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혼동하기 쉬운 외래어..
신문이나 TV에 나날이 새로 등장하는 정치.경제 용어들, 외국에서 들어온 신조어, 갑자기 유행해 쓰이는 말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요즘 봇물처럼 쏟아지는 왜래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구태여 용어사전을 들춰 봐야 하는 것도 이것과 무관치 않다. 이런 외래어 사용의 서려움 중의 하나는 표기의 혼란에서 비롯된다. 물론 국어연구소가 마련한 외래어 표기법에의한 원칙이 있긴 하지만 실제 사용함에 있어서는 관용어 문제나 대상언어가 광범위해서 생기는 어려운 점들이 없잖아 있는 게 현실이다.
최근에 한국어연구회에 가장 문의가 많았던 것으로는 지난 애틀랜타 올림픽 이후 스타급으로 부상한 레슬링 해설자 '빠떼루 아저씨' 김영준 씨가 외치는 '빠떼루'였다. 땅에 납작 엎드리는 자세를 뜻하는 불어 'par terre'는 우리말 표기로 '파테르'가 옳다. paris를 '파리'로 표기하고 실제 발음은 '빠'에 가깝게 내는 것이 같은 경우이다. 최근 정부 언론 외래어 심의공동위원회에서 결정된 사항 중에 방송에서 자주 사용되는 외래어를 묶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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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X ] │ [ O ] │
│ │ │
│ 워크 샵 │ 워크 숍 (work shop) │
│ 카렌다 │ 캘린더 (calendar) │
│ 스 │ 스태프 (staff) │
│ 인터네트 │ 인터넷 (internet) │
│ 윈도우 │ 윈도 (window) │
│ 쿵푸 │ 쿵후 (功夫) │
│ 버마 │ 미얀마 (Myanmar) │
│ 캐리어 │ 커리어 (carreer) │
│ 미스테리 │ 미스터리 (mystery) │
│ 엑기스,에끼스│ 진액 (Extract) │
│ 짜장면 │ 자장면 │
│ 스칼러쉽 │ 스칼러십 (scholar ship) │
│ 탈렌트 │ 탤런트 (talent) │
│ 액센트 │ 악센트 (accent) │
│ 바베큐 │ 바비큐 (barbecue) │
│ 코메디 │ 코미디, 코미디언 │
│ 다이나믹 │ 다이내믹 (dynamic) │
│ 타부 │ 터부 (taboo):금기 │
│ 맛사지 │ 마사지 (massage) │
│ 팜플랫 │ 팸플릿 (pamphlet) │
│ 링겔 │ 링거(액) (ringer) │
│ 소세지 │ 소시지 (sausage) │
│ 악세사리 │ 액세서리 │
│ 센타 │ 센터 (center) │
│ 코피 │ 커피 │
│ 칼라 텔레비젼│ 컬러 텔레비전 │
│ 드라이 크리닝│ 드라이 클리닝 (dry cleaning) │
│ 앙케이트 │ 앙케트 (enquete:불어) │
│ 아이 샤도우 │ 아이 새도 (eye shadow) │
│ 빵파레 │ 팡파르 (fanfare:불어) │
│ 빵구 │ 펑크 (funk) │
│ 홀몬 │ 호르몬 (hormon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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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제공.정미정 아나운서실 한국어연구회
제 목 :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을 자주 쓴다. 아무나 막 쓴다 . 뉴스에서든 토크쇼에서든 교육프로그램에서든 이 말은 자주 들을 수 있다. 그러나 이말은 원래가 손자병법에 나오는 말로 지피지기면 백전불태가 맞다. 이긴다는 승자가 아니라 위태로울 태자가 맞는 것이다. 아무리 적을 알지만 1대 100이라면 정면으로 싸우는 것보다는 도망을 가서 후일을 도모한다든지 원조를 요청한다든지 하는 것으로서, 이긴다는 승자가 아니라 위태롭다는 태자가 맞다.
제 목 : 한자말 바꿔쓰기는...
출판사나 인쇄소에서 쓰는 출판관계 낱말들은 거의 모두가 일본말입니다. 이것을 우리말로 바꾸려는 노력은 우리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봅니다.
다만, 얼마나 정확하게, 쉽게, 짧게 우리말로 바꾸느냐 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우리말 찾기에(아니면 새로 낱말을 만들기에) 함께 노력하는 것이 좋겠지요?
옆방에 '신문에서 오려온' 글을 올린 방에 가 보니 문체부의 국어순화심의위원인가 하는 데에 대한 글이 있군요. 위원에 위촉된 분 가운데에는 오래전에 '노견'을 '갓길'로 바꾸는 것을 반대하신 분도 있군요. 그 당시의 일을 제가 관심이 있어서 눈여겨 보아왔는데 국한문혼용 주장자들은 노견을 갓길로 바꾸는 일에 반대하신 분들이 많았어요. 그리고 한글전용 쪽에서는 '길섶'으로 바꾸어야지 '갓길'로 바꾸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하신 교수님도 있었지요. 길섶과 갓길은 전혀 다른 것인데 아마도 그 교수님은 시골에서 자란 분이 아닌 듯했어요.
시골 아이들은 길섶의 낱말 개념을 정확히 알고 있지요. '로드 쇼울더'라는 영어를 그대로 옮긴 '노견:길 어깨'보다는 '갓길'이 백번 나은 말 아닐까요?
우리말로 아름답게 바꿀 수 있는 말은 바꾸고 바꾸기 어려운 말은 한자말을 인정해야 합니다. 저는 한글전용론쪽이나 한자혼용론쪽이나 지나친 명분론으로 치닫고 있는 것을 찬성하지 않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우리말은 '한자어'가 아닌 '서양 언어'에 의해서 병들어 가고 있습니다.
제 목 : [신기루] 일본식 한자 편집 말 버리기 3
* 괘선 *
편집 일 하지 않으시는 분들도 많이 알고 있는 낱말입니다.
`꾸밈줄'이거나 `테두리줄'로 하면 되겠습니다.
제 목 : 로얄티는 요구하지 않겠지만...
그거야 지적재산권을 주장할 만한 근거가 없으므로 로얄티를 요구하지는 않겠죠.. 근데 어떤 사람은 그게 거슬리니 바꿔 쓰자고 하겠죠... 그런데 저한테는 아랫분의 냉소적인 글이 더 거슬리내요...
제 목 : 일본서 로얄티 요구하나요?
물론 더 뜻을 잘 나타내고 발음이 쉽고 음절이 짧은 고유어가 있으면 바꿔쓸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일본에서 지적 재산권을 주장하며 로얄티를 요구한다면 당연히 쓰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제 목 : [신기루] 일본식 한자 편집 말 버리기 2
* 단행본 *
」제본과 더불어 흔히 쓰이는 말 가운데 하나입니다.
홑책 또는 홑벌책이라고 쓰면 되겠습니다.
제 목 : 유행어와 사투리
"이거 되것습니까?"등 사투리는 수 많은 유행어의 공급처.
유행어는 그 시대 사회상을 꼬집기도 하고, 풍자하기도 한다. 이 유행어는 그대로 통용어로 굳어 버리면 신조어가 돼 버리기도 한다. 연예계는 이러한 신조어나 유행어의 산실이 되기도 한다.
"지가요...했걸랑요"
어느 연속극에서 한 탤런트가 매일 저녁 읊어 대던 이 말은 당시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같은 투의 말을 해대는 판국을 만들어 놓았다.
"지가요, 오늘 아르바이트를 했걸랑요."
"지가요, 오늘 부산에 가걸랑요."
그 연속극에서 상대역을 맡았던 다른 탤런트도 혀 꼬부러진 소리의 또 다른 유행어를 만들어 놓았다.
"실례합니다-앙"
이 말을 요상한 콧소리에 얹어 뭇 남자 시청자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었다.
"이게 뭡니까?"
이 유행어도 어느 교수의 말투를 한 개그맨이 평안도 사투리에 얹어 코믹한 목소리로 텔레비전 속에서 말 끝마다 해대는 통해 급속도로 퍼져 나갔다.
어느 콧수염 가수의,
"앗, 나의 실수"
"아, 응애예요."
등은 발음과 몸동작이 특이해 유행이 된 경우였다.
"띠용."
놀랐다는 뜻의 이 표현도 젊은이들 사이에서 상당히 오래 유행이 되었다.
어느 텔레비전 코미디에선 교실에서 일어나는 일을 주제로 극을 펼쳤는데, 여기서는 학생들이 저마다 손을 들고 "저요, 저요"를 남발해, 이것이 점잖은 회의 석상에서까지 파고들어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고마해."
"누버 자자."
"밤나 눈탱이 벌개 갖고..."
이 모두 코미디 팬들에게 폭소의 마력을 던져 준 말들이었다.
코미디에서는 일부러 사투리 대사를 많이 넣는데, 그 중에서도 충청도 사투리가 제일 많이 쓰인다.
"괜찮아유."
"...했시유."
아무튼 사투리는 재미가 담겨 있고, 재치가 넘쳐 있다. 그래서, 우리의 찌든 삶 속에 윤활유를 제공해 주고도 있다. 그러나, 이것이 지나칠 때는 우리의 건전한 언어 생활을 잘못 이끌어 갈 수도 있다.
아주 오래 전에 라디오에서 한 코미디언이 우리 사회의 좋지 못한 구석을 들추어 설명해 나가다가 그 시간 가장 끝에서 한 말이 생각난다.
"이거 되것습니까?"
배우리 님의 "사전 따로 말 따로"에서
제 목 : 신문-방송의 '영어식 우리말' 문제많다
----------------- 외래어 홍수, 영어식 한국말
<중앙일보 안재훈 전문위원>
외래어는 과감하게 많이 써보고 우리말로 승화시키자는 것이 평소 나의 지론이다. 그러나 30년을 미국에서 살다가 귀국한 나는 요사이 망칙스런 영어 외래어 홍수에 문화 쇼크를 받고 있다. 그러면서 당신은 왜 머리문장부터 '쇼크'란 단어를 쓰느냐고 물으면 그 표현은 이미 잘 통용되는 우리 어휘에 포용된 단어이기 때문이다.
외국말 어휘를 써보는 습관 자체를 국수주의자로서 반대하자는 것이 아니라 해괴한 복합어를 만드는 것은 신문과 방송인들로서는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젊은 독자층을 겨냥한 글이거나 신세대 기자들에게서 이런 경향이 보인다.
영어 단어 중에서, 특히 명사 중에서 골라 사용해 보고 일반이 수용하면 우리 것이 되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이테크' '패턴' '슬로건'…. 무엇이거나 우리 어휘를 풍성하게 해줄 수 있다. 그러나 형용사와 동사를 무분별하게 쓰면 우리 고운 말이 지저분해진다. '초록 잎사귀' '푸른 하늘'을 '그린 잎' '블루 스카이'로 문장 속에 넣는 것은 멋있는 게 아니다.
지하철 상품 벽보광고의 한국식 영어나열은 가관이다. 그러나 그런 광고의 표현자유는 억지로 규제할 수 없다. 언어란 바람처럼 늘 방향을 바꾸는 것, 살아 숨쉬는 생동
체다. 언어를 통솔하는 효과적인 방법은 없다. 오직 교육으로만 순화가 가능하다. 오늘 청바지 문화속의 청소년 속어는 내일 기성세대의 자연스런 표현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다만 미디어 종사자들의 언어 사용은 조심스러워야 한다.
문화 자존심은 어디로 사라졌나. 신문들은 자주 '빅3' '빅4'라고 쓴다. 스포츠 면에서 시작돼 경제면에도 나타난다. 이것이 '3강' '4강'보다 더 헤드라인으로 적합할까.
신조어의 외국 문물 영향에도 문제가 있다. 무선호출기를 지칭하는 단어 '삐삐'는 '비퍼' 혹은 '페이저'라는 정확한 명사가 영어에 있다는 것을 우리 청소년들이 미리 알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삐삐 삐삐…. 짐승-사물이 내는 소리를 적을 수 있는 의성어는 한국말만이 가진 큰 장점이다.
우리말 전체가 운율시가 될 수 있는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런 아름다운 우리말에 테크놀로지 찌꺼기가 병균처럼 낀 기분이다.
'마케팅'은 우리말로 좋지만 기사 제목이 '이머징 마케팅'이라면 영어 사대주의 냄새가 난다. '올 시즌 최고 이벤트'라는 마구 간자장이 된 제목도 눈에 띈다. '하이라이트' '이니셔티브' '소프트 랜딩' '프런티어'까지도 조심스러워야겠지만 '터프 가이' '퍼펙트 경기' '소프트 사회' '시 테크' '셀프 세차'쯤 되면 혀를 찰 노릇이다. '페이퍼리스 사무실' '오른발 피니시' '완벽한 인프라'…. 웃어버릴 수만 없는 이런 잡탕밥 속의 빵조각들…. 신문사 교열부장들은 무엇하고들 계신가. '롱 팔' '롱 다리'는 당장 '긴 팔' '긴 다리'로 제자리로 돌아가자.
거듭 강조하지만 이미 많은 영어 어휘들이 우리말에 흡수돼 사전이 두꺼워지는 것은 반가운 현상이다.그러나 '논쟁' 대신 '디베이트'라든가, '청사진'자리에 어색하게 '블루 프린트'가 삽입된 것은 부끄러워 해야 한다. 물론 '컴맹' '국제 폰팅'식의 신조어를 보면서 내가 재미있어 하는 것은 모국방문의 애교일 뿐이지 이런 것이 국제화 영어교육은 아닌 것이다.
독일과 프랑스 신문인들은 가끔 재미있는 칼럼을 쓴다. 미국말 침투를 비아냥대며 자기나라말 어휘를 몽땅 빼버린 채 영어 외래어만으로 글을 만들어보는 것이다. 어떤 독자들은 이런 칼럼이 해학이라는 것조차 모르고 넘어간다. 요사이 우리 신문-방송에 나타나는 영어 아닌 영어만 골라 글을 써본다면 쉽게 코미디 시나리오가 만들어질텐데 이런 해학을 신문이 실어줄까.
중앙일보 96년 4월 11일자
제 목 : 요새 많이 틀리게 쓰는 낱말 "반증"
"반증"은 무엇이 틀렸음을 증명하는 것인데, 요새 방송에서들 "증명"과 같은 말인 줄로 잘못 알고 유행처럼 쓰고 있다.
제 목 : 영어를 쓰는 방송인?
이런 난이 있는지 몰랐습니다.
물론 자주 들르지 못하는 저의 불찰이지요.
방송을 접하지 않고는 하루도 살지 못하는 사람이 대부분이겠지요. 라디오를 차 속에서 듣건, 저녁때 테레비젼을 보건 항상 일방적으로 지식과 정보를 전해 받고 있습니다.
이같이 수많은 국민들에게 정보를 전해주는 역할을 하는 방송인들은 매우 중요한 사람이지요. 특히 이들의 언어사용은 매우 영향력이 큽니다.
게시판 담당자께서 올려주신 글은 주로 언어의 순화에 대한 내용이지만 저는 또 한편 매우 중요한 부분이 우리 사회에서 간과되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그것은 방송인들의 발음 문제입니다.
신문을 보면 모든 글이 한글로 되어 있지요. 이는 문화를 담는 그릇은 항상 한글을 사용해야 한다는 기본 원칙 때문이지요. 마찬가지로 방송인들이 사용하는 언어도 모두 한글을 써야 합니다. 그것이 순우리말이건, 한자어이건, 외래어이건 말입니다. 특히 외래어를 발음할 때 원음을 사용함으로써, 이들이 쓰는 말이 한글인지 아니면 영어인지를 혼란케하는 사람도 있고 아예 영어나 불어를 말하는 방송인도 있습니다.
이들의 언어 생활이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다면 또한 많은 사람들이 똑같이 우를 범하게 되겠지요.예를 들어
필름, 팬, 풀가동, 피드백 등을 어떻게 읽어야 겠습니까?
쓰기는 피읍을 써서 한글로 써놓고는 영어의 에프 발음을 넣어서 film, fan, full, feed back등으로 읽는 사람들이 너무 많지요?
그런 식으로 방송하는 사람이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적지않게 있습니다.
특히 청소년들이 잘 듣는 음악 프로 담당자들, 그리고 정통 방송인 출신이 아닌 가수나 개그맨 들이 담당하는 경우 진행자들, 이들중에 그런 식의 우를 범하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한국 사람 한국말을 제대로 발음하며 살기 바랍니다. 이러한 문제는 사실 가요계의 발음 오염과 관계 있습니다.
서태지 김건모 등을 청소년들이 미치도록 좋아하지만 이들이 쓰는 언어가 도대체 한극말인지 영어인지 알 수 없어요. 언뜻 들으면 마치 영어인 것처럼 들리고 가수들도 이런 것을 노리는 것 같습니다. 빠다가 발라져 있어야 뭔가 멋있는 것처럼 들린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이러한 생각에는 일종의 사대주의 와 자기 비하주의가 들어 있습니다.
사랑을 싸랑, 그랬어를 그뢨써, 잘가오를 좔가오로 읽고 발음하는 것. 그리고 그러한 발음이
지금의 국민학생, 중고등학생을 거의 무방비로 오염시키고 있다는 것을 보면 무언가 해야 한다고 생각지 않으십니까?
제 목 : 방송말 오염
'무슨 송아지 껌 씹는 소리?'
어법에도 맞지 않는 유행어 마구 쏟아 내.
방송 언어는 일반 언어와 달라 그 조심이 크게 요구된다. 방송 언어에 따라 이 시대의 말의 흐름이 크게 달라진다 할만큼 그 영향을 매우 크다. 따라서, 방송 언어는 가급적이면 '교과서적'이어야 하고, 일반 언어 생활을 바르게 이끌 수 있어야 한다. 우리가 거의 매일 대하는 방송, 매일 듣고 보는 방송, 여기서 나오는 '말'이 일반인에게는 거의 그대로 '바른 것'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보통 주의가 요구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방송 진행자나 출연자는 단순히 진행이나 프로의 충실을 기하는 데서 머물 것이 아니라 일반인들의 언어 생활을 바르게 이끈다는 책임감도 함께 가져야 한다. 언어 순화의 한 몫을 담당하고 있다는 책임 의식도 가져야 한다는 말이다. 특히, 방송에서 새로이 반복되어 나오는 말은 유행어를 곧잘 만들어 내기도 하는데, 이것이 건전한 것이면 모르되, 가끔은 너무 저속스러운 것이 튀어나오곤 해서 듣는 이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곤 한다.
"용 될래?"
"용 돼라, 용 돼."
"이게 무슨 송아지 껌 씹는 소리냐?"
"이놈의 지지배."
"분위기 정말 왕이에요."
"웃기는 짜장면."
"웃기는 짬뽕."
"야리꾸리하게 말도 안 되게..."
이것은 몇 년 전에 방송위가 지적한 그 당시의 유행어의 몇 예이다. 어찌 이것뿐이겠는가? 방송에서 만들어 낸 유행어 중 너무 저속한 것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롱다리-숏다리'라는 유행어도 방송에서 만들어 낸 것이었다. 이 유행어는 외국말과 우리말이 조합된 엉터리 조어라고 해서 이 말이 나온 당시부터 여러 사람들이 사용을 자제해 줄 것을 요구했었다. 그러나, 방송에선 그 뒤로도 계속 이 말을 쏟아 냈고, 지금도 계속 흘러 내고 있다.
유행어는 잠시 유행했다가 금방 없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이름 그대로 유행하는
(흘러가는) 말, '유행어'이다. 그러나, 요즘처럼 방송이 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사회에서는 그 방송에서 쏟아 내는 정도와 기간에 따라 단순한 유행어가 아닌, 고정어(?)가 되기도 한다. 어법도 맞지 않은 유행어가 우리 언어 생활 속에 깊이 뿌리 박히면 우리말은 점점 혼탁해지고, 한번 흐려진 말투는 좀체로 정화되기 힘들다. 방송위는 방송 언어 공해의 문제점을,
* 국어 문맥에 맞지 않는 무리한 표현
* 자기 비하적 표현
* 뒤틀린 외국어 표현
* 폐쇄적 집단의 말 사용
* 욕설의 빈번한 사용
* 억지 유행어의 사용
* 외설적 표현
등 일곱 가지로 분류하기도 했다.
방송! 방송은 우리 사회에 없어서는 안 될 아주 중요한 것인데, 언어 생활을 망치는 쪽으로 계속 간다면 국민들이 모두 일어서서 '방송 안 듣고 안 보기'운동이라도 벌여야 할 판이다.
배우리 님의 '사전 따로 말 따로'에서
제 목 : 잡지에 필요 이상으로 외국어가 많이 쓰인다
강주영(서울 강북구 수유6동)
패션에 관한 정보를 알려주는 여성지에서 특히 외래어가 많이 쓰이고 있다. 옷에 관한 설명을 하는데 우리말로 해도 충분히 의사전달이 될 말을 영어로 표기해서 헷갈릴 때도 많다. 예를 들어 초록빛, 병아리색, 붉은색 등 우리말로 해도 예쁘고 확실하게 의사전달이 될 말들을 그린컬러, 옐로, 레드계열의 색 등으로 써서 눈살이 찌푸려진다. 패선전문용어나 미용전문용어 등 우리말에 없는 것들은 외국어로밖에 쓰지 못하겠지만 우리말에도 분명히 있는 단어들을 외국어로 쓰는 것은 스스로 우리 문화에 먹칠을 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
패션잡지를 보고 있으면 어미나 조사를 제외하고는 거의 영어다. 치마, 바지, 색깔, 골반바지 등 우리말로 해도 충분히 통할 명사들을 스커트, 팬츠, 컬러, 힙본팬츠 등으로 표기하는 것은 물론, 귀엽다, 활동적이다 등의 형용사들도 큐트하다, 스포티브하다 등의 국적불명의 언어를 사용한다.
패션 전문용어는 정확한 표기법과 어원을 함께 쓰도록 하고, 다른 것에서는 되도록이면 우리말을 썼으면 한다. 우리말글을 우리가 지키지 않으면 누가 지키겠는가.
한겨레 신문 (96년 3월 3일)
제 목 : 영문 한글표기 이해하기 쉽게 하길
<한겨레신문>은 한자와 영문 등 외래문자를 기사작성에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국민들의 생활용어 속에는 한자나 영문이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영문내용을 기사화할 때 그 발음을 한글로 표기하는 방법엔 다소 문제가 있어보인다.
2월9일치 13면 왕가위 감독의 영화기사 내용 중 일부분이다. `엉뚱하게 <몽중인>의 원곡인 <드림스>를 담은 크랜베리스의 첫 앨범 <에브리바디 엘스 이스 두잉 잇, 소 화이 캔트 위?>가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 기사 에서 크랜베리스란 가수 이름의 한글표기는 별 무리가 없으나 기타 영문 내용 부분은 원문 그대로 <Dreams> <Everybody else is doing it, so why can't we?>라고 쓰는 것이 오히려 의미가 정확하게 전달된다. 영문표기에 익숙치 못한 독자층을 배려한다면 영문표기 뒤 <꿈>, <다른 모든 이들은 그것을 하고 있는데 왜 우리만?>이란 번역된 내용의 기사를 추가해주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국제화, 세계화의 물결에 외래어가 중시되고 한글의 의미가 퇴색되는 현 시점에서 <한겨레신문>의 우리말 사용과 한글애호 노력은 많은 독자들로부터 박수를 받고 있다. 그러나 순한글 사용이란 족쇄에 묶여 신문기사의 정확하고 분명한 의미전달에 차질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주딩이-눈깔-턱쪼가리… 비속어가 유행어로 등장
방송 언어 오염이 위험 수위에 이르렀다고 걱정들이 많다.
이러한 현상은 특히 청소년 프로나 코미디 프로에 많고, 드라마나 교양 프로에서도 더러 문제가 되는 방송말이 튀어나온다.
몇 해 전에 방송위원회에서 방송에서의 비속어-은어-유행어 사용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적이 있다. 이 조사에 따르면 비속어나 은어를 무분별하게 사용함은 물론, 의도적으로 불건전한 유행어나 신조어를 만들어 내는 사례가 아주 많다는 것이다.
방송위는 그 무렵의 한 달 동안 라디오와 텔레비전 프로를 대상으로 방송 언어 오염 정도를 조사했는데, 구체적 사례를 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비속어의 경우이다.
"주딩이다 풀붙였냐?"
"지랄염병이나 해 보자."
"이 자식이 눈깔 치켜 뜨는 것 좀 봐."
"너는 가지도 없지만, 싸가지도 없잖아."
"쪽팔리시겠지만..."
"그것두 참 지랄이더라구요."
"턱쪼가릴 그냥..."
"이거야말로 웃기는 짬뽕입니다."
비속어 중 많은 양을 차지하는 것이 사람 몸 부위에 관한 것이다.
'주딩이-눈깔-쪽-턱쪼가리...' 사실, 이런 말은 남과 심한 말다툼을 할 때도 쓰지 않아야 할 말들이다. 그런데, 남을 웃기고 싶어 상대방의 몸 부위를 천스러운 표현으로 일관한다면 이거야말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주딩이'란 말은 '주둥이'란 말이 표준말이다. 그리고, 이것은 '사람'의 몸 부위 이름으로 쓸 수 있는 말이긴 하지만, 주로 짐승에서나 쓰는 말이기 때문에 방송 등에서는 삼갈 말이다.
* 주둥이 : '주둥아리'의 준말.
* 주둥아리 : '입' 또는 '부리'의 낮은 말.
'눈깔' 역시 함부로 써서는 안되고, '턱쪼가리(턱주가리)' 역시 방송에서는 함부로 내뱉을 말이 아니다.
인체 부위 중 비속어로 된 것에는 다음과 같은 것이 더 있으나, 방송에서 이런 말을 마구 내보내는 것은 크게 자제할 일이다.
"임마, 대가리 좀 굴려 봐."(머리를 잘 써서 생각해 보라는 뜻)
"대갈통 까 버리기 전에..."
"머리팍이 돌아야 말이지."
"이눔 그냥 귀싸대기를..."
아마 우리 나라처럼 한 낱말을 가지고도 여러 가지로 바꿔 써 가며 자기의 격한 감정을 표현하는 나라도 드물 것이다.
왜 그렇게 됐을까? 너무 못 살아 늘 불만이 많은 민족, 자고 깨면 앞에 보이는 사람이 모두 적처럼 느껴지고, 하루하루 살맛이 나지 않는 삶을 살다 보니 욕밖에 튀어나오는 것이 없고, 그러다 보니 자기 감정을 억누르지 못해 그것을 담는 그릇인 '말'에다 가시를 입혀
상대방에게 보내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제는 세상이 다르지 않는가. 밥을 굶는
가, 난리를 겪는가, 거기다가 문명의 이기를 마음껏 누리고 사는데 뭐가 부족해 이런 가시돋힌 말을 입에서 뿜어야 하는가. 아무리 사회가 거칠어도 이제 이런 말이라도 거칠지 않아야 할 텐데 방송에서 자꾸 그런 말을 써서 오염시키니 그게 문제다.
제 목 : 바른말 해치는 방송언어 판쳐
/ 박갑수 교수
지난 94년에 고친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은 일반 방송의 언어에 관해 바른 언어생활을 해치는 억양․어조 및 비속어․은어․유행어․조어․반말 등을 사용해서는 아니되며, 사투리나 외국어 또는 외래어를 사용할 때에는 국어 순화의 차원에서 신중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바른 말, 곧 표준말을 쓰라는 이 규정은 그러나 현실에선 맥을 못춘다.
박갑수 교수(서울대 국어교육학)가 최근에 발표한 논문 `언어 규범으로서 의 방송 어휘'는 수백개의 실례를 곁들여 바람직하지 않은 비표준어가 난무하고, 순화되지 않은 말을 남용하고 있는 현실을 조목조목 잘 진단하고 있어 주목할 만하다.
박 교수는 그 난맥상을 크게 형태와 의미, 운용면으로 나눠 살폈다.
먼저 형태면에선 △`ㅐ―ㅔ'의 혼란 △`ㅗ→ㅜ'화 △`ㅔ→ㅣ'화 △`ㅖ→ㅣ'화 등을 대표적인 변화로 꼽고, 두드러진 예로는 자네>자내, 삼촌>삼춘, 메다>미다, 계시다>기시다 등을 들었다. 작다>짝다, 가랑이>가랭이, 나즈막하다>나지막하다, 갑갑하다>깍깝하다는 물론 감상(鑑賞)―감:상(感想), 묻다(埋)―묻:다(문)를 헷갈리는 장단음 무시 현상도 문제점으로 적시했다.
표기의 잘못이나 방언의 영향에 따른 형태 변동도 심한 편인데 가까워>가까와, 솔직이>솔직히와 `―하다'를 함부로 생략한 채 쓰는 극심, 급급, 분주 따위가 대표적인 예다. 여물다>영글다, 기음>김, 개다>개이다, 들르다>들리다, 되다>되어지다, 삼가다>삼가하다, 엄청나게>엄청 등에서 보듯이 사투리나 새말이 기존의 표준말을 누르고 득세하는 경우도 보인다.
이런 설명을 읽고 나면 살을 에이는 추위 여섯살 난 어린이를 찾습니다(한국방송공사), 한 켠에는 장독이 놓여 있다 우리도 으시댈 만하다구(문화방송) 따위 흔히 듣는 말의 어디가 잘못 되었는지 알아 차릴 수 있다.
방송 어휘는 단일어로서 의미가 적절하게 쓰여야 옳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다르네요>틀리네요, 말씀이 있었는데요>말씀이 계셨는데요, 햇볕이 따가워>햇빛이 따가와(이상 한국방송공사), 기차요금>기차값, 두꺼운 구름>두터운 구름, 문제를 맞힌 학생>문제를
맞춘 학생(이상 문화방송), 이 시간 현재>이 시각 현재, 열매를 맺을>결실을 맺을, 미국으로 나갈 때>미국으로 들어갈 때(서울방송) 등은 의미를 혼동해 쓰는 사례들이다.
이밖에 운용면의 문제로는 △왜 웃냐와 같이 `―냐' 어미를 함부로 쓰는 경우 △편을 갈르다, 물건을 날르다처럼 `르' 불규칙 활용어에 필요없는 `ㄹ'을 끼워넣는 사례 △교육시키다, 소개시키다와 같이 `―하다'를 `―시키다'로 잘못 바꿔 쓴 문장 △방금(조금) 전에 영장이 발부되어, 저희(우리)나라, 이재민들은 입을 모았습니다(모아 말했습니다)와 같이 의미 호응이 안되는 경우 등을 본보기로 들었다.
한겨레 신문
제 목 : 신문 문장은 국민의 문장
신향식('스포츠 조선' 편집부 기자)
"기적! 44명 살았다." 얼마 전 아시아나 여객기가 추락했을 때 일부 신문의 1면 머릿기사 제목이다. 대부분이 "여객기 추락, ○○명 사망"으로 처리한 것과는 달리 생존자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독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70년대 초 한강에 홍수가 났을 때의 일이다. 많은 신문들이 "한강에 물난리 ○○명 사망 ○○명 실종"으로 머릿기사 제목을 달았다. 그런데 한 신문은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지 말자"로 함으로써 상투적인 제목에서 탈피, 은유적인 표현으로 독자들에게 다가섰다.
신문기자 중에서 이와 같은 제목을 뽑는 일은 편집 기자들이 맡는다. 그들은 취재 부서에서 넘어온 기사를 취사 선택하고, 중요도에 따라 머릿기사, 중간 머릿기사 등으로 등급을 매긴 후, 지면을 구성하는 작업을 한다. 동시에 독자들이 본문을 읽어 보지 않고서도 그 내용을 파악할 수 있도록 기사를 압축 요약 분석하여 제목을 뽑는다. 많은 사람들이 신문기자라고 하면 취재 기자만 떠올리지만, 이들 편집 기자가 없으면 신문은 나올 수 없다. 취재 기자들이 새 소식을 잔뜩 가져왔다고 해서 저절로 신문이 만들어지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옛말이 있듯이, 세상이 뒤바뀔 큰 사건이 일어나도 편집 기자를 거치지 않으면 보도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어느 신문사든지 편집부는 편집국에서 첫번째 서열의 부서가 된다. 아울러 편집 기자들은 기자로서의 외형적인 화려함은 없지만 '기자 중의 기자'요 '지상(紙上)의 마술사'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스포츠 신문 편집부에서 일하고 있는 나 역시 긍지를 갖고 자랑스럽게 일해 왔다. 새벽 3시까지 야근하는 근무 조건 속에서도 독자들에게 새 소식을 전하는 기쁨이 있었기 때문이다. 시시각각 들어오는 국내 외의 기사로 신문을 만들고 '대한민국 1번지' 광화문 네거리의 새벽 공기를 마시며 퇴근할 때면 온몸의 피로가 씻은 듯 가시곤 했다. 특히, 중요한 사
건이 터져 이리 뛰고 저리 뛰며 마감 시간에 맞춰 아슬아슬하게 편집을 끝내고, 윤전기에서 막 쏟아지는, 김이 무럭무럭 나는 신문을 받아들 때의 기분은 참으로 감미롭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한 일간지에 실린 상자 기사에 눈이 쏠렸다. "군인 정신으로 우리말을 지키자"는 제목으로 실린 이 기사는 '국어 순화 추진회'의 조 용구 회장이 펼치고 있는 우리말 사랑 운동을 소개하고 있었다. 조 회장은 신문 기사 중에 불필요하게 외국어를 쓴 곳이 있으면 해당 기자 앞으로 편지를 띄워 잘못을 지적한다는 것이다. 언론 매체가 국민의 언어 습관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판단에서 원로 교육자 30여 명과 함께 7년째 이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이 기사를 보며 나는 적잖은 부끄러움을 느꼈다. 지금으로부터 6년 전, 충북 대학교 2학년 때, 동아리 '우리말 사랑패'를 직접 창단하여 국어 운동을 펼친 나는 그 누구보다도 우리말 사랑의 필요성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신문사에 들어와 일한 지난 4년 동안 얼마나 우리말을 아껴 썼느냐고 묻는다면 솔직히 할 말이 없다. 해가 갈수록 신문 제목에 보편적으로 쓰는 한자말, 서양말을 별 죄의식 없이 따라 썼기 때문이다. 불과 몇 년 전 '언론의 우리말 사랑'을 외치던 내가 신문기자가 된 지금에 와서는 우리말을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종합 일간지에 있을 때보다 작년 봄 스포츠 신문으로 일터를 옮기고 난 뒤부터는 더더욱 그렇다. 스포츠 신문들이 한자를 쓰지 않고 가로짜기를 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스포츠 신문의 특성상 매혹적이고 화려하고 쾌감을 주는 지면을 만들다 보니, 신세대들이 즐겨 쓰는 감각적이고 자극적인 말을 찾게 되었고, 이 과정에서 서양말을 심심찮게 쓰는 경향이 있다. 좀더 강렬한 제목, 좀더 시선을 끄는 문구, 좀더 국제화된 말들을 쓰면서 우리말이 뒤로 밀려나고 있다. "조 민희, KBS 15기 선두 주자로 떠오른 뉴 페이스" "이 종범, 신인왕 등극 마이웨이" "원하지 않으면 승진도 노 쌩큐" "영 파워 반란" "김 의환, 한국유도 싱크 탱크" "황 신혜, 웨딩 데이 잡았다" "김 태한-양 준혁, 투타 파워 그룹" "에로 코믹 영화 스타 진 주희, 차세대 슈퍼 걸" "톱 스타 4인방 스크린 콤비 연기 태그 매치 대결" "인기 스타 100명 매머드 쇼 무대" "올 가을 패션 심플한 게 좋다" "박 계원, 라스트 스퍼트 명예 회복 총력 차세대 빅맨 가능성 확인" 등 3개 스포츠 신문을 대충 훑어보아도 서양말 공해가 얼마나 심한지 알 수 있다. 상당수는 우리말로 바꿀 수 있는 말이 있는 데도 외국말로 쓴 것이다. 나 또한 예외가 아니다. 최근에 내가 붙인 제목에도 "감성-신체 컨디션 체크" "선장 없는 핸드볼 대표팀 SOS SOS" "40년 노하우 조국에 전수" "베트남에도 골프 리조트 생긴다" "송 채은 원년 챔프 롱퍼팅" "공포의 장신 포스트" "둘째-막내도 美선수 셧아웃" "하티스트배 여자 골프 오늘 팡파르" 등 외국말이 많이 보인다.
물론, 외국말을 피해서 제목을 달려고 한 적도 있다. 그러나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도 적당한 표현이 떠오르지 않고, 우리말로 바꿀 수 있는 말이 아예 없을 때도 있다. 게다가 피가 바짝바짝 마르고 식은땀이 흐를 정도로 시간에 쫓겨 가며 마감 시간을 지키다 보면
오랜 시간 꾸물댈 틈이 없다. 빨리빨리 끝내라는 편집부장의 불호령도 있거니와 제시간에
신문이 나올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면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외국말을 어쩔 수 없이 따라 쓰게 된다.
그러고 보면《한겨레 신문》은 정말 본받을 만하다. 한글 전용으로 신문을 만드는《한겨레 신문》은 한자를 전혀 쓰지 않으면서도 의미 전달에 큰 무리 없이 제목을 뽑고 있다. 영어나 일본어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우리말을 아껴 쓴다. 다른 신문에서 "철야 농성" "가두 시위"라고 하는 것을《한겨레 신문》은 꼭 "밤샘 농성" "거리 시위"로 쓴다. 또, 남들이 "MBC-TV"라고 하지만 이 신문은 "문화 방송 텔레비전"으로, "구매자" 대신 "찾는 이"로, "청신호-적신호" 대신 "파란불-빨간불"로, "캐스팅" 대신 "출연"으로, "팡파르" 대신 "개막"으로 표기한다.
신문의 문장은 바로 국민의 문장이다. 수천만의 국민들이 날마다 신문을 읽으며 정보를 얻고 있다. 최근에는 수학 능력 시험으로 중 고등 학생들도 신문을 정독하고 사설을 베껴 가며 논리 전개를 익히고 있다. 그야말로 신문은 방송과 더불어 국민들을 상대로 무차별적인 언어 공세를 퍼붓고 있는 것이다.
특히 신문의 제목은 기사의 본문보다도 더 막강한 파급력을 지니고 있다. 대부분의 독자들이 기사를 일일이 읽기 보다는 편집 기자가 제시하는 제목만 보고 내용을 파악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20 30대들이 많이 보는 스포츠 신문은 미래의 우리 나라 언어 습관에 이루 말할 수 없는 영향을 끼친다고 할 수 있다.
이제 얼마 후면 한글날이다. 지금까지는 신문 제작 최후의 관문이라는 뿌듯함을 가졌으나, 앞으로는 '우리말을 지키는 파수꾼'이라는 자부심도 가질 수 있도록 애를 써야겠다. 내가 뽑는 제목 한마디 한마디가 우리말을 살리는 밀알이 될 수 있도록 부지런히 연구하고 끊임없이 사색할 것을 다짐한다. 이번 한글날에는 우리말 사랑의 정신을 일깨워 준 '국어 순화 추진회' 모람〔회원〕들에게 고맙다는 전화라도 한 통 올려야겠다.
제 목 : '3인방'의 '방'은 '사람'으로 써야
한국일보 구랍 30일자 스포츠 면에 실린 '현대 그때 그 사람들 주목'제하의 기사는 이내흔구단주대행, 강명구사장, 김용휘단장을 소위 '3인방'으로 표기했다. 그러나 이는 '세사람'으로 고쳐 쓰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과거 중국의 문화혁명때 모택동이 죽은 뒤 정권탈취를 기도했다하여 실각한 네 사람이 있었다. 즉 강청 왕홍문 요문원등 이른바 문혁파 네사람이다. 이들을 문혁 4인방이라 일컬었다. 중국의 4인방이후 우리도 곧잘 이 방자를 써서 몇 사람의 집단을 나타내고 있다. 대표적으로 정치 경제계나 예능계 스포츠계 등의 사람을 3인방이니 4인방이니 또는 5인방이니 하는 식으로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 '방'의 의미는 무엇이며 마구 써도 좋은지 한번 살펴보자. '방'이란 여러 가지 뜻이 있지만 대체로 어떤 무리를 나타낸다. 실제로 중국의 사전인 사원을 찾아보면 '같은 당을 방이라 한다. 일당을 일방, 모당을 모방이라 하는 것과 같다'라고 풀이하고 있다.
우리는 별뜻없이 이 어려운 한자말을 마구 쓰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번쯤 생각해봐야 한다. 또 우리는 대체로 '무리'가 아닌데도 '방'을 쓰는 경우가 많다. 이제부터는 '방'대신 '사람'이라고 쓰자.
일
제 목 : [경태] 남 선생, oo 환자 에브리데이 키프해요
"남선생, OO환자 에브리데이 키프해요."
얼마전 방송한 문화방송의 '종합병원'이라는 드라마에서 나온 대사다.
종합병원... 이 드라마는 병원이라는 특수사회의 이야기를 다룬 것이라서 생소한 의학용어가 많이 나온다. 그리고 화면 자막으로 그 뜻을 알려준다. 그런데 문제는 어려운 의학용어를 원어 그대로 말하는 것이 아니고, 의학용어가 아닌 의사나 간호사들이 흔히 쓰는 영어로 된 일상용어다.
에브리데이 키프, 오프 따위의 외국어를 병원에서 실제로 쓴다고 하더라도, 국민들의 언어생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방송에서 그대로 쓴다는 것은 큰 문제라 할 수 있다.
'경찰청 사람들'과 같은 범죄를 다루는 드라마에서 나쁜 말이 많이 나온다고, 종종 문제를 제기하고 시정하는데 방송에서 지식인들이 쓸데없이 쓰는 외국어에 대한 지적과 시정이 없는지 모르겠다.
아마, 방송작가나 연출자 뿐만 아니라 그 방송을 보는 시민들도 지식인은 일상 대화에서 외국어를 쓸데없이 써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경태
제 목 : 보도기사 문장에 '~~등' 남용 심하다
보도기사에 '등'의 남오용이 심하다. 'A, B 등'이라 할 때 '등'은 A, B 밖에도 이들과 같은 류의 다른 것이 또 있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즉 A, B, C, D...를 A, B 등으로 단축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보도기사엔 김아무개, 이아무개 두명 만을 거명할 때에도 김, 이 등으로 '등'을 덧붙여서 표기한다. 독자는 김, 이 이와에 최, 박,...도 있는 것으로 착각할 수밖에 없다. 개중에 친절하게도 '김, 이 2명'이란 확정수가 있으면 '등'은 사족인 것이다. '김, 이 2명'이면 완전무결하다.
조선일보 16일자 2면 '2중당적 전국구 3명 소환' 제목 기사 가운데의 '민주당 전국구 류OO, 장OO, 김OO 의원 등에 대한 정당법 위반 고발사건과 관련 ... 이들을 ... 전원 소환 조사키로 ...'라는 글만 볼 때엔 거명된 3명의 의원 이외의 2중당적 전국구 의원중 다른 몇사람도 소환조사 대상이 된 것으로 해석된다. 제목과 기사의 다른 부분에 3명이란 규제어가 있는데 왜 '등'이 등장하여야 하는가. 우리의 일상생활에 숨어든 얼버무리려 하는 습성의 표출이 아니었으면 한다.
<주혁/경기도 안양시 석수동>
조선일보 96년 2월 23일
제 목 : '민초'는 일본 고어...방송대사에 등장해서야 되겠나?
-----------------------------------'민초'는 일본고어...우리말처럼 사용은 잘못
민초라는 낱말은 우리 국어사전에는 없는 말이다. 이 말은 백성을 나타내는 일본말로서 다미쿠사(民草)라는 낱말의 한자표기를 우리말 한자음으로 나타낸 것이다. 이 말에는 백성은 왕의 지푸라기(초개―草芥)같은 존재에 불과하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일본어 사전에서 찾아보면 민초는 아어(雅語)라고 표시돼 있다. 아어는 일상적인 회화나 문장에서는 쓰이지 않고 일본 평안시대 화가(和歌) 하이쿠(俳句)등에서 시적표현이나 문어체의 글에 쓰이는 말이다. 그로부터 1천여년이나 지난 오늘날에, 그것도 일본 아닌 한국에서 이 말이 쓰이고 있는게 이상하다.
언제부터인지 문인들의 글에서 쓰이기 시작하더니 요즘 TV드라마 '찬란한 여명'에서는 흥선대원군으로부터 주막집 주모에 이르기까지 각계 각층에서 마치 그 당시 흔히 쓰이던 말인 것처럼 사용하고 있다.
광복 50년이 지나도록 우리 생활에 침투해 있는 왜색 낱말들이 정리되지 않은 것만 해도 분통이 터질 일인데 무엇이 부족해서 일본의 고대어까지 끌어들여 우리말을 오염시키는지 모르겠다.
이 말을 누가 맨처음 우리 글에 등장시켰는지 그는 반성해야 할 것이다.
최 은 수(서울 강서구 화곡본동 24의 331)
동아일보 96/02/22
제 목 : [언론비판] 말과 행동 따로노는 신문방송
--------------------------말과 행동 따로노는 신문-방송의 우리말 냉대
신 향 식 <스포츠조선 기자>
지난 10월9일 일간신문들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한글날 관련 기사를 몇건씩 보도했다. 올해도 어김없이 우리말 운동 사례를 소개하는가 하면 논설을 통해 한글을 냉대하는 세태를 비판했다. 특히 거의 모든 신문이 일부 서울대 교수들의 외국말 남용 실태를 매섭게 꾸짖어 눈길을 끌었다.
우리말 있는데도 버젓이 외국말 사용.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면 한글날에 가장 많이 반성해야 할 사람은 바로 언론인이 아닌가 한다. '우리말 죽이기'에 앞장서는 것은 일반대중이라기보다는 바로 언론 자신이기 때문이다. 언론은 대중의 말글살이에 이루말할 수 없는 영향을 끼치므로 가장 모범을 보여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 의미와 사건의 정확한 전달을 위해 외국말을 쓰는 것은 충분히 이해를 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언론은 우리말로 할 수 있는 것도 버젓이 외국말로 표현하는 등 '외국말 사랑병'에 깊이 빠져 들고 있다.
'가정조선' 슬그머니 'FEEL'로 바꿔.
우선, 주-월간지 제호를 통해 그 실태를 살펴보자.
'뉴스피플'
'뉴스메이커'
영레이디'
퀸'
'Best Baby'
'쉬즈'
하이틴
'로드쇼'
'TV가이드'
'우먼리빙'
'핫뮤직'
'라벨르'
'CALLA'
'SEOUL EYE'
'엘레강스'
'시티라이프'
뮤직라이프
책방 진열대를 아무리 살펴보아도 우리말 제호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조선일보사는 '가정조선'을 슬그머니 'FEEL'로 바꾸었고, 중앙일보사도 '월간중앙'을 'WIN'으로 바꿔 재창간했다. 동아일보사는 최근에 내논 시사주간지와 여성지 이름을 원어로 각각 'NEWS+'와 'Let's'라고 하였다. 한글의 순결을 지키던 한겨레신문사마저 영상주간지를 '씨네21'로 함으로써 우리말 바루기 운동가들을 분노케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속지 제호를 우리말로 표기한 신문도 찾아볼 수 없다.
'Weekend TV mate'(중앙)
'TV Today'(동아)
'Weekly Focus '(동아 목요특집)
'영페이지 Magazine X'(경향)
'TV채널'(조선)
'HOME WEEK'(한국)
우리말로 지으려고 시도라도 해 보았는지 의문이 갈 정도로 서양말 투성이다. 이런 추세라면 먼훗날 'The Joong-Ang Daily News' 'The Segye Times' 'The Dong-A Ilbo' 'The Sports Chosun'과 같은 영문 제호가 전면에 나서지 않는다고 그 누가 장담을 하겠는가.
고정 연재물 제목도 외국말 투성이.
신문의 고정 연재물 제목도 마찬가지다.
'뉴스 인덱스'
'hot star'
'월드뉴스 라인'
'영어 클리닉'
'줌업'
'뉴홈 뉴패밀리'
'Sex & Beauty'
'핫스타'
'톱 매니지먼트'
'오늘의 골든프로'
'NEWS FOCUS'
'핀업 걸'
'쇼핑 가이드'
'포린 북스'
'스코어보드'
'HEADLINE NEWS'
'베스트 워스트'
'월드 포커스'
신문의 지면안내 표기는 더 가관이다.
'Local News'
'TV매거진'
'MONEY & COMPUTER'
'컴퓨토피아'
'연예월드'
'PEOPLE & OPINION'
'쇼핑플라자'
'BUSINESS'
그나마 한글과 로마자 문패를 함께 표기할 때도, 로마자를 훨씬 더 크게 처리하는 신문이 많다. 또 한겨레신문을 포함한 모든 신문이 언제부터인지 체육면을 '체육'이라고 하지 않고 한결같이 '스포츠' 또는 'SPORTS'로 표기하고 있다. 심지어는 신문-방송사의 '체육부'도 '스포츠레저부' '스포츠부'로 하나둘씩 바뀌고 있다.
이러다가 몇십년 후에는 '체육'이라는 말 자체가 아예 사라지지 않을지 모르겠다. 단지 고급스러워 보인다는 이유로 '백양양말'을 'B.Y.C'로, '국제양말'을 'K.J.C'로 바꿔버린 기업인의 천박한 논리를 우리 언론도 닮아가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우리말에 관한 연재물에도 신문들은 지극히 인색하다. 영어와 일본어, 한자를 공부하는 연재물은 흘러 넘쳐도 우리말을 갈고 닦기 위한 것은 찾아보기 어렵다. 인기리에 연재하던 조선일보의 '신문글 방송말'과 세계일보의 '교열기자 메모'도 언제부터인지 나오지 않는다. 단지 동아일보, 세계일보, 한겨레신문이 며칠에 한번씩 '우리말 바로쓰기'에 관한 연재물을 싣고 있다.
방송도 신문 못지않게 우리말을 무시하고 있다.
'스포츠 파노라마'
'KBS 뉴스비전'
'슈퍼 선데이'
'생방송 출발 모닝 와이드'
'시사 포커스'
'뷰티워크숍'
'사이코 토크쇼'
'뉴스 퍼레이드'
'나이트라인'
'뉴스비젼'
'앙코르 미니시리즈'
'테마게임'
'뉴스 투데이'
'퀴즈아카데미'
'MBC 뉴스 이브닝'
'주병진 나이트 쇼'
'뮤직 핫라인'
'레저 가이드'
'코미디 채널 600'
'점프 챔프'
95년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방송 3사의 3백여 프로그램 중 외국말로 쓴 제목이 36개로 나타났다. '다큐멘타리' '뉴스' 등 우리말로 바꾸기 어렵거나 '레니 게이드'와 같이 고유명사를 그대로 쓴 경우를 빼놓고도 10년전에 비해 56%나 늘어났다.(서울방송 제외)
인사말 "굿모닝하십니까" 시청자 개탄.
프로그램 제목 뿐만이 아니다. 오락프로그램에 영어대사를 버젓이 내보내기도 한다. 문화방송 텔레비젼 '일요일 일요일 밤에'는 외국 영화를 재연하면서 우리말도 아니고 영어도 아니고 불어도 아닌 국적불명한 대사를 썼다. 문화방송 '세상엿보기'의 진행자 김형곤씨는 날마다 "굿모닝하십니까?"라고 인사말을 함으로써 시청자들의 지탄을 받았다.
신문-방송사에서 주최하는 행사의 이름도 외국말 투성이다. '녹색정신' 하면 될 것을 '그린정신'으로, '대청결 운동'을 '클린업 운동' '청소년 환경봉사대'를 '그린 스카우트'로 부르고 있다. 한국방송공사는 올 봄에 뽑은 연기자들을 '만능연기자' 대신 '슈퍼탤런트'로 이름을 지었다. 조선일보사와 동아일보사는 전광속보판 이름을 각각 'City-Vision'과 'D-플래시'라고 했으며 한국은 자사의 전산제작체제를 '그린네트'라고 했다.
영문 직역한 피동태문장 언론이 퍼뜨려 .
신문-방송의 기사문과 제목에서도 '우리말 죽이기'는 여전하다. 영문법의 영향으로 자동사와 타동사, 피동사와 사역동사의 쓰임이 뒤엉키는 등 고유 문법체계마저 무너지고 있다. "잠시 후 OOO뉴스가 방송됩니다"와 같은 피동형 대사가 하루에도 수백번씩 시청자들의 귓전을 때린다. "원서를 내러 갔다"를 "원서를 접수시키러 갔다"로, "품위를 존중하는 나라"를 "품위가 존중되는 나라"로 수동태 문장을 스스럼없이 쓰고 있다. "톱 스타 4인방 스크린 콤비연기 태그매치 대결" "황신혜 웨딩데이 잡았다" "사법고시 수석-차석 우먼파워" "원하지 않으면 승진도 노 쌩큐" "올 가을 패션 심플한 게 좋다"와 같이 서양말로 범벅이 된 신문 제목도 부지기수다. 이밖에도 '돌입' '재테크 이 아니다. 바로 언론과 지식인, 정치인들의 사대주의 의식이 외국말을 무분별하게 써서 극성을 부리고 있다. 시골 노인들만 하더라도 영어식 피동태의 말을 아예 하지 못한다는 보고도 있다. 다시 말하면 배운 사람들의 무지로 우리말 문법체계가 무너지고 영어를 직역한 말투가 널리 퍼지게 된 것이다. 곧 우리말이 풍부해지는 게 아니라 우리말의 오염이 점점 심해지는 실정이다.
외국말 섞어써도 국력신장에 도움 안돼.
외국말에 지나친 거부반응을 갖는 것은 개방추세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없다. 외국어를 배워 해외에 나가 우리 것을 널리 알리고, 외국 것을 받아들여 우리 문화를 가멸게 해야 한다. 그런데 이를 잘못 이해하고 일상생활에서 외국말을 듬뿍 섞어 쓰는 것이 국력신장인 줄로 착각하면 안된다. 실제로 기사문과 방송대사에 외국말을 아무리 많이 섞어 쓴다고 해서 외국어 실력이 느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이야기마당'을 '토크쇼'로, '분장사'를 '이미지메이커'로, '주유소'를 '오일 뱅크'로, '아내'를 '와이프'로 '밥집' '식당'을 '레스토랑'으로 부른다고 해서 외국어 실력이 붙고 국력이 신장한다는 논리는 성립하지 않는다. 우리말에 적당한 표현이 없을 때는 어쩔 수 없지만, 세계화라는 헛구호에 뇌동해서 언론마저 외국말을 남용하는 것은 얼빠진 짓이다.
연변일보 조선어 사랑운동 본받아야
연변 동포들은 토박이말을 잘 보존하고 있다고 한다. 조선족 자치주의 정책적인 순화운동도 있었지만 특히 연변일보의 공이 컸다고 한다. 연변일보는 57년 조선어 순결화에 관한 지상토론을 전개하여 조선어 규범화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계기를 마련했으며 지금도 언어순화운동을 주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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