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타임님께서
박화요비 음악자료를 올리신걸보고
예전에 써 놓은 소설이 있어서 올려 봅니다.
갓 스무살 저에게는 소개팅때 만난
여친 K가 있었습니다.
박화요비를 참 많이 닮았고
노래를 너무나 잘했던 바이올리스트
특히 심수봉노래는 아아...진짜..
저는 첫사랑이 K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시는 열어보고 싶지 않은
판도라의 상자이기도 합니다.
------------------------------------
단편소설 첫사랑 K ....(1부)
집.학교.교회 정확한 시계추
어디 나가는거 극도로 싫어하는 내가
이불보따리 기숙사로 소포 부치고
가방하나 달랑메고 도착한
88년 3월초 수원역전은 을씨년스럽기만 했다.
스무살 경상도 촌놈이 홀로 맞닥뜨려야
낯선 객지에서의 정착기는
꽤 오랜시간이 걸려야했다.
끝말을 높이면 표준말이라는데
어색하기 이를때없고
수원의 첫이미지는 쌀쌀맞고 깍쟁이다.
익숙하지않은 캠퍼스의 낭만보다
진해고교 동문회가 더 반갑다.
학창시절 그닥 친하지도 않았는데
객지에서의 교집합이 지남철의 자력처럼
그렇게 끈끈히 우리들을 뭉치게 하기에 충분했다.
최고참이 80학번이었다.
1.2년선배만 봐왔던터라
하늘같은 선배들을 보는게
고양이앞 쥐처럼 무서웠다.
아직 군대도 안갔는데 집합이다...얼차려다..
동문회라는 명분으로 당연히 받아들여야했다.
난 맞는게 죽도록 싫었다.
차라리 굶는게 낫다.
거짓말해서는 안된다는 모친의 교육속에
조금이라도 거짓이 있으면 원투스트레이트에
몽둥이가 부러질 정도로 맞았다.
그때는 몰랐는데 50줄이 넘어가니 스물스물
가슴한켠에서 올라오는게 이렇게 맺혀질줄 몰랐다.
" 그때 그렇게 때려서 미안해.."
예상못한 모친의전화
" 이유가 있으셨겠죠. 기억도 안나요 "
전화를 끊으면 울화가 치민다.
왜 이제서야....
참교육을 위한 헌신이시고
수십년이 지나간 이야기지만
난 꽃으로도 사람을 때리지 않을것이다.
--------
중간고사 마치고 5월말. 동문회 집합이다.
신입생 환영회 페스티발 이라고 한다.
환영회때 진해고교 전통이 있다.
반드시 팔달문에서 파트너를 헌팅해와야 한다.
1년선배들의 후문에 의하면
실패시 노천극장에서 줄빠따와 원산폭격이 있단다.
지금생각해보면 미쳤지..정신 나간 짓이다.
부모님께 좋은 유전자를 받았지만
한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어릴때 내가 그렇게 안먹기도 했지만
두분다 작으셔서 내가 참 왜소하다.
내가 어디가서 여자한테 선택받을 일도 없지만
대한민국 대부분의 처자들이
키 큰남자를 선호하기에
좋은 유전자번식의 본능은 알겠다만
내 능력과 의지로 안되는것에 대해
판단되고 선택받는게 싫었다.
처자들 위로 올려다보는거 싫어서
그 흔한 나이트도 안다녔고
소개팅 아니 미팅이지 ,
노노 손사래치기 일쑤 였다.
그러나 신입생 페스티발은 달랐다.
맞는게 죽도록 싫었다.
몇번을 다시 반복할게.
난 맞는게 싫다.
학교 때려치우고
다시 내려가더라도 맞는거 싫다고.
해병대나온 82학번 예비역 화공과 배태경.
그시키한테 구둣발로 맞은 정강이는 아직도 ....
먼저 태어났다고 선배고 형이고 인정이 안된다.
태어난 순서도 키처럼 그저 운이고 쌔뻑이다.
인간이 되야 그잘난 형님소리 듣는거다.
(형님 뒷담 죄송합니다. 어딘가서 잘살고 계시죠..)
난 그때 처음 알았다.
「명분」만 확실하다면
내가 헌팅의 귀재라는걸..!
동기 10명
2인1조
총 5개조 편성
같은조가 된 "민철"이와 나는
라이타로 서로 청솔담배에 불을 부쳐주며
「됐나..?」
「됐지 그럼 새꺄..!!」
팔달문 (수원 남문) 8시방향
지금은 없어진 중앙극장앞으로
평소엔 하품하며 어슬렁거리던 숫사자가
사냥감앞에서 윤기나는 갈기를 치켜세우듯
두 사내의 발걸음은 점점 빨라지는데...
「2편 계속」
첫댓글 2편 퍼뜩 퍼뜩~~ㅋ
몰입할만하니 끝내는겨? ㅋ
읽을만하니 그죠?
그래서 마지막회까지
좌르르 올려드렸습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박화요비 음악덕분에
일기장 들춰내 보았습니다
오~ 재밌네요. ㅎㅎ
고등학교도 학번으로 따지나요.
보통 그 학교 기수로 따지던데...
대학생이구나.
다음 2편은....
학번 + 기수 복합서열이었죠
제수.삼수 다 인정받고.
오로지 고등학교 졸업서열
재밌어요 ㅎ
재밌게 읽어주셔 고맙습니다
글이 자꾸 산으로 가고
작가들 스트레스 이해했습니다 이젠
삭제된 댓글 입니다.
따지지 않았고
따질 생각도 없었고
그래서 아이들이
옛날얘기하면 안믿죠
그시절의 기록인가요....습작인가요
아직까지 간직하고 았다니...
2편도 읽으러 갑니다....쓩
기록이자 습작입니다.
쟝르 생각없이
그저 K를 기념해봅니다.
그날밤....
책임진다 했어야 했습니다
@테란
K....그분은
이밤 추억을 그리워하는 테란님의 마음을 알까요?
웬지 빗소리에 헛소리를.... 하네요
@경아
사람마음을 어떻게 알겠습니까만.
"내가 너의 첫사랑이었어?" 질문에
도리도리 하더군요.
스무살때는 그렇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안 믿어요. 여자.
혼자되고 남친있다는 얘기에
커피값내고 뒤도 안 돌아보고 왔습니다
애고야...
심장이 두근두근
젊은 날의 초상화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셨다면
다행입니다
남다른 필력은 일찌기 드러나는군요
학창 시절 에피소드는 항상 글감에 우수한 소제이기도 하구요
좋아요 ~
격려 고맙습니다
시크님 글로도 힐링많이 받습니다
@테란 에그머니나!!!ㅎ
항공하옵니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