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쪽 정면(파사드 Façade)
랭스 대성당의 정면
왼쪽은 노트르담 대성당, 오른쪽은 랭스 대성당
노트르담 대성당 사진 출처 : https://commons.wikimedia.org/wiki/User:P_e_z_i
노트르담과 랭스 대성당의 정면 사진만 비교해 봐도 초기 고딕과 전성기 고딕의 차이를 확연히 느낄 수 있습니다.
3개의 출입구와 중앙의 장미창과 한 쌍의 종탑 구성은 변함이 없지만, 장미창이 더 크고 화려해지고, 무려 2,300개의 정면 입상들이 더 입체적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일단 전체적으로도 높아졌지만, 특히 수직적인 효과가 강화되어서 뾰족한 작은 첨탑들과 길쭉길쭉한 창들이 전면을 도배하고 있고, 구조물들이 가늘고 창이 많이 뚫려 있어서 노트르담의 둔탁함에 비해 훨씬 경쾌해 보입니다.
맨 위에서부터 살펴보면 노트르담의 다소 둔탁하고 막힌 구조의 탑에 비해, 랭스 대성당의 탑은 좀 더 뾰족하고 수직적이면서도 뚫려 있어서 덜 답답해 보입니다.
위는 노트르담 대성당의 탑
아래는 랭스 대성당의 탑
탑 바로 아래에는 <56인의 프랑크왕국 왕들의 입상>이 띠를 이루고 있는데,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장미창 아래에 <유대 왕들의 입상>이 있었던 거에 비해 더 높은 위치에 왕들이 자리한 이유는 이전보다 더 높아진 국왕의 권력을 상징하는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입상의 제일 중앙에는 당연히 프랑크왕국의 시조인 클로비스 1세가 세례를 받기 위해 옷을 벗고 있고, 바로 왼쪽에는 클로비스 1세에게 가톨릭을 권유한 왕비 클로틸드가, 오른쪽에는 세례를 거행했던, 랭스의 수호성인이기도 한 레미기우스 대주교가 서 있습니다.
56인의 프랑크왕국 왕들의 입상 중 중앙 정면 부분
중앙에 자리한 지름 12.5미터의 대형 장미창은 노트르담의 장미창보다 더 크고 화려해지고, 뼈대가 가늘어져서 유리가 들어간 공간이 더 늘어난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3개의 출입문의 형태는 다소 소박하게 안으로 파고들어 간 노트르담의 형태와는 달리 밖으로 돌출되었다가 다시 파고들어 간 여러 겹의 첨두아치가 수많은 조각과 어울려서 훨씬 더 입체적이고 화려하게 보입니다.
랭스 대성당의 중앙 문
위로부터 박공, 아치, 작은 장미창이 있는 팀파눔, 중앙 문
그리고 출입문 바로 위의 반원형 또는 삼각형 부분을 옛 건축에서 팀파눔(tympanum)이라고 부르는데, 노트르담에서는 팀파눔을 조각으로 장식했지만, 랭스 대성당에서는 창으로 대체합니다.
그래서 예전 같으면 팀파눔에 들어갔을 작품들이 랭스 대성당에서는 아치 위의 고깔모자같이 생긴 박공(gable)에 놓입니다.
중앙 문 맨 위의 박공(고깔모자) 부분은 예수가 성모에게 관을 씌워주는 성모 대관식 장면이고, 그 아래인 아치 부분도 성모 마리아에 관련된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왼쪽 문은 박공(고깔모자)과 아치 부분에 예수의 수난에 관련된 내용이,
오른쪽 문의 박공(고깔모자)과 아치에는 다른 성당에서는 중앙 문에 자주 보이는 최후의 심판이 등장합니다.
랭스 대성당의 세 개의 출입문
1층에는 34개의 입상이 출입문의 좌우를 장식하고 있는데, 중앙문의 중앙 기둥에는 <아기 예수를 안고 있는 성모상>이 있고, 그 좌우로는 성인과 사도와 천사와 유대인 선조들의 입상이 놓여 있으며,
34개의 입상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왼쪽 출입구의 왼쪽 옆에 있는 <미소 짓는 천사상>으로, 악마를 밟고 서 있는 가브리엘 대천사라고 합니다.
랭스 대성당의 중앙문 – 중앙 기둥은 성모자상
사진 출처 : https://commons.wikimedia.org/wiki/User:Magnus_Manske
왼쪽 출입문 옆에 있는 미소 짓는 천사상
참고로 천사는 원래 성별이 없지만, 가브리엘 대천사가 주로 여자로 묘사되는 이유는,
가브리엘의 주 임무가 예언과 계시인지라 성모 마리아에게 예수의 잉태를 알리는 <수태고지>란 작품에 등장을 해야 되는데, 늦은 저녁에 외간 남자가 여자와 단둘이 만나는 장면은 무척 거시기하기 때문에 여자가 되었다고 합니다. ^^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수태고지
첫댓글 조금 더 신경 써서 보아야 할 조각상들이 많네요 ㅠㅠ.
알면 알수록 더 많이 보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