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의 상품가치는 '유사연애'와 '아티스트' 두가지로 소비됩니다.
데뷔후 얼마간은 유사연애를 내세웠다가 일정기간이 지나면 아티스트로 전환하는데, 업계에선 이 기간을 대략 5년 정도로 봅니다. 이때부턴 열애설이 터져도 팬덤이 잘 흔들리지 않아요.
최근 4세대 아이돌은 데뷔때부터 '유사연애'와 '아티스트' 투트랙 전략을 구사합니다. 뉴진스, 아이들, 르세라핌이 대표적이죠. 이들은 탄탄한 음원성적을 기반으로 유사연애 대상으로써만이 아니라 아티스트적 입지도 조기에 굳힙니다.
문제는 에스파예요. 넥스트레벨이후 음원성적이 좋지 않아 아티스트로의 전환이 더뎠습니다. 카리나를 제외한 멤버의 존재감도 성장하지 못했어요.
SM은 선택하죠.
'유사연애 대상으로써의 카리나의 매력 극대화에 몰빵하자'
'카리나 남친 시점',
'카리나와 데이트 하면 보게 되는 장면' 같이
유사연애 욕구를 자극하는 바이럴을 커뮤니티에 마구 뿌려댔어요.
SM은 카리나 몰빵 전략으로 '걸그룹 1황'이라는 상품가치를 만들긴 했는데, 문제는 그게 양날의 검이 된 거죠.
르세라핌이나 뉴진스의 멤버가 열애설이 났으면 이 정도의 타격은 없었을 거예요. 이들은 팀내 밸런스도 균형적이고 해외 시장과 순수 음악 소비층도 꽤 확보한 상태거든요.
성인 여자의 연애를 비난하는 팬들의 과몰입을 비판하는 입장이 있을 수 있어요. 인간의 기본권으로 연애를 보면 그게 당연합니다.
근데, 아이돌 뿐아니라 모든 직업에는 인간의 기본권으로는 설명이 안되는 불문율이 다 있어요.
만약 손흥민이 아스날 티셔츠를 입고 다녔다고 생각해보세요. 축구에 관심있는 팬들은 난리가 날겁니다. 특히 런던 현지에서는 카리나 열애설과는 비교도 안 될 욕을 먹을거예요. 그래서 손흥민은 공식석상에서 빨간색도 안입어요.
이를 두고 '다 큰 어른이 입고 싶은 옷도 마음대로 못입냐', '그냥 빨간색을 좋아할 수도 있쟎아. 그깟 공놀이로 과몰입하냐'며 토트넘 팬들을 몰지각한 사람들로 매도할 수 있을까요? 축구를 둘러싼 이해관계에 무관심한 사람이라면 그럴 수 있어요.
유사연애를 상품가치로 내세우는 이에게 연애는,
신체능력을 상품화하는 운동선수의 자기관리와 같은 거예요. 경기를 앞두고 담배피고 술먹고 인스턴트 음식을 먹는 선수에게 '다 큰 성인이 그럴 수 있지'라고 쿨하게 말할 수 있어요. 팬들이 그 사실을 모르고 경기력에 티만 안나면 되요. 근데 그걸 들키면 개인에 대한 비난과 조직이 입을 피해는 당연하구요, 결국엔 실력저하가 분명 옵니다.
중요한 바이어 미팅을 앞두고 밤새 술퍼마시는 직원을 알고도 인간의 기본권이라고 그러려니 하는 기업은 없을 거예요.
내 직업을 소비하는 사람들의 니즈를 충족하기 위한 암묵적 룰은 어디에나 있고, 직업과 조직의 이해관계때문에 기본권을 일부 희생해서 나의 상품가치를 높이는 일은 빈번해요. 자신의 욕구와 권리를 100% 누리면서 돈 버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아이돌의 연애가 잘못된 것도,
팬들의 과도한 비난이 옳다는 건 아닙니다.
근데, 아이돌 산업의 본질이 과몰입 비즈니스입니다.
아이돌의 연애에 참견하는 팬을 비난할거면, 그런 행위를 유발하는 업계의 관행 또한 비난 받아야죠.
가챠식 확률템마냥 랜덤으로 판매하는 초동앨범, 몇백장씩 앨범을 구매해야 팬사인회 추첨권을 주는 행위, 팬들과 손깍지 끼고 아이컨택하면서 한눈 팔지 말라고 플러팅하는 아이돌, 유료 멤버쉽 영상통화 같은거 안하면 되요.
그러면 팬들도 순수한 뮤직 아티스트로 대할 수 있을 거예요. 해외 아티스트 처럼 말이죠. 근데 그걸 포기할 기획사는 없을 겁니다. 그게 엄청나게 돈이 되니까요.
첫댓글 뉴진스,르세라핌도 매한가지긴합니다. 아이돌 영역벗어난건 아이유밖에 없을듯요.
+ 블핑
맞죠 사생활 파헤치는 놈들이 문제입니다 사실 어차피 걸릴거라 혹은 걸려서 공개열애를 인정하는거겟죠
카리나로 분노하는건 역시 카리나파워를 반증하기도 하는거죠. 1대1로는 파워 최고였네요ㅠㅠ
22 그만큼 뉴아르? 라는 걸그룹자체의
인기로는 에스파가 밀렸을 지라도..
카리나 개인의 팀내영향력이나
개인 몰빵도가.. 심하게 강했나보네요.
만약,
클블 다른 선수가 디시젼쇼를 해도
그만큼 욕먹진 않았을텐데.
팀의 기둥이자 모든것이었던
르브론이 디시젼쇼를 해버리자
당시 클블팬들이 엄청난 분노와 배신감을 느꼈듯...
글 잘 읽었습니다.. 공감되네요
몰랐던 부분이었는데 읽고보니 어느정도 이해가 됩니다. 감사합니다.
공감되고 잘 이해가 됩니다. 잘 읽었습니다.
잘설명해주셨네요. 저도 이렇게 들으니 이해는 되더라고여 남들 세상이라 그렇지
샤샤샤 시절
사나가 연애 한다고 했으면
국내반응 엄청났을겁니다
솔직히 처음으로 좀 이해가 되네요.. 물론 그 비난 정도에 대해서는 여전히 이해가 안되지만...
글 내용에 공감하는게 에스파가 여자팬 비율이 굉장히 높은 그룹입니다
에스파(8:2)> 아이브, 뉴진스>르세라핌(5:5)
근데 유사연애 마케팅은 내새끼 우쭈쭈 마케팅인 뉴진스는 말할것도 없고 남팬이 많은 르세라핌보다 훨씬 더 해요 카리나라는 캐릭터의 특성에 기인한것 같기는 한데 여자팬한테도 여돌의 유사연애 마케팅은 먹힙니다 레즈랑의 약간 다른 심리같긴 하고 그래서 더 이해가 안되는데 현실이 그래요
내새끼가 최고가 되길 바라는 프린세스 메이커 유형의 팬 관점에서 보자면 타이밍이 정말로 너무 안좋았습니다
요즘 아이돌의 궁극적인 목적은 결국 해외 진출입니다 국내에서 파이 확장하고 다지면서 해외 파이 늘리고 그다음 국내는 바이바이 해외 투어.. 이게 정식 루트예요 그런 의미에서 4세대 그룹들에게 올해 & 내년은 국내 다지기 및 해외 파이를 늘려야하는 굉장히 중요한 시점이죠
뉴진스는 알아서 이게 되고 있고 르세라핌은 이번 Easy 앨범으로 해외 파이가 엄청나게 늘었습니다 이제 아이브, 에스파 차례인데… 안그래도 다른 4세대 그룹들에게 밀리고 있는 상황에서 팬덤의 힘으로 겨우 끌어올렸는데 컴백 & 투어를 앞둔 시점에 이랬으니 분노할수밖에요…(우린 이렇게 열심히 하고 있는데 감히 니가?? 심리)
블핑처럼 국내 빠이빠이 & 월드 투어 단계로 그룹이 넘어가면 팬덤도 연애 신경 크게 안써요
아마 지금 트와이스 사나나 있지 예지가 열애설 나와도 카리나처럼 팬덤에서 반발하진 않을거예요
유사연애 컨텐츠+
팬덤의 아이돌 육성 시스템의 역린?
인생은 원래 타이밍이 항상 중요한법이죠 열애설 터진 타이밍이 너무나 안좋았어요
이해되게 잘 써주셨네요 ㅎㅎ
이해가 잘됩니다. 분석글 잘보았습니다.
결국은 조심스럽게 시기가 좀 안좋았다라고 생각해볼수있겠네요.
좋은 설명 잘 봤습니다.
르세라핌이 아티스트??? 퍼포먼스는 인정하겠지만 아티스트라고 까진 아닌것 같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