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바오 Los Fueros
오랜만에 환상의 식사다. 핀토스는 맛있지만 이미 해 놓은 음식을 부페처럼 먹어야 해서 늘 따뜻한 음식에 대한 갈증이 남게 된다. 즉석해서 해주는 맛있는 바스크음식을 만난다. 가격도 저렴해서 일부러 더 많이 주문했다. 언제 이렇게 아름답고 맛있는 바스크 음식을 또 만날 수 있겠는가. 미슐랭맛집, 허망한 집이 꽤 많았는데, 이집은 진짜 실속있는 미슐랭 맛집이다.
1. 식당대강
상호 : Los Fueros
주소 : Foru Kalea, 6, Ibaiondo, 48005 Bilbo, Bizkaia, 스페인
전화 :
주요음식 : 바스크음식
2. 먹은날 : 2024.5.18.점심
먹은음식 : CARPACCIO GAMBA(새우 카르파치오), CARPACCIO(카르파치오) , MANITAS DE SERDO(족발), txipiron encebollado(양파 오징어 텍시피론, 바스크어, 적양파오징어), costilla de euskal txerri(바스크 텍세리 립)
음식 이름을 식별하기 어렵다. 번역기도 해결하지 못한다. 바스크어가 태반이다. 그냥 식재료로 접근해야 할 거 같다. 훗날 숙제로 남긴다.
3. 맛보기
주문한 음식이 실망스러운 게 하나도 없었다. 음식값이 저렴한 편이어서 음식문화 체험을 위해서도 더 많이 주문하고 싶었지만 양이 허락하지 않았다. 여행 전부터 예약하고 온 수고가 헛되지 않은 것도 음식의 즐거움을 더 키웠다. 1시에 여는 식당이라 12시 식사습관을 1시간 유예하면서 겨우 얻어앉은 자리, 대신 음식과 가격은 오만하지도, 게으르지도 않아 기다림의 고난이 금새 잊혀졌다. 주문한 지 오래지 않아 나온 음식이 맛을 다 갖추고 있었다.
두 번에 나누어 주문했는데, 자꾸자꾸 더 시키고 싶었다. 나오는 음식마다 안타를 치니 자꾸 재미가 났지만, 다 먹을 수는 없는 노릇. 흘끗흘끗 옆 테이블을 보며, 뭘 먹나? 혹시 놓친 것은 없나? 다른 음식 비주얼은 어떠한가? 탐색을 겸한 눈요기를 계속했다. 아마 일가족인 듯. 코스 요리를 시켜 풍성하게 먹는다. 본요리 위주로 시킨 우리는 문화의 일부만 보는 듯도 하다.
프랑스 음식은 후식인데. 여기도 그럴까. 이곳에는 대표적인 후식이 있다. 바로 바스크치즈케익. 한국에서도 유명한 카페촌에서는 쉽게 만날 수 있는, 한다하는 유럽 식당에서는 대부분 구비한 후식 메뉴가 이것이다. 바스크치즈케익 소스도 인터넷쇼핑에서 만날 수 있다. 그 치즈케익의 개발지가 바로 옆 동네 산 세바스찬, 그곳에서는 빵집과 식당에서 항상 만날 수 있는 후식 케익이었다. 달콤하고 부드럽고 치즈풍미 강한 치즈함량 높은 케익 말이다.
이웃 테이블의 맛나는 후식 바서크케익을 우리는 탐내지 않기로 한다. 산세바스찬에서 여러 차례 먹은 맛을 기억에서 불러내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한다. 그렇게 본요리 중심으로 실하게 먹은 음식, 엄청 먹고 음료까지 89유로다. 이렇게 저렴하게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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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새우카르파쵸. 이렇게 넓게 깔아내오는 요리, 그중에서도 흰색과 빨간색의 요리를 카르파치오라고 하는 듯하다. 새우살맛이 강하게 느껴진다. 새우를 갈아 소스로 반죽하여 둥글게 말고 거기에 고명을 뿌렸다. 고명은 날치알 정도 되는 거 같다. 먼저 나온 이 요리가 좌중을 압도했다. 바스크음식의 인상 또한 강렬하게 만들었다.
오징어. 오징어가 한국의 그것과 다르다. 쭈꾸미는 아닌 거 같은데, 손가락만한 작은 오징어다. 통통 튀는 육질에 부드러운 소스가 감긴 맛이라니. 놀라운 맛이다. 신선한 재료가 맛의 주연이라는 것도 기억해야 한다.
족발. 불맛도 약간 담아 향기롭게 조리했다. 하지만 느끼하고 흐물흐물한 식감. 족발 요리는 한국이 최고라는 것을 확인한다. 그래도 먹어본 유럽의 족발 중에서는 수준급이다.
갈비. 풍성한 소스맛이 고기에도 잘 배여 있다. 여러 소스가 엉겨서 내는 깊은 맛이 부드러운 육질과 함께 격조 높은 맛을 낸다.
CARPACCIO. 이태리 화가 비토르 카르파초의 이름을 따서 명명하였다는 요리다. 흰색과 빨간색을 쓰는 화가와 요리 색상의 이미지를 연계하여 명명한 듯하다. 비트를 생선처럼 깔고 요란하게 소스를 얹어 강렬하고 화려하다. 비트를 이렇게도 먹을 수 있다는 것을 처음 배웠다. 익힌 비트를 올리브에 지져서 소스를 뿌려내온 듯하다.
부드러운 비트의 육질에 달콤새콤한 소스가 색깔만큼 화려한 맛을 내서 부드러운 육질을 다른 맛으로 변개시킨다. 두 색상만큼 맛도 강렬하다
미슈랭 딱지는 식당 안쪽에 더 닥지닥지 붙어 있다. 바깥에는 2021 딱지만이지만, 안에는 2017~2023까지 8장이 빼곡이 붙어 있다. 프랑스에서 붙이는 미슈랭 딱지,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 것이 아닐까.
4. 식후경
식당 주변 풍광이다. 산세바스찬에서도 이곳에서도 바스크 특유의 가옥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바스크인 대부분이 몰려 살고 자신들이 스페인 사람이 아닌 바스크 사람이라 하며 강렬하게 바스크 정체성을 드러내는 이곳에서는 주거양식보다 오히려 음식에서 더 바스크 정체성을 강하게 보여주는 듯하다.
파리가는 비행기를 타고 간 공항까지 택시는 40유로 가까이 나온다.
해물을 일차 가공하여 파는 곳이다. 바로 튀기거나 구울 수 있도록 다 손질하여 밀가루 등을 묻혀 요리가 가능하도록 해서 판매한다. 손질하는 사람들은 모두 철저하게 하얀 위생복을 입고 있다. 우리에게는 없는 풍속이다.
어물전. 이곳은 생어물전이다. 구입하려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시장도 포구도 아닌 동네 골목에 어물전이 깔끔하게 자리잡고 있어서 인상적이었다. 안의 내용물은 우리 어시장과 같은데, 빌딩골목 속에 있어서 가까이 가지 않으면 어물전인지 구분할 수 없었다. 이런 어물전을 동네에서 만나는 것은 유럽 여행 중 처음이다.
바스크 양식의 주택이다. 프랑스에서보다 강렬한 맛이 덜하다. 색상이나 지붕의 색상이 많이 짙어져서 외관으로는 특별히 구분이 되지 않는다.
빌바오(Bilbao)는 바스크의 중심도시이다. 위 사진 아래에 걸린 국기가 바스크 국기이다. 주황색 바탕에 초록색과 흰색의 선이 대각선으로 쳐져 있다.
바스크는 피레네 산맥 서부의 프랑스와 스페인에 걸쳐 있는 지방이다. 바스크인은 독자적인 언어와 풍습을 가지고 있으며 스페인에서는 스페인에서의 분리ㆍ독립을 요구하는 민족주의 운동이 강하게 한다.`옥수수가 특산물이며 낙농이 활발하여 저장식품이 발달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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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음식이 예술이네 음식을 먹나 예술을 먹나?
먹으면서도 그랬어요. 손대기가 아깝다는 생각. 다행히 맛이 외양만큼 좋아서 눈만큼 입이 만족하며 먹었습니다. 눈으로 동참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