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 쌀쌀할 때 매운탕 끓이기~ 2009/02/06 00:45 | 추천 5 스크랩 7 |
http://blog.chosun.com/kio777/3684240 | |
090206/寄傲
입춘이 지났으니 이제 꽃소식이 들려오는 일도 머지않았다. 하동에서 섬진강을 건너면 나타나는 광양 다압면. 옛날에는 마을이라고 밤나무밖에 없었고 비옥한 땅도 아니어 너무나도 퍽퍽한 살림살이에 넌덜머리가 날 지경이었던 어느날, 일본에서 매화나무를 들여다가 키우기 시작해서 이제는 매화마을로 이름을 날리는 다압면에서 꽃소식이 북상을 한다. 내가 몇년 전에 다압면을 찾아갔을 때는 매화축제가 열리기 일주일 전이었는데 그해에는 꽃샘추위가 극심하여 매화축제가 시작되고도 한참이나 매화가 꽃봉오리를 터트리지않아 상인들은 울상을 했었다. 이번 겨울은 그다지 춥지않았는데 꽃샘추위는 어느정도일지...추위도 없었는데 무슨 꽃샘이라고 별다를까?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고 어김없이 찾아드는 새봄이 이제는 새로울 것도 없다고 말들하지만 그래도 새봄은 언제나 희망을 상징하는 푸른빛으로 저마다의 가슴에 날아든다.
오늘 생대구 매운탕을 올리겠다고 블로그를 열었는데 난데없는 매화타령인지... 저녁은 제대로 잘 먹었는데, 이야기는 삼천포로 빠질려고 하뉌^^ 겨울음식들에 물릴대로 물렸을 무렵, 날 것으로 겉절이를 해먹는 봄똥이나 햇나물이 입맛을 새롭게 해준다. 새봄이 좋은 이유는 무엇보다 입에 맞는 새음식을 할 수 있어 좋은 것인지도 모른다. 사람들이 나이가 들면 좋은 음식을 충분히 섭취해도 영양분을 잘 흡수해내지 못하므로 보조식품이나 영양제가 꼭 필요한 법이거늘, 나는 아직도 영양제보다는 제 철에 맞는 음식을 제대로 골고루 섭취하자는 주장이 강한 사람이다. 우리 몸에 맞는 좋은 음식 한가지가 백약보다 좋다는 말이 있듯이....ㅎ 바야흐로 겨울바람보다 매서운 봄바람이 기승을 부리기 시작할 때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봄은 특히 서울의 봄은 아직 멀기만 하다. 찬바람이 뼈속까지 으슬거리게 만들때, 따끈한 국물이 최고이다. 내가 생대구 매운탕을 끓일때는, 꽃샘추위가 찾아오는 이즈음이거나 가을걷이가 끝난 밭에 서리가 내릴즈음 아삭아삭 무에서 단맛이 배어나올 때... 해마다 명절에 먹을 음식을 준비할 때는 으례 싱싱한 생대구를 한마리쯤 사두었다가 고기전, 생선전, 갈비찜 이런것에 물렸을 때 매운탕을 깔끔하게 끓이고, 그런날 저녁에는 친구나 후배가 집으로 들이닥치기도 한다.
♠생대구 매운탕♠
재료
생대구 싱싱한 것으로 한마리 (국물 낼 것으로 마른 표고, 다시마 조금) 무우 조금, 애호박 조금, 표고버섯 4개(버섯은 표고가 없을 때는 새송이나 다른 것으로 해도 좋다) 청양고추 2개, 홍고추 1개 마늘 조금, 생강 조금, 대파 한뿌리...마지막으로 쑥갓 조금.
1. 우선 냄비에 생수를 붓고 마른 표고와 다시마를 넣고 30분 정도 두었다가 약한 불에서 잘 우러나오게 끓여 식혀놓는다. 우린 뜨거운 국물에다 바로 손질한 대구를 넣어 끓이기도 하고 국물을 식혀서 대구를 넣고 끓이기도 한다.
2. 대구는 깨끗하게 손질하여 살짝 밑간을 해놓고 그사이 야채를 준비한다.
★ 무는 길죽하고 납작하고 조금 도톰하게 썰어놓는다. ★ 버섯과 애호박도 납작하게 썰어놓고, 청고추 홍고추 대파도 어슷하게 썰어놓고 ★ 마늘은 곱게 다지고 생강은 편으로 썰어놓는다(국물만 내는 것이 좋아 편으로 썰기는 하는데 잘못하면 씹힐수도 있으니 다져놓아도 좋다)
3. 표고와 다시마를 우린 물을 미리 끓여놓았다가, 생무와 생대구 고춧가루를 같이 넣고 끓이기 시작한다.
4. 고춧가루를 넣으면 거품이 올라오기 시작하니 지저분하지않게 걷어낸다
5. 한소큼 끓여서 애호박과 버섯, 청고추 홍고추 다진 양념을 넣고 끓이는데 이때 대구 내장 손질해놓은 것을 같이 넣고 보글보글 끓인다. 이 사진은 아마 11월에 매운탕 끓이면서 찍어놓은 것 같다.
6. 억센 대는 잘라내고 부드러운 대와 쑥갓잎을 잘 씻어넣았다가 대구에 국물이 골고루 배었을 때쯤에 불을 줄이고 쑥갓을 넣고 1~2분 후에 불을 끈다.
완성된 생대구 매운탕 한그릇이욤^^ 찬바람 불 때, 막 솥에서 주걱으로 퍼담은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과 함께 드시면 감기 뚝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