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수아 2장 1절~24절
두 정탐꾼과 라합의 지혜
1장에서 여호수아는 여호와에게서 자기가 해야 할 일을 지시받습니다. 이제 2장에서 여호수아는 그 사명을 수행하기 시작합니다. 이 장에서 두 정탐꾼들과 그들이 여리고 성에서 겪은 일들은 핵심 줄거리를 제공해줍니다. 이 장은 두 정탐꾼들과 그들이 경험한 것을 중심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한편 기생 라합과 그녀의 가족이 여리고 성에 곧 임하게 될 파괴와 죽음으로부터 구원 받는다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1절~11절
수 2:1 눈의 아들 여호수아가 싯딤에서 두 사람을 정탐으로 가만히 보내며 그들에게 이르되 가서 그 땅과 여리고를 엿보라 하매 그들이 가서 라합이라 하는 기생의 집에 들어가 거기서 유숙하더니
2 혹이 여리고 왕에게 고하여 가로되 보소서 이 밤에 이스라엘 자손 몇 사람이 땅을 탐지하러 이리로 들어 왔나이다 3 여리고 왕이 라합에게 기별하여 가로되 네게로 와서 네 집에 들어간 사람들을 끌어내라 그들은 이 온 땅을 탐지하러 왔느니라
4 그 여인이 그 두 사람을 이미 숨긴지라 가로되 과연 그 사람들이 내게 왔었으나 그들이 어디로서인지 나는 알지 못하였고 5 그 사람들이 어두워 성문을 닫을 때쯤 되어 나갔으니 어디로 갔는지 알지 못하되 급히 따라가라 그리하면 그들에게 미치리라 하였으나 6 실상은 그가 이미 그들을 이끌고 지붕에 올라가서 그 지붕에 벌여놓은 삼대에 숨겼더라
7 그 사람들은 요단 길로 나루턱까지 따라갔고 그 따르는 자들이 나가자 곧 성문을 닫았더라 8 두 사람이 눕기 전에 라합이 지붕에 올라가서 그들에게 이르러 9 말하되 여호와께서 이 땅을 너희에게 주신 줄을 내가 아노라 우리가 너희를 심히 두려워하고 이 땅 백성이 다 너희 앞에 간담이 녹나니
10 이는 너희가 애굽에서 나올 때에 여호와께서 너희 앞에서 홍해 물을 마르게 하신 일과 너희가 요단 저편에 있는 아모리 사람의 두 왕 시혼과 옥에게 행한 일 곧 그들을 전멸시킨 일을 우리가 들었음이라
11 우리가 듣자 곧 마음이 녹았고 너희의 연고로 사람이 정신을 잃었나니 너희 하나님 여호와는 상천 하지에 하나님이시니라
여호수아가... "두 사람을 정탐꾼으로 보내며.... 엿보라", 여리고 성과 그 주변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 여호수아는 두 정탐꾼들을 보냅니다. 이것은 이스라엘의 지도자로서 여호수아가 탁월한 지략을 지니고 있으며 또한 전쟁을 하기에 앞서 철저하고 신중하게 준비를 한다는 점을 강조해줍니다. 보다 광범위한 맥락에서 살펴볼 때 이스라엘 군대가 여리고 성을 함락시키고 그 성을 점령한 사건은 이스라엘백성이 지난 40년 동안 가나안 땅을 정복하는 데 실패했던 것과 두드러진 대조를 이룹니다(참조, 민 13장~14장).
그리고 이전에 10명의 정탐꾼들이 보고 한 부정적이며 악의에 찬 내용(민 13:25~33)과 여기서 두 명의 정탐군이 보고 하는 긍정적이며 호의적인 보고 사이에는 또 한가지 중요한 차이가 있습니다. 곧 두 명의 정탐꾼들은 여호수와에게 "진실로 여호와께서 그 온 땅을 우리 손에 주셨으므로" 라고 말했습니다. '싯딤'은 '아카시아 나무들'을 뜻합니다. 싯딤의 정확한 위치는 알 수 없습니다. 이전에 이스라엘 백성은 싯딤에 머무르고 있었을 때 영적 및 신체적으로 간음 행위를 행했습니다(민 25:1~3).
'라합이라 하는 기생의 집에 들어가' 이 장에서 정탐꾼들과 라합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하게 할 만한 내용을 전혀 암시하지 않습니다. 라합의 집은 일종의 여관이나 숙박장소였을 것입니다. 그곳은 정탐꾼들이 머물면서 정보를 수집하기에 매우 적합한 장소였을 것입니다. 라합은 기생(창녀)였습니다. 하지만 여호와를 믿고 정탐꾼을 숨겨준 라합의 행위로 말미암아, 하나님이 라합에게 자비를 베푸셔서 여리고 성이 함락되었을 때 그녀는 심판을 받지 않게 되었습니다. 또한 자신의 믿음(히 11:31)과 선한 행위(약 2:25)로 말미암아 라합은 그리스도의 조상 가운데 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마 1:5). (1절)
'여리고 왕에게 말하여 이르되', 여리고 성과 그 주변 지역을 비밀리에 정탐을 하려고 했던 이스라엘의 정탐꾼들의 계획은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곧 그들의 행적은 알려지고 말았습니다. 한편 그 당시 가나안 지역은 여러 도시 국가들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각각의 도시 국가는 높고 견고한 성벽으로 둘러싸인 중심도시와 그 주변에 있는 마을들과 경작지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또한 각각의 도시 국가마다 왕이 있었습니다(2절).
'그들이 어디에서 왔는지 나는 알지 못하였고', 라합은 여리고 왕이 보낸 사람들에게 거짓말을 했습니다. 여리고 성의 입장에서 판단할 때에 라합의 이와 같은 반응은 비난받아 마땅할 것입니다. 반면에 곧 거룩한 전쟁이 시작되는 상황에서 라합의 행동은 정당하다고 여겨질 수 있을 것입니다. 신약성경에서는 정탐꾼들을 숨겨준 라합의 행위를 칭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방법에 대해서는 분명한 판단을 내리지 않습니다. 거짓말을 하는 비슷한 사례들이라 라합과 관련된 이야기는 윤리적인 규범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단순히 어떤 실질적으로 일어난 사건에 대해서 묘사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라합의 행위에서 윤리적인 일반 원리를 이끌어낼 수 없습니다. 하지만 라합이 거짓말을 한 것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라합은 여호와의 백성에 대한 충성심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그래서 라합은 여리고 성과 전쟁을 준비하는 이스라엘의 백성을 돕고자합니다. 또 라합은 나름대로 꾀를 내어 정탐꾼들을 보호해주며 자신의 신앙과 충성심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마태복음 1장에서 소개되는 예수님의 족보에서는 네 명의 여인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라합은 그 여인들 가운데 한 사람입니다. 다른 세 여인들은 다말(마 1:3), 모압 여인 룻(마 1:5), 우리야의 아내(마 1:6)가 있습니다(4절).
'그 지붕에 버려 놓은 삼대에 숨겼더라', "삼대", 삼대의 줄기에서 뽑아낸 실을 물에 적시고 말리는 과정을 통해서 마직물을 만들어냅니다. 평평하게 만들어진 지붕은 삼대 줄기를 말리는 데 적합한 장소였습니다(6절).
'그 사람들은 요단 나루터까지 그대로 쫓아갔고', 요단 강은 트란스요르단 지역과 요단강 서쪽 지역을 구분해주는 기다란 천연의 경계선 역할을 합니다. 요단강은 북쪽에 갈릴리 호수와 남쪽에 사해 사이를 흐르고 있습니다. 그 당시에는 요단강의 동쪽과 서쪽을 연결해주는 다리가 없었습니다. 따라서 헤엄을 쳐서 요단강을 건너거나 아니면 비가 많이 오는 계절이 아니면 물이 얕은 지점에서 요단강을 건널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요단강을 건널 수 있는 지점은 많지 않았습니다. 그와 같은 장소 가운데 하나가 여리고 근처에 있었습니다. 여리고 왕이 보낸 사람들은 이스라엘의 두 정탐꾼들을 그곳에서 붙잡으려고 했을 것입니다(7절).
"여호와께서 이 땅을 너희에게 주신 줄을 내가 아노라", 라합은 이스라엘 역사에 대해서 상당한 지식을 지니고 있으며 또한 여호와가 가나안 땅을 이스라엘 백성에게 주신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라합의 고백은 모세 오경 특별히 신명기 언어와 신학으로 가득하며 또한 여호수아 1장2절에 반영합니다. 라합의 고백이 진정한 영적인 핵심을 암시하는지 아니면 단순히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절대적인 능력을 지니시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인지 분명히 밝혀주진 않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이스라엘 백성 가운데 함께 사는 것에 근거하여 판단할 때 실제로 그녀는 여호와를 자기의 하나님으로 믿었을 것입니다(9절).
'아모리 사람의 두 왕 시온과 옥에게 행한 일', 구약성경에서 아모리 족속이라는 이름은 일반적으로 가나안 거주민들을 가리키는 데 사용되었습니다. 또한 그 이름은 특별히 가나안 산지에 살았던 사람들을 가리켰습니다. 한편 '아모리' 족속의 두 왕 '시온'과 '옥'은 구약성경 이외에 다른 문헌에서는 언급되지 않습니다(10절).
"우리가 듣자 곧 마음이 녹았고", 여기서 라합은 여호와 하나님에 대한 자기의 믿음을 분명하게 표현합니다(11절).
<기생 라합의 지혜>
12절~24절
12 그러므로 청하노니 내가 너희를 선대하였은즉 너희도 내 아버지의 집을 선대하여 나의 부모와 남녀 형제와 무릇 그들에게 있는 모든 자를 살려주어 우리 생명을 죽는데서 건져내기로 이제 여호와로 맹세하고 내게 진실한 표를 내라 13 절과 상동 14 두 사람이 그에게 이르되 네가 우리의 이 일을 누설치 아니하면 우리의 생명으로 너희를 대신이라도 할 것이요 여호와께서 우리에게 이 땅을 주실 때에는 인자하고 진실하게 너를 대우하리라 15 라합이 그들을 창에서 줄로 달아내리우니 그 집이 성벽 위에 있으므로 그가 성벽 위에 거하였음이라 16 라합이 그들에게 이르되 두렵건대 따르는 사람들이 너희를 만날까 하노니 너희는 산으로 가서 거기 사흘을 숨었다가 따르는 자들이 돌아간 후에 너희 길을 갈지니라 17 두 사람이 그에게 이르되 네가 우리로 서약케 한 이 맹세에 대하여 우리가 허물이 없게 하리니
18 우리가 이 땅에 들어올 때에 우리를 달아내리운 창에 이 붉은 줄을 매고 네 부모와 형제와 네 아비의 가족을 다 네 집에 모으라 19 누구든지 네 집 문을 나서 거리로 가면 그 피가 그의 머리로 돌아갈 것이요 우리는 허물이 없으리라 그러나 누구든지 너와 함께 집에 있는 자에게 누가 손을 대면 그 피는 우리의 머리로 돌아오려니와 20 네가 우리의 이 일을 누설하면 네가 우리로 서약케 한 맹세에 대하여 우리에게 허물이 없으리라 21 라합이 가로되 너희의 말대로 할 것이라 하고 그들을 보내어 가게 하고 붉은 줄을 창문에 매니라 22 그들이 가서 산에 이르러 따르는 자가 돌아가도록 사흘을 거기 유하매 따르는 자가 그들을 길에서 두루 찾다가 만나지 못하니라 23 그 두 사람이 돌이켜 산에서 내려와 강을 건너 눈의 아들 여호수아에게 나아와서 그 당한 모든 일을 고하고 24 또 여호수아에게 이르되 진실로 여호와께서 그 온 땅을 우리 손에 붙이셨으므로 그 땅의 모든 거민이 우리 앞에서 간담이 녹더이다
"인자하고 진실하게 너를 대우 하리라", 라합의 말에 대한 정탐꾼들의 반응은 놀라움을 안겨줄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여호와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가나안 땅의 주민들을 모두 죽여야 한다고 명령하셨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여기서 정탐꾼들의 반응은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자비로운 성품을 지니신 분이라는 것을 강조합니다. 또한 이스라엘과 가나안 족속들을 구별하는 것은 단순히 민족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여호와에 대한 신앙과 헌신에 기초한다는 사실을 밝혀줍니다.
또한 가나안 족속들을 죽이라는 하나님의 명령에는 예외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드러내줍니다. 왜냐하면 가능한 사람들 가운데 이스라엘의 하나님에 대한 참된 믿음을 갖게 된 사람들은 이스라엘 백성에 의해서 죽임을 당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12~14절).
'그의 집이 성벽 위에 있으므로', 이 구절은 라합의 집이 어디에 있었는지 흥미롭게 묘사해 줍니다. 그 묘사는 어떻게 라합이 자기의 집에 달려 있는 창문을 통해서 이스라엘의 정탐꾼들을 성벽 아래로 내려 보내서 그들이 성 밖으로 도망갈 수 있겠는지 설명해 줍니다. 여리고 성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장소에서 발굴된 고고학적인 증거에 의하면 아마도 여리고 성은 두 개의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두 개의 성벽 사이에는 특별히 가나안 사람들이 집을 짓고 살았던 것으로 추측 됩니다. 바깥 성벽에 붙어 있던 집들에는 여리고 성의 바깥을 내다볼 수 있는 창문이 달려 있었을 것입니다(15절).
"우리를 달아 내린 창문에 이 붉은 줄을 매고", 두 정탐꾼들은 라합에게 자기의 가족들을 모두 자기 집에 모여 있게 하라고 말합니다. 이것은 이스라엘의 백성이 이집트에서 첫 번째 유월절에 지킬 때 지시했던 절차와 비슷한 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붉은 색으로 된 줄은 성벽의 색깔과 분명하게 구별될 것입니다(18절).
"여호와께서 그 온 땅을 우리 손에 주셨으므로 그 땅의 모든 주민이 우리 앞에서 간담이 녹더이다 하더라", 정탐꾼들이 여호수아에게 보고한 내용은 라합이 말한 것을 반영해 줍니다(24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