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1∼S#8 과거 회상 흑백처리
S#.1 산동네 허름한 주택 방안(낮) (과거)
5살 아이, 친부모와 함께 밥상에 앉아 밥 먹는 도중 포크로 반찬을 집다 떨어뜨리
자 엄마 포크로 손등을 찍고 아이를 째려보는 씬 손등으로 나오는 피.
S#.2 방안(낮)
아버지 술을 병째 들이키고 있고 아이 아버지의 방 한 켠 구석에서 두려운 눈으로
아버지를 처다 보고 있음. 시선을 느낀 아버지, 담배를 피다가 아이를 눕히고 담배
를 등에 지져버림. 두려운 눈으로 '잘못했어요'를 반복하며 되뇌이는 아이
'잘못했어요. 다신 안 그럴게요' 아이의 울먹이는 소리 반복
S#.3 거실(밤)
아이, 문을 빼꼼히 열어 안방을 처다본다.
S#.4 아이의 방(밤)
배게 속에 있는 꼬깃 꼬깃한 돈을 펴보는 아이.
S#.5 거실(밤)
신발을 들고 맨발로 집을 나가려는 아이. 얼마 가지 못해 엄마에게 잡히는 아이.
S#.6 부엌(밤)
연탄불을 피고 있는 아이. 시멘트바닥 구석에 쪼그려 덜덜 떨고 있다.
엄마는 부엌 집기들을 집어 던지며 광기 어린 눈빛으로 연탄집게를 집어 들려고 하
자 아이 뛰쳐나간다. 뛰쳐나가는 아이를 잡으려 발을 디디는 순간 옆에 자신이 던
졌던 플라스틱 컵에 미끌어져 연탄아궁이 모서리에 머리를 찍고 쓰러지는 엄마. 지
켜보는 아이. 엄마가 숨을 쉬나 확인해보려고 코에 손을 대보는 아이, 아무렇지 않
게 연탄불위로 옆에 있던 종이를 태우며 불장난하는 아이 불 위로 보이는 아이의
얼굴과 뒤에 쓰러져 있는 엄마의 얼굴, 번지는 불길
S#.7 안방(같은 시간)
뒹구는 소주병, 크게 틀어져 있는 TV, 술에 취해 골아 떨어져 있는 아버지
S#.8 대문 앞 (새벽)
화염에 휩싸인 집 앞 아이 모래장난 하며 앉아 있다. 불이 난 것을 발견한 동네 사
람들 들어가려 하지만 이미 불이 번져 들어가지 못하고 아이만 안고 발만 동동 구
른다.
동네 사람의 품에 안긴 아이 모래를 한웅큼 쥐고 놓칠 않는다.
암전.
현재
S#.9 00 병원 응급실 앞(밤)
요란한 소리를 내며 응급실 앞에 서는 앰뷸런스. 긴박한 상황, 교통사고 난 어린 여
자 아이 내려지고, 피 흘리며 침대에 실려 긴급히 옮겨지는 아이를 보며 멍하게 보
고 있는 채연.
S#.10 응급실 안(밤)
심폐 소생 술을 하는 채연, 긴박한 모습과 함께 아이의 부모 절규하고 의사들의 분
주한 모습 채연의 이마위로 흐르는 땀, 심장박동기의 삐익 소리와 함께 아이의 심
장 멈추고 부모의 절규소리 더 커진다.
채연: 심장 박동기를 처다 보고 아이에게서 눈을 떼면서 옮긴 시선
소연: (죽은 아이를 무표정하고 창백한 얼굴로 처다 보고 있다가 채연에게 시선이
옮겨지는데)
채연: (손에 들고 있던 심장 박동기 떨어뜨리며 얼어 버린 얼굴)
아이아빠 : (아이를 안고 절규하며) 민경아!
채연: (뒷 걸음질 치며 작은 소리로 ) 안돼...
S#.11 응급실 앞 복도(밤)
커피 자판기 앞 창가에 서있는 채연. 한 손은 가운주머니에 넣고 다른 손의 손톱을
물어뜯고 있다. (물어뜯고 있는 손등에 있는 4개의 점 같은 상처.->포크로인한 상
처)
현규 : (옆에 다가가) 채연아!
채연: (손톱 물어뜯는 것을 숨기며) 어?
현규: 왜 그래? 아까 그 여자아이 때문에 그래?
채연: 응급실에서 환자 죽는 거 처음 보는 것도 아니고 (사이) 왜? 이상해 보여?
현규: 아니 그냥..
현규 채연의 한 손을 본다. 채연의 손톱, 피날 정도로 물어 뜯겨 있다.
현규: 채연아! 좀 쉬어 너 요새 많이 안 좋아 보인다.
채연: (의아해 하며) 그래? 내가? 잠을 못 자서 그래. 신경 쓰지마
뒤돌아 서는 채연 뒤로 진수 채연의 뒷모습을 보고 있다.
S#.12 암 병동 중환자실 앞 복도(밤)
간호사 컴퓨터 앞에 앉아 졸고 있고 지나가는 채연이 간호사를 깨우며
채연:(간호사를 깨우며) 피곤해요? 그렇다고 졸고 있어요? 여긴 중환자실 바로 옆이
예요. 그러다가 무슨 일이라도 나면 책임 질껀가요?
서정: 아니 어제도 야근해서.....
채연: 000환자 차트 좀 주세요.
서정: 네. (차트 찾아 건네는데 손등에 4개의 상처가 나란히 있다.) 여깄어요.
채연: (손에 잠깐 시선 가고 차트 받아서 넘겨보면서) 계속 수고 해요!
채연 차트를 들고 어두워진 복도를 걷고 있다.
308호 앞 어린 여자아이 고개를 푹숙인 채 웅크려 앉아 있다. 채연 보이 못한 채
지나친다.
뒤돌아보는 채연. 아무 것도 없다.
S#.12 병원 정문 앞(밤)
현규, 택시를 잡으려 정문 앞에서 떨고 있다. 이때 나가는 채연
현규: 황선생! 나 차가 고장나서 그러는데 같은 방향이면 집까지 태워다 줘
S#.13 주차장(밤)
채연, 시동 걸고 있고 현규 조수석에 앉아 있다.
현규: 아, 피곤해 나 잘테니까 네가 알아서 모셔라
채연의 차 주차장을 빠져 나오려는 데 소연 차 앞에서 쭈그려 앉아 처다 보는 것을
보고 급정거하는 차.
현규: (눈뜨며) 왜 그래?
채연: 아니야 뭐가 지나가서.
현규: 잘 모시라고 하지 않았느냐. 안전운전 하거라.
채연: (부자연스런 웃음) 어. 그럴게.
S#.14 오피스텔 채연의 집 (밤)
하나의 흐트러짐도 없는 채연의 집. 원색의 물건은 찾아 볼 수 없다.
책상 위 채연과 소연의 사진, 스탠드만 켜놓은 채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채연.
커피와 함께 수면제 몇 알을 먹고 일어나 침대에 가서 눕는다. 이때 걸려온 전화
(F): 전화 벨소리
채연: 여보세요!
서정(F): (급한 목소리) 황선생님! 황선생님!
채연: 손서정 간호사? 이 시간에 웬일 이예요?
서정(F) 306호실 강지호 환자가..
채연: 당직 쓰고 있는 의사들 많잖아요
서정(F): 선생님 제가 뭘 잘못한 거 같아요. 어떻게요. 맥박이..선생님!
채연: 알았어요. 금방 갈게요.
S#.15 306호 입원실(밤)
서정, 안절부절하며 채연이 호흡곤란 환자 보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채연: 이 환자 약물 중독 같은데? (동공을 확인하며) 수술 한지 얼마 됐어요?
서정: 이 환자 어제 폐암 수술했는데요.
채연: (0000)주사 언제 줬어요?
서정: 저기 실은 그게, 저기 00mg처방해야하는데 제가 숫자 6하고 9를...
채연: (말 자르며)환자 보호자는?
서정: 간병인 한테 맡겼는데 잠시 외출했어요.
채연: 우선 (OOO,OOO)주사 가지고 오세요
뛰어가서 주사약 2개 가지고 온다.
서정: 선생님. 저 때문에 환자 어떻게 되는 건 아니겠죠?
채연: 지금 그게 중요해요?
채연. 주사 투약 하고 점점 가뿐 숨을 고르게 쉬는 환자,
서정 울며 채연을 처다 본다. 채연 옆에 있는 기계들의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오는
것을 확인 안도의 한숨.
S#.16 병원 앞 화단(낮)
귀신과 너무 닮은 아이가 잔디 밭에서 같은 또래 친구들과 놀고 있다. 검은 머리
창백하게 하얀 얼굴 보라색 입술 한눈에 알아봐도 아픈 것이 보인다. 채연, 진혁 자
판기 커피를 들고 문 앞에 서 있다. 채연은 진혁을 의식하지 못하고 있다. 그 아이
를 보는 순간 커피를 떨어뜨린다 진혁에게 까지 커피가 튀었지만 신경 쓰지 않은
채 그 아이에게로 다가간다. 어이 없는 진혁 채연이 가는 곳을 눈으로 따라간다.
채연: (허리를 굽혀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예쁘게 생겼다 너.
아름: (채연을 올려다보며) 의사 언니!
채연: 어디가 아파서 왔어?
아름: 엄마가 그러는데요 (배를 가리키며) 여기가 아야 해서 병원에 있어야 한 대요
채연: 그래? 너 몇 호에서 사는데?
아름: 동아 아파트 109동 401호요
채연: (웃으며) 아니 여기 말이야.
아름: (소아암 병동이 있는 건물 가르키며) 저기 음..3층에서
채연: 그래? 여기 나와서 놀아도 된다고 의사 아찌가 말했어?
아름: 아니, 내가 그냥 나온...( 쓰러진다)
채연: (아이를 안고 급히 뛰어 들어간다.)
S#.17 소아암 병동 아름의 입원실(낮)
다른 아픈 아이들이 침대에 누워 보호자의 간호를 받고 있다.
채연 아름의 손을 꼭 잡은 채 침대에 엎드려 있는데 아름 눈을 떠 앉고 채연을 멀
뚱멀뚱 처다 본다. 채연, 아름을 잠에서 깨 처다 보는데. 아이 귀신과 겹치는 영상
채연 놀라 아이의 손을 확 뿌리 처 버린다.
아름: (놀라며) 의사 언니!
채연: (정신이 든 듯) 어. 많이 아팠어?
아름: 아니 나 잠든 거야 아픈 거 아니야.
채연: 근데 엄마 아빠는?
아름: 아빠는 아빠는 ....
채연: 엄마는?
아름: 엄마 일하러 갔어. 나 여기 있으려면 엄마 일하러 가야 된데.
채연: 그래. 앞으로 의사 아찌 말 아니면 밖에 혼자 나가면 안돼! 알았지?
아름: 웅 언냐.
채연: 언니 이따 나중에 놀러 올게 옆 친구들이랑 놀고 있어
아름: 웅
S#.18 입원실(낮)
진수, 수술 복으로 갈아입고 있다. 시중드는 진수 아내 지수, 그 옆 진혁
진혁:(형의 어깨를 치며) 형! 잠깐 자다가 일어나면 끝날꺼야.
진수: (수술 복으로 갈아입으면서) 그래도 이 형이, 지구력, 인내력 너보단 한 수 위
잖아 걱정하지말고 우리 민지 엄마 많이 울지 못하게,
진혁: 형수님! 형보다 형수님이 더 긴장했네
지수: 아니예요. 도련님.
수술복 입고 침대에 누워 수술실 안으로 들어가는 진수, 안타깝게 처다 보는 진수
와 지수.
S#.19 수술실(낮)
채연과 진수, 간호사, 수술가운과 마스크 쓰고 진수. 긴장한 얼굴로 진수의 배를 가
르고 있다.
현규: (놀라며) 이 환자 1기라고 했잖아?
채연: 검사 결과에는 1기였는데
현규: 4기라구! 췌장주위의 위장, 비장, 대장이나 주변혈관까지 침범했잖아. 드믄 경
우에 걸려 버렸는 걸. 검사에도 나오지 않고 뚜겅 열어 봐야 나오는... 젠장.
채연: 척출 할 수 있는데 까지 하자.
간호사 진수의 땀을 닦아 준다.
수술후 손을 씻는 채연,
S#.20 수술실 앞(낮)
수술이 끝나기를 고개를 숙인 채 기다리고 있는 진혁. 얼마후 채연이 수술실에서
나온다.
진혁: 의사선생님! 어떻게 됐어요?
채연: 복부 절개를 했을 때는 이미 암이 다른 장기까지 퍼져 손 쓸 수 없게 됐어요.
방사선과 화학요법에 기대 할 수 밖에요
진혁: 무슨 소리야? 간단한 수술만 하면 금방 낫는 다고 했잖아!
채연: 복부초음파와 CT 검사가 다가 아니죠.
진혁: 그래서?
채연: 우선 십이지장 등이 막혀 음식을 못 먹게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위와 장을 연
결하거나, 황달이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해 담관과 장을 연결했어요.
진혁, 버럭 화를 내려고 하자, 진수의 부인이 진혁를 잡는다.
지수: 그만해요. 선생님이 나중에 얘기해 주시겠죠. .
우선 쉬어요. 잠도 제대로 못 잤잖아요 민지 아빠 나왔어요. 보러가요.
S#.21 중환자실(밤)
진수, 황달로 눈과 피부과 샛노랗고 피골이 상접한 모습으로 침대에 누워 있고, 진
혁, 진수의 손을 붙잡고 고개 숙인 채 있고 지수는 옆에서 진수를 눈물 흘리
며 처다 보고 있다. 눈뜨는 진수
진혁: 형!
진수: 내가 너무 많이 잤나?
진혁: 형 원래 잠 많잖아. 우리 둘이 부모님 돌아가시고 아침에 깨워 주는 사람 없
어 맨 날 지각했잖아.
진수: 진혁 너 요새도 지각 하냐?
진혁: 아니야 아니야 나 지각
(진수 웃으며) 가끔 아주 가끔 하지.
진수: 민지 엄마! 눈이 빨게. 울었어?
지수: 아니예요. 울 일이 뭐가 있다고 울어요.
진혁: 그래 형 형수님이 왜 울어.
진수: 울음 참는 연습 좀 해. 앞으로는 울일 많아 질 것 같다.
진혁: (말돌리려)아참, 형 병원 밥 싫으면 형이 좋아하는 초밥 사가지고 올게!
진수: 초밥 비싸잖아 그냥 형 얼굴이나 보러와. 먹는 거 말고 담에 올 때는 니 색시
감도 데리고 와야한다.
진혁: 나 일이 더 좋아 지금은.
진수: 진혁아! 너 황채연 의사 알지? 어떠냐? 그만하면 예쁘고 똑똑하고
진혁: 형! 아무리 "사"로 끝나는 직업이라도 의사가 형사를 좋아하겠어?
진수: 그래도 우리 진혁이 남자다움에 안넘 어올 여자는 없을 건데.
진혁: 내가 남자답긴 하지
진수 ,진혁 웃는다.
진혁: 나 가야겠다. 근무 중이었거든. 나중에 올게
진수: 그래 바쁜데 너무 자주 오지마.
진혁: (문열며) 알았어!
진혁 나간다. 진수 아내 진혁을 따라나서고
S#.22 중환자실 앞 복도(밤)
진혁 입원실을 나와 걷고 있는 와중 문을 열고 나오는 진수아내.
진수아내: 도련님! 민지 아빠 점점 날이 갈수록 병이 깊어 져요. 췌장암이 회복 성
공률일 아무리 낫다고 해도 건강했던 사람 아프다고 치료하러 병원에 오니
까 더 아파요.
진혁: 암 이란게 몸 속에 자라나는 거라 겉으로 보이지 않았나 봐요. 좋아지겠죠.
걱정하지 마세요
지수: 그래도 병원에 온 후로..
진혁: 제가 담당의사 만나 볼게요. 뭐 똑같은 소리 하겠지만.
지수: 네 도련님.
S#.23 채연의 사무실(밤)
진혁 채연의 사무실 문을 노크한다.
채연: 네 들어오세요.
진혁: 늦었는데 퇴근 안하시구.
채연: (급하게 차트를 정리하고 그 차트 중 박진수 40, 이라고 딱지 붙여져 있는 차
트에 진혁의 시선 간다. ) 네, 정리할게 있었서
진혁: 저번에 수술하고 나서 제가 성질부터 낸 점 먼저 사과 드립니다.
채연: 그럴 수도 있죠, 저도 제 가족이 그렇게 아프다면 그럴 수 있어요. 이해해요
진혁: 근데 형이 차도가 안 보이는 것 같아서.
채연: 췌장암이란게 회복률이 낮은 병중에 하나예요. 병의 조기발견도 어렵고 게다
가 발견했을 땐 거의 말기거든요.
진혁: 그런데 수술 전 검사 결과로는
채연: 검사 결과로선 100%다 알 수 없어요. 열어 봐야지 알죠. 췌장암 환자들 중에
그런 경우 다 대다수 발생합니다. 췌장이란 게 그렇거든요. 제 입장으로선 긍
정적으로 생각하시라는 말밖에 해드리지 못합니다.
진혁: 더 좋은 치료나 그런 거 할 수 있는 최대한 해주십시오.
채연: 화확 치료와 방사선 병행하면서 수술도 할 예정입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진혁: 그럼 의사선생님만 믿고 가겠습니다.
(문열고 나가는 진혁 , 채연 진혁이 나간 후 한숨을 쉬고 가운을 벗고 가방
챙겨 사무실을 나선다.)
S#.24 소아암 병동 아름입원실(밤)
사복 차림의 채연, 아름의 얼굴을 보러 가는데.
이미 아동 입원실은 불이 꺼진 상태이다. 병실 문을 여는데 아름의 침대에 앉아 있
는 귀신 창 밖을 하염없이 바라보다 시선을 아주 천천히 채연에게 돌리는데 눈이
마주 치기 전에 채연 고개를 돌려 눈을 마주 치지 않으려 한다.
아름: 의사 언니!
채연: (고개를 돌려) 응? 안 자구 뭐해?
아름: 엄마가 온다구 그랬는데 안 와 자꾸 기다리는데 한밤만 자고 온댔는 데 두
밤 째고 오늘만 자면 세 밤 째야(손가락으로 세면서)
채연: 어머니 오시겠지 내가 연락 해볼게.
아름: 진짜지? 약속
채연, 아름 손가락 걸고
채연: 늦었어 이제 자.
아름: 그럼 아름이 코할게. 내일봐요.
채연: (눕는 아름 이불 덮어 주고 간다) 잘자
병실 문 앞에서 뒤돌아보는 데 아름이 누워 있는 얼굴에 겹쳐지는 아이 귀신의 얼
굴. 소연이다. 놀라는 채연. 서둘러 문을 닫고 뛰어 간다.
S#.25 채연의 집 지하 주차장(밤)
차안에 핸들을 잡고 고개 숙이고 있는 채연. 가방을 챙기려 고개를 드는 순간, 백미
러에 비치는 자기 어깨 위에 올려져 있는 손톱이 다 빠져있는 아이의 손, 뒤돌아보
는 채연. 아무것도 없다.
채연: (가방을 던지며) 너 때문이야! 너 때문 이라구!!
S#.26 채연의 집(밤)
채연의 책상 손톱을 물어뜯으며 모니터를 뚫어지게 처다 보곤. 옆에 있는 약통의
알약을 먹은 다음 커피랑 같이 마신다. 채연과 소연이 웃으며 찍은 사진을 손에 들
고 한번보곤 던져 버린 후 침대에 들어가 눕는다.
S#.27 병원(꿈 속. 흑백처리)
소연이 병원 복도를 벽에 있는 손잡이를 손으로 스치며 걸어가고 있다.
손에 손톱이 없다. 몰래 따라가는 채연, 아름의 병실 앞에 서는 소연, 잠시 멈췄다
가 문을 열고 들어가는데 채연은 문을 열고자 하는데 문이 열어 지지가 않는다. 문
을 세차게 두드리며 손잡이를 흔들고 그러지마! 그러지 말라구! 라는 소리만 지르고
있다.
S#.28 채연의 방(밤 - 현재)
소리지르며 잠에서 깨는 채연
채연 침대 옆 시계를 보곤 일어나 욕실로 들어간다.
S#.29 병실(아침)
채연, 의사들과 함께 병실을 들르며 환자들의 상태 체크하고 있는 와중
뛰어 들어오는 간호사
성태: 어제만 해도 호전 됐던 애가.
채연: 김선생님! 어떻게 된거죠?
성태: 오늘이 고비일 것 같아요. 워낙에 면역력도 떨어진데다 감기에 걸린 것 같은
데.
채연: 어떻게든 해 봐야죠 이봐요! 간호사
미연: 네 선생님!
채연: 아름이 보호자한테 연락해요! 한시가 급하다고 전해요
간호사: 그런데 선생님 이 아이 엄마가 안 온지 꽤 됬는 데. 연락이 잘 안되는..
채연: 안 되는게 어딨어요? 해봐요!
S#.31 간호사 실(낮)
간호사 3명 테이블에 앉아 있다.
뛰어들어오는 간호사 들어와 전화만 한다.
3통을 안받는 전화
미연: 여보세요. 네 여기 00병원인데요. 이아름 환자가
아름 모(F): 아름이가 아픈가요?
미연: 네. 한시가 급한데.
아름 모(F): 아픈 적이 한두번이 아니라서 가기가.... 그리고 저 지금 직장인데 일하
는 중이거든요
미연: 네? 아름이 어머니! 오늘이 고비거든요. 혹시라도 안 좋을까봐 전화 드린건데
아름 모(F): 네 일 끝나는 데로 갈게요.
미연: 네 네. 알겠습니다.
전화 끊고
미연: 황선생 지가 소아과도 아니면서 왜 나타나서 저러는거야?
간호사2: 무슨일 있어? 환자가 친척이겠지.
서정 나타남
서정: 미연 선배 저기 황선생님 어디계세요
미연: 아니야. 괜히 저런다니까, 자기 일이나 잘 할 것이지 소아과까지 와서 참견이
야
서정 : 저기... 황선생님
미연: 302호가봐!
서정: 네
가려던 서정 간호사들 얘기를 듣는데
간호사2: 저기 외가 황선생 전에 있었던 병원 내 대학 동기랑 같이 있었는데
저 선생이 그 병원에 들어오고 나서 그렇게 환자들이 죽어 나갔더라
미연: 어머 진짜?
간호사2: 들어오는 환자들이 다 말기 암환자들이었지만 그래도 좀 고치고 나가는
것도 있어야 할건데. 죽는 게 열에 아홉이었데
미연: 제수도 드럽게 없지
간호사 2:그래가지고 그 환자들 보호자가 의료소송 걸었는데, 누가 봐도 따논 당상
이었지.
미연: 다 이겼어?
간호사2: 그렇지.
서정: 어디서 들은 얘기 에요?
간호사2: 어 내 친구한테 들었어?
서정: 사실이예요?
간호사2: 아니 땐 굴둑에 연기 나겠어? 소문이 나는 건 자기가 한일이 있어서 그러
는거야!
서정: 소문이요? 믿을만한 이야기하고 다니세요 선배님!
미연: 아니? 쪼그만 게? 너 황선생님이랑 같이 일한다고 편드는 거야?
서정: 아니..(수간호사보고 말 하려다 입닫음)
수간호사 등장
수간호사: 근무시간에 웬 잡담들이야? 분위기 왜그래?
서정이 무슨 일이야?
서정: 아니예요. 저 가볼께요
수간호사: 하여간 병원 뒷담이나 험담 하려면 병원 오지마 어디 근무 시간에 잡담
들이야? 환자 체크안해?
간호사들: 네...
S#.32 회의실(낮)
의사 여러명 회의하고 있다. 앞에 걸려있는 엑스레이 사진들, 지휘봉으로 가르키며
말하고 있는 치프
치프: 우선 우리 병원에서 암으로 고통받고 있는 환자들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는 거 알죠? 입원해 있는 암환자들의 80%로 말기암환자들인데. 각별히 신경
을 쓰도록 하세요. 살날이 얼마 안 남아 회복 가능성이 안보여도 최선을 다해
주십시오. 병원 사망률 중 암으로 죽는 환자들이 무려 70%입니다. 의사의 직
분이 뭡니까? 치료잖아요. 외과의사들 수술할 때 신중히 하십시오. 의료분쟁
이 일어나면 병원에서 책임지지 못합니다. 의사책임입니다. 의료사고 나면 의
사의 생명은 그걸로 끝이라는 것을 명심하시고 일하십시오.
그럼 회의 이만 마칩니다.( 탁상에 있는 서류를 정리하며 채연을 처다 보곤)
아참 황 선생 나좀 보지
다른 의사들 나가고.
치프: 황선생.
채연: 네. 병원에서 자네를 특별히 보고 있는거 아나?
치프: 자네는 조기 발견 환자들의 대부분이 회복률은 상당하지만 말기암환자들의
완벽 회복은 바라진 않는데 그래도 몇 달이라도 더 늘려야 하지 않겠어?
채연: 하지만 말기암환자들 죽는 것을 어떻게 늘리죠? 제가 하나님도 아니고,
치프: 그러니까 각별히 신경 쓰라는 내말 잊었나? 약을 독하게 쓰던 수술을 많이
하던. 회복되는 기미를 보호자들에게 보여주라는 얘기 아닌가? 그렇다고 사소
한 의료분쟁에 휘말리지 말고!
채연: 네.
치프: 앞으로 지켜보겠네. 그리고 자네 요새 괜찮아?
채연: 네?
치프: 얼굴이 많이 안좋아 졌어? 수면제 타가는건 정신과 김선생에게 들었네. 수면
제 너무 많이 먹지 말고. 적당히! 그러다 환자는 둘째치고 자네한테 문제 생
기 겠어
채연: 네 선생님.
치프: 그럼 이만 가봐.
S#.33 간호사무국(밤)
채연, 간호사에게 말하고 있는데 서정이 달려 온다.
서정: 황선생님! 아름이가 죽었다는데
채연: 뭐?
달려 가는 채연.
S#.34 중환자실 앞(밤)
문이 열리고 천이 덮어져있는 침대 가 빠져나간다. 채연, 그것을 보고 주저앉아 운
다.
채연: (작은소리로 되뇌이며 흐느낀다) 소연아, 소연아
S#.35 병원 약품창고(밤)
채연, 무슨 약을 찾으려 하는 듯 약을 손으로 따라가며 읽어 내려가고 있다.
채연의 진열장을 밑칸을 보려 하는 순간 아이와 눈이 마주치고 뒷 걸음질 치는 채
연 이때 문밖에서 수간호사 필요한 약품리스트를 손에 쥔 채 문안에서 들리는 소리
에 놀라며 문을 연다.
서정: 누구 있어요?
채연: (뒷걸음 질 치다 떨이진 약통들 주으면서 놀라며) 나야.
서정: 황선생님 계셨어요? 처방하실 것 있음 저한테 시키시지 않고....
채연: 약품창고에 약 좀 보러 왔어. 신약도 있다고 해서.
(약통하나를 주머니에 몰래 넣으며) 난 이만 가볼게.
서정: (주머니에 넣는 것을 보면서) 네.
S#.36 병원 복도(밤)
채연, 진수가 있는 병실 앞을 지나가고 있다. 308호 앞에서 들려오는 진수와 진혁의
목소리
S#.37 308호 진수의 병실(밤)
몰골이 말라 시체나 다름없는 진수, 옆에서 물수건으로 손과 얼굴을 닦아 주고 있
는 지수.
진수: 민지엄마 그만 닦어. 잘생기지도 않은 얼굴 닦아서 뭐해.
지수: 이렇게 닦으면 더 잘생겨지지 않을까 싶어서 닦는 거예요. 말리지 마세요.
진수: (아내의 손을 잡으며) 내가 나으면 꼭 우리 마누라 얼굴 내 손으로 닦아 줄테
니까 그때까지만 참아. 가서 민지랑도 놀아 줘야 할텐데.
지수: 그런 거 알면 밥도 좀 맛있게 먹어 주고 도련님한테도 웃어주세요. 도련님 요
새 범인 잡는다고 잠복근무다 뭐다 날 밤 새는 데도 당신 보러 이렇게 오잖아
요.
진수: 우리 진혁이 아침에 누가 깨워 주나. 나도 없고 당신도 없는데.
지수: 엄마가 민지랑 도련님이랑 같이 있어요. 민지도 돌보고
진수: 내가 장모님한테 큰 신세 지게 생겼네
지수: 그런 소리 하지 마세요. 엄마도 하고 싶어서 그러시는 거니까
진수: 민지는 잘있나?
지수: 민지 데리고 올까요?
진수: 그러지마 나 아픈 거 우리 딸한테 보여주기 싫어 다 나으면... 다 나으면..
지수: 민지 얼굴 보고 싶으면 어서 기운 차려요.
진수: 민지엄마. 여기서 쪽 잠 자서 얼굴이 반쪽이 됐어. 오늘은 집에 가서 자.
진수아내: 싫어요.
진수: 민지 엄마 얼굴 못 보잖아. 그 녀석 엄마 보고 싶다고 장모님 조를거 눈에 보
여
지수: 싫다니깐요.
진수: 우리 마누라 언제 이렇게 고집이 세졌어? 나 아픈 거 돌봐 주다가 깡만 쎄졌
네.
지수: (웃으며) 나 고집 센거 이제 알았어요? 잘 알면서 당신도..
진수: 그러지 말고 집에 다녀와. 가서 장모님한테 맛있는 것도 해달라고 하고. 이러
니까 장모님이 해준 닭도리탕 먹고 싶네.
지수: 닭도리탕이요?
진수: 웅
지수: 그러면 닭도리탕 엄마한테 해달래서 싸가지고 올테니 당신 밥 한공기 다 드
셔야 돼요. 알았죠?
진수: 알았어. 알았어.
S#.38 병원 정문 앞 (밤)
택시 서고 진혁 내린다. 진혁 양손엔 초밥이 들려져 있다.
S#.39 엘리베이터 (밤)
채연 차트를 들고 엘리베이터 앞에 서 있다. 초밥을 들고 오는 진혁 마주친다.
3층을 서로 누르려는 데 진혁 손을 떼자 채연이 누른다.
진혁: 의사선생님. 우리형 차도 보이죠
채연: (앞만 보고) 환자분이 노력하시고 저도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진혁: 그럼 선생님만 믿습니다.
(E): 땡 엘리베이터 문 열리는 소리
채연과 진혁 같이 내리려다 어깨가 서로 부딪히는 둘
진혁: 먼저 가세요
채연: 아뇨 먼저 가세요.
진혁: 그럼..
진혁 먼저 내림 채연 진혁의 뒷모습을 처다 보곤 내린다.
S#.40 308호 진수의 병실(밤)
문을 열고 들어서는데 몰라보게 수척해지고 초췌해진 형 얼굴을 보고 고개를 푹 숙
이고 다시 고개를 들고 웃으며
진수: ( 창가를 바라보다 인기척 소리에 고개를 돌리며) 누구세요?
진혁: 형 나야!
진수: 진혁이 왔어?
진혁: 형수님은?
진수: 내가 집에 보냈어.
진혁: 그래. 형 내가 초밥 사가지고 왔어! 이거 진짜 유명한 집에서 사가지고 바로
온거니까 다 먹어야해.
진수: 형사 월급 얼마나 된다고 초밥이야 이거 도시락 하나에 얼만데.
진혁: 형. 나 쥐꼬리만큼 받아서 아픈형한테 맛있는거 사줄 돈은 얼마 든지 있으니
깐 먹고 맛있음 또 사올꺼야
진수: 진혁아!
진혁: (초밥 도시락을 꺼내 초밥 하나를 진수의 입에 들이밀면서) 어?
진수: 우리 민지 잘 있어?
진혁: 어 그럼 잘 있지 여전히 말썽 꾸러기야
진수: 민지 나 안 찾아?
진혁: 당연히 찾지. 노래를 부른다 아주. 아빠 보고 싶어 라는 가사로.
진수: 우리 민지 시집가는 것도 보고 싶고, 우리 마누라랑 너랑 그리고 너 색시랑
아래 윗집 살면서 오순도순 살고 싶은데,
진혁: 알았어 알았어 나 색시감 골라 가지고 올게. 그러니까 걱정마. 이 잘생긴 놈
이 장가 안 갈까봐?
진수: 그래, 너 여자 외모 너무 보지말고 그저 우리 민지 엄마처럼 남편 위해주고
자식 잘 키우면 마누라는 100점이야
진혁: 우리 형수님 100점인거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인데 뭐.
진수: 진혁아
진혁: 어?
진수: 너 기억나?
진혁: 뭘?
진수: 어 이자식 중학교 때 형 몰래 형돈 훔쳐다가 비비탄 총 산거,
진혁: 알지. 그때 아마 엄청 맞았을 꺼다. 처음으로 그렇게 맞았을걸?
진수: 그리고 너 고등학교 때 패싸움하다가 경찰서에 잡혀서 내가 찾으러 간거, 그
때 지 친구들 부모님들 다 오시는데 나만 형이니까 네가 얼마나 불쌍해 보였
는데
진혁: 새삼스럽게 옛날 얘기는 왜 꺼내.
진수: 진혁아! 형 아프니까 자꾸 옛날생각이 난다.
진혁: 형!
진수: 나도 너의 옛날이 되겠지?
진혁: 무슨 소리야?
진수: 우리 민지 결혼식 할 때 웨딩마치 네가 해줘...그리고
진혁: ( 굳은 표정으로) 형 그만해
진수: 병을 조금만 더 일찍 발견했더라면 그래서 수술해서 2년만더 살게 되면, 내가
너 결혼식 보게 될까?.. 그것만 보면.보면..
진혁: 헛소리 하지 말라구! 초밥 먹어. 형수님 언제 온다구?
진수: 진혁아.
진혁: 나 근무 있어서 가볼게. 형 내가 형수님한테 전화해서 확인 할테니까 초밥 다
먹어. 알았지? 그럼 나 간다.
진수: 그래 진혁아 밥 챙겨 먹어.
진혁, 문을 열고 나간다. 문 앞에서 우는 진혁
문안 병실에서 진혁의 흐느낌이 들리고 진수는 진혁의 초밥을 입에 넣어 먹고 있
다.
S#.41 복도(밤)
손으로 소리가 못나가게 울고 있는 앉아 진혁, 지나가는 채연
채연은 자신이 가지고 있던 손수건을 진혁에게 준다. 받아 눈물을 닦는 진혁
채연: 울지 말아요. 아픈사람에 대한 예의 예요.
진혁: (한번 처다보곤 일어나는 진혁)
진혁: 형이나 잘 부탁해요. 사람 우는 것 구경하지말고.
가는 진혁의 뒷모습을 보는 채연 잠시시선을 진혁한테 준 사이 소연 작은키로 308
호 문을 손을 위로 뻗쳐 열라고 하자
채연: 안돼 하지마
아이 확 노려본다.
채연: 악! (비명을 지르고 쓰러진다.)
진혁 가다 뒤 돌아 서서 쓰러진 채연에게 다가 간다.
진혁: 정신 차려요! 어다아파요?
채연: (눈뜨는 채연) 아니요. 잠시 놀랬을 뿐이예요
진혁: 누구한테 말하는 거예요?. 나?
채연: 아니요. 벌..벌레요.
진혁: 조심해요. .(사이) 벌레?
채연: 네.
채연 일어나 옷을 털고 진혁 뒤돌아 간다. 뒷모습을 바라보는 채연, 진혁 뒤를 의식
뒤를 돌아본다. 고개를 돌리는 채연.
S#.42 308호 진수 병실(밤)
진수 혼자 누워있다. 문 손잡이가 철커덕 하는 소리에 책을 읽다가 접고 문 쪽을
바라본다. 작은 그림자,
진수: 누구세요? 민지 엄마? 진혁이야? 무슨 일이죠? 이시간에?
침대 밑 뻗치는 손톱 없는 아이의 하얀 손 위로 떨어지는 주사기. 상처(4개의상처)
있는 손이 주사기 잡아 낚아 챈다.
S#.43 경찰서(새벽)
형사 반장과 형사들 새벽에 피곤에 찌들어 있는 얼굴로 책상에 철퍼덕 앉는다.
반장: 아 이 새끼 언제 잡아서 처 넣을 거야. 젠장맞을 새끼
진혁: 반장님, 이 새끼 때문에 몇 날 며칠을 잠복근무하고 컵라면으로 끼니 때우고
정말 돌기 일보 직전입니다.
반장: (걸어와 진수의 머리를 쥐어박으며) 그러니까 응? 니가 열심히 하면 잘 잡을
것 아냐?
(E): 전화 벨소리
진혁: 여보세요
(사이) 정말이요? 네 곧바로 갈게요 형수님. (전화 끊고, 급히 외투를 걸치며) 저 먼
저 가볼게요.
반장: 무슨 일이야?
S#.44 병원 장례식장(낮)
진수아내, 소복 입고 울고 있으며 민지는 옆에 앉아 있다. 장모님은 진수아내를 안
고 울고 있다.
민지: 엄마! 엄마! 울지마
장모: 아이고 이 사람아. 나보다 먼저 가면 어떡하나. 하느님 늙은 날 데려가지 않
고
지수: 민지야. 우리 어떻하니. 아빠 없이 어떻게 사니.
민지: 엄마 ( 울음을 터트리는 민지)
진수 영정 앞 까지 헐레 벌떡 뛰어가서 무뤂 꿇고 앉는 진혁
진혁: 형! 이렇게 빨리 가면 어떡하라구 응?
민지: 삼촌! (삼촌을 보고 울음을 또 터트림)
지수: 도련님. 저 집에 갔다 온 사이에....
진혁: 형수님! 우리 형. 형 못난 동생 뒷 바라지 한다고 고등학교도 안가고 저 등록
금 마련해주고 동생은 그런 등록금으로 학교 다니면서 말썽이나 피우고 다니
고. 이제야 제대로 형한테 고마운 거. 미얀한 거 풀려고 그랬는데
진수아내: 도련님
진혁: 형수님 첨에 이 병원 그 의사 만나는 게 아니었어요.
분명히 검사 결과엔 1기였다고 했잖아요.
그 의사 년 때문이예요 그 의사년만 아니면 우리 형 나 장가가는 거 민지 시
집가는거 까지 보고 갈 수 도 있었어요.
장모: 사돈 총각!
뛰쳐 나가는 진혁 을잡는 장모와 진수아내
장모: (타이르면서)여보게 형 장례는 치러야 하지 않겠는가?
자리를 지키게나.. 응?
진혁: (주저앉아 서럽게 운다.)
S#.45 강가(낮)
진수의 뼈를 뿌리는 지수와 진혁, 민지.
S#.46 경찰서(낮)
책상에 앉아 무엇을 열심히 보고 수사하는 진혁.
반장 수염이 길고 며칠째 잠을 자지 못하고 초췌해 보이는 진혁을 걱정되는 눈빛으
로 처다 본다.
반장: 진혁아! 사이. 진혁아! 박진혁
진혁: 네 반장닙
반장: 형 장례 끝나고 누가 바로 오랬나 . 몇이 쉬다가 와!
진혁: 아닙니다. 저 수사 할 것 있습니다.
반장: 누구 명령이야? 무슨 사건인데?
진혁: 수사가 진행이 완료 될 때 쯤에 말씀드리겠습니다.
반장: 무슨 수사야? 혹시?
(진혁의 책상위에 00병원 의료 일지에 시선이 가고)
반장: 혹시 의료사고? 자네. 형 때문에 그러는 거지?
진혁:....
반장: 자네 형은 말기 췌장암 환자 아니었나?. 의료사고로 보는 근거는?
진혁: 반장님 제사건 이자 제 형의 일입니다. 사건이..
반장:누가 수사에 사적인 감정으로 시작하라고 가르쳤어?
그리고 자네 좀 쉬게나 쉬고 생각하고 일하게. 다른 사건도 많잖아. 자네 강남
강도살인 사건 처리 했어?
진혁: 반장님! 알겠습니다.
반장 일어나 제자리로 가고 반장이 앉자 진혁 다시 의료일지를 보다
S#.47 입원실 복도(밤)
나이트 근무 시간. 조심스런 발걸음. 한 환자의 입원실을 여는 손. 잠시 후 입원실
에서 나오는 발걸음 뒷모습 보여 지면 서정이다. 그 모습을 복도 끝에서 지켜보고
있는 채연.
S#.48 병원 전경(낮)
(E): 서정의 비명소리
S#.49 병원 복도(낮)
급하게 달려가는 채연.
S#.50 응급실(낮)
달려 온 채연. 숨 넘어 가는 환자 옆에는 서정이 울면서 서있다.
채연: (서정 보며) 뭐하는 겁니까!
서정: 아..아니요 선생님. 그게요... 흑...
채연: (환자 상태 점검하고 동료 의사 보며) 심폐 소생기! (가져 오면) 50줄!
의사1: 50줄!
채연: 슛!
심폐 소생기의 충격에 들어 올려지는 환자의 몸. 반응 없는 심장 박동 수
채연: 100줄!
의사1: 100줄!
채연: 슛!
채연, 이마에 땀이 가득해 질 때까지 가슴을 쳐대지만 환자 반응 없다. 채연이 계속
매달리자 채연을 잡는 동료 의사들.
채연: (진정 하고) 환자 사망 시간 체크 하세요.
이마의 땀 닦으며 돌아서는 채연. 주저 앉는 서정.
그런 두 사람을 지켜보고 있는 진혁. 진혁이 시선을 돌리면 옆에서 웃고 서있는 현
몽을 발견한다.
진혁: (현몽을 보며) 어떻게 된 상황입니까? 저 간호사는 왜 저렇게 울죠? 간호사
과실입니까?
현몽: 하하. 너무 웃기지 않아요?
진혁: 네?
현몽: 대단해. 대단해.
웃으며 가버리는 현몽. 어이없는 표정으로 서있는 진혁.
S#.51 커피숍(낮)
커피를 두 손으로 잡고 고개를 숙이고 있는 여인과 앉아 있는 진혁. 여인은 진수의
아내 지수이다.
지수: 그만해요.
진혁: 어떻게 그래요?
지수: 그이는 그저 때가 돼서 운명을 달리한 것 뿐 이예요.
진혁: 모든 게 이상하지 않아요? 형은 암이었지만 분명히 살 수 있었어요. 거기다
주치의는 능력 있다는 황채연 의사 아니었습니까?
지수: 그게 무슨 뜻 이예요?
진혁: 의료사고예요. 모두 그 능력 있다는 여의사 편만 들고 있지만 이건 분명히 그
여자 실수예요. 형은 살 수 있었다구요.
지수: 도련님 제발. 도련님 마음은 이해해요. 그렇게 좋아하고 따르던 형이었으니
까. 하지만 그 의사는 아니예요. 그럴 리가 없어요. 우리 그이한테 얼마나 잘
해줬다구요. 이제 제발 그만해요. 도련님이 이러지 않아도 나 충분히 힘들다
구요 지금.
진혁: 형수님.
S#.52 병원 복도(낮)
차트를 보며 복도를 걷고 있는 채연. 이상한 시선을 느끼고 앞을 보면 진혁이 채연
을 노려 보고 서있다. 순간 놀라지만 무시하고 지나가는 채연. 싸납게 걸어와 채연
의 손목을 잡는 진혁.
채연: (놀라지 않은 차갑고 차분한 톤으로) 뭐 하는 거예요?
진혁: 솔직하게 말해요. 우리 형. 죽을 사람은 아니었잖아요.
채연: 박진수씨 얘기하시는 건가요? 뭘 솔직하게 말하라는 거죠? 의료사고라도 된
다는 말인가요?
진혁: (쓴 웃음 지으며) 그럼 아닙니까?
채연: 검사만으로 알 수 없는 경우였습니다. 수술을 해봐야 알 수 있는 매우 드믄
환자였어요. 저희 의사들은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런 오해는 상당히 불쾌하군
요.
차갑게 돌아서는 채연.
진혁: (채연의 등 뒤에다 큰 소리로) 네. 모두 아니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전 혼자서
라도 밝혀 낼 겁니다. 언제까지 아니라고 하는지 두고 봅시다.
표정의 변화 없는 채연. 벽 한쪽에서 두 사람을 지켜보는 떨리는 눈동자. 서정이다.
S#.53 포장마차(밤)
도료 김형사와 소주를 마시고 있는 진혁. 진혁은 이미 취한 상태로 보인다.
김형사: 박형사. 이제 그만 마셔. 많이 취했어.
진혁: (소주 원 샷 하며) 아니요. 아직 안취했어요. 아직도 형이 보고 싶은 거 보면
미치겠는 걸 보면 아직 안취했어요.
김형사: 이거. 이사람 원. (소주 한잔 따라 원 샷 한다)
진혁: 선배님. 저 수사 시작할 겁니다.
김형사: 쉬운 문제 아니야. 확신은 있어? 의료 사고는 잘못 건들면 병원 측에서 반
발이 장난 아닐텐데 그럼 또 우리 경찰들만 욕먹는 거야.
진혁: 압니다. 그래서 혼자 할 겁니다. 그리고 분명히 밝혀 낼 겁니다. (술 원 샷하
고) 우리형 죽인 놈들은 내가 잡아 낼 거란 말입니다!
연달아 술 마시는 진혁. 진혁의 눈에는 눈물이 고여 있다. 그런 진혁을 안쓰럽게 바
라보는 김형사.
S#.54 병원 복도(낮)
입원실에서 나와 걸어 나오는 채연. 서정에게 차트 내보이며 약 처방 지시를 하고
있는 채연.
채연: 손간호사. 오후에 이 환자 이 약 넣어줘. 환자들이 간호사가 주사 아프게 놓
은다고 야단 이니까 이번에는 신경 좀 써주라구.
서정: (머리 긁적이며) 그게요. 저는 잘 놓는다고 놓는 건데. 환자가 엄살이 너무 심
한거예요.
채연: (작게 웃으며) 그래. 신경 좀 써줘.
두 사람의 대화를 지켜 보다 다가오는 진혁. 그런 진혁을 보고 표정 굳는 채연과
서정.
채연: 박진수 환자 사망한 걸로 아는데요.
진혁: 알고 있습니다.
채연: 왜 병원에 계속 계시죠?
진혁: 제가 말하지 않았습니까. 꼭 밝혀내겠다고.
채연: 업무방해로 고소할 수도 있습니다.
진혁: 죄송하지만 제 직분이 형사입니다.
채연: 영장 없이 수사할 자격도 있습니까?
진혁: 정식으로 영장 내고 수사하길 바라십니까?
순간 딸국질 하는 서정. 그런 서정을 유심히 보는 진혁.
채연: 병원이 소란스러워 지는 것은 원치 않습니다. 하지만 억울한 누명을 쓰고 싶
지도 않습니다. 환자들에게 지장이 없도록 하세요. 단, 형사님이 주장 하시는
게 사실이 아님이 밝혀진다면 그땐 각오 하셔야 할 겁니다.
계속 딸꾹질 하는 서정.
진혁: (채연의 눈을 똑바로 보고) 물론이죠.
진혁 가고
서정: 선생님. 저 사람 왜 그러는 거예요?
채연: 얼마 전 죽은 췌장암 환자의 죽음이 의료사고라고 생각해.
서정: (딸꾹질 하며) 어머. 말도 안돼. 그럴리가요.
진혁이 간 쪽을 바라보는 서정.
S#.55 병원 자료 창고(낮)
신분증 제시 하고 병원 내 자료 창고에 들어가는 진혁. 여러 서류 들을 보는 진혁.
S#.56 간호사 휴게실(낮)
휴게실 문 열고 들어와 소파에 눕는 서정.
간호사1: 무슨 일 있어?
서정: 아니. 일은 무슨 일.
간호사1: 오늘은 또 안 울었어?
서정: 난 뭐 맨 날 우냐?
간호사1: 너 환자한테 무슨 일만 생기면 울잖어.
서정: 치.
S#.57 소아암 병동 204호(낮)
소아암 병동 문 열고 들어와 한 아이에게 다가가는 채연.
보리: 선생님!
채연: 그래 보리야. 오늘은 좀 어때?
보리: 아침에는 무지 아팠는데 지금은 좀 덜 아파요.
채연: 그래. 다행이다.
보리: 그런데요 선생님.
채연: 응 왜?
보리: 선생님은 왜 맨 날 나를 슬프게 봐요?
채연: 응? 내가 그랬어? 슬프게 보는 게 뭔데?
보리: 그런 거 있잖아요. 우리 엄마도 나를 그렇게 본단 말이예요.
채연: 엄마가 보리를 그렇게 봐?
보리: (고개 끄덕)
채연: 그건 슬프게 보는 거 아니야. 보리가 좋아서 보리가 걱정 되서 그러는 거지.
보리: 그럼 선생님은 보리 엄마도 아닌데 왜 엄마랑 똑같이 봐요?
채연: 그건... 선생님이 딱 보리 같은 동생이 있었어. 그런데 그 동생을... 동생을...
(표정 바꿔 웃으며) 아니 보리야. 보리가 선생님 동생 같아서 그러는 거야.
보리: 그렇구나.
S#.58 소아암 병동 복도(낮)
204호 병실에서 나와 걸으며 눈물 흘리는 채연. 자료 창고에서 나오는 진혁과 마주
친다. 진혁을 보고 얼른 눈물 닦고 지나가는 채연. 눈물 닦으며 고개 돌리고 가는
여의사를 의아하게 바라보는 진혁. 여의사가 나온 204호 입원실 문을 본다.
보리(E): 으앙. 선생님 불러줘.
아이의 소리를 듣고 문 앞에 바짝 서 소리를 듣는 진혁.
보리 모(E): 황채연 선생님은 일해야지.
보리(E): 으앙 선생님이랑 놀고 싶단 말이야.
보리 모(E): 보리 그럼 못써!
진혁: 황채연? 소아암 병동에는 왜 있는 거지?
문 열고 들어가는 204호 안으로 들어가는 진혁
보리 모: 누구세요?
진혁: 죄송합니다. 한 가지만 여쭤볼게요. 방금 나간 의사가 황채연 의사 맞죠?
보리 모: 네 그런데요.
보리: 아저씨는 우리 선생님 애인이에요?
진혁: 어. 아니.
보리 모: 무슨 일이시죠?
진혁: 황채연 의사는 성인암 병동 담당인걸로 아는데 소아암 병동에는 왜 들어온
거죠?
보리 모: 실례지만 누구신데 그런 말을 물으세요?
진혁: 아. (신분증 보이며) 저는 박진혁 형사입니다.
보리: (울음 터트리며) 으앙. 우리 선생님 잡아 가나봐.
진혁: (당황해서) 꼬마야. 아니야.
보리 모: 황채연 선생님이 무슨 잘못이라도 했나요?
진혁: 아닙니다. 그러니까... 수사 단계에서 모든 의사분들을 조사 중이라...
보리 모: (놀래서) 이 병원에 무슨 문제라도 있는 거예요?
진혁: 아닙니다. 혹시라도 문제가 있을까 해서 조사하는 겁니다. 안심하세요. 황채
연 의사는 무슨 일로 온 거였죠?
보리 모: 선생님은 말씀하신대로 소아암 병동 담당은 아니세요. 그런데 자주오세요.
진혁: 왜죠?
보리 모: 아이들을 워낙 좋아 하는 것 같아요. 와서 애들 장난감도 주고 사탕도 주
고 놀아 주기도 하고 그래요. 보리는 동생 닮았다면서 유난히 더 예뻐 해
줘요. 그래서 보리 방에는 하루에 한번은 와요.
진혁: 그래요?
보리 모: 참 보기 드믈 게 가슴이 따뜻한 의사 선생님이세요.
진혁: 아..네...
S#.60 소아암 병동 복도(낮)
204호에서 나오는 진혁. 알 수 없다는 표정.
S#.61 의사 휴게실(낮)
의사들 앉아서 음료수 마시며 쉬고 있다. 그들 옆에 앉는 진혁.
진혁: 안녕하세요.
의사1: 네. 누구시죠?
진혁: (신분증 내보이며) 박진형 형사입니다.
의사1: 무슨 일이시죠?
진혁: 박진수 환자 아십니까?
의사1: 네.
진혁: 그 환자이 주치의 황채연씨도 아시죠?
의사1: 물론이죠.
진혁: 황채연씨는 어떤 사람이죠?
의사1: 황채연 선생님에 대해서는 왜 묻는 겁니까?
진혁: 췌장암으로 죽은 박진수씨의 죽음에 의문이 있어 수사 중입니다. 용의자의 성
격을 분석 하는 것도 수사의 하나니 협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의사1: 만일 의료사고에 대해 묻는 거라면 황채연 선생님은 절대 아닙니다.
진혁: 어떻게 단정하시죠?
의사1: 차분하고 냉정하고 거기다 완벽주의자세요. 실수란 건 절대 용납하지 않아
요. 거기다 능력으로 따지면 외과 의사 중에 단연 최고죠. 아직 젊지만 그
실력은 부장 선생님도 인정하실 정도예요. 황채연 선생님이 수술 했는데도
죽었다면 그 환자는 어쩔 수 없는, 그러니까 손 쓸 수도 없는 그런 환자였
겠죠.
진혁: 박진수씨의 경우 분명히 수술 전에는 암 말기가 아니라고 했었습니다. 그런데
도 의료 사고가 아닙니까?
의사1: 박진수씨는 매우 드믄 경우 였잖아요. 엑스레이로도 잡히지 않은. 열기 전에
는 모르는 경우 였으니 무조건 황선생님을 탓할 것만은 없지 않습니까.
진혁: (의사1의 멱살 잡으며) 야 이새끼야. 그런 식으로 너네들이 한 짓 합리화 시
키지마.
의사2: (진혁을 잡으며) 무슨 짓입니까?
진혁: 그런 경우가 어디 있어! 검사로 못 찾을게 어디있어!
의사2: 매우 드믄 경우이지만 그렇게 죽는 암 환자들이 있습니다. 박진수 환자도
그런 경우에 속했을 뿐입니다.
허탈하게 주저앉는 진혁.
진혁: 아니야.
S#.62 병원 앞 벤치(낮)
힘없이 걸어 나오는 진혁. 벤치에 환자복을 입은 한 꼬마와 앉아 있는 채연을 본다.
아이에게 동화책을 읽어 주고 있는 채연. 활짝 웃는 아이의 얼굴.
인서트: 채연을 칭찬하는 형의 모습.
두 사람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진혁.
S#.63 경찰서(밤)
자신의 자리에 앉아 복사해온 서류를 뒤적이는 진혁. 그런 진혁에게 다가 오는 김
형사.
김형사: 어디 진전 좀 있어?
진혁: 아니요.
김형사: 하다 보면 단서가 나오겠지.
진혁: 사실은요...
김형사: 사실 뭐?
진혁: 사실 불안해요.
김형사: 무슨 말이야?
진혁: 제가 잘못된 판단을 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김형사: ......
진혁: 어쩌면 우리 형은 정말 살 수 없는 환자였을지도 몰라요.
S#.64 소아암 병동 복도(밤)
복도를 걷는 발. 문 앞에서 멈추는 발. 카메라 올라가면 204호실.
S#.65 소아암 병동 204호실(밤)
열리는 문. 들어오는 발.
S#.66 진혁의 방(낮)
방안에 어지럽게 널러 있는 소주병들. 이불도 없이 엎드려 자고 있는 진혁.
(F): 핸드폰 벨소리
진혁: (손을 더듬어 핸드폰을 찾아 받고) 여보세요.
김형사: 뭐야. 아직까지 자고 있는 거야? 빨리 텨나와. 사건이야.
진혁: (벌떡 일어나) 무슨 사건인데요?
김형사: 너가 수사 하고 있는 병원에서 일어난 사건이야. 빨리 와.
진혁: 병..병원. 네. 곧 가겠습니다.
S#.67 주차장(낮)
옷을 입으며 빠르게 달려 나오는 진혁. 진혁이 탄 차. 급하게 출발한다.
S#.68 결찰서(낮)
달려와 김형사에게 가는 진혁.
진혁: 김형사님.
김형사: 어 그래. 오늘 새벽에 그 병원에서 소아암 환자가 죽었나봐. 그런데 그 부
모가 그 죽음을 인정하지 못하고 고소를 했어. 이거 의료 사고 냄새가 풍
겨. 같은 병원이고 수사하다 보면 네 형 사건의 단서를 찾을지도 몰라. 박
형사가 수사 하도록 해.
진혁: 네. 소아암 병동 몇 호 누구죠?
김형사: 204호에 있었던 이보리라는군.
진혁: 이보리요?
김형사: 왜. 아는 사람이야?
진혁: 아.. 아닙니다. 가볼게요.
S#.69 도로(낮)
급하게 차를 몰고 가는 진혁.
S#.70 영안실(낮)
진혁이 들어서면 보리 모가 오열하고 있고 취재진들로 가득하다.
진혁: (취재진들을 보며 혼잣말) 냄새 하나는 잘 맡는 군.
영안실 안에 들어오는 채연. 진혁 놀란 눈으로 채연을 주시 한다. 채연이 보리 모에
게 다가가자 보리 모는 채연의 품에 안겨 더 오열한다. 그 모습을 혼란스러운 표정
으로 보는 진혁.
S#.71 병원 앞 벤치.
보리 모와 함께 앉아 있는 진혁.
보리 모: 분명 살 수 있다고 했었어요. 아이의 상태도 호전 되어가고 있었구요. 그
런데 어제 갑자기... 흑.. 이건 분명 의료 사고예요. 의료 사고가 아니라면
그전까지 책도 읽고 밥도 잘 먹은 아이가 갑자기 죽을 수는 없어요.
진혁: 병원에서는 뭐라고 합니까?
보리 모: 입을 다물고 있으니 알 수가 없죠.
S#.72 병원 앞 오솔길(낮)
혼자 생각하며 걷는 진혁.
-인서트: 아이에게 동화책을 읽어 주는 채연.
진혁: (고개 흔들며) 그녀는 아니야. 동일 인물이 아니야. 별개의 사건이야.
S#.73 소아암 병동 간호 사무국(낮)
간호사들이 모여 수군거리고 있다. 옆 기둥에 서서 대화를 엿듣는 진혁.
간호사1: 야 그거 알아?
간호사2: 보리 검사 결과 나왔는데 잘못된 약물 처방으로 인한 심장 박동 정지래.
간호사3: 그럼 보리 엄마 말대로 의료사고 맞네. 어쩌냐 알려지면 우리 병원 장난
아니겠다.
간호사2: 책임자 찾아서 어떻게 하겠지 뭐.
간호사1: 가만! 보리면 우리 셋이 교대로 주사 놨었잖아. 그럼 우리 중에 하나라는
말이 잖아. (간호사3 보며) 야 어제 밤에 너가 섰잖어.
간호사3: 야 말도 안돼. 저녁 이후로 주사 놓은 적 없어. 그리고 어제 나는 졸기 바
빴단 말이야. 아 맞다!
간호사1,2: ......?
간호사3: 외과병동 서정이가 왔었던 거 같아.
간호사1: (간호사3 입 막으며) 야 그런 말은 함부로 하면 안돼! 한사람 큰 일 날수
가 있어.
간호사3: 잠결 이었지만 분명히 서정이었어.
간호사1: 에이 서정이가 뭐 하러 오냐?
진지하게 듣는 진혁 얼굴.
S#.74 외과병동 간호사 사무국.(밤)
서정을 발견하고 가던 진혁, 반대편에서 채연이 걸어오자 일단 벽 뒤로 숨는다.
서정: (채연을 보자 눈물 터트리면서) 선생님 어떡해요.
채연: 어떡하기는.
서정: 이제 선생님 어떡해요. 선생님 잘못이잖아요.
얼굴 표정 바뀌는 진혁
서정: (채연의 차가운 태도에 겁에 질려) 선..선생님. 선생님이 지시 하신 거잖아요.
그 주사.
채연: (서정에게 차트 내밀며) 내가 언제 Norcuron을 놓으라고 그랬지?
서정: (차트를 보면 자신이 놓은 주사와 다른 이름) 헉. 아니예요. 분명히 어제는 이
주사가 아니었는데? 전 제대로 보고 놓았어요. 이 주사액이 아니었어요. 선생
님.
채연: Narcan을 놓으라고 했잖아. Narcan이 필요한 환자에게 Norcuron을 놓으면
심장 박동 정지를 일으켜. 내가 그런 약을 보리에게 지시했겠니? (눈물 글썽
이며) 내가 가장 사랑하는 꼬마야.
어떻게 보리에게... 어떻게 그런 실수를. 너가 처음 의료 사고를 냈을 때 눈감
아 주는 게 아니었어.
서정: 아..아닌데. 선생님. 정말 아니었어요. 전 그런... (주저 앉아) 선생님. 흑흑.
채연: (주저앉은 서정을 잡고) 널 어떻게 해야 하니? 널 어떻게 도와줘야 하니? 약
이름이 비슷해서 혼동했구나. 소아병동 간호사들이 졸고 있길래 급한 마음에
널 시킨 내가 잘못이다. 이 책임은 내가 질게.
벽 뒤에서 나오는 진혁.
진혁: (서정에게 수갑을 채우며) 누가 대신 책임을 질 문제가 아니지 않습니까. 연
행해 가겠습니다.
서정: (놀라며) 안돼요! 놔줘요! 전 아니예요! 제가 지시 받은 건 Norcuron이었어요.
채연: 놔줘요. 실수였어요.
진혁: 이 간호사를 그냥 두면 간호사의 거짓말로 인해 당신이 누명을 쓸지도 모릅
니다.
서정: 난 아니예요. 아니야!
진혁: 변명은 경찰서에서 해. 그리고 그간 오해해서 미안했어요. 그럼.
서정을 끌고 가는 진혁.
서있는 채연에게 다가오는 현몽
현몽: 담당 의사한테 일러주지 뭣 하러 손수 처방했어?
채연: 급했어.
현몽: 손간호사 덜렁대는 거 뻔히 알면서 왜 손간호사를 시켰대.
현몽 가고 계속 서있는 채연.
S#.75 경찰서(낮)
앉아 있는 진형에게 김형사가 신문을 하나 던진다. 신문에는 보리 관련 기사가 실
려 있다. '의문의 죽음. 알고 보니 비슷한 약물을 구별 못한 간호사의 실수'
김형사: 네 형 사건과 관련은 없었지만 아무튼 한건 했어.
진혁: 아직 본인이 시인도 안했는데...
김형사: 자기가 잡아 놓고 그런 태도는 뭐야
진혁: 모르겠어요. 괜히... 왜 아니라고 부인하는 걸까요?
김형사: 당연한거 아니야? 사람이 죽었는데. 자기는 얼마나 겁나겠어.
진혁: 네...
구치소 안의 서정을 본다. 탈진한 모습이다.
경찰1: 박형사님!
진혁: 왜?
경찰1: 누가 찾아 왔는데요?
진혁: 누군데.
경찰1: 몰라요. (진혁의 귀에 대고) 여잔데요 킥
S#.76 결찰서 앞(낮)
사복을 입고 경찰서 앞에 서있는 채연. 치마를 입은 모습이 예쁘다. 잠시 멈칫한 진
혁에게 채연이 다가 온다.
채연: 안녕하세요.
진혁: 네. 무슨 일이시죠?
채연: 서정이를 만나게 해주세요.
진혁: 들어오시죠.
채연: 저기.
진혁: 네?
채연: 부탁이 있어요.
진혁: 무슨 부탁인데요?
채연: 면회하는 시간만이라도 밖에 있게 하고 싶어요. 딱 십분만 주세요.
진혁: 안됩니다.
채연: (도시락 보이며) 구치소 안에서 먹게 하고 싶지 않아요.
진혁: 경찰서를 벗어나면 안 됩니다.
채연: 그럼... 옥상에 가서 먹일게요.
진혁: 좋습니다. 단, 제가 옥상 문을 지키고 있겠습니다. 같이 올라가시죠.
채연: 네. 고맙습니다.
S#.77 경찰서 옥상 앞 계단(낮)
진혁과 채연, 서정이 올라오고 있다.
진혁: 십분 입니다.
채연: 알겠어요.
채연과 서정 옥상으로 들어가고, 진혁이 문을 닫고 그 앞에 서있는다.
S#.78 경찰서 옥상(낮)
옥상으로 들어서자 햇볕에 눈이 부셔 눈을 감는 서정. 서정이 눈을 감으면서 암전
채연(E): 악!
S#.79 결찰서 앞(낮)
바닥에 떨어진 서정. 떨어진 충격으로 머리에서 나온 피로 바닥이 피투성이다. 사람
들이 모여 들고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진혁과 채연. 달려가 서정의 시체
를 안고 오열하는 채연. 옥상 쪽을 보고 한숨쉬는 진혁
S#.80 응급실(낮)
응급실에 들어오는 피투성이의 서정. 의사 가운 입는 채연을 말리는 현규
채연: 놔!
현규: 너 지금 흥분 상태야. 안돼. 수술 내가 들어가.
현규와 의사들 서정을 데리고 가고 주저앉는 채연을 부축하는 진혁.
채연: (오열하며) 서정아.
채연의 어깨를 잡는 진혁.
S#.81 병원 앞 벤치.(밤)
탈진한 상태의 채연이 앉아있고 진혁은 전화를 하며 서있다.
진혁: 아직 수술이 안 끝났어요. 네 바로 보고 할게요. 네.
전화 끊고 채연 옆에 앉는 진혁.
채연: 죽을 거예요.
진혁: 아니예요.
채연: 이미 뇌하부가 손상됐고 병원에 운반하기까지 너무 많은 피를 흘렸어요. 게다
가 수술까지 이렇게 길어지고 있다면 살기 힘들어요.
진혁: ......
채연: 내 탓이예요.
진혁: 왜 그런 말을 합니까.
채연: 밥을 가져가는 게 아니었어요. 아니, 옥상에 가는 게 아니었어요. 잠시 방심
한 사이에 흑.
진혁: 왜 자살을 했을까요.
채연: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려 한거 같아요. 끝까지 아니라고 했으니까.
진혁: 누가 차트에 손을 댄 건 아닐까요?
채연: 그럼 누가 음모를 가지고 차트의 약물 이름을 바꿔 놨다는 말인가요?
진혁: 그럴지도 모르죠.
간호사1: 황선생님!
진혁과 채연 간호사1의 소리를 듣고 일어서 그쪽으로 달려간다.
S#.82 응급실 앞(밤)
채연과 진혁이 달려 오면 피곤해 보이는 현규가 앉아 있다. 채연을 본 현규 일어
서서 채연의 어깨를 잡는다.
현규: 미안해.
현규 가고, 채연 또다시 오열한다. 채연을 잡는 진혁.
S#.83 경찰서(밤)
반장: 어떻게 된거야?
진혁: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기 위한 자살 같습니다.
반장: 그러니까 구치소에 수감된 사람을 왜 옥상으로 보내나?
진혁: 죄송합니다. 문 앞에서 지키고 있었는데, 자살은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반장: 이번 사건이 끝나면 이 일은 문책하고 넘어 갈테니까 각오해! 이거 또 언론에
서 난리 나겠구만. 이거 조검사님도 왔는데 난감하구만
두 사람 앞에 다가 오는 민석
민석: 우연히 얘기를 듣게 됐습니다. 듣자하니 결국 범인은 따로 있군요. 박형사님
제가 이 수사에 동참해도 괜찮겠습니까? 제가 맡아야할 손서정 양을 모시러
왔는데 이렇게 덜컥 자살을 해버렸으니 앞으로의 사건에 저에게도 조금은 책
임이 있는 것 같은데요.
진혁: 괜찮습니다. 저 혼자서도 충분합니다. 사람이 필요하면 동료 형사들에게 요청
하면 됩니다.
반장: 그래. 조검사 자네가 도와주게. 사건이 풀리기는커녕 꼬여 가서 미치겠어 아
주.
진혁: 반장님!
민석: 박형사님. 앞으로 잘해봅시다. 게임이 아주 재미있어 지는 것 같은데. 아이를
죽이고 간호사까지 죽음으로 몰고 간 살인마는 누구일까요. (쓴 웃음 짓다 얼
굴에 웃음기 가시고) 지금까지 수사 취재 파일 넘겨주세요.
진혁: (얼굴 굳어서) 알겠습니다. 검.사.님
S#.84 현몽의 아지트, (밤)
현몽의 아지트, 어두컴컴하다.
현몽의 뒷모습이 보이는 가운데, 방바닥에는 여러 가지 책들과 비디오 자료, 신문기
사 따위의 종이류가 흩어져 있다.
벽에는 현몽이 모아놓은 여러 형이상학적 자료와 더불어 채연에 대한 자신만의 자
료들이 붙어있다.
현몽, 자료들을 살펴보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는다.
현몽 : 그래, 너였어. 너. 그래, 그거였군.
뭐, 별것도 아닌일로 너무 골머리 썩은 것 같은데?
두 개의 살인코드가 겹쳐있어서, 아무도 눈치를 못챈거로군. 코드는 둘에 경
우의 수는 네개라.
역시! 난 천재라니까.
현몽, 여러 가지 알수 없는 소리를 짓거리다가 큰 소리로 웃는다.
S#.85 병원 복도.(밤)
아지트에서 나온 현몽.
현몽, 병원복도를 따라 걷는다.
음산한 분위기와는 다르게, 현몽은 콧노래까지 부르며 활기차게 걷는다.
갑자기 현몽의 눈앞에 나타난 어린 환자.
환자, 여자아이인데 긴 머리에 손에는 곰인형을 들고 있다.
현몽, 기분이 좋은 듯 꼬마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자, 아이 현몽에게 인형을 내
민다.
현명, 인형을 받아드는데, 아이가 인형을 밀어 현몽의 얼굴을 덮는다.
현몽, 아이를 놀란 눈으로 보고, 쓰러진다.
아이, 인형을 가지고 사라진다.
S#.86 조민석의 사무실, 낮.
풀리지 않는 사건에 골머리를 썩고 있는 민석의 뒷모습.
머리를 쥐어뜯는데, 전화벨이 울린다.
민석 : (전화의 연결버튼을 누르며) 뭡니까?
비서 : OO병원에서 연락와있습니다.
순간, 직감적으로 무슨 일이 일어났음을 아는 민석의 표정.
민석, 전화를 받는 뒷모습.
힘없이 전화를 내려놓고, 책상을 내려치는 민석.
S#.87 병원, (낮)
어수선한 분위기의 병원.
환자들은 자신의 병실 문 앞에서 호기심 있는 눈초리로 병원의 분위기를 살피고 있
다.
거의 쓰러질 듯한 채연의 모습.
병원의 간호사들 의사들도 삼삼오오 모여 수군거리고 있다.
민석, 한 간호사에게 사건의 진위를 듣고 있다.
민석 : 그러니까, 아침에 발견했단 말이죠? 출근하자마자?
간호사1 : (겁먹은 얼굴) 네.
민석 : 어디였습니까?
간호사1 : 네?
민석 : 발견 장소 말입니다.
간호사1 : 아. 네.
정현몽 선생님은 진찰시간 이외엔 항상 그곳에 계세요.
S#.88 간호사의 회상.
현몽의 아지트, 문을 열고 들어오는 간호사1.
이것저것 자료들을 들춰보느라 정신 없는 현몽은, 간호사의 부름에도 뒤돌아보지
않는다.
간호사1 : 저, 선생님..
현몽 : 낄낄. 난 역시 천재라니까. 이놈이놈. 그런 짓을 저지르고도 그렇게 멀쩡하게
돌아다니다니...
간호사1 : (빽 소리지르며) 선생님!!
현몽 : (화들짝 놀라, 고개를 들다가 스탠드에 머리를 찧고) 아이쿠. 뭡니까? 아침부
터!
간호사1 : 또, 여기서 밤을 새신 거예요?
현몽 : 나야, 뭐. 집에 가봤자 할 일도 없고...
바보들이 사람을 어떻게 죽이는 가 알고도 싶고.
씨익 웃어 보이는 현몽, 간호사 어이없는 듯 웃는다.
현몽, 간호사의 비위를 맞추는 듯 어깨까지 주물러주며, 방을 나선다.
나가다가 문득 뒤를 돌아보는 현몽, 날카로운 표정이다.
S#.89 병원, 낮.
민석과 간호사1, 이야기 나누고 있다.
민석 : 특이한 행동도 많았습니까?
간호사1 : 네. 좀 괴짜셨거든요. 이번 일도 자신이 풀어보겠다고, 몇 일이고 집에도
안 들어 가시고 그곳에 쳐박혀 계셨어요.
민석 : 거기가 어딥니까?
S#.90 현몽의 아지트, 낮.
낮이지만 어두컴컴한 현몽의 아지트 안.
민석, 문을 열고 들여다보곤, 따라온 부하를 보내고 혼자 들어선다.
방안을 둘러보며, 현몽이 해놓은 것을 보고 놀라는 민석.
현몽의 책상께로 가서, 방안을 둘러보면서 책상에 걸터앉는다.
민석 : 정말, 괴짜로구만. 이런걸..
민석, 이야기하며 자신이 앉은 곳에 있는 자료들을 보는데, 하나의 신문기사가 눈에
들어온다.
신문기사를 살펴보고 뒷장에 붙어있는 종이를 보는 민석.
현몽이 자신만의 추리결과를 적어놓은 종이.
S#.91 인서트. 현몽아지트, 밤.
약간은 광기 섞인 웃음을 지으며 노트에 뭔가를 휘갈기는 현몽.
카메라 현몽의 글씨를 따라간다.
글씨 쓰는대로 따라가는 화면.
화면 "살. 인. 코. 드. 40. 어. 른 5. 아. 이."
현몽(OFF) : "피.해.자.는.40세.의.어.른.과.5세.의.어.린.이.뿐..."
"범.인.은..."쓰는데, 문 왈칵 열리고 간호사1등장.
간호사1 : (잔뜩 화가 나서 앙칼지게) 선생님, 정말 이러실꺼예요!
뒤돌아다보던 현몽, 멋쩍게 웃으며 방을 나선다.
S#.92 현몽의 아지트,
"범인은..."까지만 쓰여있는 종이를 망연히 드는 민석.
한숨을 내쉬고는 다시 신문기사를 드는데, 눈에 들어오는 보도사진.
인형 따위를 들고 있는 아이의 사진.
책상위의 다른 자료들을 살피는 민석.
범인을 알아챈 민석.
민석, 신문기사를 손에 쥐고 날카로운 눈빛을 한다.
S# .93 민석의 사무실, 낮.
바쁘게 들어서는 민석.
조사관 민석을 따라 들어온다.
민석의 표정을 보고, 사건의 진행이 잘 풀려나가고 있음을 안 조사관.
조사관 : 뭐 좀, 알아내셨습니까?
민석 : 그래.
조사관 : 예?
민석 : (헛웃음 짓고) 검사, 경찰- 다 소용없어.
일개 병원 의사가 우리보다 나은 데 말야.
조사관 : (이해가 안가는 듯) 예?
민석 : 범인은..
조사관 : (침 꼴깍 삼키고,) 예..?
민석 : (확신에 차서) 황채연이야.
S#.94 병원, 낮.
진료차트를 살펴보고 있는 채연.
주위의 간호사들이 자신을 보며 수근거림을 느끼지만 개의치 않고 일을 한다.
조금은 피곤한 듯, 눈을 부비는데 핸드폰이 울린다.
채연 : 여보세요?
민석(F) : 황채연씨?
채연 : 네. 제가 황채연인데, 실례지만 누구시죠?
민석(F) : 조검삽니다. 지금 어디계십니까?
채연 : 병원인데요. 무슨 일로.
민석(F) : 아뇨. 제가 지금 그리로 가는 길입니다. 조금 있다가 뵙겠습니다.
채연 : 검..검사님. (전화 끊기고) 여, 여보세요?
채연, 불쾌한 듯 전화기를 탁 닫고 내려놓는다.
하던일을 계속하다가 불안한 듯, 시선을 밖으로 돌린다.
채연 : 혹시... 날...?
안절부절못하고, 자리를 서성이다가 의자에 다 앉았다를 반복하는 채연.
결심한 듯,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는 채연.
S#.95 병원 밖 공원, 낮.
멀리서 달려오는 진혁의 모습.
멍하게 벤치에 앉아 있다가 멀리서 오는 진혁을 발견하는 채연.
진혁, 채연을 보고는 밝고, 상기된 표정이다.
채연 주변에 몇몇 어린 환자들이 산책하는 모습.
진혁 : 채연씨, 무슨 일이예요?
채연 : (울듯한 얼굴로) 진혁씨.
(시간경과) 공원에 채연과 진혁을 비롯하여 남은 사람이 몇 없다.
채연, 입을 열지 않고 눈에 눈물만 그렁그렁하다.
진혁은 그런 채연을 건드리지도 못하고, 옆자리에서 긴장한 채로 채연만 보고 있다.
채연 : (무겁게) 모르겠어요.
진혁 : (갑작스레 입을 여는 채연에 놀라며) 예?
채연 : 하나도요. 하나도 모르겠어요.
진혁 : 무슨 일 있는 거죠? 말해봐요.
채연 : (애처롭게) 나, 지금 이 일에 말려들어가 있는거 맞죠?
진혁 : 괜찮아요. 내가 밝혀요. 그러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채연 : 아니예요. 아니라구요. 진혁씨도 어쩌지 못할거예요. 다... 나 때문이라구요.
진혁 :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채연씨, 제대로 말해봐요.
채연 : 지금 조민석 검사가 이리로 오고 있어요.
진혁 : 그런데 왜, 채연씨가 불안해 하는거죠?
채연 : 분명... 내가 범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구요.
진혁 : 그렇지 않아요. 손서정, 그 여자가 범인이었던 거예요. 그래서 자살한 거라구
요. 증거만 조금 더 잡히면-
채연 : (애처롭게 진혁을 보며) 하지만! (차마 말 못하겠다는 듯) 아뇨.
진혁 : (겁먹은 채연을 안타까워하며) 채연씨..
채연 : (마음을 진정한 듯) 그렇죠? 나, 범인 아니죠 진혁씨.
진혁 : (안심하여) 당연하잖아요. 괜찮을거니까, 걱정말아요.
채연의 얼굴이 어둡다. 아직도 불안이 가시지 않은 듯 하다.
진혁은 그런 채연을 보듬어 안는다. 채연의 불안을 씻어 주려는 듯, 토닥이지만 채
연의 표정은 굳은 채 풀릴 줄을 모른다.
S#.96 병원, 낮.
진찰실에서 환자를 보고 있는 채연.
진찰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민석, 그 뒤로 말리러 따라오다가 딸려 들어오는 간호
사1.
채연의 화난 표정에, 겁먹고 민석을 내보내려는 간호사1.
민석, 조금은 야비한 표정으로 채연을 보며 비웃는다.
민석을 신경 쓰지 않고, 환자 진찰을 계속하는 채연. 당당하게 보이려고 애쓴다.
채연, 화가 난 표정.
민석, 그런 채연을 보며 더 날카로운 표정이 된다.
채연은 진료를 계속하고, 환자와 환자의 보호자는 민석을 신경 쓰여하지만, 채연은
민석이 없는 사람인 듯 자연스럽게 진료를 계속한다.
민석은 채연의 모든 행동을 유의 깊게 쳐다본다.
S#.97 병원 휴게실, 낮.
자판기 커피를 뽑는 채연, 한잔을 민석에게 건넨다.
건네 받은 커피를 마시는 민석, 커피를 마시면서도 채연의 모든 행동에서 눈을 떼
지 않는다.
민석의 시선이 신경 쓰이는 채연, 하지만 민석에게는 최대한 자연스럽게 보이려 애
쓴다.
채연 : 무슨 일이시길래, 진료실까지 들어오셔서 방해를 하시는 거죠?
민석 : 방해요? (웃음) 방해라뇨. 용의자는 모든 행동을 감시 받게 돼있는 겁니다.
채연 : 절 모욕하시는 군요.
민석 : 조금 있으면 모든 진실은 밝혀집니다. 그때, 황채연씨의 얼굴 표정이 궁금하
군요. 그때도 그렇게 도도한 얼굴로 저를 볼 수 있을지 말입니다.
채연 : 그럴 일은 없을테니, 안심하시죠?
민석 : (가소롭다는 듯, 채연을 보고는 뒤돌아 걸으며) 그럼, 황채연 선생. 법정에서
봅시다.
채연 : 법정에서 황채연이를 그렇게 보고 싶으시다면, 다른 황채연이를 한번 찾아보
시는 건 어때요?
채연, 찬바람을 날리며 민석을 지나쳐 먼저 간다.
민석, 그런 채연의 뒷모습을 보며, 이를 간다.
민석 : 어떻게든 밝힌다. 네 그 잔인한 짓 말이야.
민석, 종이컵을 구기며 쓰레기통에 버리려 돌아서는데, 눈앞에 진혁이 있다.
S#.98 카페, 낮.
민석과 진혁, 마주 앉아 있다.
민석은 진혁을 못마땅하게 보고 있고, 진혁은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몰라, 안절
부절 못하고 있다.
민석 : (일어나며) 하실 말씀이 없으시면, 저 먼저 일어서겠습니다.
진혁 : (당황하여) 잠시만요.
민석 : 바쁜 사람입니다. 이럴 시간도 없구요. 빨리 (강조하여) 쳐 넣어야 하지 않겠
습니까?
진혁 : 아닙니다. 그 사람은.
민석 : 상당히 애정이 담뿍 담긴 말씀이시군요.
진혁 : 아니라구요. 도대체 무슨 근거로 그 사람을 살인마라 단정하시는 겁니까?
민석 : (기가 차다는 듯) 그렇다면, 당신은 무슨 근거로 황채연이가 범인이 아니라
고 단정하는 거요? 근거? 웃기고 있네. 손서정은 그럴 인물이 아니야. 당신
이 잘못짚어도 한참 잘못짚은 거라구. 손서정이 왜 자살을 선택했다고 생각
합니까? 아니, 손서정의 죽음이 자살이라고 생각하는 근거는 뭡니까? 이미
죽어버린 여자를 범인이라고? 그 뒤의 사건은 어떻게 설명할거요? 이제와서
무슨 증거를 찾을 겁니까? 그리고, 당신, 황채연의 과거를 압니까? 그 여자
가 어떻게 자랐고, 어떤 사고 방식을 갖고 있고, 어떤 인간인지 알고 있느냔
말입니다. 용의자에게 사랑이라도 느끼고 있는 겁니까? 객관적인 수사를 하
세요! (자리 박차고 일어서며) 저, 먼저 일어 나겠습니다!
민석, 자리를 나가버리고.
진혁, 화가 난 듯, 테이블을 내려친다.
S#.99 채연의 집 앞, 밤.
진혁의 차가 채연의 집앞에 와서 선다.
진혁의 차, 앞자리에 진혁과 채연이 앉아 있다.
채연 : (안전벨트 풀며) 가볼께요.
진혁 : 잠깐만요. 얘기 좀 하죠.
채연 : ?
(시간경과) 조금씩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억수같이 쏟아진다.
진혁 : 오늘, 조검사 만났습니다.
채연 : 네.
진혁 : 제가 알 수 없는 소리만 하다가서, 그쪽 상황이 어떤지... 알수가 없었어요.
채연 : 괜찮아요. 진실은 밝혀지겠죠.
진혁 : 아뇨. 진실을 밝히려면, 제가 채연씨에 대해 더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채연 : 그래서, 취조라도 하실 건가요?
진혁 : 아뇨. 이야기가... 듣고 싶습니다.
채연 : 전! 왜 제가 이런 일을 당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이런 일에 관여 됐다는
것만으로도 화가나고 짜증이 나요. 제가 그 조검사에게 어떤 취급을 받는지
아세요? 범인이래요. 제가 범인이라서, 얼마뒤면 법정에서 만날거라고 하더
군요. 제가 왜 박형사님께 제 이야기를 해야하나요? 제가 왜 그 사람에게
그런 취급을 받아야 하죠? 싫어요. 다 싫다구요.
진혁 : 필요합니다. 그 사람이 알고 있는 것. 저도 알아야 겠습니다.
(시간경과) 멈춰있던 와이퍼, 움직이고 있다.
억수같이 내리는 비.
채연 : 그래요. 얘기할께요.
진혁 : 잘 생각했어요, 채연씨.
채연 : 그런데, 어디서부터 이야기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진혁 : 괜찮아요. 편하게 이야기하세요.
채연 : 아뇨. 진혁씨가 제 이야기를 믿을지가 걱정되서요.
전, 어린시절 친부모에게 학대를 받으며 자랐어요.
S#.100 인서트.
학대받던 어린시절의 모습 몽타주.
채연(OFF) : 죽고 싶었던 날들의 연속이었어요. 그러다가..
불난 채연의 집.
채연(OFF) : 집에 불이 난 사이, 전 도망을 쳤고, 부모님은 빠져나오지 못하고 돌아
가셨죠.
입양되어가는 채연의 모습.
채연(OFF) : 그러다가 전 입양되어, 양부모님 밑에서 자라게 되었어요.
소연을 학대하는 어린 채연의 모습.
채연(OFF) : 부모님에게 받아보는 처음 사랑. 전 너무 행복했고, 얼마 뒤 태어난 동
생에게 그 사랑을 빼앗기기 싫어 못된 짓도 많이 했어요.
죽은 소연의 모습과, 오열하는 양부모의 모습.
채연(OFF) : 그러다가 실수로, 제 실수로 동생이 죽게되었어요.
S#.101 채연의 집 앞. (밤)
차 속의 진혁과 채연.
내리치는 천둥소리.
굳은 표정의 진혁.
채연 : 어쩌면, 전 이미 살인자인지도 모르죠.
진혁 : 아뇨. 아닙니다. 어린아이의 실수일 뿐이예요.
채연 : 그 자책감으로 전, 의사가 되었어요. 부모님께 장한 딸이 되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동생을 죽였다라는 자책감이 사람을 살리는 의사를 선택하게 했
죠. (망설이며) 그런데...
진혁 : 그런데...?
채연 : 믿어줘요. 지금 내가 하는 말.
진혁 : 네, 전부 믿고 있어요.
채연 : 얼마 전부터 소연이가 보여요.
진혁 : (믿기 어렵다는 듯) 네?
채연 : 믿지 않죠?
진혁 : 아...아니, 말해보세요.
S#.102 인서트.
병원 곳곳에서 소연을 발견하는 채연.
채연(OFF) : 처음에는 그저, 피곤해서 보이는 환영이라고 생각했어요.
아니, 어쩌면 내가 잘 못 봤을지도 모른다고도 생각했구요.
죽어나가는 환자들의 모습과 함께 보이는 소연이의 모습을 보는 채연.
(빗소리와 천둥소리와 함께)
채연(OFF) : 소연이의 모습이 그 환자들과 함께 보이면, 그 환자는 어김없이 다음
날이면 죽었다구요. 무서웠어요. 내가 얼마나 무서웠는지 알아요?
수면제 먹는 채연
잠든 채 뒤척이며 가위에 눌린 듯 보이는 채연과, 잠든 채연을 내려다 보는 소연의
모습.
채연(OFF) : 너무나 고통스러웠어요. 소연이의 복수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요.
아니, 그럴지도 몰라요. 소연인, 나를 죽이고 싶어하는 거라구요.
S#.103 채연의 짚 앞. (밤)
차속의 채연과 진혁.
진혁, 눈물 흘리고 있는 채연을 불쌍히 본다.
채연 : (울먹거리며) 힘들어요. 나 지금 너무 힘들다구요.
진혁 : (달래며) 괜찮아요. 내가 다 해결해 줄께요. 내가 다.
빗속에 서 있는 진혁의 차.
S#.104 경찰청. (밤)
비에 젖은 채, 자신의 자리에 앉아 있는 진혁.
그동안의 사건 파일들을 보다가 찢어버린다.
책상에 고개를 파묻는 진혁.
S#.105 경찰청, (낮)
경찰청으로 들어서는 다른 형사들.
진혁의 동료 책상에 잠들어 있는 진혁을 보고, 진혁을 깨우기 위해 진혁의 자리로
간다.
부스스 일어나는 진혁.
동료1: 어떻게 되가? 그 손서정인가 하는 여자. 그 여자가 범인이었다는 증거는 찾
은거야?
진혁: 모르겠다.
동료1: 모르겠다만 말한 게 벌써 얼마나 지난 줄이나 아는 거야? 여기에만 매달려
서, 잠도 제대로 못 자고 말야.
진혁 : 사람 짓이, 아닌거 같어. 귀신이나...
동료1 : 귀시인? 지랄을 한다. 지랄을 해. 별 이상한 사건 다 다뤄봤지만, 사람이 한
짓 아닌 건, 짐승이더란 말씀이야. 그럼, 그 병원 사람들 어디 호랑이가 와서
다 죽여놨나?
진혁, 모르겠다는 듯 일어서 버리고 동료1 싱겁다는 듯 진혁을 보고는 자신의 자리
로 돌아간다.
S#.106 도서관.(낮)
귀신, 유령, 불가사의 등의 책들에 파묻혀 있는 진혁.
이해가 안 간다는 듯, 갸우뚱거리기도 하고, 머리를 쥐어뜯기도 한다.
지난 신문기사 등의 자료를 찾으러 온 민석, 진혁을 발견한다.
진혁의 뒤로 가, 진혁이 보는 책을 보는 민석.
어이없다는 듯, 웃는데 진혁이 인기척을 느끼고 뒤를 돌아본다.
S#.107 도서관 밖.(낮)
어이없다는 듯, 계속 웃고 있는 민석.
손에 "귀신의 실체" 따위의 책을 들고 서 있는 진혁, 화가 난 듯한 표정이다.
민석 : 귀신, 귀신이라. 하하.
진혁 : 무슨 가능성이든 배체하면 안되죠!
민석 : 귀신, 귀신의 실체!
진혁 : 이봐요.
민석 : (웃음기가 싹 가신 얼굴, 진지하게) 이봐. 당신. 손서정이는 증거가 없으니,
이제 아무 증거도 없는 귀신으로 범인을 돌리겠다? 그 정성으로 황채연이
뒤 좀 조사 해 보라구. 증거가 수천 개는 나오겠다!
진혁 : 이봐요! 뭐가 그렇게 잘나서 확신을 하는 겁니까?
민석 : 하긴, 나도 처음에는 귀신인가..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지. 내가 지난 코스
를 그대 로 밟아오고 있는 모양이야, 당신. 어디 따라 올테면, 따라와 보라
구. 조금 있으면 따라오는 것도 헛수고가 되겠지만 말이야. 직무유기로 당신
도 쳐 넣을 테니까.
진혁 : 뭐, 뭐요?
민석 : (진혁에게로 다가가 귓속말로) 진실을 알고 싶나? 몇 일만 기다려 보라구,
그래. 한 삼일이면 충분하겠군. 삼일 뒤, 황채연이랑 우리- 삼자대면한번
해 보실까?
진혁 : 삼일? 그래요, 좋습니다. 삼일 뒤에 나도 귀신이란 걸 증명해 보이지!
민석, 큰소리로 웃어대며 사라진다.
진혁, 억울한 표정이다.
S#.108 병원.(낮)
채연과 함께 귀신에 대한 자료들을 보는 진혁.
갑자기 화가 난 듯, 자료를 덮는다.
채연 : 왜 그래요?
진혁 : 아유, 그 자식을 정말.
채연 : 네?
진혁 : 아까, 조민석, 그 자식을 만났는데.
채연 : (표정이 어두워져서) 네..
진혁 : (기분을 바꾸려는 듯) 걱정말아요. 그 귀신! 내가 꼭 잡을테니까.
채연 : (약간은 슬픈 듯 웃으며) 네.
S#.109 몽타주.
여러 가지 자료를 수집해보는 진혁.
점술가, 역술인 들을 찾아갔다가 허탕치는 진혁.
건물을 빠져나오며, 머리를 긁적이며 짜증내는 진혁.
S#.110 병원 전경, 밤.
비가 내리는 어두컴컴한 밤.
택시 한대가 병원 앞에 서고, 민석이 서류봉투를 들고 내린다.
병원을 올려다보는 민석의 얼굴에 확신이 차 있다.
S#.111 병원, 밤.
수술실, 민석, 진혁, 채연이 있다.
어두운 표정의 진혁과 채연, 의기양양한 표정의 민석.
진혁 : 인격을 비하하는 행동은 삼가주셨으면 합니다.
민석 : 개인적으로, 살인자는 사람으로 보지 않아서요.
진혁 : 용의자는, 범행이 밝혀지기까지는 용의자일 뿐입니다.
민석 : 조금 뒤면, 모든 사실이 밝혀지겠죠.
진혁 : 이미 편견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까! 객관적 입장을 벗어나셨단 말입니다.
민석 : 안되겠군요. 황채연씨가 오기 전에, 이것부터 좀 살펴 보시죠.
민석, 서류 봉투속의 자료를 진혁에게 준다.
진혁, 유심히 살펴보면서 점차적으로 얼굴이 굳는다.
민석 : 어떻습니까? 아직도 그녀를 보호해 주고 싶으십니까?
진혁 : 아닙니다. 이건, 사실이 아니예요.
민석 : 무슨 근거로 사실이 아니라고 하십니까? 이미 검증되어 보도되고 진실이라
고 밝혀진 자료들입니다.
진혁 : 그녀는 5살에 입양되었습니다.
민석 : 그리고 6살에 황소연이 태어났죠.
진혁 : 채연씨가 10살, 황소연이 5살 때, 황소연이 죽었습니다.
민석 : 황채연이 10살, 황소연이 5살 때, 황채연이 황소연을 (강조해서) 죽였습니다!
진혁 : 실수였습니다.
민석 : 계획된 살인이었죠.
진혁 : 불과 10살이었습니다.
민석 : 불과 10살이었다는 것이 더 끔찍합니다!
진혁 : 사고였습니다. 사고였다구요.
민석 : 상습적인 폭행과 강금은 사고가 아닙니다, 박진혁 형사.
진혁 : 어린 나이였습니다. 이번 사건과 연관은 없어요.
민석 : 그때의 살인충동이 재발한 겁니다.
진혁 : 어린 시절의 학대의 기억에 사로잡혀, 지금까지 고통받는 사람입니다.
민석 : 그 고통을 5살짜리 어린 동생에게 퍼부었죠.
진혁 : 조검사님!
민석 : 박형사! 개인적인 감정에 휘둘리지 말아요!
진혁 : 한사람의 인생이 달린 문젭니다.
민석 : 지금이 아니면, 또 얼마의 사람들이 이 병원에서 죽어나갈지 몰라요.
진혁 : 황소연이 보인답니다.
민석 : (웃음) 황소연이 보인다구요?
진혁 : 황소연의 망령이 채연씨를 괴롭힌답니다.
민석 : 망령이요?
진혁 : 초현실적인 일이 일어날 수도 있는 것 아닙니까!
민석 : 박진혁씨. 사실을 말씀해 드릴까요?
진혁 : 네?
민석 : 우리는 지금, 사실이 아닌일로 싸우고 있는 겁니다. 아직은 무슨 말인지 모
르겠죠?
내가 설명해 드리지. 아주 상세하게 말이야.
진혁 : 들어봤잡니다. 그건 사실이 아닐테니까요.
민석 : 황채연에게 휘둘리고 있는거라구!
진혁 : 그러는 조검사님은, 지금 죽은 정현몽에게 휘둘리고 있는 건 아닙니까?
민석 : 뭐?
진혁 : 여기 간호사가 그러더군요, 검사님이 정현몽의 자료들을 다 가져갔다고.
민석 : 다 증명했어. 내가 그동안 뭘 한 것 같나.
진혁 : 정현몽 그 미친놈의 말들에 휘둘려 지냈겠죠!
민석 : (화를 참으며) 이 사건보도. 뭔가 착오가 있었더군.
진혁 : 착오요?
민석 : 황채연이, 동생 황소연을 죽였다는 그 사건 말이야.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문을 열고 민석의 등뒤로 들어서는 채연.
채연의 손에는 석고상이 들려있다.
민석의 머리를 내려치는 채연.
민석, 채연을 공포스럽게 보며, 머리에선 피를 흘리며 쓰러진다.
채연, 울며 계속 석고상을 민석에게 내리친다.
채연을 말리려는 진혁.
하지만, 채연의 힘을 당해낼 수가 없다.
채연 : 죽어, 죽으란 말야.
채연의 얼굴로 튀는 피.
석고상을 놓고, 민석의 위로 쓰러지는 채연.
채연 : (큰 소리로 울며) 소연아, 소연아! 죽어! 죽어!
(시간경과)
말끔해진 모습의 채연과 마주앉은 진혁.
조민석의 시체는 그 자리에 그대로 있다.
진혁 : (울먹이며) 왜그랬어요, 왜그랬어요.
채연 : (겁먹은 듯) 내가... 내가.
진혁 : 채연씨..
채연 : 소연이가, 소연이었다구요.
진혁 : ...
채연 : 소연이었어요. 내가 죽인 소연이가, 당신과 이야기 하고 있었어요.
진혁 : 그건, 조검사였어요.
채연 : 소연이가 당신에게 말했어요. 내가 범인이라고. 내가 사람들을 죽인 살인마
라고. 그리고 소연이 자기도 죽인거라고.
진혁 : 채연씨!
채연 : (넋이 나간 듯) 당신을 잃고 싶지 않았어요.
진혁 : 채연씨...
채연 : 소연이가.. 당신을... 당신을 죽이려고 했다구요.
S#.112 채연의 집 앞.(밤)
멈추지 않고 아직도 쏟아지고 있는 비.
차에서 채연을 내려주는 진혁.
채연을 감싸고 집 현관까지 데려다 준 뒤, 돌아서서 자신의 차로 간다.
S#.113 병원.(밤)
수술실에서 채연의 흔적들을 지우는 진혁.
모든 것을 정돈한 뒤, 민석의 시체를 마주하고 의자에 앉는다.
시체 옆에서 조용히 잠을 청하는 진혁.
진혁 : 소연씨. 채연씨를 놓아줘요.
S#.114 병원.(낮)
수술실에서 수갑이 채워진 채, 끌려나오는 진혁.
사람들의 인사를 받으며 출근하던 채연, 진혁을 본다.
서로 마주치는 눈. 하지만, 진혁 눈을 돌려버리고, 채연은 그런 진혁을 안타깝게 보
고 있다.
끌려나가는 진혁.
그리고, 하얀 천에 싸여 실려나가는 민석의 시체.
S#.117 면회실(낮)
단정한 차림의 채연.
들어서는 진혁, 기쁜 표정이다.
무표정으로, 하지만 날카롭지는 않게 진혁을 보는 채연.
마주앉는 두 사람.
진혁 : 어떻게 왔어요.
채연 : 무기 징역이라구요.
진혁 : 그렇다네요.
채연 : 말해주고 싶은 게 있어요.
진혁 : 괜찮아요. 미안해하지 않아도.
채연, 진혁을 말없이 본다.
진혁, 괜찮다는 듯 채연을 본다.
채연이 계속 말이 없자, 이상하다는 듯, 채연을 보는 진혁.
간수 : 면회 시간 끝입니다.
채연 : (간수를 한번보고는, 진혁에게) 고마웠어.
진혁, 뭐에 머리를 얻어맞은 듯, 멍해있는데, 간수가 데리고 나가려고 한다.
채연의 미소.
S#.117 몽타주.
어린 채연, 양부모에게 입양되는 모습.
채연, 밥 흘려서 긴장하는데, 채연에게 밥을 떠 먹여주는 양모.
놀이동산에서 신나게 노는 채연과 따듯하게 보는 양부모.
임신한 양모.
소연의 탄생, 귀여워하는 채연.
소연에게만 붙어있는 양모를 배신감에 찬 눈으로 보는 채연.
양부모가 없을 때, 동생에게 폭력을 가하는 채연.
벽장 속에 소연을 가두는 채연.
S#.118 감옥.(낮)
끌려나가는 내내 경악한 눈으로 채연을 보는 진혁.
진혁 : 그.. 그럼.
다소곳하게 일어나는 채연.
다시 한번 진혁에게 미소짓는 채연.
S#.119 인서트.
췌장암 환자 박진수 죽이는 채연의 모습.
소아암환자 이아름 죽이는 채연의 모습.
소아암환자 이보리 죽이는 채연의 모습.
진혁이 보는 곳에서 일부러 서정에게 실수를 묻는 장면.
서정을 죽이고, 자살로 위장하는 채연의 모습.
민석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가, 분노에 차 석상을 집어들고 뛰어는 장면.
민석을 죽인 후, 진혁이 집에 데려다 주고 사라지자 의미 있는 미소를 짓는 채연.
병원에서 진혁이 체포되자, 뒤에서 웃는 채연의 모습.
S#.120 감옥 밖.(낮)
감옥을 나서는 채연.
갑자기 빛을 봐서, 눈부셔 한다.
하늘을 보는 채연.
S#.121 택시 안.(낮)
택시 안에서 거리의 풍경을 보는 채연.
연신 미소를 짓는다.
S#.122 채연의 집 밖.(낮)
멀리서 걸어오는 채연.
손에는 과일 등의 봉투를 들고 있다.
힘겹게 걸어오는 채연.
현관 벨을 누르는 채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