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재테크로 성장해버린 펀드. 지금 수익률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저금리 시대 상황에서 펀드는 이제 떼려야 뗄 수 없는 투자처가 됐다.
우리나라는 물론, 해외 주식시장이 빠르게 온기를 되찾아감에 따라 던져놨던 펀드 계좌를 다시 집어드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지금 돈을 더 넣어야할까?
이런 가운데 내년부터는 해외펀드에 대해 세금을 물릴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해외펀드보다 국내 주식형펀드에 대한 관심도가 일단 더 커지고 있다.
증권사들 분석에 따르면 올 하반기에는 우량주 중심 펀드, IT 업종의 펀드가 유망할 것으로 예측됐다.
◆상반기는 어땠나?
하이투자증권이 이달 초를 기준으로 펀드평가사 제로인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설정규모 10억원 이상인 711개 국내 주식형 펀드의 올 상반기 평균 수익률은 26.1%를 기록했다. 이는 상반기 코스피지수 상승률(23.6%)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런데 올 상반기 코스피지수의 2, 3배를 초과하는 일명 '대박 펀드'도 잇따라 나왔다. 특히 대형펀드보다는 중소형펀드, IT관련 펀드에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졌다.
중소 우량주를 편입한 '하이 중소형주 펀드'는 상반기 60%가 넘는 수익률을 올렸으며 '우리 부울경 우량기업 펀드', '동양 중소형 고배당 펀드' 등도 상반기 동안 50% 안팎의 수익을 올렸다. 이는 우량 중소형주와 코스닥의 강세에 힘입은 것.
하이투자증권 이승수 대구상인지점장은 "중소형주는 변동성이 커 경기 동향에 따라 수익률 진폭이 크다. 최근 운용사들은 중소형주 비중을 축소하고 대형주 비중을 늘이고 있다"고 했다.
특정 그룹주 펀드 역시 상반기 국내주식형 평균을 웃돌았다.
'우리 LG&GS 펀드'나 삼성, 현대, SK, LG, 롯데 등 국내 5대 그룹에 투자하는 '미래에셋맵스 5대그룹주 펀드' 등은 연초 이후 40% 이상 수익률을 올려냈다. 하반기 실적장세가 펼쳐질 것이라는 기대 속에 그룹주 펀드는 하반기에도 전망이 밝은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한편 올 상반기 해외펀드는 지난해 낙폭이 컸던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많이 올랐다. 에프엔가이드 조사에 따르면 연초 이후 펀드 유형별로 인도(52.65%), 브라질(52.60%), 러시아(48.72%) 순으로 수익률이 높았다.
그러나 최근 1년을 기준으로 하면 여전히 -20~-30%의 손실을 기록 중이다.
◆하반기는 어떻게?
상반기 낙폭과대주 등 가벼운 종목 위주로 올랐던 국내 증시는 하반기에는 대형주 위주의 강세가 전망되고 있다. 이는 하반기 실적장세를 염두에 둔 것.
기업들의 실제 실적이 주가에 반영되는 시기이므로 업종 대표주 중심으로 운용되는 그룹주 펀드 등에 투자가 바람직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실 상반기에는 삼성그룹주 펀드가 다른 그룹주 펀보다 수익률이 열세였지만 최근 실적을 발표한 대장주 삼성전자를 밑바탕으로 하반기 실적장세를 기다리는 투자자들의 기대를 한몸에 모으고 있다.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녹색펀드도 주목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정부는 최근 '녹색투자 촉진 방안'을 발표하며 녹색성장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 중이다. 녹색성장펀드는 녹색 테마주가 한창 오르던 지난 4월부터 줄줄이 출시돼 지금까지 모두 29개 펀드가 설정됐다.
해외 주식형 펀드는 단기 급등에도 불구, 여전히 중국, 브라질, 인도 등 브릭스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해외펀드는 주의해야
해외펀드에 대한 비과세 종료 시한이 연말로 다가왔다. 내년부터는 수익에 대해 세금을 물릴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해외펀드에 대한 과세 조치가 시작되면 해외주식이 들어있는 모든 펀드에 대해 해외주식 매매차익의 15.4%만큼 세금이 부과된다.
그런데 겉보기에는 국내 펀드이거나 혼합형 펀드라 하더라도 해외주식비중에 따라 세금이 붙을 수 있으므로 꼼꼼한 관찰이 필요하다.
비과세 조치가 사라지면 유형에 관계없이 펀드내 해외주식비중에 따라 세금이 얼마나 붙을지가 결정되는 만큼 펀드투자자들은 펀드 내 해외주식비중을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겉보기와 달리 과세대상인 펀드의 대표적인 예는 '국내주식형 펀드지만 20% 안팎의 해외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G(글로벌)펀드다. G펀드는 미래에셋솔로몬플래너증권투자신탁G1(주식)종류A(해외주식비중 26.27%), 미래에셋인디펜던스증권투자신탁G1(주식)종류A(해외주식비중 26.04%), 미래에셋우리아이3억만들기주식G1(해외주식비중 25.99%), 미래에셋우리아이적립형주식G K-1(해외주식비중 25.09%) 등을 말한다.
미래에셋퇴직플랜G증권자투자신탁(주식)(해외주식비중 21.14%)과 미래에셋디스커버리증권투자신탁G1(주식) 종류A(해외주식비중 8.66%)에도 해외주식이 숨겨져 있다.
해외혼합형펀드로 분류돼 있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인사이트 펀드도 주식편입비중이 92.43%이고, 이 중 해외주식 비중이 79.92%이어서 내년부터 해외주식 매매차익에 대한 과세가 이뤄지면 세금을 내야 한다.
한편 우리투자증권은 해외펀드에 대한 비과세조치가 마무리되면 상당 규모의 투자자금이 국내 주식형펀드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분석했다.
우리투자증권 조한조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해외주식 매매차익에 세금이 부과되면 국내와 해외 주식형 펀드 모두 세전으로 같은 10%의 수익률을 기록한다 하더라도 국내주식 매매차익에는 세금이 붙지 않고, 해외주식 매매차익에는 15.4%의 세금이 부과되기 때문에 해외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은 8.46%가 된다"고 설명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표)<상반기 수익률 BEST 10>
펀드명 운용사 순자산(억원) 상반기 수익률(%)
마이트리플스타 마이애셋 142 87.45
하나UBS IT코리아 하나 UBS 440 72.68
하이중소형주플러스 하이자산 112 61.23
신한BNPP프레스티지 신한BNPP 243 50.17
알리안츠Best 중소형주 알리안츠 133 49.75
동양중소형고배당 동양투신 581 48.69
우리부울경우량기업 우리자산 104 43.13
유리Growth & Income 유리자산 175 41.08
미래에셋맵스5대그룹주 미래에셋맵스 500 40.41
미래에셋3억만들기 중소형주 미래에셋 795 40.02
순자산 100억 이상 펀드 , 상장지수펀드 제외 , 자료 : 제로인
Copyrights ⓒ 1995-, 매일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