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나들길에서 만나는 볼음도는 많은 추억거리를 남겼다. 2013년 친구들과 처음 찾았을 때는 눈이 발목까지 빠지는 해변길을 걸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어느 해는 얼음해변이 너무나 아름다워 발걸음을 붙잡던 곳이다. 몇 번은 물때가 맞지 않아 죽바위를 포기 했었다.
죽바위로 가는 길은 갯벌을 피해가며 바위를 벗 삼아 매달리며 오르내림도 즐거움을 안겨준다.
죽바위다. 죽바위의 유래를 찾아보면 죽바위라는 명칭은 죽돌(여러가지 재질이 섞여 있는 단단하지 못한, 범벅돌)로 되어있다 하여 죽바위라고도 한다. 또 이 바위에는 '죽가비'라는 조개 종류가 많았던 바위란 뜻도 포함될 듯하다고 한다.
죽바위 쪽에 옛날에는 깊은 바닷길이 있어 새우젖 배가 머무르기도 했으나 지금은 뻘로 묻혔고, 그 옆으로 커다란 갯골이 있어 물이 들어올 때 이곳에서부터 물 따라 망둥어 낚시를 한다고 한다. 죽바위에서 또 하나의 추억거리를 남긴다.
죽바위를 뒤로 오던길로 다시 뒤돌아선다. 어느새 풀이 자라 길이 잘 보이지 않는다. 수풀을 제치고 임도에 들어선다. 그리고 언덕을 너머서면서 안말뜰이 마중 나온다. 볼음도의 너른 뜰이다. 저만치 서도은행나무가 손에 잡힐 듯 다가온다.
농로를 따라 한동안 걷다보면 해변이다. 북녘 땅을 볼 수 있는 곳인데 여전이 시야가 가려 볼 수가 없다.
볼음도 은행나무다. 강화군 서도면 볼음도리 산186에 위치한 볼음도 은행나무는 높이 24m, 가슴높이의 둘레는 8.96m이다. 바닷가 북동향 언덕에서 자라는 정자목(亭子木)이며 앞에 좋은 경관이 펼쳐진다.
마을을 지켜주는 신령스런 나무로 약 800년 전 큰 홍수 때 바다로 떠내려 온 나무를 건져 심은 것이라고 한다. 이 나무의 가지를 태우면 신이 노하여 재앙을 내린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1950년대까지만 해도 마을 사람들이 해마다 정월 그믐날에 모여 마을의 평안과 풍어를 비는 풍어제를 지냈다고 한다. 볼음도 은행나무는 오랜 세월 동안 조상들의 관심과 보살핌 속에서 살아온 나무로 민속적·식물학적 자료로서의 가치가 높아 천연기념물로 지정·보호하고 있다. 이 은행나무로 인해 마을 이름을 ‘은행제이’, ‘은행촌’으로도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