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운경 제3권
[여덟 가지 재난을 여의었다]
선남자야, 보살에게 다시 열 가지 법이 있으면 여덟 가지 재난을 여의었다고 한다.
무엇이 열 가지인가?
선하지 않은 악업을 떠나는 것이다.
여래께서 제정하신 금계(禁戒)를 끝내 허물어 범하지 않고 탐욕과 질투를 없애며,
과거 부처님 때 심은 모든 선근으로 항상 복업을 닦아 지혜가 구족하고, 방편을 잘 알며,
발원할 것을 잘 알고, 염오심(厭惡心)이 많아 능히 열심히 정진한다.
보살은 악업을 지어 지옥에 들어가는 일이 없고
비록 지옥에 처하더라도 끝내 지옥의 괴로운 과보를 받지 않으며, 좋아하지 않는 것으로 역시 괴롭힐 수도 없다.
비록 지옥에 떨어지더라도 오랫동안 그곳에 있지 않고,
또한 다시 괴롭히고 해치려는 마음을 내지 않는다.
보살은 뜻과 품성이 부드럽고 조화되어 항상 열 가지 선을 닦고, 이 열 가지 선으로 인해 지옥에 떨어지지 않는다.
보살은 부처님의 계율을 허물어 축생 가운데 떨어지는 일이 없으며, 비록 축생으로 나타나더라도 축생의 고통을 받지 않는다.
보살은 탐욕과 질투를 일으켜 아귀 중에 떨어지는 일이 없으며, 비록 아귀로 나타나더라도 아귀의 고통을 받지 않는다.
보살은 끝내 사견(邪見)을 가진 집안에 태어나지 않으며, 사견을 가진 곳에 태어나더라도 반드시 선지식을 만난다.
왜냐하면 이미 과거에 모든 선을 닦았기 때문이며,
또 과거 부처님 때 오랫동안 선근을 심었기 때문이다.
항상 정견(正見)을 가진 집안에 태어나 선한 인연을 갖추니 선한 인연을 갖춘 까닭에 공덕이 크고 넓어진다.
보살은 끝내 어떤 근도 손상되거나 모자라지 않으니, 만약 근이 모자라면 법기를 감당할 수 없다.
보살은 오래도록 덕을 쌓으며 복을 닦기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
모든 형상과 탑사와 법과 승가에 곳곳마다 복을 닦아 항상 게을리 하지 않는다.
항상 이와 같이 닦은 까닭에 모든 근이 다 갖추어져 빠지거나 모자라는 것이 없으므로 법기를 감당한다.
보살은 끝내 변두리 지방의 못나고 어리석으며 귀머거리나 벙어리 같은 사람들이 사는 여러 악한 곳에는 태어나지 않는다.
그들은 마치 흰 양처럼 어리석고 무지해 선악의 뜻도 구분할 수 없고 법기를 감당할 수 없으며, 또한 사문과 바라문도 알지 못한다.
보살은 중국에 태어나 지혜가 총명하고 근기가 날카로워 대지견(大智見)이 있고,
또 마음으로 기꺼이 지혜로운 이를 가까이해 선악을 잘 알아 분별하며 법기를 감당할 만하고, 사문과 바라문을 깊이 믿는다.
왜냐하면 보살은 본래 지혜를 닦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보살은 장수천(長壽天)에 태어나지 않는다.
장수천에 태어나면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시는 것을 볼 수 없으니, 도의 과보를 멀리 떠나게 되고 중생을 성숙시킬 수 없다.
그러므로 보살은 욕계에 태어나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실 때에 반드시 만나 뵙고 중생을 교화하니,
무슨 인연인가? 좋은 방편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보살은 끝내 부처님께서 계시지 않은 세계엔 태어나지 않고,
또 법을 들을 수 없는 곳엔 태어나지 않으며,
나아가 공양할 많은 승가가 없는 곳에는 태어나지 않는다.
이처럼 보살은 태어나는 곳마다 반드시 삼보를 만나게 되니, 왜냐하면 본래의 서원력 때문이다.
보살은 태어나는 곳마다 반드시 염오심을 가지고, 교만하게 스스로를 높이는 마음이 없다.
온갖 악이 있는 여덟 가지 재난에 대해 들으면,
반드시 염오심을 내고 기뻐하지 않으며,
열심히 닦고 정진해 모든 선법을 갖추고 악법을 없앤다.
선남자야, 이러한 열 가지를 갖추면, 이를 보살이 여덟 가지 재난을 여읜 것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