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이과 통합형으로 치러지는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첫 모의고사 결과가 나왔다.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 수학 부분 표본 조사 결과 1등급을 받은 학생 가운데 92.5%~94% 이상이 이과생인 것으로 나타나 문과생과의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러한 결과의 원인은 선택 과목 별 유불리 때문인데, 이렇게 수능이 치뤄지면 문과 학생들이 정시 및 수시 모든 전형에서 피해를 볼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 속에서 선택 과목별로 유불리를 따져볼 자료가 부족하다. 선택과목이 있는 국어와 수학 과목의 경우 선택과목 인원 구성비나 선택과목별 전체 평균과 표준편차만 공개돼 있다.
- 주요 어휘
표준점수 : 수험생 전체의 평균에 대비하여 해당 수험생의 상대적 위치나 성취 수준을 보여 주는 점수. 점수는 수험생 개인의 원점수에서 수험생이 속한 집단의 평균 점수를 뺀 다음, 이를 수험생이 속한 집단의 표준 편차로 나누어 산출한다. 시험이 쉬워 평균이 높으면 표준 점수 최고점은 떨어지고 어려우면 최고점이 올라간다.
- 나의 의견
우리가 치를 2022 대학수학능력시험은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새로운 체제로 보는 첫 시험이다. 그래서 국어, 수학 영역에서는 기존에 없었던 공통과목과 선택과목제가 생겨났고, 탐구 영역에서는 문,이과 구분 없이 17과목 중 2과목을 선택 가능하다.(물론 서울 상위권 대학의 자연계 학과를 목표로 하면 수학 영역 선택과목에서 미적분 or 기하와 과학탐구가 필수이긴 하다.) 이러한 새로운 제도는 학생들의 진로 선택의 폭을 넓혀준다는 취지에서 시작되었다. 하지만 이는 인문계 수험생들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주고 있다. 단지 확통이라는 쉬운 과목을 쳤다는 이유로 같은 점수를 받았을때, 자연계에 비해 낮은 표준점수를 받는 이러한 제도의 취지는 이해하나, 이렇게 할거면 전체 수험생들에게 공통 문제로 출제해 유불리를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러한 제도는 아마 향후 5년 이내에 많은 반발을 받고 원래대로 회귀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 되나 인문계 수험생들이 수학 공부를 더 열심히 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된다.
이러한 제도에서 심각한 문제는 하나 더 있다. 3월 학력평가를 주관한 서울특별시교육청에서는 자세한 정보를 주지 않고 있다. 정보가 9할이라는 입시에서 모든 수험생들에게 공평하게 입시 정보가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은 매우 불공평한 경쟁을 시키는 것이다. 현재 인터넷 강의가 활성화 되며 수험생들의 대치동 선호 현상은 줄어들었지만, 이런 귀중한 입시 정보는 대치동에서만 공유될 것이기에 지방 학생들은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학력평가를 주관하는 교육청들과 모의평가와 대수능을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좀 더 투명하게 많은 정보를 공개하여 많은 수험생들이 불평등을 깨닫지 않도록 하였으면 좋겠다. 현재 교육청들이 자료를 내놓고 있지 않아 사교육 시장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현실에 경탄을 금치 못할 노릇이다.
물론 (인문계)수험생들의 잘못도 있다고 생각한다. 수학 영역에서 문과 학생들이 주로 선택하는 확률과 통계의 원점수 평균은 100점 만점에 30.54점이었다. 반면 이과 학생들이 주로 선택하는 미적분의 원점수는 50.58점으로 두 과목의 차이는 20.04점에 달했다. 이렇기 때문에 확통 선택자들의 표준점수가 낮은 것이다. 그래서 결론은 우리 인문계 친구들이 수학 공부를 더 해서 미적분, 기하 선택자들의 원점수와 별로 차이가 나지 않게 된다면 지금보다는 덜 불리해질 것이다. 수학 공부를 열심히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