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여름휴가
안녕달 작가 / 창비
2022. 07. 07
발제 : 문양미
어느 여름날, 홀로 사는 할머니에게 손자가 집으로 찾아오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할머니가 사는 공간은 윙윙 거리는 고장 난 선풍기와 텔레비전. 가족사진, 1인용 소파, 작은밥상,
아기자기한 화분, 반려견 메리와 함께 지내고 있다.
손자가 할머니에게 바닷소리가 들리는 소라를 선물하고 떠난 뒤 휑한 방에 앉아 텔레비전을
보던 할머니는 불현 듯 강아지 메리와 함께 소라 속으로 들어가 여름휴가를 즐기게 된다.
할머니가 일상을 보내는 집과 휴가를 즐기는 바다를 비교하여 보는 재미가 있었다.
할머니 집을 작은 소품들로 오밀조밀하게 표현했다면 바다는 탁 트인 시야과 과감한 구도가
펼쳐지는 공간으로 표현되었고
할머니의 모습을 일상 속에서 말수가 적고 조용한 분위기로 나타내었다면
바다에서는 경쾌하고 유머러스한 분위기로 연출되었다.
바닷가에서 할머니가 갈매기와 강아지 메리와 함께 수박을 나누어 먹고 모래 위에서
바다표범과 뒹굴며 바다 햇볕에 살을 태우는 장면은 매우 재미있었다.
할머니는 여름휴가 중 기념품 가게에서 구입한 바닷바람 스위치를 고장난 선풍기에 끼웠다.
강풍 버튼이 고장났던 선풍기는 다시 시원한 바람을 일으키며 윙윙윙 작동한다.
할머니의 고장난 선풍기를 고치고 싶은 마음, 몸이 불편한 할머니에게 휴가를 보내드리고 싶은 손자의 마음에서 출발한 할머니의 여름휴가는 최고였다^^
책을 덮으며 코로나 19로 절제해야 했던 바다를 향한 설렘과 두근거림,
바다에 대한 추억들이 밀려왔다.
”바닷 소리를 들려 드릴께요“
“파도 소리도 들려요? 갈매기 소리는요?‘
”게가 움직이는 소리는요? 모래성은 잘 있어요?“
”그래, 바닷바람처럼 시원하구나“
눈 아 이
안녕달 작가 / 창비
2022. 07. 07
발제 : 문양미
등굣길에 본 뽀득뽀득 눈사람이 마음에 남은 아이는 학교가 마친 후 눈사람을 찾아간다.
손발을 붙여주고 눈과 입을 그려주자 눈덩이는 아이의 다정한 관심과 인사를 받고 환호로
‘우아’ 하고 응답한다.
차가운 눈빵을 함께 나누어 먹고 책가방 눈썰매를 타면서 아이와 눈아이는 금방 친구가 된다.
눈을 만진 아이는 손이 시렵고 아이의 손을 잡은 눈아이는 손이 녹지만 장갑을 나누어 끼면서 괜찮아졌다.
그리고 겨울 내내 점점 자라던 눈아이는 봄이 오자 따스한 햇볕 아래서 점점 작아지고
더러워졌다.
“내가 더러운 물이 되어도 우리는 친구야?” 눈아이가 묻는다.
그리고 너무나도 길고 애틋한 둘만의 숨바꼭질이 시작되었다.
길고 긴 시간이 지나고 아이는 눈아이의 찾았고 눈부신 미소를 만날 수 있었다.
우리는 모두 서툴고 어리고 다르지만 다정한 인사와 따뜻한 마음만 있으면
누구라도 언제라도 친구가 될 수 있다.
눈의 계절 끝에서 아이는 키와 마음이 한 뼘 더 자랐고
작아지고 보이지 않아도 분명히 존재하는 마음을 배웠다.
아이와 눈아이의 우정이 아이의 마음을 키우는 모습을 눈부시게 그려낸 멋진 그림책이었다.
“괜찮아?” “응”
“안 아파?” “호오”
“왜 울어? ” “따뜻해서” 참 이상한 말이었다.
“내가 더러운 물이 되어도 우리는 친구야?” “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