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돗개가 딩고를 닮았다면서 사진을 올리는 사람을 가끔 볼 수가 있다.
속으로 닮기는 닮았지만 구태여 딩고와 닮았다고 할 것이 있느냐 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중앙아시아형(북방형으로 말해오던)이 진돗개의 바람직한 형태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선사시대 개의 기원과 유전적 유산(논문A)」이라는 논문에 나오는 그림을 보면,
진돗개가 유기니 싱잉독(딩고로 대변될 수 있음)과 청동기시대 개(티베탄 마스티프로 대변될 수 있음)
그리고 근대 유럽개의 조합으로 이루어졌다고 되어 있다.
그림을 자세히 보면 뉴기니 싱잉독(NS)의 비중이 딩고를 제외하고는 진돗개가 가장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그 다음으로 비중이 높은 개는 동남아시아 개들과 일본개이다.
지리적 거리로는 뉴기니아와 가장 가까운 곳이 동남아시아 이므로 NS 유전자 비중이
진돗개 보다 더 높게 나와야 되는데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위키피아에서 뉴기니 싱잉독(NS)를 찾아서 보던 중 눈이 번쩍 뜨이는 구절을 발견했다.
2020 년에 딩고와 뉴기니 싱잉독에 대한 최초의 전체 게놈 분석이 수행되었습니다.
이 연구에 따르면이 두 개의 조상은 동아시아 남부에서 발생하여
동남아시아 섬 9,900 YBP를 통해 이주했으며 호주 8,300 YBP에 도달했습니다.
이 연구는 이 개들이 남아시아 4,300 YBP에서 도착했거나 약 3,600 YBP의 뉴기니에 도착한
동남아시아 섬으로의 오스트로네시아인 확장의 일환으로 도착했다는 이전의 제안을 거부합니다.
유전적 증거는 딩고가 호주에 8,300 YBP에 도착했으며 알려지지 않은 인구에 의해 가져왔다는 것입니다.
위 글에서 딩고와 NS의 조상은 동아시아 남부에서 발생했고
지금으로 부터 8,300년 경에 호주에 도달했다고 되어 있다.
동아시아는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일본 , 중국, 대만, 몽골 지역을 말하는데
「딩고와 NS에 대한 게놈 분석 논문(논문 B)」을 확인한 결과
동아시아 남부는 중국 남부지방을 가리키고 그 지역의 개가 딩고와 NS의 조상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B논문의 주장과 별도로 A논문의 그림을 보면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A논문의 그림에는 NS의 유전자가 들어간 개들의 분포를 확인할 수 있는데
호주의 딩고에서 가장 높은 분포를 보이고 있고, 그 다음이 진돗개이다.
동남아시아와 중국남부지방의 개들은 물론 대만이나 일본개도 진돗개 보다 낮다.
NS나 딩고가 동아시아에서 동남아시아를 경유해서 호주나 뉴기니아에 들어갔다면
당연히 중국 남부지방이나 동남아시아의 개들에게서 NS 유전자분포가 높게 나와야 한다.
그런데 진돗개에서 더 높게 나온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자료에서 한번 더 생각을 해 보면
과거 어느 시점에 우리 나라 토종개(진돗개 포함)가 중국 남부지방으로 들어갔으며
그 개의 후손들이 뉴기니아나 호주로 들어간 것이라고 가정해 볼 수 있다.
그러므로 "딩고의 조상은 진돗개이다"라고 추측할 수도 있는 것이다.
다만, NS 유전자의 분포를 보면 역시 중국 남부지방이 중심이 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중국 남부지방에서 멀어질 수록 NS유전자가 줄어드는데 더 늘어난 케이스가 바로
호주 딩고와 진돗개인 것이다.
NS유전자는 티베탄 마스티프에도 약 30%가까이 분포되어 있다.
NS유전자는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그리고 오세아니아 개들에게서만 나타나는 것이며
유럽이나 중동, 아프리카, 아메리카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것이다.
일본개에서도 NS유전자는 나타나는데 다만 유럽개 유전자 비율이 높으며 바이칼호 유전자가
포함되었다는 점이 진돗개와는 다르다.(일본개가 스피츠형의 특징을 나타내는 이유라고 볼 수 있다)
이 그림에서 청동기 유전자(티베탄 마스티프)와 NS유전자(딩고)
그리고 유럽개 유전자(특징이 없는 유전자 그러므로 혼혈의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볼 수 있음)의
조합으로 동아시아와 중앙아시아 그리고 동아시아 개들이 형성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바이칼호 유전자는 바닷가를 위주로 조금 포함되어 있지만
TM이나 몽골개 방하르, 중국 북동부개 그리고 진돗개와는 무관하다.
진돗개의 유래와 연관성이 큰 것은 TM, 몽골개 방하르 그리고 중국 북동부 지역의 개들이다.
TM에 20%가량 포함되어 있는 NS유전자가 중국 북동부 지역의 개들에게서는 그대로 유지되는데
진돗개에 와서는 그 비율이 60%가량으로 갑자기 늘어난다.
TM에 70%가량 포함된 청동기 유전자는 몽골개 방하르에서는 60%가량으로 줄어들고
중국 북동부 지방의 개들에서는 40%가량으로 줄어드는데 진돗개에서는 27%정도로 나타난다.
유럽개 유전자는 TM에서는 3%에 불과하지만, 몽골 방하르에서는 7%로 늘고 중국 북동부개에서는
그 비율이 40%가량으로 늘어난다. 진돗개에서는 약 13%가량으로 나타난다.
(이 수치는 혼혈의 정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이것은 TM과 방하르의 외모가 비슷한 점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점차 TM의 모습을 잃어가는 중국 북동부지방의
개들의 모습과 TM의 모습을 부분적으로 간직하고 있는 진돗개의 외형을 관찰하면 충분히 납득이 갈 수 있는 일이다.
(털, 귓속털, 두툼한 체형, 숙인 귀, 눈빛, 꼬리 자세 등에서 NS와 TM의 차이를 가늠할 수 있다)
결국 특징 없는 유럽개 유전자를 제외하고 NS와 TM유전자를 토대로 진돗개의 유래를 생각해 보면
NS 70% TM 30%의 유전자 조합으로 이루어 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NS유전자의 비율에서 딩고의 기원은 진돗개일 수도 있다는 가설도 세울 수 있을 것 같다.
그것이 아니라면,
진돗개 유전자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NS유전자는 뉴기니 싱잉독에서 기인한 것이 아니라
동부아시아 즉 중국 남부지방의 토착견에서 기인한 것이라는 것은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선사 시대 개의 기원과 유전적 유산」에 게재된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