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경1호 32년만에 '별'… 정보·수사분야 도전꿈"

“영광도 영광이지만 어깨가 무겁습니다. 여경의 위상 향상과 경찰 조직발전에 온 힘을 쏟겠습니다.”9일 경찰 역사상 첫 여성 경무관으로 승진한 김인옥(52) 방배경찰서장은“괜히 떨리고 실감이 나지 않는다”면서도 “후배 여경들이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1972년 순경 공채를 통해 여성 1호로 경찰에 입문한 김 서장은 99년 김강자 경찰청 여성청소년 과장에 이어 2번째 여성 총경이 됐고 이후 경남 의령경찰서장, 경기 양평경찰서장과 서울경찰청 방범기획과장을 거치며 청소년 범죄 소탕에 앞장서왔다. 그는 지난해 방배경찰서에 부임한 뒤에도 경찰청의‘강력범죄소탕 100일계획’추진 당시 서울 지역 검거실적 5위를 기록하는 등 지휘력을 인정 받았다. 과감한 업무 추진력과 함께 부하 직원들 사이에서 ‘큰 누나’로 통할 만큼 여성 특유의 섬세함도 돋보인다. 올해로 경찰 생활 31년째를 맞는 김 서장은 “여성에 대한 편견 탓에 보편적이고 수월한 업무를 지시받을 때마다 상관에게 항의를 해왔다”며 “여경 스스로 차별 의식을 버리고 남성보다 갑절의 노력으로 각자 분야의 전문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경무관 교육 기간 중 경찰 조직과 관련해 공부를 많이 해 경찰 개혁작업에도 일조하겠다”는 그는 “정보, 수사, 형사, 경무 등 여경에게 좀처럼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던 분야에도 도전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앞으로 남은 경찰생활이 길어야 4년이란 생각에 한편으론 아쉬움도 많다”는 김 서장은 유년 시절부터의 꿈이었던 사회복지활동을 위해 지금도 사회복지사 1급 자격증 취득을 준비중이다. 97년 동국대 행정대학원을 졸업한 김 서장은 이를 위해 서울사이버대 사회복지학과에 등록했다. 아직 미혼인 그는 “경찰과 결혼한 셈”이라며 “퇴직 후에도 청소년ㆍ노인 복지 활동에 힘쓸 것이고 정계 진출은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