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보지 못한....
대만인 쉬층마오 한국 희귀사진집
처형되는 항일투사.활쏘는 여성..
평생 모아온 사진중 390점 담아
임정인사 사진은 대부분 첫 공개
"역사책을 패션지처럼 만들고파"
동그란 안경을 쓰고 희끗희끗한 콧수염이 있는 백범 김구, 눈이 가려진 독립투사들이 일본군에 공개처형당하는 장면..., 대만인 쉬충마오(66 사진) 가 평생 모아온 희귀사진 가운데 조선과 일제강점기 관련 사진 390여장을 담은 사진집 ` 당신이 보지 못한 희귀 사진`(서해문집)에 담긴 사진들이다. 분쟁지역 취재 등 기자로 일한 쉬는 은퇴 뒤 사진.출판 전문가로 변신해 희귀 사진을 수집해왔다. 사진집이 처음 공개될 서울국제도서전 을 앞두고 한국을 찾은 그는 13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 1989년 천안문 사태를 취재하다가 목을 관통하는 총상을 입었어요.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 다시 살아난 이유가 있다고, 세계를 위한 일을 하면서 살겠다고 생각했어요. 동아시아에서 일본이 과거 저지른 만행을 더 알리겠다는 소명의식 덕에 자연스럽게 한국에 관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 한양 그리고 도시` `전통과 사람들` `망국과 광복` 세 권으로 구성된 사진집은 큰 판형에 흑백을 컬러로 복원했다. 쉬는 " 역사의 일부 라 느끼면서 감동의 깊이가 달라진다 " 고 했다 처형당하는 항일투사, 일본군 사열장면 , 해방된 위안부 들의 모습 등을 통해 일본 제국주의의 잔악상이 절감된다 망국과 광복 속 대한민국 임시정부 인사 사진들은 중국 국민당에서 보관해온 것으로 대부분 처음 공개된다. 쉬는 대만 총통을 역임한 마잉주가 국민당 주석(2005~2007)일 때 수석 연설문 작성자로 일한 인연으로 당 내부 아카이브를 활용할 수 있었다.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 고서점 경매 시장 등에서도 희귀사진을 구해왔다.
출간까지 과정은 쉽지 않았다. 내로라하는 출판사들은 제작 비용이 너무 비싸 모두 포기했다. 그러다 김흥식 서해문집 대표가 출판사의 사운을 걸고 출간을 결심했다. 김 대표는 " 사진을 제법 봐왔지만 조선여성들이 활쏘는 사진은 처음봤다. 쉬충마오의 사진들은 대만.싱가포르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가치가 있어, 막대한 비용을 감당하고 서라도 출간을 결심했다" 고 말했다.
" 역사를 잘 안다는 것은 역사에서 교훈을 얻고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저는 더 많은 사람들이 쉽게 즐길 수 있도록 역사책을 패션잡지처럼 만들고 싶습니다." 쉬는 앞으로 6.25전쟁 해양 실크로드 등 전세계인이 관심 있을 주제를 선정해 계속 희귀 사진집을 펴낼 계획이다. 양선아 기자 / 6월17일 한겨레20면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