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민일보 도민광장에 실린 글입니다..
고향 군산에 대한 애향과 발전을 기원하는 애뜻한 마음이 글로 표현되어 있네요^^
군산에 살으리랏다.
/고병훈 재경군산시 향우회 사무처장
승인 2013.07.25
뽕나무 밭이 변해 푸른 바다가 된다’는 상전벽해란 말이 떠오른다.
예전 군산의 중심 옛 시청 주변은 출퇴근시간에는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군산의 중심으로 현재 이성당옆 시내버스 정류장에서는 나운동 방면, 조촌동방면, 비행장 방면, 옥구, 대야, 임피, 성산, 나포로 가는 시내버스가 줄을 이었고 저녁 버스에는 학생, 직장인, 장을 보고가는 할머니, 할아버지, 아주머니들로 콩나물 시루를 연상케 했다.
72년 군산상고가 황금사자기 결승전에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역전의 명수로 알려졌을 때, 당시 군산역에서 시청까지 우승 축하 플래카드가 물결을 이루고 선수들의 카 퍼레이드하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옛 군산역에서 시작하는 구시장은 기차가 들어오면 장을 보러오는 사람들로 북적였으며 시장에는 야채는 물론 싱싱한 생선들로 가득차 흥정하는 사람들로 옥신각신 하던 모습에 기억이 새롭다.
이런 과거의 모습은 군산이 급격히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군산항의 기능쇠퇴와 대도시로의 인구유출 등으로 도시가 침체하게 된다. 근대 개항기 신흥 항구 도시의 면모를 이어가지 못하고 경제성장의 동력을 잃고 침체 일로를 걷던 군산, 도심의 불빛은 하나씩 꺼지고 사람들이 직업과 기회를 찾아 떠나던 과거 군산의 모습은 황량하기 짝이 없었다.
이에 많은 시민은 우리 군산도 잘살아보겠다는 염원으로 방폐장을 유치하려 주민투표까지 하였으나 결국 방폐장 유치에 실패한 아픈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이후, 새만금 사업을 계기로 우리나라 최대의 국가산업단지 조성과 더불어 현대중공업, 두산인프라 코어 등 세계 유수의 대기업을 유치하면서 지속적으로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추억의 교통 요충지인 군산역이 사라지고 뻥뚫린 시원한 대로가 생겼다. 이젠 미원동에서 경암동으로 바로 갈 수 있다. 팔마고가교도 보이지 않는다. 내항에는 근대역사박물관과 해양테마공원, 구 조선은행이 복원되어 근대건축관으로, 일본제18은행 등이 멋지게 복원되어 자리하고 있다. 어렸을 때 즐겨 찾던 빵집 이성당은 전국 최고의 명소로 소문이 자자하다.
월명공원 아래 한때 부자동네였던 월명동은 이제 근대건축물이 복원되어 일본식가옥, 8월의 크리스마스의 ‘초원사진관’, 일본식 사찰 ‘동국사’ 등을 잇는 길은 군산 대표 탐방코스가 되었다.
논밭의 황량한 빈땅으로 남아있던 수송동지역과 군산 대학교앞은 군산 인구의 다수가 거주하는 대단위 주거단지가 형성되었고 쇼핑몰과 수많은 음식업소가 밀집되어 번화가를 무색하게 한다.
어느 미국인인 기업인의 말이 생각난다. 전주지사 보다는 군산지사에서 근무하고 싶다고, 그건 뉴욕의 센트럴파크에 견줄만한 ‘은파관광지’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은파관광지는 봄철 눈부신 벚꽃의 향연이 있고 아름다운 물빛다리와 음악분수, 수변을 따라 이어진 산책길 그리고 풍부한 문화공연, 말그대로 자연과 문화가 공존하는 웰빙 감성 파크이다. 여기에 또하나 군산 옥산면에 위치한 청암산과 군산 저수지(옥산호수)를 빼놓을 수 없다.
거기에 군산을 감싸고 흐르는 금강을 따라 조성된 금강호 관광지가 있다
금강 가창오리의 군무가 얼마전 1박2일이라는 방송 프로그램에 방영된 적이 있다. 국내 최대 철새 도래지, 금강호! 그래서인가 군산을 생태 관광도시라고 한다. 금강호를 바라보고 나포 십자들녁과 11층 높이의 철새조망대가 우뚝 서있다. 매년 11월~12월 군산 세계철새축제가 이곳에서 펼쳐진다.
새만금 방조제, 세계 최장 33.9km를 달리다 보면 군산의 미래를 미리 느껴볼 수 있다. 만경강변을 따라 방수제 공사가 한창이다.
매립지 위에 첨단 미래도시가 하루빨리 만들어지길 시민들은 염원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미래가 새만금에서 시작되고 있다는 말은 과언이 아니다.
최근 고향 친구들과 술자리를 하다보면 군산 발전에 대한 대화를 많이 하게 된다. 하지만 작년 8월 폭우로 인해 군산지역에 피해가 발생하고 최근에는 BTL 사업이라는 민자 하수관거 사업으로 말들이 많다고들 한다. 이러한 어려움도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군산이 발전하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수해복구에 온시민이 한마음으로 힘을 합쳐 노력했듯이 이러한 어려움도 도시발전에 따른 성장통이라 생각하고 모든 시민이 슬기롭게 대처하여 잘사는 군산을 만들어 갔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지금은 고향을 떠나 살고 있지만 눈만 감아도 해망동 어판장, 선유도 해수욕장 등 고향 생각으로 가득하고, 나의 부모 형제가 살고 있는 푸근한 고향이 마냥 그립다.
소중한 추억과 미래의 희망이 어우러져 50만 국제 관광 기업 도시로 변화와 발전을 기대해본다. 나의 고향 군산에서 살고 싶다. 그리운 내고향!
고병훈 / 재경군산시 향우회 사무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