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 선교 편지
존경하고 사랑하는 홍천만민교회 최덕용목사님께
태국 치앙마이 연합교회 김문환 목사입니다. 그간 평안하셨지요.
시간이 참으로 빠름을 실감합니다. 2023년 새해를 시작한 것이 얼마 전 같은데, 이제 올해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올 한해도 최덕용 목사님의 관심과 만민교회 선교부장님, 그리고 교우님들의 뜨거운 기도에 힘입어 보람되게 사역을 감당하였을 보고드리며, 이곳의 활동 중에 몇 가지를 소식을 전합니다.
1. 푸라오 아가페 홈 교회에 세탁기와 주방용품을 선물하였습니다.
이 교회는 치앙마이에서 1시간 30분 떨어진 푸라오 지역에 있는 라후족 교회이며 학생기숙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산족 아이들인데 이곳에서 생활하며 공부하고 있습니다. 교회가 기숙사를 운영하지 않으면 이들은 하숙하거나, 자취해야 합니다. 그런데 가난한 산족 아이들은 이것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가난한 아이들은 절에서 운영하는 학교나 기숙사에 들어갑니다. 절에 들어가면 승려들의 가르침을 받으며 불교도로 자랄 수밖에 없기에 학생들이 기독교 신앙을 유지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교회가 이런 학생들을 위해 기숙사를 운영하며 아이들을 기릅니다. 기숙사 운영하려면 재정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태국의 교회들은 대부분은 약합니다. 그래서 저를 비롯한 많은 선교사가 교회와 기숙사를 돕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7월에 세탁기가 고장이 나서 쓸 수 없게 되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학생들이 생활하는 기숙사에서 세탁기는 필수품입니다. 저는 달려가서 세탁기의 상태를 확인하였고, 새 세탁기를 사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목사님 가정과 함께 치앙마이의 가전제품 판매장을 찾아가 원하는 세탁기를 구입하였습니다. 새 세탁기를 받고 목회자 가정이 받고 좋아하던 그들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됩니다. 목회자 가정이 교회로 돌아갈 때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여비도 지급해주었습니다.
얼마 전엔 푸라오교회의 담임목사님과 기숙사 학생들이 즐겁게 파티를 하는 사진을 보내왔습니다. 이번 달은 성탄절이 있습니다. 저는 올 성탄절에도 기숙사 학생들에게 성탄 선물을 보내고 푸라오교회 성도들과 함께 성탄 예배를 드리려고 합니다.
2. 푸리오 지역에 있는 도이비앙이라는 산이 있습니다.
이 산은 해발 1,600M가 되는 높은 산으로 커피가 생산되는 곳입니다. 이 산속에 라후족 교회인 방띠오교회가 있습니다. 이 교회에 가는 길은 매우 험하고 위험합니다. 비포장도로기에 일반 차량으로는 갈 수 없고, 4륜 차량만이 가능합니다. 비가 오면 차량 통행이 불가합니다. 뿐만아니라 이 마을은 깊은 오지이기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물론 교회에도 전기 시설이 갖추어지지 않았습니다. 저는 기회가 되면 이 마을과 교회를 찾아갑니다. 가는 길이 험하고 힘들지만, 산속에 세워진 작고 초라한 교회와 오지에서 믿음을 지키며 신앙 생활하는 성도들을 보면서 제가 도전을 받고 은혜를 공급받기 때문입니다.
올봄에 이곳을 찾았을 때, 이 교회의 목사님이 제게 교회가 전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발전기를 사줄 수 있냐고 부탁하였습니다. 이것이 저의 마음에 부담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발전기를 사주었습니다. 아직 마을에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지만, 방띠오교회는 전기를 사용하며 예배를 드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3. 교회 주변에 미얀마 이주 노동자들이 마을을 이루어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들은 고국을 떠나 이곳에서 노동하며 어렵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는 연말에 그들에게 쌀과 국수를 사주며 사랑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 가정이 냉장고가 필요하다는 소식을 듣고, 중고냉장고를 구입하여 전달해 주었습니다. 더운 나라에서 냉장고는 필수품입니다. 저는 우리 교회가 고국을 떠나 외국에서 이주노동자로 살아가는 이들과 함께 호흡하며 작은 사랑을 줄 수 있는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4. 교회 입구의 도로 확장 공사로 유실되었던 교회 간판을 다시 제작하여 설치하였습니다.
5. 올해도 저와 치앙마이 연합교회는 태국의 교회들과 단체들, 그리고 12명의 태국 학생에게 장학금을 매월 빠짐없이 지원하였습니다.
우리 한국교회가 자라고 성장하여 도움을 받는 교회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교회가 되었음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는 앞으로도 도움이 필요한 태국의 교회들을 돕고 지원하고 일을 계속해서 감당해 나갈 것입니다.
그런데 사실 저와 치앙마이 연합교회가 이러한 이들을 감당할 수 있는 원동력과 힘은, 기도해주시며 아끼지 않고 후원을 주시는 최덕용 목사님과 홍천만민교회 성도님들의 사랑과 섬김이 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고백합니다. 만민교회의 큰 사랑과 기도에 힘입어 제가 이곳에서 보람되게 사역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올해도 제가 이곳에서 태국의 영혼들과 태국의 교회들과 어린 생명을 섬길 수 있도록 큰 사랑으로 후원해주심을 깊이 감사를 드립니다. 앞으로도 주신 사랑을 기억하며 태국선교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계속해서 기도해주시기 바랍니다.
이제 2023년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복되고 행복한 성탄과 연말 되시고, 기쁘고 활기찬 2024년 새해 맞이하시기를 기도하며 글을 마칩니다.
사진 첨부합니다.
1) 푸라오 홈 교회(기숙사) 세탁기 전달 사진.
2) 기숙사 학생들과 파티 사진.
3) 방띠오교회 발전기 전달 사진.
4) 미얀마 노동자 가족 냉장고 전달 사진.
2023년 12월 10일
태국 치앙마이 연합교회 김문환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