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뉴스데스크 앵커
김주하와 생각해보는 3가지 헤드라인
아직도 여성 앵커를 '방송의 꽃' 정도로만 생각하는 사람들은 아마 몇
년간
뉴스를 안 본 사람일 것이다. ‘힘 뺀 머리에 바지 정장’, 그리고 ‘시청자와 같은 느낌의 표정’으로 친숙하게 다가온 앵커 김주하. 그녀를 만나보면 우리 시대의 여성이 얼마만큼의 자유로움과 명쾌함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방송은 시청자의 눈
방송할 때 자신의 앵커 멘트가 끝난 직후 취재기자의 뉴스보도 화면을 보는 표정이 풍부^^하다는 얘기를 하자,
“인간으로서 당연하죠. 슬픈 뉴스가 나오면 저도 같이 슬퍼지고 기쁜 뉴스가 나오면 저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져요.”라며 “사실 다른
앵커들도 마찬가진데, 제가 보시다시피… 헤헤… 눈, 코, 입이 좀 커서
다른 앵커들보다 더 크게 부각되는 것 같아요. 조금 웃거나 우울해도
많이 그렇게 보이죠?”하고 말한다. 그리고는 “처음엔 제 그 풍부^^;한 표정에 불만이 많았어요.”한다. ‘뉴스의 객관성이 떨어져 보이면 어떻게 하나?’, ‘내 감정을 너무 많이 보이는 것 아닌가’하고
걱정했던 김주하 앵커는 점차 '시청자와 같은 시각으로 뉴스를 접하는 것이 느껴져 오히려 더 공감이 간다.’는 분들도 많아져서 요즘은
장점으로 생각하려 애쓴다고 한다. 그래서 더욱 철저히 뉴스를 분석하고 멘트를 준비하게 된다고 한다.
그러고 보면 그녀는 ‘방송은 시청자의 눈’이어야 한다는 명제를 브라운관 일선에서 가장 솔직하게 풀어내고 있는 앵커인 셈이다. 하긴
뉴스를 아무 표정 없이 읽기만 한다면 ‘앵커’라기보다 ‘앵무새’라고 해야 옳을 것이다. 과거에 우리가 얼마나 많은 일방 통행용 ‘대한 늬-우스’를 보아 왔던가를 생각해보면 고마운 일이다.
여성이라는 이름으로 이 땅에서
굳이 구분할 필요야 없겠지만, ‘여성’앵커로서의 위치와 역할에 대해 그녀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지가 궁금했다.
“현재 국내 방송 3사 여성 앵커의 평균 자기 보도 첫 방송 시간은 방송 시작 후 10분입니다. 예전에 비하면 많이 빨라졌지만, 언제쯤 5분대로의 진입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나요?”그녀는 잠깐 생각하더니,
“왜 60등이 50등 되는 거나, 50등이 40등 되는 건 비교적 쉽잖아요.
20등이 10등 되고, 10등이 5등 되는 것도…”하고 말을 꺼낸다. “하지만 5등부터는 더 올라가는 것이 어렵다고들 하죠. 지금이 어떻게 보면 그런 단계예요. 처음엔 단신만 처리하던 여성 앵커들이 남녀남, 남녀남녀 같은 방송 순서를 거치며 지금의 10분대까지 온 거죠. 5분대
진입이 딱히 언제가 될 것이라고 말하긴 힘들지만 지금이 분명 과도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라고 말한다. 그리고는, “…가능하다면
제가 그 과도기에서 후퇴해 가는 것이 아니라 전진해 나갈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고 다짐하듯 말하는 그녀.
그녀가 한국의 대표적인 프라임타임 뉴스 앵커 자리를 맡으며 사회
속에서 여성의 위치를 대별하는 방송인으로 성장한 지 1년 반. 그녀는
이미 주목받는 시선을 뛰어넘어 자신의 미래를 차근히 준비하고 있는
커리어우먼이었다. 그래서 그녀의 10년 뒤 꿈 역시 앵커라고 한다.
대화를 계속 이어갔다. “아까 그 비유 같은 상황은 비단 방송 일을 하는 분들 뿐 아니라 여성으로서 사회 생활을 하고 있는 다른 분들에게도 적용되는 말 같습니다. 특별히 어떤 면에서 이런 점은 우리 여성들이 좀 더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여기나요?”
“다 그런 건 아니지만 남자들의 경우는 일을 찾아서 만드는 경우가
비교적 많아요. 그렇게 일을 하려면 자연히 사람을 모으게 되죠. 아니면 회사에서 그에게 사람을 붙여 주거나요. 그는 내가 ‘리더’가 돼서, ‘내가 아이디어를 낸 프로젝트니까’ 더욱 열심히 그 일을 하게
됩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리더십’을 연습하게 되는 거죠. 그런데 여성들의 경우엔 그에 비해 주어진 일에 만족하는 경우가 아직은
많은 것 같아요. 그게 참 서운하다는 생각을 해요.”그녀의 메시지는
분명했다. “여성들이 먼저, 앞에 나서서 능동적으로 일을 개척해 갔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하는 것이 언뜻 보기엔 한 발 앞서 나가는 것
같지만 나중엔 열 발 앞서는 결과를 낳거든요.”
여성의 특성, 예를 들어 섬세함, 풍부한 감성, 모성이 모든 사회 영역에서 높은 영향력을 발휘하는 때가 왔다. ‘EVEolution’이라는 말까지 유행한다. 김주하 앵커는 그러한 여성의 특성이 뉴스에도 곧잘
도움이 되어 남자들이 놓치는 기사도 발견하게 될 때가 많았다고 한다. 또 남자들이 뉴스를 더 많이 본다고는 하지만 채널 선택권은 여성에게 더 많은 것으로 생각한다고 한다.
크리스천으로서 하나 더
“크리스천으로서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어 감사 하구요...” 라고 말을 꺼내자 그녀가 손을 내 젓는다. “그게 얼마나 큰
부담인지 모르실 거예요. 내가 실수를 하면 마치, ‘크리스천이기 때문에’, ‘크리스천들은 안 돼…’라고 핀잔들을 것만 같았거든요.”
그런 일은 없어야겠다고 생각한 그녀는 그래서 처음엔 많은 크리스천들이 고민하는 것처럼‘기독교인이라는 걸 말하지 말까?’하는 생각도 했다고 한다. 자신을 보고 하나님을 찾게 되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지만, ‘나로 인해서 실족하는 사람이 생긴다면 어떻게 하나?’하는
고민을 했다고도 한다. 그런 끝에 내린 그녀의 결론-“그래도 ‘내가
크리스천임을 밝히고 나면 오히려 제 행동에 대해 조심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열심히 밝히고 다녔어요.”
한국의 프라임 타임 앵커인 그녀와 나눈 얘기들. 그런 것들이 생각에
그치지 않고 실천되는 날을 앞당기기 위하여, 오늘도 그녀는 자신의
직장인 MBC로 바삐 뛰어 들어갔다.
@ 그녀를 더 잘 알기 위한 말랑말랑한 프로필~
- 앵커를 꿈꾸기 시작한 때 : 고1 때부터. 그런데 이과를 선택했다. 뭐 이과 출신이 아나운서 되지 못하란 법 있나? 대학도 사범대학 과학교육과 졸업인걸.
- 대학 시절 앵커 되기 위한 작전 명 1호 : 전화를 건다. "이대 후배인데요~" 하며 무조건 캐물었다.
- 별명 & 콤플렉스 : 볼링핀, 삼각플라스크, 먹개비, 개구리 왕눈이 / 굵은 목소리, 화살코-.-*
- 방송 외 시간에 하는 취미 : 피아노(교회에서 반주했을 정도의
수준급)와 데생. 그린 그림은 열심히 감춰둔다^^;
- 화장 및 의상 : 맨 얼굴이 최고. 피부미용엔 잠이 보약. 암, 그렇지.
의상비? 협찬 받은 옷 입고 일하니 거의 안 든다^^
- 다니는 교회 & 가족 관계 : 여의도 순복음 교회. 가족과 함께. /
부모님과 사랑하는 여동생 1명
- 좋아하는 운동 : 검도, 스쿼시, 제트스키. 고등학교 때 학교 선생님 왈, "너 투포환 선수해도 되겠다.”
- 좋아하는 동물 : 고양이, 강아지, 토끼…
- 좋아하는 음식 : 순대 빼고 다~ 순대는 남자친구 생겨서 먹자면
한번 먹어볼 수도 있다??
- 팬 사이트 : 여러 곳 있다. 든든한 모니터 요원들이기도 한 그들의 질문에는 성실하게 리플을 달며 친하게 지낸다.
- 평소 때 옷 입는 스타일 : 헐렁한 바지에 남방. 치마는 절대 안
입는다. 왜냐구? ‘치마=여성스러움’하는 등식이 싫어서.
- 바라는 남성상 : 서로 존중할 수 있는 사람이 좋다. 하지만 지금은 남자를 사귀는 것에 대해 생각하고 있지 않고 따라서 아직 배우자를 위한 기도도 하지 못하고 있다.
- 존경하는 선배와 이유 : 현재 MBC 라디오 <시선집중>을 하는
손석희 앵커. 그의 뛰어난 순발력과 명쾌한 시각은 ‘딱’ 앵커이다. 그와 함께 했던 아침 방송 때는 하도 엄하게 가르쳐줘서
눈물을 흘리며 방송하기도. 그래도 지금은 그가 마냥 고맙다. 헤헤… 나도 선배 되면 그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