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의 대략일정
베트남/ 후에-하노이 (비행기로 라오스 ) (9일)
라오스/ 비엥티안-방비엥- 루앙프라방 (비행기로 치앙마이 ) (6일)
태국/ 치앙마이-방콕 (고경환만남 /미얀마 왕복 비행기등 예약 ) (4일)
미얀마/ 양곤-바간-만달레이-양곤 (9일)
양곤-방콕-호치민 경유 (3/15)인천도착 예정
2/19(일) 낮 1 시, 베트남 냐짱 해변가에서 처음 펜을 든다.
냐짱 비치는 아름답기로 유명한데 오늘따라 날씨가 몹씨 험악해서 무려 6 Km나 뻗은 모래사장으로 거센 파도가 우뢰 소리와 함께 밀려와 부서진다. 43 년 전 처음 월남 땅에 발을 디딘 곳이 이곳이라 옛 생각이 머리 속에서도 파도를 일으킨다.
이제 여행 닷새째로 접어드니, 호치민-다랏-냐짱으로 오는 도중의 BUS MATE들과 많이 친해져서 국적도 다양하고 피부색도 각각인 그들과 말그대로 사해동포가 되어 얘기를 나눈다. 처음에는 호치민에서 베트남 허리쯤의 후에까지 올라가서 라오스로 넘어 갈 작정을 하고 왔는데, 교통편에 문제가 좀 있어 하노이까지 남북종단후 비행기로 라오스 비엥티안으로 가기로 했다. 월경하는 구간은 승객이 많지 않아 비행기 티켓도 싸지않고 프로펠러 비행기를 운항한다.
중간에 잠시 펜을 잡은 후 많은 날짜가 흘렀다. 오늘이 3/11(일)이고 3/15 귀국 예정이니 이제 막바지 며칠을 이 곳 미얀마에서 정리하고 갈 참이다. 혼자 여러 날을 지내다보니, 시간의 흐름에 바람처럼 몸을 맡기는 요령도, 변하는 환경에 즐기며 맞추어 가는 편안함도, 여행객이나 현지인들과 친구같이 웃으며 지낼 수 있는 자연스러움도 많이 터득했다.
참고로 여기에 적는 글은 느낀 것을 나대로 쓴 것이니 FEEL이 다르더라도 무덤덤히 읽어주면 고맙겠다.
다녀보면 사람사는 것은 다 똑같다. 태어난 장소와 시대가 다르고 문화나 종교가 조금 다를 뿐 큰 틀에서는 다를 바가 없다. 가는 곳 마다 그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접근해 보면 거의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 나는, 운좋게 부모로 부터 재산을 물려받아 잘 사는 사람이나 고생하며 못 사는 사람, 건강한 사람이나 장애가 있어 불편한 사람, 성격이 좋은사람이나 삐뚤어진 사람, 종교가 다른 사람, 내 의견을 따르는 사람과 반대하는 사람 등을 나이가 들어 가면서 이제는 모두 같은 눈높이로 편하게 받아 들이는 자세가 되어있다. 또 나 자신 아직까지 열심히 살아온 것 같이, 힘들고 어렵더라도 PRO정신으로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정말 보기 좋고, 사랑한다.그러니까 더욱 언제 어디를 가나 만나는사람들과 금방 친해지고 정을 나눈다.
이제 편편히 접하고 느낀 것을 먼저 생각의 분야나 장르별로 한번 정리해보고, 다음은 지역별 특색이나 느낀 점을 간단히 나열해 보기로 한다.
((언어))
사람은 소통하며 산다. 언어소통은 의사소통의 기본이다. 이번 여행에서는 호텔이나 관광지에서는 영어가 통하는 곳이 많아 큰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다. 베트남에서는 의외로 40 년 전 옛 기억이 조금 발동되어 먹고 자고 생활하는데 많이 편했다. 그래도 한가지 해프닝이 있었는데 음식점에서 밥과 닭요리를 시켰는데 생선이 나왔다. 베트난 언어는 중국의 4성 같이 5성의 높낮이나 변화가 있어 이에 따라 뜻이 달라진다. 닭은 GA(가)에서 아래로 음이 떨어지는데 (GA의 평상음은 기차역이 됨) 조금 된 발음으로 까로 들린모양이다. 거기다 내 발음이 위로 올라가서 까/ 결국 생선으로 알아 들은 모양이다. 그래도 웃으며 먹었고, 주인도 조금 있다 눈치 채고 같이 배꼽을 잡고 웃었다. 또 시장에 갔더니 왜 혼자 여행을 하냐고 묻기에 씽글이라고 농담을 했더니, 한 술 더 떠, 그럼 옆 가게 아줌마가 과부니까 여기서 같이 살라고 하는 바람에 또 한바탕 웃음 바다가 된 일도 있고. 태국도 영어가 통하는 곳이 많은 편이고, 또 다니다가 영어 짧은 일본인을 만나면 젊었을 때 써 먹던 일본어로도 소통을 하는 등 모두 가진 것을 총동원 하면 된다
라오스나 미얀마는 베트남보다 생활수준이 떨어지고 길거리에서는 거의 말이 안 통하고 말을 걸려하면 피해버린다. 하지만 BODY LANGUAGE는 어디서나 통하고 요령도 생겨서 말 한마디 안 해도 목적달성이 가능하다. 먹고 싶은 과일을 사고 싶으면 과일 사는 현지인 옆에 있다가 그 사람 다음에 손 발 만 조금 움직이면 같은 값에 쉽게 살 수 있다.
오가다 만나는 우리나라 젊은이들도 자신들 영어 실력이 좀 부족한 걸 절감한다며, 귀국하면 기를 쓰고 어떻게든 영어만큼은 마스터 하겠다고 얘기를 한다. 그러나 어느 곳에서나 제일 잘 통하는 언어는 미소와 웃음이다.
((음식))
나는 이번에 현지음식, 길거리 음식을 즐기며 다녔다. 나라마다 음식 맛이 다른 것은 장맛이나 소스가 다른 게 주요 이유인데, 우리는 콩을 가공해서 간장, 된장, 고추장을 만들어 먹지만, 그네들은 생선을 삭혀서 발효시킨 것을 소스로 먹는다. 처음엔 다소 비릿한 맛이 나지만 그런대로 먹을만 하다. 거기다 인도의 향신료처럼 고수나 향이 강한 야채를 많이 먹는다.
전에 월남 근무시에는 별로 접할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에 먹고 다니니 제법 맛이 있다. 거기다 값도 저렴해서 우리돈 2,000원 정도면 한끼가 해결된다. 주로 밥에다 닭, 돼지고기,생선등을 바꿔가며 먹고, 과일은 풍성해서 2-3가지 과일을 항시 작은 베낭에 넣고 다니며 먹는다. 거기에 생수만 사서 가지고 다니면 되고, 장거리 버스 이동때는 미리 먹거리를 챙기는 요령도 물론 준비되어 있다. 대부분의 숙소에서 간단히 아침을 제공해서 편했고, 가끔 컵라면도 맛있게 먹었다.
((숙소))
배낭여행자에게 호텔은 잠자리다. 몸을 닦고 자고 다음행선지로 옮기기 위한 쉼터이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그래서 대부분 1인당 하루 10달라-20달라 정도의 숙소를 찾는다. 동양인이건 서양인이건 혼자이건 동행이 있건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여행지에는 여행자 거리가 형성된 곳이 많이 있고, 호텔이건 GUEST HOUSE이건 관계없이 그런 곳으로 찾아간다.
나도 미리 준비한 여행 책자에서 다음 행선지의 두 세 곳을 물색해서 그 중 한 곳으로 정했는데, 괜찮은 곳을 만나기도 했다. 그렇게 주로 SINGLE ROOM을 이용했는데, 라오스 비엥티안에서의 해프닝 한가지. 하노이는 날씨가 굉장히 써늘했는데, 비엥티안에 도착하니 푹푹찌는 여름날씨다. 생각한 호텔을 들러도 방이 훌이었는데, 마지막 들른 호텔에는 도미터리가 있으니 우선 하룻밤 자면 싱글 룸으로 바꿔주겠단다. 올라가보니 네 명이 쓰는 방인데, 2층 침대도 아니고, 빙 둘러 침대 3 개는 주인이 있고, 가운데 하나만 비어있어 짐을 풀었다. 저녁 먹고 샤워한 후 쉬고 있는데 ROOM MATE들이 들어와 인사를 나두니, 친구인 둘은 스위스 여성, 한명은 독일 여성이다. 그런것 쯤 아무 문제가 아니니 잘 자고, 다음 날도 옮기는 대신 하루를 꽃밭에서 더 지냈다. 외출했다 들어와서 방문을 열면, 브래지어 바람으로 있다가도 ONE MINUTE하면, 나갔다 다시 들어가는 그런 식이지 남녀노소간에 격의가 별로 없는 것도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물가))
아직은 동남아의 물가가 여행자에게는 부담이 크지 않다. 그러나 향후 5년-10년을 내다보면 급속히 변해가는 현지 사정으로 볼 때 여행자 천국의 의미는 거의 없어질 지도 모른다. 그래서 만나는 사람들마다 "THE SOONER THE BETTER"를 얘기 한다. 특히 미얀마는 지난 4-5 년 사이에 물가가 50%이상 올랐고, 지금도 계속 오르고 있다.
첫째 정부가 기름값을 몇 해 전 100% 올리는 등 기초 물가를 조정해서 쌀값이 50% 오르는 등 영향을 미쳤고, 암달러 시세가 은행 환율 대비 2배를 더 받던것을, 이제는 거의 비슷해져서 달러의 위용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호텔비도 2-3 년 새에 거의 배 이상 올라 버렸다. 사회기반 인프라 구축비용등도 계속 필요할테니 외국 관광객의 부담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희망하는 사람은 가급적 일찍 여행을 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2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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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대단합니다... 박수...
보람찬 인생의 2막을 보내고 있구만 ,멋저 부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