설문이다. 이를 위해전통의 본질과 계승 방식을 살펴보고 있는데, 필자는 다양한 문화적 사례를 들어 자신의 논지를 뒷받침하고 있다.
[작품 개관]
▷ 문종 : 논설문
▷ 문체 : 건조체
▷ 배경 : 설득적, 논증적, 논리적, 비판적
▷ 구성 : 서론 - 본론 - 결론
▷ 특징 : 1) 구체적인 사례들로 뒷받침함으로써 주장의 설득력을 강화하고 있다.
2) 대조, 열거, 설의법 등의 강조법을 적절히 구사하여 보다 효과적으로 의사를 전달하고 있다.
3) 불필요한 문장이 거의 보이지 않을 만큼 문장이 치밀하고 논리적이다.
▶ 주제 : 민족 문화의 전통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그 계승의 의의
▷ 지은이 : 이기백(李基白, 1924 ~ ) 사학자. 경북 정주 출생. 서울 대학교 문리과 대학 사학과 졸업. 이화 여자 애학교, 서강 대학교 교수를 거쳐 현재 힌림 대학교 교수. 저서에 '한국사신롬', '민족과 역시', '고려 병제사 연구', '신라 정치사 연구' 등이 있다.
[내용 정리]
서론 : 전통의 본질과 계승에 대한 고찰의 필요성
본론(1) : 전통의 본질
본론(2) : 우리가 계승해야 될 민족 문화의 전통
결론 : 민족 문화의 전통 계승과 창조
[전통의 개념]
▷ 일반적 개념 : 이떤 집단이나 공동체에서 과거로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사상, 관습, 행동 따위의 양식과 그것의
핵심을 이루는 정신 중 역사적 생명력을 가진 문화 유산을 말한다.
▷ 본질적 개념 : 민족 생활의 역사적 발전 과정에서 스스로 형성된 정신적 경향 또는 성격이 여러 시대를 통해 전 승되어 하나의 근본적인 힘으로 후세의 문화 창조에 이바지할 때, 이를 진정한 의미에서의 전통이라고 말 할 수 있다. 즉 전통이란, 한 사회, 민족 또는 여러 문화 영역에 있어서 과거에 형성되고 그것이 역사적 생 명을 가지고 미래에 적극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행동, 관습, 의식, 사유, 양식, 태도 등의 가치 체계 를 뜻한다.
전통은 단순한 인습이 아니라 개인과 사회의 상호 작용을 통해 일어나는 가치 체계이며, 골동품이나 고 적과 같은 정적인 유물이 아니라 역사 의식에 의해 성장, 발전하는 가치 체계이다.
[인간다움 추구의 전통]
- 사람을 가장 귀하게 여김 : 우리의 문화는 이 세상의 만물 가운데 사람을 가장 귀한 존재로 여겼다.
사람은 무엇의 도구가 될 수 없으며, 자신의 삶을 보다 가치 있게 하기 위하여 노력하는 존재이다.
- 웃음을 통한 극복 : 인간의 삶을 귀중하게 여겼기 때문에 우리 문화에는 슬픈 일을 당해서도 웃음으로 극복함으
로써 삶을 회복하는 전통이 있다.
[전통의 창조적 계승을 위한 방법]
민족 문화의 전통은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이므로, 그것을 함께 지닐 때 민족의 일원으로서 자격을 갖추게 된다
전통의 공유를 바탕으로 각자가 그것을 지속시키거나, 변형하거나, 새로운 창조의 계기로 삼거나 아니면 적극적 으로 부정하는 방법으로 창조적인 계승을 이룰 수 있다.
[전통의 창조적 계승을 위한 변형]
전통은 지속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창조의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계승된 전통을 바탕으로 새로운 것을 창조하기 위해서는 이미 있는 것을 변형해 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지향하는 의미는 그대로 두고 형식을 바꾸어 보거나, 형식은 그대로 따르되 주제를 달리하는 등의 방법으로 변형이 가능하다.
[인간애의 전통]
우리 문화는 사람에 대한 사랑을 중시하는 전통을 지니고 있다. 이는 우리 민족이 예로부터 가족, 이웃, 사회, 인류에 대한 사랑을 매우 소중한 가치로 여겨 왔기 때문이다. 이러한 전통은 우리 민족의 삶 전반에 두루 스며들어 있으며, 문학 작품을 비롯한 다양한 창조 활동의 원천으로 작용해 왔다.
[서론의 기능]
논설문은 객관적인 사실이나 연구의 결과 등을 이용하여 어떤 주장을 내세우는 글로써 주된 목적은 필자의 주장이나 의견에 독자가 공감하고 동의하도록 설득하는 데 있다. 따라서 서론에서는 다음과 같은 점을 고려해야 한다.
- 독자의 관심이 문제에 모아지도록 문제점 제시
- 논제의 제시
- 전개될 글의 내용 제시
[개념과 제시 방법의 효과]
전통에 대한 광의의 개념을 먼저 제시하고, 여기에서 객관화하는 태도와 비판적인 시각을 기준으로 하여 광고의 개념에 포함되는 인습을 제시하고 있다. 그 결과 현재 문화 창조와 무관한 단순한 유물을 제외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논의의 전개 방식은 점점 볌주를 축소시켜 가는 방법이다. 글쓴이의 생각이나 주장이 어떤 과정을 거쳐 형성되었는가를 명확하게 보여 주고 핵심만 남고 주변의 것들은 도태되어 독자들에게 설득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문단의 3가지 요건]
1) 통일성 : 한 문단의 화제는 하나로 수렴되어야 한다.
- 화제는 전통의 본질이다.
2) 일관성 : 화제와 내용이 어긋나는 문장이 없어야 한다.
3) 응집성 : 문단의 중심을 이루는 화제와 그것을 뒷받침해 주는 근거가 포함되어야 한다.
9. 눈길 - 이청준
[단원 해제]
이 글은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함께 증오감을 갖고 있는 주인공이 어떤 일로 인해 고향을 방문하게 되고, 고행에서의 특수한 체험을 통해 인간적 화해에 도달하게 되는 귀향형 구조로 된 소설이다. 이청준이 1977년 <문예 중앙>에 발표한 단편 소설로 이청준 문학의 주요 테마라 할 수 있는 고향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작품 개관]
▷ 문종 : 현대 소설, 단편 소설, 순수 소설, 액자 소설
▷ 성격 : 회상적, 상징적
▷ 배경 : 어느 해 겨울, 시골
▷ 구성 : 발단 - 전개 - 위기 - 절정, 결말
▷ 특징 : 1) 주로 대화를 통해서 사건이 전개된다.
2) 액자 구성을 띤다. 겉 구조는 '나'를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이며 속 구조는 노인을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다.
3) 상징을 이용하여 함축적 의미를 부각시켰다.
4) 역설, 공감각적 이미지를 사용하여 소설을 시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 제재 : 눈길
▶ 주제 : 민족 문화의 전통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그 계승의 의의
▷ 지은이 : 이청준(李淸俊, 1939 ~ ) 소설가. 전남 장흥 출생. 서울대 독문과 졸업. 1965년 '퇴원' 이 <사상계> 신인상에 당선되어 문단에 등단. 현실과 이상의 괴리와 인간의 심리적, 내면적 고통을 형상화하는 데 탁월한 재능을 보였다. 작품에 '별을 보여 드립니다', '매잡이', '소문의 벽', '침몰선', '조율사', '이어도' 등이 있다.
[내용 정리]
▷ 발단 : '나'의 상경 통보에 섭섭함을 감추는 노인
▷ 전개 : 집 고치는 문제로 갈등하는 '나'의 내면 심리
▷ 위기 : 노인과 '나'의 거리감의 원인
▷ 절정, 결말 : 노인의 비극적 사연 확인, 모자의 관계 회복
[액자 소설]
액자 소설이란 이야기 속에 또 하나의 이야기가 액자처럼 끼어들어가 있는 소설을 말한다.
액자 소설의 가장 큰 효과는 내부 이야기를 끌어와 거리의 객관화를 통해 신뢰감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속 이야기와 겉 이야기의 주인공들의 운명이 대비되면서 주제를 더욱 부각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눈길'의 경우 똑같은 눈길을 걸어갔지만 '나'는 빨리 노인을 잊어버려야겠다고 생각하고 있고, 노인은 아들이 복 많이 받기를 바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눈길'의 현실성과 상징성]
'눈길'은 작가가 쓴 것이 아니라 고향과 어머니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말해지는 작품으로, 작품의 공간적인 배경인 시골은 작가의 노모가 살고 있던 대흥이다. 지금은 아스팔트가 깔려 있지만 대덕읍 진목리에 가면 마을 어귀에 노인이 아들을 배웅하기 위해서 갔다가 혼자 눈물을 뿌리고 돌아온 고갯길도 그대로 존재하고 있다. 이처럼 '눈길'은 작가의 현실 속에서의 처험이 그대로 우러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작품의 제목이기도 한 '눈길'은 노인과 '나'가 함께 걸어갔던 눈길이 아니라 아들의 발자국마다 눈물을 뿌리며 어머니(노인)가 쓸쓸하게 돌아오면서 밟은 눈길이다. 이 눈길은 아무도 없이 혼자서 힘들게 살아온 어머니의 삶을 상징하고 있다.
['눈길'의 의미]
'눈길'이 주는 이미지는 '나'와 '어머니'에게 각기 따로 작용한다. '나'에 있어서 '눈길'은 기억하고 싶지 않은 과거의 쓰라린 추억과 몰락해 버린 집안에 스스로 자수성가해야만 하는 운영을 지닌다. 그리고 '어머니'에 있어서 '눈길'은 자식에 대한 사랑을 스스로 확인하게 되는 상징물로서, 스스로 받아 들여야 하는 혹독한 시련이면서도 따스한 자식에 대한 사랑의 이미지를 의미한다.
[감상의 길잡이]
이 작품은 자수성가했다고 자부하는 '나'와 집안의 불행이나 재앙을 자신의 덕없음과 박복에다 돌리는 어머니, 그리고 화해에 도달하게 하는 매개 인물로서의 '아내'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형의 주벽으로 인해 논과 밭이 넘어간 집안에서 자수성가했다고 자부하는 아들, 집안의 불행이나 재앙을 자신의 덕없음과 박복에다 돌리는 어머니, 아들은 그런 어머니에게 무한한 사랑을 빚지고 있음을 애써 외면하려 한다. 그러나 잠자리에서 노모와 자신의 아내가 나누는 이야기-아들과 함께 새벽 눈길을 걸어 아들을 배웅하고 다시 그 길을 되짚어 온-를 들으며 그 동안 외면했던 어머니의 사랑을 뒤늦게 깨닫게 되면서 심정적으로 화해하게 되는 주제 의식을 표출시키고 있다. 특히 이 작품은 전통적인 '가족 관계', 특히 '모자간의 관계'에 대하여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어머니'는 한국인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닌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이 작품을 통해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로 달리 생각할 수도 있다. 따라서, 이 작품을 읽으면서 받은 느낌과 그 느낌을 어떤 표현에서 받게 되는가를 확인하여 문학적 표현의 효과를 이해해야 한다.
['나'가 어머니를 노인이라고 지칭하는 이유]
소설 속 인물들의 호칭은 인물들에 대한 태도를 알게 해 준다. 이 작품에서 어머니를 '노인'으로 호칭하는 것도 많은 것을 시사해 준다.
주인공은 가난의 부끄러움과 공포를 잊어 버리고 싶지만, 눈앞에 펼쳐진 어머니의 극빈한 현실이 이것을 되살아나게 한다. 그래서 주인공은 어머니라는 혈연 관계의 끈으로부터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무의식적으로 하게 되는데, 그 결과가 '노인'이라는 제3자적 위치 바꿈으로 나타난 것이다. '빚진 게 없다.'는 독백도 아직까지 계속되는 집안의 가난이지 자기 때문이 아니고 자기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 일이라고 생가함으로써, 어떻게든 가난의 부끄러움으로부터 빠져나가고 싶다는 무의식적인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
[소설에서 갈등의 종류]
1) 인물과 인물 사이의 갈등 : 한 인물 혹은 집단과 다른 인물. 집단 사이에의 의지, 욕구, 이해 관계가 충돌함으로 써 생기는 갈등이다. - 예) 선우휘 : 불꽃, 김성한 : 바비도
2) 인물과 자연적, 사회적 환경 사이의 갈등 : 한 인물 혹은 집단과 그 외부적 환경 조건 사이에서 나타나는 갈등이 다. 가뭄, 홍수와의 싸움이라든가, 전염병과 같은 재난과 인간 사이의 투쟁이 이런 부류에 속한다. 그러나 작품 전 체를 통해 이러한 갈등만이 나타나는 예는 극히 드물고 대개는 인간들 사이의 갈등을 발생시키거나 좀더 뚜렷하 게 하는 데 쓰인다.
3) 한 인물의 심리 세계 내부의 갈등 : 어성과 감정, 결단력과 망설임, 욕망과 두려움, 애정과 증오 등 한 사람의 마 음 속에서 둘 이상의 상반되는 심리 작용이 싸우는 갈등이다. - 예) 이상 : 날개, 이문열 : 금시조
이 작품에서는 인물과 인물 사이의 갈등과 한 인물의 심리 세계 내부의 갈등이 나타난다.
즉, 노인과 '나'의 갈등과 '나'의 내면적 갈등이 그것이다.
[소설 작품의 인물 유형]
▷ 성격 : * 평면적(정적) 인물 : 성격이 변하지 않음. 정적 인물 예) '삼대'의 조의관
* 입체적(극적) 인물 : 사건의 진전에 따라 성격이 변함 예) '동백꽃'의 '나'
▷ 특성 : * 전형적 인물 : 사회 집단이나 계층을 대표하는 인물 예) '치숙'의 아저씨
* 개성적 인물 : 특정 부류나 계층에 속하지 않는 인물 예) '별'의 아이
▷ 역할 : * 주동적 인물 : 주인공 예) '메밀꽃 필 무렵'의 허 생원
* 반동적 인물 : 주인공과 대립하는 인물 예) '오발탄'의 영호
▷ 인생 : * 비극적 인물 : 인생의 슬픈 면을 보여 줌 예) ;운수 좋은 날'의 치삼
* 희극적 인물 : 인생의 유머러스한 면을 보여 줌 예) '봄봄'의 '나'
[이 소설의 인물]
* 나 : 입체적, 주동적, 비극적, 전형적 인물
*노인 : 평면적, 전형적, 반동적, 비극적 인물
[이야기와 플롯의 차이]
플롯은 이야기를 소설로 만드는데 필요한 내적 질서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이떤 사건이나 그것을 바탕으로 한 소설은 모두 서사성을 지닌 일종의 이야기들이다. 사건으로서의 이야기와 소설로서의 이야기의 차이는 플롯에 있다. 사실로서의 이야기가 이야기가 작가의 해석을 통해서 새로 만들어졌을 대 소설이 되는 것이다. 이 대 필요한 것이 플롯이다.
아침에 목격한 교통 사고에 관한 이야기는 보지 않은 사람도 신문이나 방송을 통해 들어 알 수 있다. 하지만 이 이야기가 소설이 될 수는 없다. 먼저 그것은 작가의 창작물이 아닌 실제 일어난 일회적인 사건이기 때문이다. 또한, 극히 우연적으로 일어난 사건으로는 보편적인 진리나 진실을 드러낼 수가 없다. 소설은 이런 우연적인 이야기들에 플롯으로 논리성과 필연성을 부여하는 것이다.
이 소설에서 노인이 집을 고치고 싶어하는 이유를 밝힘으로써 필연성을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소재 '옷궤'의 의미]
소설 작품에서 소재는 연극의 소도구처럼 작중 상황을 암시하고 상징적으로 제시하기 위해 사용되기도 한다. 여기서 '옷궤'는 노인이 팔린 집에서 자식에게 집이 팔린 사실을 숨기고, 옛집의 흔적을 남기기 위해 인위적으로 방안에 두었던 물건이다. '나'는 그 날 밤을 어머니와 함께 보내면서 가난하고 힘든 집안을 생각했을 것이다. 또한 그 날 이후 노인에게 부모로서의 의무나 자신의 자식으로서의 의무 등과도 아무런 연관이 없이 살아오면서도, 예전 그 날 밤의 기억을 떨쳐 버릴 수가 없었을 것이고, 그 기억을 지속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이 옷궤이다
10. 관동별곡
[단원 해제]
이 노래는 정철의 대표작으로, 작가가 45세 되던 해 강원도 관찰사로 부임하여 내(內), 외(外), 해(海)금강과 관동 팔경을 유람한 후 여정에 따른 아름다운 경치와 고사, 풍속 등을 읊은 기행 가사이다. 이 노래는 우리말의 구사가 유창하고 필자의 사상과 정서의 추이를 함축적으로 잘 보여 주고 있다.
[작품 개관]
▷ 문종 : 가사(양반 가사, 기행 가사, 정격 가사)
▷ 연대 : 선조 13년(1580년), 작자 45세 때
▷ 문체 : 가사체, 운문체, 화려체
▷ 구성 : 서사 - 본사 - 결사의 3단 구성, 시간과 여정에 따른 추보식 구성
▷ 운율 : 3(4).4조, 4음보
▷ 배경 사상 : 충의, 애민, 신선 사상
▷ 특징 : 1) 도정(途程), 산수, 풍경, 고사, 풍속 등을 다양하게 담고 있다.
2) 시적 주인공의 정서적 추이와 갈등을 함축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3) 의미상으로 율격적 대응을 구현하여 경쾌하게 읽힌다.
4) 대구의 묘, 감탄사, 생략법을 적절히 사용하여 표현의 효과를 높이고 있다.
5) 객관적 묘사에 그치지 않고, 작자 자신이 자연에 몰입하여 새로운 시경과 시상을 창조했다.
[요지] 강원도 관찰사에 임명되어 내금강과 동해안의 관동 팔경을 살펴보며, 그 빼어난 경치에 감탄하고 관찰사로
서의 책무와 선유(仙遊)의 꿈 사이에서 빚어지는 갈등과 정감을 읊은 뒤, 꿈 속에서의 선연(仙緣)을 노래함
▶ 주제 : 관동 지방의 절경을 유람하고 연군, 애민, 선유의 심정을 노래함
출전 : <송강가사> 이선본(李選本), 숙종 16년(1690)
▷ 지은이 : 정철(鄭澈, 1536~1593) 선조 때의 문신. 시인. 자는 함계(季涵), 호는 송강. 27세에 문과에 급제. 강원도 관찰사 재임 중 '관동별곡', '훈민가' 등을 지었으며, 퇴임하여 창평에서 지내면서 '사미인곡', '속이인곡' 등의 많은 단가를 지었다. 저서에 <송강가사> 2권 1책과 문집 11권 7책이 있다.
[내용 정리]
▷ 서사 : 관찰사로 부임 - 관찰사로 부임하여 관내를 순력하면서 선정에의 포부를 읊음
▷ 본사 : 내금강 유람 - 만폭동, 금강대, 진헐대, 혈망봉, 비로봉, 화룡소의 아름다움을 구경하고 선정을 다짐함
관동 팔경 유람 - 해금강, 삼일포, 경포대의 장관을 구경하고, 죽서루에서 연군의 정과 객수를 느낌
▷ 결사 : 여로의 조착 - 꿈 속에서 신선을 만났는데 깨어 보니 달이 온 누리에 환하게 비치고 있었다.
['관동별곡'의 여정]
▶ 서사 : 부임과 순력
◈ 부임 : 창평(은거 생활) → 한양(성은에 감격) → 평구역(양주) → 흑슈(여주) → 셤강, 티악(감영이 있는 곳)
◈ 순력 : 쇼양강(춘천, 연군지정, 우국지정) → 동쥬(철원, 연군지정, 역사의 무상함), 북관뎡 → 회양(선정 포부)
▶ 본사 : 금강산과 관동 팔경 유람
◈ 금강산 유람 : 만폭동의 폭포(폭포의 장관) → 금강대의 션학(도선적 풍모, 셔호 넷 주인) → 진헐대에서의 조
망(년산 진면목, 우국과 충절) → 개심대에서의 조망(성현의 도 흠모, 공자의 고사) → 화룡소에서의 감회(선정에 의 포부, 노룡에 비유) → 불뎡대의 12 폭포(폭포의 장관, 망여산 폭포) → 산영누(신선 사상, 몰아 일체)
◈ 관동팔경 유람 : 총셕뎡(신선 사상, 기묘한 사상) → 삼일포(사선의 추모, 영랑, 남랑, 술랑, 안상) → 의샹대
(일출의 장관, 우국지정) → 경포(정밀의 미, 미풍양속) → 듁셔루(연군지정, 객수) → 망양뎡(파도의 장관, 고
래, 은산)
▶ 결사 : 여로의 종착
◈ 망양뎡(월출의 장관, 도선적 풍류) → 꿈 속의 선연(대작과 대담, 적선임을 앎) → 여백과 여운(온 세상을 밝
힘, 심리적 여운)
['관동별곡'의 표현상의 특징]
이 노래는 예전에 가창되었지의 여부에 관계 없이, 오늘날의 독서 방식으로 보도라도 흥겹고 경쾌하게 읽힌다. 원래 오늘날의 독서 방식과는 달랐던 배경에서 창작되었으면서도, 이렇듯이 경쾌한 느낌을 주는 것은 무슨 까닭인가? 그것은 이 노래가 의미의 율격을 채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미의 율격이란 의미상으로 율격적 대응을 구현하는 방식을 말하는데,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짝짓기의 방식이다.
'은 무지개, 옥 룡의 초리'라든지, '들을 제난 우레러니 보니난 눈이로다.' 혹은 '날거든 뛰지 마나, 셧거든 솟디 마나' 등이 짝을 이루면서 말이 전개되어 가는 본보기들인데, 이러한 질서가 전편을 관류하고 있다. 가사 작품의 율격은 3.4니 4.4니 하는 음절의 수효를 헤하리기보다는, 이러한 짝짓기의 의미 율격으로 볼 때 그 묘미가 쉽사리 파악된다. 이런 표현은 시조나 민요를 막론하고 거의 모든 우리 노래에서 율격적 느낌을 보장하는 장치라는 점에서 우리말의 가장 원형적인 전통이라 할 수 있다.
[성은에 감격함]
여기서 성은에 감격하는 충의 정신은 당시의 양반 사대부들이 기본적으로 지니고 있었던 이 작품 전체를 꿰뚫는 사상적 바탕이다. 한편, '강호'나 '죽림'이라는 말을 통해 제시된 은둔적인 삶의 모습은 작자의 내면에 간직된 도선적 풍류를 암시하고 있다.
따라서, 이 작품의 사상적 배경은 유교적 충의 사상과 도교적 자연 친화 의식이라 할 수 있다.
[폭포의 장관 및 도선적 풍류]
만폭동에서 폭포의 모습을 보면서 그 장관을 비유적, 감각적으로 묘사하고, 금강대에 이르러 봉우리 위를 나는 학을 보면서 도선적인 풍류를 노래하였다.
폭포의 절경 묘사에서는 비유의 뛰어남을, 학의 모습을 묘사한 부분에서는 연상 기법의 뛰어남을 볼 수 있다. 특히, 후자의 경우에는 서호에서 매화를 아내로 삼고 학을 자식으로 삼아 풍류를 즐겼던 임포의 고사를 인요하여, 자신을 서호 옛 주인인 임포에 비유함으로써 그 동안 감춰졌던 도선적 드러내 풍류적 심정을 노래하고 있음을 읽을 수 있다.
[자연물을 통한 정신의 투영]
진헐대에 올라 금강산을 내려다보면서 그 장관을 묘사한 부분이다. 산봉우리들의 다양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비유적으로 표현하면서 그것을 임금을 떠받드는 신하들의 모습으로 상징화하였고, 특히 망고대와 혈망봉의 치솟은 모습을 임금에게 간언을 올리는 지조 있는 신하의 모습으로 형상화하였다. 이처럼 비유한 의도는 소신을 굽히지 않는 선비 정신을 형상화한 것으로 정치가가 걸어야 할 본분이 잘 투영되어 있다.
[호연지기 및 선정 애민 사상]
먼저 비로봉을 바라보면서 공자의 호연지기를 연상하고 그의 높은 덕을 흠모하였다. 평범한 존재인 자신으로서는 공자가 동산과 태산에 올라 노나라와 천하가 좁다고 한 그 높은 경지를 알 수 없다고 고백하고 있다.
다음으로 화룡소에 이르러서는 자신을 노룡에 비유하여, 소외되고 고통받는 백성들에게 선정을 베풀어야겠다는 목민관으로서의 자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서 지은이의 애민 정신을 엿볼 수 있다.
[금강산을 떠나는 아쉬움과 몰아일체의 경지]
산을 떠나 동해로 가면서 떠나는 아쉬움과 새로운 흥취를 표현한 부분이다.
산을 떠나는 아쉬운 심정을, 마치 '벽계'와 '뎨도'가 지은이의 떠남을 아쉬워하는 것으로 표현함으로써 감정 이입의 기법을 구사하였고, 동해로 행차하는 자신의 당당한 모습과 도선적 풍모를 각각 대구와 은유를 구사하여 표현하였으며, 동해가에 이르러서는 흰 갈매기를 보면서 자신과 일체가 된 찬화적 감정을 표현하였다.
따라서, 이 부분에서는 작자의 도선적 풍류와 자연 친화적 태도를 엿볼 수 있다.
[총석정의 신묘함과 사선 추모]
앞에서는 통천에 있는 총석정에 올라, 바다에 솟아 있는 네 개의 돌기둥인 '사선봉'을 바라보면서 그 신기하고 절묘한 모습에 경탄하였고, 뒷부분에서는 삼일포에 가서 신라 때의 화항인 사선(영랑, 술랑, 남랑, 안상)의 발자취를 더듬으면서 그들의 행적을 회상하였다.
특히, 사선봉의 묘사 부분은 비유와 대구를 적절히 구사하야 그 신기한 모습에 대한 경탄감을 잘 형상화하였다. 삼일포 대목에서, '삼일포', '션유담', '영낭호' 등은 사선과 관련된 지명이고, 여기서 작자가 사선을 추모하는 이유는 작자의 심정이 도선적 풍류에 젖어 사선처럼 아름다운 풍광을 찾아다니며 즐기고 싶은 심정이 들었기 때문이다.
[직무와 도선적 풍류의 갈등]
죽서루에서 오십천에 비친 태백산의 절경을 보며 이 절경을 임금께 보이고 싶다는 연구지정을 노래하였고, 아울러 오랫동안의 여행에서 비롯된 나그네의 회포와 객수를 토로하였다.
망양정에서는 파도가 치는 정경을 바라보며 그 장관을 묘사하였다. '고래'를 통해 바다의 동적 심상을, '은산'을 통해 색채 심상을 형상화하였고, 은유법을 구사하여 표현의 묠르 얻고 있다.
특히 죽서루에서 느꼈던 직무상 유한한 일정과 도선적 풍류에의 무한한 욕구 사이에서의 갈등이 망양정의 세찬 파도로 형상화되어 있음에 주목한다. 소설로 치자면 '위기'의 단계에 해당한다.
[도선적 풍류와 그 한계 의식]
밤이 되어 바다의 파도는 가라앉고, 밝은 달이 떠올라 아름다운 경치를 만들어 냈다. 작자는 이 아름다운 경치를 바라보면서 백성들 모두에게 보여 주고 싶다고 노래하였다. 이는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 곧 애민 정신의 발로이다.
후반부에서는 아름다운 정경 속에서 한 잔의 술을 마시면서 이백과 사선을 회고하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작자의 도선적 풍류를 엿볼 수 있다. 그러나 풍류는 '仙션山 東동海해예 갈 길히 머도 멀샤'에서 도저히 이룰 수 없는 한계 의식으로 표출되고 있다.
[꿈을 통한 갈등 해소]
지은이의 도선적 풍류를 '꿈'을 빌려 표현한 부분이다. 여기서 우리는 지은이의 뛰어난 기료를 읽을 수 있다. 지은이는 꿈의 세계 설정 과정과 대화 형식을 통해 자신의 도선적인 풍류를 드러내고자 했던 것이다.
특히, 꿈 속에서 선인이 지은이에게 '샹계예 진션'이라고 말하게 함으로써, 그 동안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한다. 끝 부분의 우화이등선을 통해 신선의 풍모를 여실히 드러내면서 마음을 짓누르던 방황과 갈등이 사라지고 있음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목민관으로서의 회귀]
전반부는 선우 후락의 애민 정신과 선정에의 포부가 두드러지게 나타난 부분이다. '억만 창생을~ 하잣고야'가 이런 사상이 집약된 대목으로 목민관으로서의 자세가 잘 드러나 있다.
후반부는 꿈에서 깨어난 장면으로, 천상과 지상이 혼연일체가 되어 환한 달빛으로 가득 찬 경지를 노래하여 분열과 갈등이 사라진 작자의 내적 합일을 암시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마지막 행은 형태적인 면에서 시조의 종장 형식인 '3-5-4-3'의 음수율을 취하여 정격 가사의 형식을 갖추고 있는데, 이는 가사가 시조의 영향을 받았음을 입증하는 것이다.
[관동별곡에 대한 후인의 평]
▶ 홍만종의 순오지 : 관동별곡은 송강 정철이 지은 것이다. 여기에서 송강은 관동에 속한 산수를 역력히 들어서, 그 그윽하고 기괴한 경치를 묘하게 형용하고 기이하게 그려 냈으니, 실로 악보의 가장 뛰어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 김만중의 서포만필 : 송강의 관동별곡과 전후 사미인곡은 우리 나라의 '이소(離騷)'다. 예로부터 우리 나라의 참된 글은 이 세 편뿐이다.
▶ 이수광의 지봉유설 : 우리 나라 노래 중 정철이 지은 것이 가장 훌륭하여 관동별곡, 사미인곡, 속미인곡이 후세에 성행하였다고 격찬하였다.
11 .간디의 물레
[단원 해제]
이 글은 비폭력주의를 앞세워 인도의 독립 운동을 주도했던 간디의 사상을 고찰하기 위해서 영화 '간디'를 머리글의 화제로 삼아 비폭력주의와 물레 간의 유기적 관계를 해명하고 있는 다소 해설적 성향이 강한 중수필이다. 필자는 먼저 비폭력주의의 의미를 살피고서 서구 산업 문명의 폭력성을 표상하는 거대 기계에 대한 저항으로 물레의 가치를 조명하고 있다. 또한 환경 운동가답게 환경 파괴로 치닫는 현대 사회의 문제점과 관련하여 간디 사상이 현대적 의의를 지녔음을 지적한다.
[작품 개관]
▷ 문종 : 중수필(비평문)
▷ 문체 : 건조체, 간결체, 강건체
▷ 성격 : 비평적, 해설적, 논리적, 교훈적
▷ 구성 : '머리말 - 본문 - 맺음말'의 3 단 구성
▷ 특징 : 1) 문장이 논리적이며 내용 연결이 자연스럽다.
2) 해명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사례 제시가 미흡하다.
3) 특정한 주장을 논증하기보다는 해설적 성향이 강하다.
[요지] 간디의 비폭력주의는 착취와 억압의 구조에 길들여진 의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자 하는 사상이며, 물레는 인 간적 규모의 기계이고 물레질은 이상 사회 건설에 필요한 인간 심성의 교육적 수단이었다.
▶ 주제 : 간디 사상에 나타난 비폭력주의와 물레의 의미
▷ 지은이 : 김종철(金鐘哲, 1947 ~ ) 문학 평론가, 환경 운동가, 저서로 <시적 인간과 생태적 인간> 등이 있다.
[내용 정리]
서두 : 비폭력주의와 물레 간의 관계 해명의 필요성
본문 : 1. 비폭력주의의 본질
2. 간디 사상과 관련된 물레의 의미
결미 : 간디 사상의 현대적 의의
[간디(Gandhi, Mohands Karamchand ; 1869 ~ 1948)]
인도의 민족 운동 지도자. 프로반다르의 중급 갓트인 상인 집안 출신으로, 영국에 유학, 변호사 자격을 얻었다. 1800년대 말부터 남아프리카의 인도인의 자유를 획득하기 위해 활약하였고, 1915년 귀국 후 종교성이 짙은 반영(反英) 무저항, 불복종 운동을 선언하고, 3회의 대대적인 운동과 11회의 단식을 전개, 국민회의파를 강화하고, 인도 민족의 독립과 해방을 위해 분투하였다. 30년대에 이후에는 독립 투쟁보다 사회 문제에 전념, 힌두 사회의 불가촉천민(不可觸賤民) 구제의 제창과 이슬람, 힌두 양파의 대립 완화에 노력하였다. 제2차 세계 대전 이후에는 파키스탄의 분리 독립에 반대하고, 통일 인도의 조직에 노력했으나 1948년 1월 30일 극우파 힌두교도에 의해 암살되었다. 저서에 <인도의 자치>가 있다.
[내용 생성의 과정]
이 글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필자가 내용을 생성한 과정을 살필 필요가 있다.
(1) 필자는 먼저 영화 '간디'를 감상한 다음 몇 가지 내용을 생성한다.
- 간디와 인도 민중과의 살아 있는 관계를 느끼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
- 간디와의 만남 그 자체만으로도 영화의 사회 교육적 가치가 있다.
- 늘 물레를 돌리는 일상의 모습에 간디 사상의 진의를 이해하는 단서가 있다.
(2) 다음으로 간디 사상의 핵심인 비폭력주의와 물레가 어떤 유기적 관계가 있는지 고찰하여 본문에 전개할 내용 을 생성한다.
- 비폭력주의를 현실 정치 및 경제적 이해 관계의 차원에서만 보는 것은 피상적인 관점임을 밝힌다.
- 비폭력주의는 사랑을 본질로 하는 실천적 행동임을 해명한다.
- 서양의 산업 문명이야말로 튼 폭력이라는 간디의 관점을 밝힌다.
- 산업 문명 발달의 근간인 거대 기계의 속성을 규명하여 물레의 의미를 고찰한다.
- 비폭력과 물레의 유기적 관계 해명에 도달한다. 맺음말에는 사고를 확산하여 간디 사상이 현대 사회에 어 떤 의의를 갖는지 해명한다.
[핵심 사상의 이해]
간디에 대하여 위인전 외에는 별로 접하지 않은 경우 교과서 내용만으로 간디의 사상을 충분히 이해하기는 어렵다 간디의 비폭력주의에 대한 배경 지식을 갖춘 다음 교과서를 읽어 가면 내용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
◆ 비폭력주의(non-violence)
원래 자이나교의 대금계(大禁戒)에서 첫째로 꼽히는 불살생(不殺生), 무상해(無傷害), 즉 모든 생물을 살해하지 말며, 또 남이 살해하고 있는 것을 용인하지도 않는다는 사상에서 나온 것이다. 마하트마 간디는 이 사상에 깊이 공명하였고 더욱이 레프 톨스토이나 헨니 소로 등의 영향을 받고 아힘사를 바탕으로 하는 사타아그라하 운동(비폭력 운동)을 전개하여 영국으로부터 식민지 인도의 독립 및 민족 의식의 핵심으로 삼았다. 구체적으로는 광범위한 시민의 불복종 운동이라는 형태로 나타났지만, 간디는 자신의 목숨을 걸고 박애 정신에 입각한 11회에 걸친 장기간의 단식을 감행하였다.
그러한 간디의 정신은 미국의 흑인 해방 운동에서도 크게 공명을 받게 되어, 훗일 미국 흑인 운동의 지도자 미틴 루터 킹이 비폭력의 대중적 시민 불복종 운동을 조직하여 커다란 자취를 남겼다.
[비폭력주의와 물레의 유기적 관계]
이 부분에서는 무엇보다 앞뒤로 이어지는 내용 간의 상관 관계를 분석해야 한다. 특히 서두에 제시한 비폭력주의와 물레가 어떻게 접합점을 찾아가는가에 초점을 두고 읽어야 한다.
- 비폭력주의의 긍극적 도달점은 지배와 착취와 억압과 구조에 길들여져 온 심리적 욕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일이다.
- 물레는 거대 기계를 통해 지배와 착취, 억압의 구조를 만들어 낸 서양 산업 문명의 폭력성에 데립하는 인간적 규모의 기계의 전형이다. 바로 여기서 비폭력주의와 유기적으로 관련이 있다.
12. 산정무한
[단원 해제]
이 글은 내금강에서 도착하여 '문선교 - 장안사로 가는 길 - 명경대 - 황천 계곡과 망군대 - 마하연 - 비로봉 - 마의 태자 무덤'에 이르는 여정 속에서 견문과 감상을 기록한 기행문이다. 발길 닿는 곳마다 절경이요, 신비로운 일화가 얽혀 있어서 사람의 발길을 멈추게 하고 저절로 탄성을 울리게 하는 금강산. 민족의 명산, 세계의 명산이라 일컬어지는 이 금강산의 풍치와 절경, 거기서 느낀 낭만적 정감을 신선한 감각과 화려하고 섬세한 문체로 표현함으로써, 기행문이라는 단순한 기록성을 뛰어넘어 서경과 서정이 잘 조화된 수필 문학으로 승화시켜 기행문의 차원을 한 단계 높인 미문(美文)이다.
[작품 개관]
▷ 문종 : 수필, 경수필, 기행문
▷ 문체 : 화려체, 우유체, 만연체
▷ 성격 : 비평적, 해설적, 논리적, 교훈적
▷ 구성 : '서두 - 본문'의 2 단 구성, 여정에 따른 추보식 구성
▷ 성격 : 낭만적, 기교적, 주정적
▷ 특징 : 1) 서경과 서정의 조화
2) 감각적 언어, 섬세한 표현
3) 다양한 표현 기교가 쓰임
▷ 요지 : 장안사, 명경대, 황천 계곡의 단풍과 절경에 감탄, 망군대에서 광활한 천하의 조망,
마하연 여사의 하룻밤, 신비한 날씨의 변화 속에 오른 비로봉 정상에서의 조망, 마의 태자 무덤에서 느낀 인생 무상 등. 금강산 탐승에서 보고 느낀 산정과 여정을 그림
▶ 주제 : 금강산의 장관과 금강산 탐승(探勝)의 정취
♤ 지은이 : 정비석(鄭飛錫, 1911 ~ 1991) 시인, 소설까. 수필가. 시로 먼저 등단한 후, 단편 소설 '졸곡제'와 '성황당'
으로 다시 등단. 작품으로 '애증도', '저기압' 등이 있다.
[내용 정리]
서두 : - 장안사로 가면서 느낀 탈속적 감정
- 이른 아침에 본 산의 자태
본문 : - 장안사까지의 산의 경치
- 명경대의 전설과 감회
- 황천 계곡의 아름다운 풍모
- 망군대에서의 조망
- 마하연 여사에서의 감회
- 비로봉의 아름다움과 조망
- 마의 태자 무덤에서의 회고
[기행문의 특성]
1) 1인칭 화자가 서술한다.
2) 여정, 견문, 감상의 세 요소가 내용을 이룬다.
3) 현장감을 느끼게 한다.
4) 시를 넣거나 그림(사진)을 곁들이기도 한다.
5) 여행하는 사람의 객창감, 돌아다닌 곳의 지방색을 표현하기도 한다.
[기행문의 서술 방식]
기행문에서는 주로 서사와 묘사로 서술한다. 왜냐 하면 필자가 일정한 시간 속에서 이동하며 보고 들은 것에 대한 느낌을 적거나, 견문한 대상의 모습을 그려 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 서사 : 시간의 경과에 따라 인물의 움직임을 보여 주는 서술 방식이다. 움직임의 과정에 대한 지식이나 정보를 전 달하는 것이 아니라, 움직임 그 자체를 우리 눈앞에 제시한다.
- 서사의 구성 요소 : 서사의 표현은 '움직임, 시간, 의미'의 요소로 이루어진다.
곧 서사는 흐르는 시간 속에서 인물이 등장하여 그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의미 있는 사건을 전개하는 방식이다.
- 서사의 관점 : 기행문에 나타나는 서사의 관점은 파노라마적 관점에 초점적 관점이 더해진 경우라 할 수 있다.
'파노라마적 관점'은 여행의 이동 과정에 따라 서술하는 것이고, '초점적 관점'은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
인상적인 대상에 대해 집약적으로 서술하는 것이다.
▷ 묘사 : 필자가 체험한 대상의 모양, 빛깔, 소리, 냄새, 김촉 등을 그려 내어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서술 방식 이다. 독자에게 필자와 똑같이 체험한다는 느낌을 주기 위한 방법으로 구사되는데, 기행문에서는 대상에서 받은 인상적 이미지를 그려 내는 데 많이 쓰인다.
- 묘사의 특징 : 구체적, 개성적, 비논리적, 주관적으로 그려 낸다.
- 지배적 인상의 묘사 : 관찰자에게 가장 강하게 떠오르는 대상에 대한 인상을 그려 낸다.
- 묘사의 관점 : 기행문에서 묘사의 관점은 동적인 것에 주로 관심을 두고 묘사가 가미된다고 볼 수 있다
[과정의 생략을 통한 즐거운 심리 표현의 방법]
이 글은 '내금강 역사에 도착' 이라는 간명한 문장으로 시작한다. 도착한 과정을 자세하게 서술하지 않고 한 문장으로 나타낸 것은 금강산을 여행하는 필자의 즐거움과 생략의 기법으로 드러낸 표현이다. 아래의 시조에서도 과정을 생략한 간명한 표현으로 즐거운 심리를 드러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재 너머 성권농 집의 술 닉단 말 어제 듯고
누운 쇼 발로 박차 언치 놓아 지즐 타고
아희야, 네 권농 겨시냐 정좌수 왔다 하여라. - 정철
[시선의 이동에 따른 글의 전개]
이는 먼저 구름 때문에 먼 곳의 경치를 볼 수 없는 안타까움을 서술하고, 이어서 가까운 곳에 전나무, 잣나무 들의 기품 있는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먼 곳에서 가까운 곳으로 이동한 시선에 따라 경치가 묘사되고 있다. 곧 시선의 이동에 따라 글을 전개한 것으로는 박목월의 '청노루'가 대표적인 예이다.
머언 산 청운사 / 낡은 기와집
산은 자하산 / 봄 눈 녹으면
느릅나무 / 속잎 피어나는 열두 굽이를
청노루 / 맑은 눈에 / 도는 / 구름
[탄력성 있는 표현]
반복과 열거를 통해 내용을 확장하여 표현의 탄력성을 느끼게 한다.
청이 있고, 녹이 있고, 황이 있고, 등이 있고,
혹은 깎은 듯이 존초하고, 혹은 그린 듯이 온후하고, 혹은 막잡아 빚은 듯이 험상궂고
혹은 틀에 박은 듯이 단정하고--------
이와 같은 예는 글의 내용과 조화를 이루는 음악성을 갖추었을 뿐만 아니라 문장의 확장을 통해 변화를 준 탄력성 있는 문장들이다.
[명경대를 보고 느낀 '거울'에 대한 상상과 인식]
◆ 거울에 대한 부정적 인식 : 거울의 발명 → 있는 그대로를 비추어 줌 → 참된 자신의 모습을 봄 → 교만, 시기
우월감, 열등감, 진실, 가식의 이중성을 지니게 됨 → 인간의 비극이 시작됨
◆ 거울에 대한 긍정적 인식 : 거울의 발명 → 자신의 모습을 봄 → 자신과 남을 비교하게 됨 → 자신, 생활, 환경 의 개선 욕구가 생김 → 인류 문화의 근원이 됨
[산정무한과 이효석 소설의 표현의 유사성]
수뿍 들어선 나무는 마을의 인총보다도 많고 사람의 성보다도 종자가 흔하다. 고요하게 무럭무럭 걱정 없이 잘들 자란다. 산오리나무, 가락나무, 참나무, 줄참나무, 박달나무, 사수레나무, 무피나무, 물가리나무, 싸리나무, ----노가지나무, - 걱정없이 무럭무럭 잘들 자라는 - 산 속은 고요하나 웅성한 아름다운 세상이다. - 이효석의 '산'에서
흙빛에서 초록으로 - 이 기막힌 신비에 다시 한 번 놀라 볼 필요가 없을까. 땅은 어디서 어느 때 그렇게 많은 물감을 먹었기에 봄이 되면 한꺼번에 그것을 이렇게 지천으로 뱉아 놓을까. - 이효석 '들'에서
[물아일체의 심정]
"다리는 줄기요, 팔은 가지인 채, 단풍으로 물들어 버린 것 같다."라는 표현은 자신을 단풍 든 나무에 비유한 것으로, 단풍의 자연물과 하나가 된 물아일체(物我一體)의 심정을 드러내고 있다. 물심일여(物心一如), 주객일체(主客一體)라는 말도 같은 의미이다.
문학 작품에서 이와 같은 심정을 담은 표현의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청향은 잔에 지고 낙홍은 옷새 진다. - 정극인 '상춘곡'에서
잔 들고 혼자 앉아 먼 뫼흘 바라보니
그리던 님이 오다 반가움이 이러하랴
말삼도 우움도 아녀도 몯네 됴하 하노라. - 윤선도 '만흥'에서
볕과 바람과 하늘과 풀이 그의 기쁨과 노래를 가지고 나의 빈 머리에, 빈 가슴에, 마음에
고이고이 들어앉는다. - 이향하 '신록 예찬'에서
[산문 속의 운문이 주는 효과]
- 글의 단조로움을 벗어나게 한다.
- 글의 탄력성을 이루게 한다.
- 필자의 감동이나 정서를 극대화한다.
- 독자의 정서적 참여를 유도한다.
[감정 이입]
필자는 석양에서 밤으로 변하는 시간에 마의 태자 무덤 앞에서 태자를 추무하는 슬픈 마음을 자연물에 투영시켜 표현하고 있다.
'용마의 고영(孤影)이 슬프다. 무심히 떠도는 구름도 여기서는 잠시 머무는 듯, 소복한 백화는 한결같이 슬프게 서 있고, 눈물 머금은 초저녁 달이 중천에 서럽다.
12. 외국인의 눈에 비친 19세기 말의 한국
[단원 해제]
이 글은 19세기 말에 한국을 답사한 영국의 지리학자 이사벨라 버드 비숍 여사가 한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풍물 등을 조사하고 관찰한 것들을 기록한 책 '조선과 그 이웃 나라들(Korea and her neighbours)'에 실린 글 가운데서 부분적으로 발췌한 것이다. 교과서에 인용된 부분은 한국인의 모습, 한국의 수도 서울에 대한 인상, 한국의 빨래와 여성의 삶, 한국의 여관 등에 대하여 새롭게 알게 된 정보와 치밀하게 관찰한 사실과 그에 대한 감상과 평가를 서술하고 있다.
[작품 개관]
▷ 문종 : 학술 답사 보고서, 여행기, 설명문
▷ 문체 : 간결체, 건조체, 번역체
▷ 구성 : 병렬적 구성(일정한 제목 아래 네 개의 글을 병력적으로 제시함)
▷ 성격 : 체험적, 객관적, 묘사적, 사실적, 비판적
▷ 특징 : 1) 서구 여성의 눈으로 한국의 문화를 섬세하게 관찰하였다.
2) 조사와 체험을 통해 파악한 정보를 정리하였다.
3) 구체적이고 생생한 묘사로 현장감을 느끼게 하고 있다.
4) 설명, 논증, 서사, 묘사의 여러 서술 방식이 혼용되었다.
5) 학술 답사를 목적으로 한 연구서이므로 기행문의 특성도 들어 있다.
▷ 제재 : 19세기 말의 한국인의 외모, 서울의 모습, 여성들의 빨래, 여관의 모습
▶ 주제 : 19세기 말의 한국인의 모습과 생활
▷ 지은이 : 이사벨라 버드 비숍(Bishop, Isabella Bird, 1831 ~ 1904) 영국 출신의 작가이자 지리학자. '외국인의 눈
에 비친 19세기 말의 한국'이 실려 있는 '조선과 그 이웃 나라들'은 체험과 관찰을 통해 19세기 말 한국의 모습 을 재현해 놓은 책이다. 이 책을 쓰기 위해 비숍 여사는 1894년부터 1897년에 이르기까지 네 차례 한국을 방문했 고 11개월에 걸쳐 현지 답사를 했다.
[내용 정리]
▷ 한국인의 모습 - 한국인의 외모에 나타난 특성
▷ 한국의 수도 서울 - 한국의 수도 서울의 모습
▷ 한국식 빨래 - 한국 여인들의 빨래하는 과정과 농촌 여성들의 고된 삶
▷ 한국의 여관 - 한국의 정규 여관의 모습
[이 글을 쓴 목적]
1894년 겨울과 1897년 봄 사이 나는 네 차례에 걸쳐 한국을 답사했다. 한국 여행은 몽골리안들의 국가와 지리, 그 민족적 특징을 연구해 온 내 학문적 계획의 일부였다. 처음 한국을 방문했을 때 나는 한국이 지금까지 내가 여행한 나라들 중에서 가장 재미 없는 나라라는 인상을 받았다. 그러나 곧 청일 전쟁 동안 한국의 정치적 불안, 급속한 변화, 그리고 어찌 될지 알 수 없는 한국의 운명들을 깨달으면서 이 나라에 대해 참으로 강렬한 흥미를 갖게 되었다.
한국을 정확하게 연구하고 전달한다는 것이 애초의 목적이었다.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나는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했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이 시기 한국에 있었던 거의 모든 유럽인들을 인텨뷰했다. 이 발버둥에 가까운 노력은 앞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독자께서 만날 모든 유럽인들이 증명해 줄 것이다. 또 신중에 신중을 기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책의 현지 조사에서 설사 어떤 오류가 있다고 하더라도, 나는 나의 여행을 말리기 걱정해 주었던 그 분들의 관대한 비평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의 해외 통신망이 완비되지 않은 탓에 나는 여행의 경험들을 일본에서처럼 그때 그때 편지로 남기지 못했다. 대신 노트에 세심하게 기록하는 방법을 택했다. 이 책의 몇 가지 주제에는 상세한 세부 묘사들이 있는데 이는 곧 사라질 운명에 놓여 있는 관습들과 제의들을 종이 위에 기록하여 남기려는 생각의 결과물이다.
이 연구서가 절대로 장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나는 고통스럽게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이 연구서가 각각의 다루는 지역들을 최대한 공정하면서도 충실하게 반영했다는 것을 믿기에 감히 이 책을 독자들에게 공개하고자 한다. 그리고 이 연구서에 대해 극동뿐만 아니라 그 밖의 여러 지역에 대한 내 여행의 연구서들에 달았던 것과 똑같은, 이런 태평스럽고 호의적인 자기 비평을 앞에 붙인다. 이 연구서가 한국과 한국의 민중들에 대한 지식의 총체에 기여하고자 하는 소박한 시도로서 받아들여진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 '조선과 그 이웃 나라들'의 저자 서문에서
[조선과 그 이웃 나라들]
이 책은 '영국 왕립 지리학회' 최초의 여성 회원이었던 이사벨라 버드 비숍의 저서이다. 지리학적 관심을 바탕으로 한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풍물, 풍속을 다룬 이 책은 1898년 1월 영국 런던에서 출간되었다. 같은 해 뉴욕에서 출판되 다음 증판을 거듭하며 한국 소개서로 명성을 쌓아 온 이 책은, 그러나 어이없게도 우리 나라에서는 소문만으로 알려져 왔다. 서구인이 쓴 한국 관련 저서 가운데 가장 널리 알여진 이 책은 그 방대한 주제와 자료, 생생한 현장감과 싫증성 때문에 오늘날까지도 개화기 연구의 필독서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다른 서구인들의 기록과 다른 점은 철저한 실증성과 혐장감에 있다. 이 책에 나타난 한국에 대한 설명과 검증과 가치 판단은 1894년부터 1897년 사이에 네 차례에 걸쳐 예순이 넘는 노구를 끌고 한국을 방문하여 대부분 저자 자신이 맨발로 직접 조사하고 체험한 경과물이다.
저자는 3년 동안 당대 한국의 정치, 교육, 상업, 재정과 조선의 역사까지 살펴보았는데, 동양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당시의 국제 정세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도 놀라운 것이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국의 장례 풍습과 여성의 생활, 평양의 기생, 무당의 굿과 귀신의 계보 등의 민중의 생활에 대한 생생하고 세심한 관찰이다. 비록 이 책의 마지막 결론 부분인 '한국에 부치는 마지막 말'에서 풍전등화의 한국민을 향해 고언하는 형식을 띠고 있지만 실은 20세기 초의 제국주의 팽창 시대에 대표적 제국주의 국가였던 영국을 대표하여, 영궁왕립 지리학회의 회원으로서 저자의 역할은 조선을 현지 탐사했던 정보원의 귀국 보고서나 다름없다.
[정보 전달을 위한 객관적 묘사]
이 글은 한국인의 외모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주관적인 생각이나 판단도 들어 있지만 거의 대부분 한국인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그려내는 데 치중하고 있다. 대상의 외형적 특징을 글로 설명하고자 할 때 쓰이는 기술 방식이 객관적인 묘사이다. 설명을 하기 때문에 설명적 묘사라고도 한다. 이 글도 한국인의 모습을 글로 설명해 주려는 목적으로 쓴 글이므로 객관적 묘사 위주의 표현으로 되어 있다.
예) 독수리는 이마에서 뒷머리까지에는 갈색의 양털 모양의 솜털이 있고, 눈 앞과 귀, 덮깃과 턱밑과 뺨에는 갈색을 띤 짧은 솜털과 어두운 갈색 모양의 깃털이 있다.
['한글'에 대한 외국인의 인식]
한국인의 언어는 이원화되어 있다. 교육받은 계층은 가능한 많은 한자어를 그들의 대화에 끌어넣으면서 고려할 만한 모든 종류의 문학은 중국 문자로 되어 있다. 그러나 그 같은 문학 작품은 1천 년 전쯤의 중국 고전 문학을 모범으로 하고 있어. 현재 중국에서 사용되는 중국말과는 발음이 완전히 다르다. 한국 글자인 '언문'은 중국 고전을 유일한 교육으로 생각하는 식자층에서는 전적으로 무시되고 있다. 식자층들이 쓰는 중국 글자는 '한문'이라 불린다.
한국 민족은 동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자신들의 알파벳, '언문'을 보유하고 있다. 여인들과 아이들, 그리고 교육받지 못한 사람들만이 이를 이용해 왔으나, 1895년 1월부터 관보에서 새로운 조치가 단행되었다. 수백 년 동안이나 한문으로 쓰여졌던 한국의 관보는, 문장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한문이 가나 음절에 의해 연결되는 일본식 글쓰기처럼 한문과 언문의 혼합형으로 나타나게 되었다.
더욱 진전된 형식은 독립과 개혁에 대한 왕의 선언문이 한문, 언문, 그리고 이 둘의 혼합형으로 함께 발표되었으며, 이제는 후자가 각종 포고령과 공식 기록, 관보에 본격적으로 사용된다는 것이다. 다만 왕의 칙령과 외국 대표부들에 보내는 공문서들은 대개 아직도 옛날 형식을 고집하고 있다.
문자 생활에 관한 한 한국은 매우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 이 한문과 언문의 혼합형을 공식적으로 사용하고 몇몇 경우에는 순수한 언문만을 사용하도록 하는 조직에 따라 한국 고유의 알파벳이 정식으로 승인되었다. 관직 후보자들의 적합성을 가리기 위해 실시되던 한문으로 된 중국 문학 시험이 폐지되었다. 새로운 한국 신문인 [독립 신문]에서는 놀랍게도 그 속된 문자를 전면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대부분의 외국 선교 단체가 한문보다는 언문을 중시하고 있으며, 언문으로 된 과학 교과서와 문학 교과서들이 점점 더 많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인의 문자 해독율은 상당히 높다. 문장 생황에서의 이와 같은 변화들은 한국인의 민족적 감정을 증폭시킬 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문자를 읽을 수 있는 대다수 민중들을 서양의 과학과 사유 형식에 마주치게 할 것이다.
13. 춘향전(春香傳)
[단원 해제]
'춘향전'은 판소리로 불리다가 소설로 정착된 판소리계 소설로 이본이 무려 120여 종에 이를 정도로 사람들의 호응을 많이 받아왔던 작품이다. 교과서에 수록된 본은 완판본 '열녀 춘향 수절가'로 비교적 판소리에 가장 가까운 모습을 보여 주고 있어, 고전 소설과 판소리의 관계를 학습하기에 적절한 제재이다. 이 작품을 하나의 소설로 감상하면서도 판소리의 제반 요소가 작품 속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나타나고 있느냐에 대해서도 아울러 관심을 갖도록 하자.
[작품 개관]
▷ 문종 : 고전 소설, 염정(艶情) 소설, 판소리계 소설
▷ 문체 : 4.4 조에 바탕을 둔 운문체와 산문체가 결합된 문체이다.
호흡이 짧은 어구를 반복하여 역동적인 느낌을 준다.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배경 : 조선 후기 숙종조, 전라도 남원과 한양
▷ 형성 과정 :
열녀 설화, 신원 설화 등(구전 설화) → 춘향가(판소리 소설) → 춘향전(고전 소설) → 옥중화(신소설)
▷ 구성 : 발단 - 전개 - 위기 - 절정 - 결말(교과서 수록분은 '절정, 결말'부분인)
▷ 특징 : 1) 판소리 특유의 해학적이고 풍자적인 표현이 많이 나타난다.
2) 다양한 수사법과 확장적 문체를 통해 표현의 효과를 극대화 하고 있다.
3) 서술자가 작품의 전면에 나타나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는 편집자적 논평이 빈번히 나타나 있다.
4) 전라도 방언을 다양하게 구사하여 현장감을 높였다.
▶ 주제 : 신분을 초월한 남녀 간의 사랑, 불의(不義)한 지배 계층에 대한 서민의 항거
▷ 의의 : 1) 판소리계 소설의 대표작이다.
2) 조선 후기 대표적인 서민 소설로서, 당시 서민의 풍속을 잘 그리고 있다.
3) 당대 사회에 싹트고 있던 근대 의식을 잘 반영하고 있다.
[내용 정리]
처음 : 줄거리 - 이 도령과의 이별과 춘향의 하옥
절정 : - 탐관오리에 대한 이 도령의 풍자
- 이 도령의 암행 어사 출도
- 춘향과 이 도령의 재회
결말 : 춘향과 이 도령의 백년 동락
[춘향전의 근원 설화]
▷ 암행어사 설화 : 암행 어사가 관력자나 부자의 횡포를 징치하고자 약자의 한을 풀어 주었다는 내용의 설화
- 박문수 설화, 성이성 설화, 이시방 설화
▷ 열녀 설화 : 여자가 고난과 시련 속에서도 정절을 지켰다는 내용의 설화 - 지리산녀 설화
▷ 관탈 민녀 설화 : 임금이나 관리가 평민의 내용으로 하는 설화 - 도미 설화, 우렁색시 설화
▷ 신원 설화 : 억울하게 죽은 혼의 원한 풀이를 내용으로 하는 설화 - 남녀 추녀 설화, 박색터 설화
▷ 염정 설화 : 기생과 양반 자제의 사랑을 내용으로 하는 설화 - 성세창 설화
[갈등 구조와 주제 의식]
▷ 춘향과 변학도의 갈등 : 이 도령에 대한 절개를 지키려는 춘향과 권력을 이용하여 춘향을 유린하려는 변학도 사
이의 갈등 - 탐관오리에 대한 서민의 갈등
▷ 이 도령과 변학도의 갈등 : 탐관오리를 징치하려는 이 도령과 학정을 일삼는 변학도 사이의 갈등
- 권선징악
▷ 춘향과 사회의 갈등 : 퇴기의 딸이라는 신분적 한계에서 벗어나려는 춘향과 신분 질서가 엄존하는 사회의 갈등
- 여성의 인간 해방
[서술자의 서술 태도]
대부분의 고전 소설과 마찬가지로 '춘향전'에서도 서술자가 작품 속에 개입하여 자신의 의견을 직접 피력하는 부분과 판소리의 공연 예술적 성격을 반영하여 독자에게 직접 말을 거는 듯한 부분이 눈에 많이 띄는데, 이러한 서술을 우리는 흔히 편집자적 논평이라고 한다.
- 등 밀쳐 내니 어찌 아니 명관인가
- 한참 이리 요란할 제 물색없는 거동 보소.
- 청파 역졸 거동 보소
- 춘향의 높은 절개 광채 있게 되었으니 어찌 아니 좋을소냐?
- 한참 이리 즐길 적에 춘향 모 들어와서 가없이 즐겨하는 말을 어찌 다 설화(說話)하랴.
[양반의 말투와 민중 말투의 뒤섞임]
판소리는 원래 서민 광대들이 지어 부르다가 차츰 상층 사회의 애호를 받음으로써 더욱 융성, 발전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 민중의 말투와 양반의 말투가 섞여서 나타난다. 상스럽고 비속한 말들은 서민들의 말투로 판단할 수 있고, 전아한 한자어나 고상한 시구, 문헌에 나오는 말 등은 양반들의 기호나 취향을 반영한 말투로 볼 수 있다.
[주제 의식]
'춘향전'은 '여성의 굳은 정절'이라는 유교적인 도덕률을 강조한 소서로 볼 수도 있고, 이와는 반대로 '신분적 제약의 타파를 통한 인간적 해방'이라는 근대적 주제를 다룬 소설로 볼 수 있다. 정절은 유교라는 사회 규범에 순응하는 행위인 반면, 신분 차별의 철폐를 시도하는 것은 당시의 사회 규범을 정면으로 거부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이 두 가지 주제는 일견 사로 모순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신분을 초월한 애정(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을 이루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정절 관념(유교적 윤리 규범)을 도구적으로 내세웠다고 본다면, 이러한 주제의 상반성에서 생겨나는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춘향전'의 상반된 두 주제를 대립적인 관계로서가 아니라 상호 보완적인 관계로 보아야 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춘향전'은 이처럼 다양한 줄거리를 갖는 이유는 구비 문학으로서 오랜 세월 첨삭, 변이의 단계를 거친 후 문자로 정착되었기 때문이다.
[詩作과 의미]
부패한 지방 정부 수령의 가렴 주구와 농민 수탈에 대한 서민들의 분노와 고통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철없는 망나니 양반 자제로만 보이던 어사또가 애민적인 인물로 변모했는데, 이러한 어사또의 시는 이 소설의 사건 전개에 있어 극적인 반전의 발판을 마련하는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이 소설에서의 극적인 반전은 그 동안 백성들에게 갖은 악행을 하며 그들 위에 군림했던 탐관오리들이 어사또에 의해 징벌을 받는 부분에서 일어난다. 어사또의 한시는 지배 계급의 부도덕성을 신랄하게 비판함으로써 앞으로 일어날 이러한 일들을 은영 중에 암시하는 효과를 만들어 내고 있다.
[암행 어사 출도 부분의 감동성과 구조]
암행 어사 출도 장면이 주는 감동은 치밀하게 조직된 플롯의 긴장이 일으키는 효과보다는 다른 요인에 더 많이 의존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 요인이란 길 게 부연된 사설 속에서 골계화(滑稽化)된 아수라장의 숨가쁜 모습과 이를 효과적으로 연출하는 음악성 - 자진 모리 장단의 급박하고도 경쾌한 흐름이 일치된 작용이다. 극도의 희화적 과장으로 연속된 사설(辭說)은, 청중들의 정의감이 예상한 바를 충족시키면서, 허둥거리는 관속들의 모습과 야단스런 난장판을 흥겨운 음악으로 노래한다. 이렇게 사설, 장단, 발림이 동시적 결합을 이루어 발휘하는 흥과 통쾌감은 이 부분만이 엮어진 구성상의 긴장에서가 아니라, '어사 출도 장면'이라는 상황이 지닌 의미, 정서를 수사와 음악으로 확대, 강화함에서 이룩된 것이기 때문이다.
[춘향의 下獄이 지니는 의미]
춘향은 단호한 자세로 수청 욕구를 끝내 거절한 죄로 옥에 갇히게 되는데, 이러한 춘향의 사정은 엄격한 신분제 사회였던 조선 사대에서 신분을 뛰어넘는 사랑을 위해서 거쳐야 할 일종의 통과 제의적인 시련으로 볼 수 있다. 즉, 10대의 치기(稚氣) 어린 풋사랑을 성숙된 것으로, 춘향을 기생 월매의 딸에서 기생이 아닌 자유인으로 변모시키기 위해 설정된 소설적 장치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감옥은 단군 신화에서 곰이 사람이 되기 위해 근신했던 '굴[穴]', 또는 심청전에서 심청이가 뛰어들었던 인당수와 같은 재생을 위한 제의적(祭儀的) 공간이 되고 있는 것이다.
[문체적 이원성]
판소리계 소설에는 상스럽고 비속한 말투와 고상하고 우아한 양반들의 말투가 함께 나타난다. 서민 예술로 출발한 판소리는 시간이 지나면서 양반들에게까지 사랑을 받게 된다. 이에 따라 판소리 광대는 새로운 관객인 양반들의 기호에 맞도록 유식한 문자로 사용하여 사설을 꾸미게 된다. 여기서 춘향이 중국 시인 왕유의 시를 인용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춘향의 신분이 천기 소생임을 감안한다면 이것은 현실적으로 어울리지 않는 행동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앞에서 말한 것처럼 이 소설의 근간이 되었던 판소리는 사실성이나 개연성보다는 청중의 흥미와 기호를 더 중시한다. 그러므로 이 부분도 양반 청중들을 의식해서 원작과는 관계없이 나중에 판소리 창자에 의해 의도적으로 첨가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13. 건축과 동양정신
[단원 해제]
이 글은 건축의 영역에서 전통의 본질을 다룬 설명문으로, 우리가 흔히 접하는 건축에서 공간이라는 관점을 추출해 내고, 전통적 공간의 특성과 그에 대한 사람들의 이해는 어떠하였는가를 살펴봄으로써 전통의 본질을 명료하게 드러내고 있다. 이 단원은 전통의 현대적 계승과 창조라는 문제를 깊이 있게 살펴보는 데 있어 아주 적절한 제재라 할 수 있다.
[작품 개관]
▷ 문종 : 설명문
▷ 문체 : 건조체
▷ 성격 : 주지적, 논리적, 객관적
▷ 구성 : 머리말 - 본문 - 맺음말
▷ 특징 : 1) 이론적인 성격의 글로서 내용이 다소 추상적이다.
2) 전통 사상을 논리적 근거로 제시하여 논지를 강화하고 있다.
3) 하나의 개념이 지니는 의미를 다양한 측면에서 살펴보고 있다.
4) 필자가 만들어 낸 새로운 개념이나 용어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5) 현재의 문제와 관련지어 논의를 전개하기 때문에 독자의 관심을 강하게 유발한다.
▶ 주제 : 건축 사상으로서 내거티즘의 의의
▷ 지은이 : 김수근(金壽近, 1931 ~ 1986) 건축가. 1959년 동경 예술대학 건축과를 졸업한 직후 남산 국회의사당 현상 모집에 당선되어 한국 건축계에 화려하게 등장핬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자유 선터', '올림픽 주경기장' 등이 있다. 저서로서는 이 글이 실려 있는 '좁은 길은 좁을수록 좋고 나쁜 길은 넓을수록 좋다 : 김수근 공간 인생론' 등이 있다.
[내용 정리]
▷ 머리말 : 환경 파괴 시대의 건축과 공간 개념
▷ 본 문 : 전통적 공간 개념의 특성과 네거티비즘
네거티비즘의 전통 사상적 근원
네거비티즘적 공간의 환경적 측면
네거비티즘의 공간의 사회적 측면
네거비티즘의 공간의 특질
▷ 맺음말 : 건축 사상으로서 네거비티즘의 의의
[새로운 공간 개념의 필요성]
개발과 성장 위주의 정책을 밀고 나가고 있는 현대 사회애서는 주변 환경과의 조화를 고려하지 않는 커다란 건축물들이 대규모로 지어지고 그 결과 환경 오염이나 자연 파괴 같은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러한 문제의 원인은 현대 건축가의 잘못된 공간 개념에서도 찾을 수 있다. 다시 말해, 현대의 건축가들은 자연이나 공간을 인간의 묵적을 위해 얼마든지 이용할 수 있다는 생각을 지니고 있었는데 바로 이러한 사고 방식 때문에 환경 오염이나 자연 파괴가 일어났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 사회의 건축가들에게 새로운 공간 개념이 절실히 요청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한국적 공간 개념의 특징]
글쓴이는 건축이 자연 환경을 파괴하고 인간의 필요 위주로만 흐른다는 데 대한 반성을 토대로, 전통적 건축 양식에서 한국적 공간 개념의 특징을 찾고, 그것의 사상적 근거를 다시 전통에서 찾는 방식으로 전통에 접근하고 있다. 한국적 공간 개념이 공간의 규모보다는 자연과 인간의 조화 여부를 중시하는 데 있다고 보고, 현대 건축에서도 자연을 훼손한다면서까지 건축 규모를 확대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피력하고 있다.
[네거티비즘의 의미]
글쓴이는 건축이 자연 환경을 파괴하고 인간의 필요 위주로만 흐른다는 데 대한 반성을 토대로, 전통적 건축 양식에서 한국적 공간 개념의 특징을 찾고, 그것의 사상적 근거를 다시 전통에서 찾는 방식에 접근하고 있다. 한국적 공간 개념이 공간의 규모보다는 자연과 인간의 조화 여부를 중시하는 데 있다고 보고, 현대 건축에서도 자연을 훼손하면서까지 건축 규모를 확대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피력하고 있다.
[네거티비즘의 근원]
내거티비즘의 사상적 근원은 유가 사상, 불가 사상, 도가 사상의 세 가지이다. 네거티비즘은 건축과 공간 설계를 할 때 그것이 환경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까지 고려하는 생각이다. 이렇게 주위를 배려하는 관점은 지나친 실리 추구나 행위의 나쁜 영향에 대한 경계를 강조하는 유가 사상이 잘 나타난다. 또한 물질 생활에 대한 욕망의 포기와 타인에게 고통을 주지 말 것을 강조하는 불가 사상, 인간의 인위적 행위와 기능주의적 사고를 부정하는 도가 사상에서도 네거티비즘의 요소를 발견할 수 있다.
[네거티비즘의 공간 개념]
- 정적 공간, 자유 공간 : 네거티비즘적 공간의 환경 친화성을 나타낸다.
- 통합 공간, 공유 공간 : 인간 사이의 차별을 없애는 네거티비즘의 사회적 측면을 나타낸다.
- 기분 공간, 자궁 공간 : 네거티비즘의 특질을 나타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