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밤 비가 내리더니 아침 기온이 영하로 뚝 떨어지면서 옷깃을 여밀게 한다. 강화터미널에는 미세먼지가 바람에 날아가버린 탓에 정말 아름다운 해돋이를 볼 수가 있다. 강화나들길 7코스 낙조 보러 가는 길은 화도터미널에서 시작한다. 화도면은 원래 강화 본섬과 떨어진 별도의 섬이었다고 한다. 그 이름이 고가도였다. 이 섬에 단군이 하늘에 제사를 지냈다는 마니산 참성단이 있다. 고려ㆍ조선시대에도 머리산ㆍ두악 등으로도 불리던 성스러운 산이 있던 곳이다. 이 섬은 1706년(숙종 32년)에 강화유수 민진원의 주도로 간척되어 강화 본섬과 하나다 되었다. ‘아래 있는 섬’이라고 해서 하도면으로 칭해지다가 1937년에 화도면으로 개칭되었다. 화도면의 중심은 마니산이다. 마니산의 남과 북으로 마을이 들어섰다. 지금은 면사무소가 마니산 북쪽 상방리에 있지만 일제강점기부터 1950년대까지는 남쪽 사기리에 있었다고 한다.
화도초등학교 푸른 잔디밭의 운동장과 조금은 색다른 교정이 길동무들을 반겨준다. 화도초등학교를 출발하면서 곧바로 상방리 비석군을 만날 수 있다. 화도면 상방리, 화도초등학교 교문 옆 담장 아래로 9기의 비석이 모여 있다. 조선시대에 세워진 비와 일제강점기 이후에 건립된 비를 함께 모셨다. 강화유수 민진원이 북일목장을 혁파한 것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세운 민진원 불망비(1735), 유수 이태좌의 덕행을 칭송하는 이태좌 선정비(1718), 경력 이세성의 선정을 기리는 이세성 선정비(1718), 유수 민병석의 전세 탕감 조치에 감사하는 민병석 불망비(1890) 등이다.
이제 7코스 낙조 보러 가는 길은 강화 특이한 아기자기한 마을길로 들어선다. 이 길은 낙조 보러 가는 길이지만 길동무들에게는 차라리 예전 갯벌 보러 가는 길이 맞을 듯하다. 언덕길을 오르면 곧바로 성공회 내리성당이 마중나온다. 이 성당은 100여년 전통의 성당이다.
성공회 내리성당을 뒤로 몇 시간 후에 마음속으로 다시 만나자고 약속을 하며 삼거리 푸른 지붕과 아름다운 전원주택을 지나면서 주렁주얼 매달린 감이 길동무들을 보낸다. 상봉산 일만보산책길로 들어서면서 내려다 보는 후포항과 그 뒤로 석모도의 해명산이 반갑다.
상봉산 일만보산책길을 걷는다. 나목들이(앙상한 나목들이 그대로 갈색의 살을 드러내) 줄지어 서있는 길이다. 한여름 무성하게 하늘을 가릴 우거진 나뭇잎 진초록 터널 길엔 천남성ㆍ애기 앉은 부처꽃 등이 지천을 이루고 있어 야생화 천국이라고 하는 곰배령이 부럽지 않다고 한다. 예전에는 이 길에서는 심심찮게 고라니 튀는 모습을 볼 수가 있었는데 기대해 보며 걷는다.
한차례 가파른 오르막길을 올라 능선마루에 서서 가쁜 숨을 달래본다. 고즈넉한 산자락길을 돌아서다 만나는 마니산 참성단에서 시작하여 하늘재를 지나 상봉에 올랐다가 장곶돈대로 이어지는 강화지맥의 안부에 선다.
그리고 내려서면은 장화리 낙조마을가 마중나온다. 예전 즐겨 걷던 산길은 공사로 길이 변경되어 왼쪽으로 도로를 따르다가 일몰조망지로 내려선다. 예전에 길동무와 함께 얼음 밭의 갯벌에서 추억거리 만들곤 했는데 아직 큰 추위가 없다보니 조금은 이쉬운 마을이 든다. 갯벌 뒤로 주문도가 아름다운 모습으로 길동무를 유혹한다. 낙조테마공원으로 들어선다.
강화도 남단의 갯벌은 지구상에 530여 마리 밖에 없다는 천연기념물 제205호인 저어새를 비롯하여 노랑부리백로, 도요새, 갈매기 등이 모여드는 곳으로, 서해의 갯벌이 얼마나 많은 생명체가 숨 쉬고 살아가는 위대한 생명의 터인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갯지렁이, 게, 새우, 어류, 어패류 등 연체동물과 갑각류들이 풍부한 갯벌로 떠나다 보면, 왜 그리도 ‘녹색관광’이 중요한지를 알게 된다.
장화리 낙조마을은 해지는 모습이 특히 아름다운 마을이다. 최근에 전국적으로 낙조의 명소로 알려져 수많은 감상객이 찾는 곳이다. 마을이 해변으로 길게 형성되어 있고, 서쪽 산이 곶으로 길게 뻗어서 장곶동으로 불리다가 행정구역 개편으로 장화리가 되었다.
강화나들길 7코스는 광활한 갯벌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낙조테마공원 전망대에서 한차례 폐타이어로 만든 계단 길을 올라야한다. 조금은 힘겹게 올라 낙엽이 수북이 쌓인 나들길을 걷는다. 여기서 조심해야 할 것은 가끔은 지뢰(삐삐선 또는 쇠파이프)가 발목을 붙잡는 지역이다.
북일곶돈대다. 1979년(숙종 5년)에 함경도, 황해도, 강원도 3도의 승군 8,000명과 경상도 군위어영군사 4,300여 명이 동원되어 쌓은 돈대 중 하나이다. 미곶돈대, 장곶돈대, 검암돈대와 함께 장곶보에 속했다.
바람을 피해 아늑한 북일곶돈대에서 조금은 일찍 점심을 먹는다. 그리고 매 년 작은 음악회를 열곤했는데 오늘은 아쉽지만 길을 재촉한다. 아쉬운 것은 또 한가지 저어새를 보지 못했다. 저어새는 우리나라 서해안에서 번식하는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이다. 세계적으로 동아시아에서만 서식하는 종으로 2010년 기준으로 약 2,400여 마리만 서식한다. 주로 한국, 홍콩, 대만, 일본, 베트남, 필리핀 등지에 분포한다. 그 중에서도 한국을 비롯한 서해안의 무인도서에서 번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화갯벌 탐조대다. 강화도 남단의 갯벌은 세계 5대 갯벌 중의 하나로 전체면적은 약 353㎢에 달하며, 특히 “여차리-동막리-동검리”를 잇는 강화남단갯벌은 육지로부터 최대 약 6㎞, 면적은 약 90㎢로 강화갯벌 면적의 약 25%를 차지하며, 천연기념물 제419호로 지정되었다. 이에 갯벌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자연친화적인 통나무로 갯벌센터를 2005년에 설립, 갯벌과 생물, 갯벌의 중요성 등 재미있는 갯벌이야기와 더불어 농게의 힘자랑, 염생식물 관찰, 저어새 관찰 등이 가능하여 갯벌을 체계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교육의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강화도의 갯벌은 펄 갯벌로서 펄의 비율이 90% 이상인 갯벌로, 해안의 경사가 완만하고 지형이 굴곡진 곳에 만들어진다. 썰물 때 넓게 드러나는 펄 갯벌은 대부분 강의 하구와 바다가 육지 쪽으로 파고든 만이 만나는 곳에 나타나며, 이런 곳에서는 자갈이나 모래로 이루어진 바닷가라도 조금만 바다 쪽으로 나가면 곧 진흙 같은 펄이 펼쳐져 있다.
그리고 올라선 곳이 강화갯벌센터다. 갯벌센터는 2005년에 설립, 갯벌과 생물, 갯벌의 중요성 등 재미있는 갯벌이야기와 더불어 농게의 힘자랑, 염생식물 관찰, 저어새 관찰 등이 가능하여 갯벌을 체계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교육의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첫댓글 화도에 음식점은 많이 보이던데 숙박시설이 안 보입니다.
마니산 호스텔도 숙박 안내가 없습니다.
7코스는 원안대로 한 바퀴 도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강화도에는 펜션은 많은데 예전 민박이나 모텔 찾아보기 힘듭니다. 강화읍내에서 많이 걸여야 30분 강화 생각보다 작습니다. 화도 구간 7코스 먼저 끝내고 두 번째 날, 여차리에서 20코스를 시작해서 8코스 끝내면 됩니다^^*
@수명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