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추(老醜)와 화로(華老)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삼고초려' 끝에 공천관리위원장으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선임했어요
김 위원장의 정치적 중량감이나 위상으로 볼 때,
그간 양대 정당에서 맡은 바 있는 비상대책위원장에 버금가는
전권을 휘두를 것으로 보이지요
새로운미래와의 통합과 결별로 시간을 허비한 데다
기대했던 이탈 의원의 합류도 없는 상황에 놓인 개혁신당이
'김종인 매직'을 통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어요
일단은 공관위원장으로 추대하는 것이지만
김 전 위원장의 정치적 중량감이나 위상으로 볼 때,
사실상 4~8년 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에서 맡았던
비상대책위원장에 준하는 전권을 가질 것으로 분석되지요
총선이 40여일 남은 가운데 개혁신당은 그간 새로운 미래와의 통합과
충돌을 겪으며 지지자들의 실망을 키우고,
아까운 시간만 흘려보낸 탓에 임팩트가 강한 인물의 리더십이 절실했지만
우려와 달리 국민의힘 공천도 안정적으로 진행되면서
여당 의원의 합류도 없는 상황이지요
게다가 시간이 갈수록 신당의 신선함만 소모되면서
지지율도 정체돼 비례대표 투표 의향에서 조국신당에도 뒤처지는
지표를 보이고 있어요
실제로 데일리안이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 19~20일
4월 총선에서 비례대표 정당투표 의향을 물은 결과,
국민의힘이 주도하는 국민의미래가 39.7%로 가장 높았고
더불어민주당이 이끄는 비례연합정당이 26.8%를 기록했지요
이어 조국신당 13.0%, 개혁신당 6.5%로 뒤를 이었어요
김 위원장은 비대위원장으로서 2016년 더불어민주당을 20대 총선에서
123석을 획득하게 만들었고, 2020년 총선에서 궤멸적 패배에 빠졌던
국민의힘을 되살려내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압승하게 만들었던
장본인이기도 하지요
그러나 83세의 고령인 김종인 위원장이 공천관리 자체보다도
주류의식을 회복시킬 수 있는 아이콘인 이준석 대표를 어떻게든
국회에 입성시키기 위한 역할을 맡아 일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어요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개혁신당에 비례대표는 전당원 투표를 (통해 공천)하는 원칙이
정해져 있어 딱히 공천 관리를 할 게 없다고 본다"고 말했지요
다만 "이준석 대표에게 비례대표 진입의 길을 총대를 메고 터주는
그런 (역할이 필요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있다"며
"이 대표 스스로 본인이 '비례대표를 하겠다'고 하기엔
모양이 어려운 만큼 (김종인 위원장이)
그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지요
이 말이 사실이라면 김종인 위원장은 손주뻘 되는 이준석에
놀아나거나 이용당하는 신세가 되고 말어요
그러나 이준석이 비례대표로 가면 그간의 호언장담은 국민을 우롱하는
허언(虛言)이 되므로 이래저래 이준석은 갈곳이 없어요
그리고 조정래(81) 작가도 고령의 나이에 설곳 앉을곳을 구분 못하고 있지요
대하소설 3부작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은 지금까지 1500만부가 넘게 팔렸어요
분단과 이념의 아픔을 담아낸 작가의 시대정신에 대중이 공감했기 때문이지요
7개월간 탈장(脫腸)을 앓으며 소설 ‘한강’ 집필을 끝내고서야
수술을 받았다는 조 작가는 치열한 작가 의식으로도 유명하지요
올해 등단 54년을 맞은 그는 에세이 ‘황홀한 글감옥’에서
“작가는 오로지 진실만을 말해야 하는 존재”라며
“가엾고 억울하게 당하는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의 일이
제 가슴에 정면으로 부딪쳐와 통증을 일으키고는 했다.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되는 것, 그것이 작가 의식”이라고 했어요
조 작가가 사람들 입방아에 오르내린 건 문재인 정부 때인 2020년이었지요
당시 문 정부의 ‘토착왜구 반일몰이’에 편승한 조 작가는
“일본 유학을 갔다 오면 무조건 친일파가 된다.
150만명의 친일파를 징벌하는 법을 만들어 단죄해야 한다”고 말해
사람들을 당황케 했어요
과거 ‘태백산맥’으로 국가보안법 수사를 받을 때
“사실을 사실이라고 말하는 진실을 쓰고자 했다”고 한 조 작가는
이후 서류 조작과 허위 발언으로 유죄를 받은 최강욱 전 의원과 어울리며
입시 비리 재판을 받던 정경심씨를 선처해 달라는 탄원서를 썼지요
최근에는 총선 참여를 선언한 조국 전 장관의 후원회장을 맡아
“많은 시민들이 도와줘야 한다. 조국 신당 후원에 적극 동참해 달라”며
모금을 호소했어요
조 작가는 작년 말 황금 만능주의를 배격하는 신작 ‘황금종이’를 펴낸 뒤
“작가는 작품을 쓸 때마다 새로운 것을 대중들과 함께 깨달으려 하고
대중들과 함께 토론하고 싶어한다”며
“저는 이번에 돈의 노예가 되지 말자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했지요
범죄 사실로 각종 돈벌이에 나선 조국 일가의 행태를 보며
조 작가가 지탄했던 돈의 노예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은 건 아이러니이지요
조 작가가 그토록 함께 호흡하려 했던 대중들의
조국 신당 반대 여론은 찬성보다 2배 이상 높다는걸 왜 모를까요?
조 작가가 평생 추구해 온 작가 정신이라는 게
결국 조국이라는 '내로남불의 대명사'인지 묻지 않을 수 없어요
올해로 김종인은 83세이고 조정래 작가는 81세 이지요
나이 ‘80세’를 이르는 말은 여러가지가 있어요
팔순(八旬),팔질(八耋)은 여든 살을 의미하고
산수(傘壽) 또한 산(傘)자를 파자(破字)하면 팔(八)과 십(十)이 되므로
80세라는 의미이지요
반수(半壽)는 반(半)자를 파자(破字)하면 ‘八十一’이 되어 81세를 의미하고
미수(米壽)는 '米'자를 풀면 '八十八'이 되므로 '여든여덟 살'을 이르고 있어요
또 장조(杖朝)가 있는데 중국 주나라 때 여든 살이 되면 조정에 나갈때
지팡이를 짚는 것을 허락했다는 데서 유래한 말이지요
특히 망구(望九) 라는 말이 있는데 아흔을 바라본다는 뜻에서
81세를 나타내는 말인데 '할망구'라는 말은 여기서 유래된 것이지요
그러나 누구나 나이들면 노화를 겪지만 모두가 노인이 되는 것은 아니지요
요즘 노인들 사이에 유행어가 “구구팔팔이삼사(9988234)”이지요
이는 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2~3일 안에 죽자는 뜻이지요
그래서 건배사를 할때도 “구구팔팔”하고 선창하면
“이삼사”하고 화답하고 있어요
올해 65세 이상 노인들이 천만명이 넘을 예정이며
주민등록상으로 우리나라의 100세 이상 전체 인구는
지난해 8월 기준 총 8천929명이지요
남자 천526명, 여자 7천403명으로 1년 전보다 460명이 늘었어요
이젠 100세 시대를 살고있는 거지요
그래서 노인 건강이 최고인 시대가 됐어요
그러나 노인이 존경받으려면 처신(處身)을 잘해야 되지요
설자리 앉을자리 낄자리와 안낄자리를 구분할줄 알고
언제나 한발 물러서는 미덕(美德)을 베풀줄 알아야 하지요
김종인과 조정래는 처신에 있어 자리에 연연하며 욕심을 많이 부리고 있어요
화로(華老)는 멋지게 사는 노인을 이르지만
노인이 욕심부리면 노추(老醜)가 되지요
노추(老醜)보다 추한건 없어요
-* 언제나 변함없는 조동렬 *-
▲ 개혁신당 김종인 공천관리위원장
▲ 조국신당 후원회장 조정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