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챠아아아!!! 마마!!!”
아침부터 향긋한 화학약품 냄새와 함께 감미롭기 그지없는 각종 트럭들의 운행소음이 울려 퍼지는 정겨운 공업도시 A시.
출근하자마자 컴퓨터를 키며 오늘 원청에 납품할 목록을 뽑고 작업일지를 작성하고 있던 나는 창문을 통해 새어 들어오는 참피의 비명소리에 타이핑 작업을 하다 말고 창문 밖을 쳐다봤다.
“뭐여, 아침부터 참피놈 소리가 들리냐 왜?”
나는 어디 겁도 없는 놈이 이렇게 자기 위치를 고래고래 알리나 싶었다.
이곳에서 참피는 환영 받지 못하는 존재다. 하긴 녹색의 똥벌레가 어딜가든 환영받겠느냐만 이곳 공단에서 참피란 녹색 해충 그 자체.
음식물 쓰레기를 훔치려 봉투를 헤집어 함바집 아지매들의 분노를 자아내고 골판지를 가지겠다고 똥칠을 해 놔서 고물상 아재들의 증오를 받으며 못이나 기타 자재를 훔치려 밥 먹듯 공장에 숨어드는 바람에 공장장들의 골머리를 썩게 만드는 존재들.
그러다 보니 참피는 보이는 족족 쳐 죽이는 게 이곳의 불문율이라 그나마 살아남은 놈들은 숨을 죽이고 쥐 죽은 듯이 살아가는 게 보통이다.
그런데 아침부터 새끼인듯한 실장석의 비명소리가 연신 울려 퍼지고 있었다. 이건 날 좀 잡아죽여줍쇼 하는 소리인데 흠.
“아마 라면 냄새에 홀려서는 밑바닥도 안 보고 달려가다 ‘크레바스’에 빠진 거 아니겠는 다와?”
한창 프린터에서 출력된 납품서를 정리하던 성체 실홍석, 다홍이가 대수롭지 않다는 듯 티포트로 우린 홍차를 한 모금 홀짝이며 무심하게 대답했다.
하긴, 하며 나는 다시 시선을 모니터로 옮기고 작업을 재개했다.
“그런데 겨울이라 눈 쌓인 것도 아니고 봄날씨에 밑바닥이 다 보이는데 ‘크레바스’에 발이 빠지는 건 어떤 멍청한 분충인 르트?”
다홍이 옆에서 작은 요구르트병을 기울여 마지막 한 방울을 아쉽다는 듯 할짝이던 바이올렛이 뭔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투로 이야기했다.
“모르지. 한 사나흘 굶어봐. 눈에 뵈는 게 없을 걸? 새끼놈들은 더 참을성이 없으니까 발 밑의 위험따위 자기는 빠질 일이 없다는 행복회로를 돌려가며 냄새의 근원지로 돌격하는 거지.”
나는 완성된 금일 작업일지를 살펴보고는 이상 없음을 확인하고 출력버튼을 눌렀다.
거창하게 ‘크레바스’란 단어를 썼지만 그 정체는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바닥에 깔린 하수구 구멍을 가리는 창살에 불과하다. 인간이라면 어린 아이도 발이 빠질리 없이 촘촘하게 느껴지고 다른 작은 생명체도 지성 있는 개체라면 밤눈이 어둡지 않고 서야 빠질 이유가 없는 그런 하수구 바닥 창살.
그게 왜 ‘크레바스’ 냐고? 그건 우리가 작년 겨울의 작은 경험에서 비롯되었다.
***
작년 겨울은 정말로 매서웠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안 그래도 춥던 날씨는 12월부터 한파경보가 거의 매일 발효되다시피 했을 정도였고, 눈은 일주일에 2번꼴로 펑펑 내려서 온 세상을 하얗게 만들어 버렸다.
그날도 아침부터 눈이 쏟아지더니 한시간도 안 되어서 우리 공장 마당을 다 덮어버렸다. 나는 납품 가는 제품 출고준비를 끝내고 거기서 애들과 함께 열심히 제설작업을 하고 있었다.
“뭔 눈이 이렇게 미친듯이 오는 보쿠? 진짜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거 아니냔 보쿠!”
두꺼운 실석류용 롱패딩 – 근처 사장님과 쇼부봐서 만든 거 – 을 입고 넉가래를 밀던 블루가 해도 해도 끝없이 떨어지는 눈에 치를 떨며 외쳤다. 하긴 작년과 비교했을 때 이번 겨울은 내가 생객해도 눈이 너무 자주, 많이 온다 싶다.
“야, 이거 가지고 너무 뭐라하지 마라. 내가 말 안 했냐? 내가 강원도에서 복무했을 땐 5월에도 눈이 왔었다니까?”
“어린이날 눈와서 GOP보급로 제설출동 했다는 건 한 번만 더 들으면 백번째인 다와.”
“정확하게는 백네번째인 르트.”
내가 군인시절 가장 황당했던 역사를 풀어주자, 역시나 롱패딩을 입고 나와 블루가 넉가래를 민 곳을 빗자루로 마저 쓸던 다홍이와 바이올렛이 또또 군대이야기란 표정으로 쿠사리를 던졌다.
“어우 저 화상들.”
나는 그 둘에게 눈을 살짝 흘기고는 투덜거리며 눈을 밀었다.
그리 크지 않은 앞마당이라 제설작업은 금방 끝났다. 남은 건 그냥 주기적으로 나와서 가볍게 쓸어만 줘도 될 거다. 그렇게 얼추 작업을 마무리 짓고 커피나 한잔 마셔야겠다고 생각할 즈음, 우리는 그것들을 보았다.
“어? 저거 뭐야?”
정문을 밀고 들어가려던 나는 그 기묘한 광경을 보고 나도 모르게 손으로 가리켰다.
“테에에엥!! 테에에엥!! 마마! 구멍씨가 다리를 먹어버린 테츄!! 어서 꺼내 주는 테츄에에엥!!”
“테갸아아 똥철판씨는 와타치의 세레브한 몸을 탐하지 마는 텟샤아아!!!”
“테에에엥! 테에에엥!! 와타시는 그저 아마아마한 냄새씨를 따라간 것인 뿐인 테샤아아!!!”
우리가 시선을 준 곳, 공장 바로 옆 전봇대 밑에 어림잡아 네다섯 마리로 보이는 새끼 참피가 일제히 주저앉아 테에엥 테에엥 울고 있었고 그 어미로 보이는 놈은 뭔가 당황했는지 연신 데스데스거리며 허둥대고 있었다.
“뭐인 다와? 새끼들이 주저앉아 있는 건 둘째 치고 새끼가 뭐 저리 많은 다와?”
다홍이가 어처구니없다는 눈으로 바라보며 이야기를 꺼냈다.
“이 공단에서 새끼를 다섯이나 깐 걸 보면 어지간히도 친실장이 어리석은…”
블루가 그 말을 함과 동시에 하수구 속에서 ‘치에에엥’이나 ‘레훼에엥’ 같은 소리도 흘러나왔다.
“어익후 다섯에 플러스 알파까지 있네.”
나는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이 나왔다. 블루와 아이들도 질렸다란 표정이다.
근처 가죽집 영감님 말씀에 의하면 공단 내 참피들은 일반적인 들참피들과 달리 새끼를 하나나 많아봐야 둘 정도만 데리고 다닌다고 한다.
물론, 낳기는 네다섯 정도 낳는데 그 중에서 성체까지 자랄 가망성이 보이는 한둘 정도만 거두고 나머지는 그 자리서 다 먹어버린다고.
왜냐하면, 이 공단은 먹을 거라곤 함바식당에서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뿐이고 그나마도 그걸 뒤지다가 걸리면 보통 일가실각이라 굶는 날이 허다하기 때문이라 자식을 하나 기르기도 벅차기 때문이라나?
게다가, 일반적인 들참피들은 자식으로 키울 새끼를 제외하면 굴을 파서 나머지 새끼들을 자기 똥을 먹여 가축처럼 기른다는데 여긴 콘크리트 바닥이라 그런 굴도 못 판다. 그러니 더더욱 식량사정이 안 좋으니 자식을 많이 거둔 놈은 보통 제일 빠르게 일가실각의 길에 들어서게 된다는 것이다.
즉, 저 놈들은 겨울이 아니었어도 결국엔 실각이 머지 않은 놈들이었단 거다.
“그런데 저 새끼놈들 그냥 주저앉아 있는 거인 보쿠? 구멍? 철판? 이라고 말하고 있는 걸로 보면 뭔가에 빠진 거 아닌 보쿠?”
그러게. 실각은 실각이고 지금 저 놈들은 왜 저러고 있지? 블루의 말에 우리는 조금 흥미가 생겨 조용히 일가쪽으로 가까이 다가갔다.
“아아, 하수구 철판덮개에 빠졌구만.”
가까이 가서 상황을 보자 그제서야 나는 얼추 상황이 파악이 되었다. 새끼들이 있는 곳은 하수구를 덮은 격자 철판덮개였다.
“아마 눈이 덮혀서 하수구 덮개를 못 본 모양이네. 성체나 인간이라면 저기 빠질 일이 없지만 새끼놈들이라면 발이 빠지거나 심하면 몸도 빠져 끼이겠지.”
내 말에 블루와 다홍이, 바이올렛도 상황 파악이 되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어쩌다 새끼들만 빠진 보쿠? 보통은 어미가 앞장서니 새끼들이 빠질 일은 잘 없지 않은 보쿠?”
“아마도 아타시 생각엔 저게 원인일 것 같은 르트.”
블루의 의문에 바이올렛이 손짓으로 어딘가를 가리키며 답했다. 바이올렛의 손 끝에 있는 건 아침장사를 하는지 연통으로 김이 펄펄 나고 있는 함바집(공단 내 식당을 지칭하는 명칭)이었다.
“과연… 저 냄새에 새끼들이 못 참고 돌진했다면 그럴 만도 하다와.”
다홍이도 뻔할 뻔자라는 듯 말했다. 확실히 그렇네, 그제서야 나도 근처 함바식당들에서 흘러나오는 라면냄새가 느껴졌다.
이 근처 함바식당들은 대개 아침에 라면을 끓여 팔고는 한다. 손님은 야간조 퇴근자나 주간조 작업자들 중 아침밥 한 술 뜨겠다는 양반들인데 의외로 장사가 좀 되는지 공단 출근시간대인 아침 8시쯤 되면 여기저기서 라면냄새가 진동을 한다.
나나 애들은 아침을 공장 와서 차와 빵, 과자로 때우는 편이라 매일 먹지는 않지만 그래도 가끔 냄새를 맡다 보면 회가 동해서 사 먹을 때가 있었다.
문제는 이 냄새가 참피놈들도 끌어들인다는 것. 사람도 배고프게 만드는 냄새인데 참피놈들은 오죽하겠는가?
아무리 공단 내에서 숨 죽이며 살아야 한다는 걸 아는 참피들이지만 그건 성체쯤은 되어야 아는 사실이고 새끼들은 그저 밖에 나가서 놀고 싶고, 아마아마한 것도 먹고 싶은데 성체가 방해한다고 느낄 뿐이다. 그런 상황에서 며칠 굶기라도 하면 성체고 새끼고 다 눈이 뒤집히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지.
그런 집도 절도 없이 떠도는 참피일가에게 라면 냄새가 풍겨오니 결국 새끼들은 성체를 버리고 냄새가 풍겨오는 쪽으로 달려갔던 모양이다.
“얘들아, 그런데 저거 꼭 크레바스에 빠진 모양세 아니냐?”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고난(?)에 빠진 참피일가를 보고 있자니 내 입에서 다소 엉뚱한 소리가 나왔다.
“크레바스 보쿠?”
“왜, 우리 어제 저녁에 봤던 히말리야 등반 관련 다큐에 나왔었잖아.”
“아, 그거 봤다와. 눈이 쌓인 밑에 도사린 깊숙한 빙하구멍이 인상적이었던 다와.”
“그거 너무 무서웠던 르트트.”
두 팔을 벌려 이만큼 컸다라고 하는 다홍이와 마치 자기 앞에 크레바스가 있는 양 몸을 부르르 떠는 바이올렛. 나는 그런 아이들의 모습에 어쩔 수 없이 빙긋 웃으며 아직도 철판구멍에서 사투를 벌이는 참피 일가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어, 저 하수구 덮개 격자 구멍이 저 놈들에겐 딱 그런 크레바스였네.”
“하긴, 몸 크기로 보면 딱 그런 보쿠.”
“눈도 덮여 있어 안 보였을 테니 딱인 다와.”
“겨울의 참피들에겐 크레바스인 르트.”
그렇게 우리가 참피일가를 느긋하게 감상(?)하고 있으니 어느새 성체가 우리의 존재를 알아차린 듯 우리를 보고는 데스데스 거리며 말을 걸어왔다.
“히익 부, 분ㅊ…니, 닝겐!! 어서 빨리 도와주는 데스! 어서 이쪽으로 와서 와타시의 사랑스러운 자들을 구하란 데샤!!!”
호오, 우리 애들은 참피들에게 있어선 증오스러운 존재이자 사신과도 같은 두려운 존재일텐데도 어지간히도 자식들이 소중한지 성체 참피는 두려움을 참고 내게 자신을 도우라고 요구해왔다.
그러자 새끼들도 내 존재를 알아챈 듯 살려달라 테치테치 떠들기 시작했다.
“테챠아아아!! 똥닝겐!! 뭘 태연하게 보고만 있는 테챠아!! 어서 고귀하고 세레브한 와타치를 구하란 테챠아아악!!!!”
“와타치는 아직 아기인 테츄! 아기는 보호받고 사랑받아야 하는 테츄아! 어서 구해달라 테츄!!”
“테프프픗 똥마마가 드디어 닝겐노예를 끌고온 테치. 저딴 아마아마는 이제 안녕인 테치. 어서 콘페이토를 산처럼 쌓고 와타시를 공주님 안기로 들어올려라 테챠!!!! 늦게 온 무례는 독라달마로도 용서 못 받는 테챠악!!!”
아주 지랄 발광을 하는 놈에 행복회로가 팡팡 돌아가는 놈까지 분충 스페셜을 싸질러 놨네. 나는 얼굴을 찌푸리며 일가를 노려봤다. 우리 애들도 뭔가 욱 했는지 블루가 실창석의 머스트 해브 아이템 가위를 꺼내 들려 했지만 내가 막았다.
“주인사마!”
“놔둬.”
“하지만 보쿠!”
“그만해. 다홍이랑, 바이올렛도 그만둬.”
내 말에 블루는 뭔가 불만스럽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충성심 높은 실창석답게 가위를 집어넣었다. 가장 언니인 블루가 그러니 다홍이와 바이올렛도 자기 무기를 꺼내다 말고 집어넣은 체 참피놈들을 죽일듯이 노려봤다.
그걸 보던 성체 참피는 초승달 눈을 뜨고 웃으며 뇌까렸다.
“데프프픗. 닝겐이 자기 위치를 파악한 데스. 이제 와타시타치는 사육실장인데스! 닝겐 노예는 어서 와서 고귀한 와타시타치를 구하란 데스!! 저 분충들의 처리는 나중에 해도 늦지 않는 데스!!”
아까까지만 해도 죽음을 목전에 둔 놈들이 이제는 사육실장이 되었다고 좋다고 떠든다.
하지만 그놈들의 망상은 내 한마디와 함께 산산히 부서졌다.
“미쳤냐? 우리가 너넬 왜 구해? 사육실장은 얼어죽을.”
“데?”
“테?”
멍청한 표정의 참피일가.
“얘들아, 들어가자. 괜히 너네 깨끗한 손 더럽힐 필요 없어. 저래 놔두면 알아서 다 얼어죽고 시체는 청소부 아재들이 치워 주실 거야. 들어가서 따뜻한 차나 한잔 씩 하자.”
내가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무릎을 굽혀 아이들 눈높이에서 다독이니 아이들은 보쿠~, 다와~, 르트~ 라고 좋다는 아양 소리를 내고 내게 매달려 안긴다. 크, 이 고양이 그르릉 소리에 비견되는 귀여운 소리에 애들 키우는 맛이 난다니까.
이쯤 되니 성체와 중간쯤 되는 참피를 제외한 모든 새끼들이 동요하기 시작했다. 새끼들은 사육실장이 된다는 환상에서 다시 죽음의 현실로 돌아오니 더 서러운 듯 아까보다 크게 울어재끼기 시작했다.
“노예 닝겐! 당장 그 분충들을 찢어 죽이고 와서 머리를 조아리며 세레브한 와타치를 모셔가란 테츄!!”
“닝겐상! 닝겐사마! 잘못한 테치! 와타치 그 분ㅊ…아니 그 세레브한 오네챠들과도 잘 지낼 수 있는 테치!! 버리지 말란 테챠아아아!!!!”
“뎃샤아아아!!!! 똥닝겐은 와타시라도 구하는 뎃샤!!!! 어서 와탓…데붓!!!”
성체놈은 우리를 쫓아 유리문으로 들어오려 했지만 내 발차기 한방에 도로변으로 날아갔다. 어우 이젠 새끼들도 버리려드네 미친 분충.
아예 공장안으로 못 들어오게 공장문과 1층 창고문까지 단단히 닫자 새끼들과 성체놈의 울음소리도 어느정도 차단되어 들리지 않았다.
뭐, 결국 오후에 눈 다시 쓸러 나왔을 때쯤에는 그 참피일가는 없어지고 놈들이 삶을 다투던 ‘크레바스’ 주변에는 녹색과 적색의 얼룩만이 가득했다.
그저 흔한 분충일가의 실각이었지. 우리끼리의 은어이자 별명 하나만 남기고 말야. 나는 생각했다.
“아침부터 왠 분충이 시끄러웠던 보쿠.”
덜커덩 하는 소리와 함께 사무실 문이 열리며 블루가 물기 젖은 손을 털며 들어온다. 그 소리는 나를 과거에서부터 다시 현재로 이끌었다.
“역시 참피였던 다와?”
다홍이가 끓여놓은 차를 블루에게 부어주며 말을 건냈다.
“그런 보쿠. 자실장 하나가 크레바스에 빠져서 온갖 망언을 지껄이기에 목을 꺾고 쓰레기봉투에 넣은 보쿠.”
“봄도 왔는데 멍청한 참피놈들은 여전히 끊이지도 않는 르트.”
바이올렛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또다시 참피놈의 울음소리가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맙소사, 오늘은 뭔 날인가보다 정말.
나는 다시 일어나려는 블루를 만류하며 집게를 들고 사무실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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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많이 왔던 날에 건물 근처 하수구 덮개가 안 보일 정도로 눈이 쌓인 걸 보고 자실장이나 엄지, 구더기에게는 크레바스급이 아닐까 싶어서 쓴 글인 레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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