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인상을 보고 앞으로 어떻게 행동할지 예감할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부모들은 어떻게 아이가 악의 없는 거짓말을 하는지, 혹은 다른 이유로 불안해 하는지 예감하겠는가?
상대가 말할 수 없는 고민에 빠져 있다는 것을 우리가 어떻게 느낄 수 있겠는가?
일반적으로 표현하면, 우리는 어떻게 다른 사람들에게 누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직감적으로 알 수 있을까?
상대가 말하지 않아도, 아니 상대가 하는 말과는 반대로 우리는 그 사람이 의도하거나 원하는 바를 너무나도 잘 알 때가 많다.
이 경우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는 공통된 의미가 존재하는 공간에 살고 있으며, 이 공간에서 다른 사람들의 감정,행동,의도를 직감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 점에 대해 최근에 새로운 사실이 밝혀졌다.
그처럼 의미를 공유하는 공간을 관할하는 신경 하드웨어가 바로 거울뉴런 장치라는 것이다.
이 체계는 놀라울 정도로 사용하기 쉽다.
그것은 즉각 작동할 뿐 아니라 무엇보다도 우리가 분석적인 이성을 사용하든 그렇지 않든 작동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거울뉴런 장치 외에 의식적인 사고도 보충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물론 분석적인 이성은 직감을 사용해서 뭔가를 정확하게 인지할 때 방해가 될 수 있다.
직감과 지성은, 만일 우리가 두 가지 중 한 가지만 사용할 경우 오류를 범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아무리 이성을 총동원하더라도 이것만으로 다른 사람을 이해하기란 불가능하다.
다른 사람들의 감정과 의도를 직감적으로 상상하고 신뢰할 만한 확신을 얻는 능력을 전문가들은 마음이론이라고 한다.
우리는 의미가 서로 통하는 공통된 공간에 살고 있기에 서로를 이해할 수 있고 상대를 사람으로 인식할 수 있다.
그런데 만일 그와 같은 공통된 공간이 없다면, 혹은 더 이상 그런 공간이 없는 곳에 있을 때 그 공간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들과 공존하는 의미 공간에서 자신의 고향이 없다는 사실을 느끼게 되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반대로 한 개인이 공통된 의미 공간에 들어오는 것을 공동체가 막아버림으로써 그 개인을 세계로부터 분리시킬 수도 있다.
개인을 사회에서 추방하는 행위는, 가령 원시 민족의 경우 부두voodoo교가 행한 바 있지만, 현대에도 볼 수 있다.
모빙(moobbing,왕따,특히 직장이나 학교에서 한 사람을 의도적으로 왕따시키는 행위-옮긴이) 역시 한 사람을 사회에서 몰아내는 행위다.
쳐다보거나 인사를 해도 무시하거나 받아주지 않고, 어떤 몸짓을 하더라도 다른 사람들은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사회에서 배척당한 사람들은 대부분 병에 걸리고 마는데, 이는 다음과 같은 사실을 말해 준다.
요컨데, 공통된 의미공간이란 사람들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정신적인 조건일 뿐 아니라, 인간의 신체와 건강에까지 영향을 미친다.(7장 참조)
공명이란 뭔가 진동하거나 울리는 것을 의미한다.
감정적으로 이해하고 공감을 하는 인간의 능력은 사회적으로 연관된 생각들을 서로 교환할 뿐 아니라, 정보를 받아들이는 자의 뇌 속에서 활성화되고 감지할 수 있는 기반이 갖춰져야만 가능하다.
따라서 상상과 감정을 관장하고 상대와 교환한 생각들에 반응할 수 있어야 공명 장치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다.
바로 이 같은 이유로 공명 장치는 이미 언급한 바 있는 공동의 의미 공간이라는 것을 만들어 냈을지도 모른다.
어떻게 만들어지게 되었는지는 거울뉴런의 체계가 신경학적 형태를 지님으로써 가능해졌다.
다시 말해 신경학적 형태가 교환과 공명 과정을 가능하게 해 주는 것이다.
거울뉴런이 이 과제를 어떻게 수행하는 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이 책의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