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컴패션과 함께하는 흔들리는 부모 마음잡기] 코너의 아동 발달 학자 이하원입니다.
우리가 지난 시간에는 초등 입학 전 부모, 즉 예비 학부모의 아이들 학업과 또래 관계 준비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오늘은 한 인간이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성공적인 요소 중의 하나인 '주의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려고 합니다.
사실 주의력이라는 주제를 선택한 이유는 그 시대마다 트렌드, 즉 풍미되는 어떤 풍토가 있는데 예를 들면 MZ 세대의 풍토라는 게 있을 수 있고, 과거에는 학업을 잘하는 아이가 인기 아이지만 요즘은 춤이나 노래 등 다른 재능이 보다 부각되기도 하는 등 그 시대 마다 트렌드가 좀 다르다는 점에서 주의력을 좀 이야기할 필요를 느끼게 됐습니다. 한 가지 더 얘기해 볼까요? 예전에는 순응적인 아이가 부모 앞에서 잘 자란 아이였지만 요즘은 자기 의사 표현을 좀 또박또박 때론 좀 따박따박 하는 아이가 유능한 아이로 설명되기도 합니다.
즉 한 시대마다 아이를 보는 관점이 다르고 그 시대마다 풍미되어지는 분위기라는 게 있는 거죠. 그런데 저의 지극히 개인적인 소견입니다만, 저는 요즘 시대 아이들은 산만하고 좀 부잡스럽고 사부작거리는 풍미함이 있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은 좀 어떠세요? 혹시 인터넷 뱅킹으로 얼마를 이체하려고 스마트폰에 들어갔는데 넷플릭스라든지 유튜브라든지 뭔가에 하나 빠지면서 결국 송금하지 못한 경험은 없으세요? 어떤 사이트에 아이들 준비물을 구입하려 들어갔다가 엉뚱하게 다른 것들만 보고 나온 적은 없으실까요? 이렇게 우리 모두가 좀 산만하고 부잡스럽고 약간 사부작하는 집중하지 못하는 그런 풍미가 요즘은 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좀 아셔야 하는 것이 있는데, 그게 바로 '주의력'과 '집중력'의 차이입니다.
어떤 어머니가 오셔서 아이의 주의력에 대해서 의논하시기에 제가 아이가 주의가 좀 산만해 보인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랬더니 대번에 우리 아이가 그림을 그릴 때 또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할 때 또 인터넷으로 어떤 특정 프로그램을 볼 때에는 꽤 오랜 시간 돌아다니지 않고 앉아 있다고 우리 아이는 그렇게 산만한 아이는 아니라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어머니가 말씀하시는 건 집중력을 말하는 것이고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주의력을 말하는 것입니다.'라고 말이죠.
집중력과 주의력은 다릅니다.
집중력은 생득적입니다. 생득적이라고 하는 것은 누구나 타고나 갖고 있는 능력인데 내가 좋아하는 것을 꾸준히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능력이 집중력입니다. 스마트폰을 가지고 게임하는 거 거의 99.9%의 아이들은 다 집중력이 어마무시하죠. 그림 그리는 거 좋아하는 아이, 집중력이 있습니다. 노래 부르는 거 좋아하는 아이, 집중력 있을 수 있지요. 춤추는 거 좋아하는 아이, 집중력 있을 수 있습니다.
주의력은 싫은 것도 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하고 싶지만 하지 말아야 한다면 안 할 수 있고 하고 싶어도 하면 안 되는 것이라면 안 할 수 있는 능력, 이것이 주의력입니다. 그래서 주의력은 여러 가지 종류가 있는데요. 초점 주의력, 전환 주의력, 지속 주의력, 선택 주의력 등 여러 가지의 주의력이 한 인간을 인간답고 유능하게 만드는 데 있어서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통상 여러분이 키우시는 자녀 아이들의 평균 주의 시간 혹은 집중 시간이 좀 궁금하시다면 연령 곱하기 1이 평균적이긴 합니다. 그러나 최대 아이들마다 개인차가 있기 때문에 2~3배 정도까지를 설명할 수 있는데요. 쉽게 얘기하면 만 2세 아이들은 한 5분 정도, 3 4세는 10에서 15분 정도, 5세 이상이 되면 15~30분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런데 전체적으로 사람들이 이렇게 몰입하고 집중할 수 있는 힘이 아이들 뿐만 아니라 성인도 즉 좀 불편하고 힘들고 그럼에도 해야 되는 일을 버텨내는 힘이 점점 없어지고 있는 그런 시대 속에 우리가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깊이 생각하는 것보다는 빠르게 생각하고 충동적으로 말하고 덜컥 결정하는 일들이 더 많은 시대인 것이죠.
우리가 이런 유를 얘기할 때 마시멜로 실험을 얘기 안 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아시는 것처럼 마시멜로 실험은 후대에 많은 비판을 낳기도 했죠. 여러 비판점들의 면면들이 있었지만 대표적으로 실험에 참여한 아이들의 편향성이 굉장히 많은 이슈가 되곤 했습니다.
그런데 2013년 로체스터 대학교의 홀리 팔메리와 리처드 애슬린이라는 학자가 1월에 '코그니션(Cognition)'이라는 저널의 '합리적 간식 먹기'라는 제목으로 어떤 논문을 하나 발표했는데요. 이분들은 이 마시멜로 실험의 결론을 좀 뒤집어 놓은 역할을 하게 됐죠. 이분들에 따르면 마시멜로를 빨리 먹은 아이들 중에서 일부는 참을성이 부족한 게 아니라 나중에 돌아오면 하나를 더 주겠다는 실험을 진행한 연구원들의 말을 믿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가진 것이죠. 그들은 불안정한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은 기본적으로 어른들의 말을 잘 믿지 않고 믿는 것에 좀 익숙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나중에 하나 더 줄게', '조금만 기다려' 이렇게 얘기하는 것에서 부모가 정말 나중에 한 번 더 주지 않은 경험이 준 경험보다 더 많기 때문에 불안정한 환경에서 성장한 아이들은 '어른은 약속을 지키지 못하거나 지키지 않는다.'라고 하는 개념이 몸에 더 탑재가 되어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안정적인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일수록 약속은 지켜질 것이라고 기대하면서 좀 더 오랜 시간 기다리는 모습을 보인 것이지요. 결국 주의력이라고 하는 것은 아이들의 뇌 활성도와 관련이 있지만 특별히 전두엽에 우리가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죠. 그것이 맞긴 하나 그것은 하나의 주의력을 설명하는 물론 강력하지만 하나의 요소라고 볼 때 우리가 도와줄 수 있는 지속적인 주의력, 버티는 힘에 아주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는 부모 자녀 간의 신뢰입니다.
물론 인간은 선택을 좌우하게 되죠. 뭔가 선택을 하는 데 있어서 여러 요소를 가지고 선택합니다. 그러나 부모 자녀 관계의 신뢰라고 하는 것은 어른들의 말에 대한 믿음이라고 하는 것은 결국 만족 지연이라고 하는 버티는 힘에 영향을 준다는 것은 학자들의 의견과 여러 실험과 여러 저널을 통해서 이미 검증이 되었다는 것이죠. 따라서 뇌의 인지적인 성장, 주의력이라고 하는 것은 정서적 안정이라는 부모 자녀의 신뢰에서 비롯되게 됩니다.
이제 새로운 학기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또 새로운 상급 학교로의 진학이 아이들에게 기다리는 그런 가정도 있겠지요. 학교 교육에서 꼭 필요하다고 얘기하는 이 주의력, 지속적인 주의력이라고 하는 것이 계속 부모가 옆에서 '돌아다니지 말고 앉아 있어', '집중해야지', '그만 일어나' 이렇게 얘기하는 말보다 부모 자녀 관계의 신뢰를 더 되짚어보는 그런 넓은 차원에서의 주의력을 좀 살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컴패션과 함께하는 흔들리는 부모 마음잡기] 코너의 아동 발달 학자 이하원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