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패왕별희를 보고 여러 감상들이 많은데 인물의 감정선만을 따라 가다보면 이해가 안 가는 부분들도 많고 역사적 배경과 원작 소설 속 내포된 의미들도 하나씩 따라가 보면 좋을 것 같아서 쓰는 글이야
(대량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으니 패욍별희 아직 관람 전인 방석이들은 뒤로 가기 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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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 안 간다 하는 부분을 살펴보면 샬루의 배신이나 데이의 관음같이 묘하게 끊기는 감정선들에 대한 의문을 가지더라고
패왕별희는 파격적 주제의식으로 비극적인 심리변화과정을 긴 시간적, 공간적 배경으로 보여주며 시대 속 잔인함과 인성파괴를 폭로하고 고발하고 있어
그에 따라 상징적 의미가 풍부한 작품인데 정신분석 시야로 따라간 인물들의 심리를 살펴보기 위해서는 중국의 역사, 문화, 인성 등의 시각에서 살펴봐야 할 필요가 있음!!
이부분을 설명하자면 영화 ‘패왕별희’에 대한 비판을 알아야하는데 천카이거 감독의 현재 행보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천카이거 감독에 대한 강한 비판....^^ 이 들어갈 예정이고 이 감독을 좋아하는 방석이들도 있을 수 있어서 이건 논문을 통해 알아본 내용이며 비난이 아닌 비판을 하고자하는 취지를 미리 밝히는 바입니다....
비판 중 하나는 ‘천카이거’가 공산당 비판 주제를 동성애 비극으로 바꾸어 중국 공산당 독재의 참혹한 현실을 무시하려 했다는 점이야.
왜냐하면 원작소설 작가 ‘이벽화’는 경극 배우의 운명으로 인민공화국의 광기를 묘사하고, 시민의 시각에서 중국 공산당을 비판, 1997년 홍콩 시민의 마음과 원성을 대변하고자 쓴 작품이라 볼 수 있었기 때문.
두번째로 ‘이벽화’의 패왕별희는 공산당 정권에 대한 콤플렉스를 표현하지만 ‘천카이거’는 중국중심주의로 ’타자화‘, ’소외‘된 홍콩을 거세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어.
이벽화 소설 속 ‘홍콩의 장면’은 천카이거 영상을 통해 홍콩을 ’거세‘했다는 상당히 중요한 메세지를 독자에게 상기시킴. (소설 속 경극반에는 스승 뿐만이 아니라 사모님도 등장하지만 영화엔 등장하지 않으며, 영화 속 고아 아이는 ‘남자아이’로 나타나지만 소설 속에선 ‘여자아이’로 나옴.)
이러한 점을 보아 자기애적 남성적 사고를 볼 수 있어 = 천카이거 영화에서 홍콩은 영원한 부재, 여성적 부재
이 외에도 문화대혁명이나 집필 당시 시기 중국과 홍콩의 관계 등에 대해 간략하게나마 알고 있다면 글을 읽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
첫번째로 데이의 심리를 따라가자면
1. 영화 속 수많은 거울 장면들
영화에는 수많은 거울 장면들이 등장하는데 라캉의 ‘거울 이론’에 따르면 거울을 통해 스스로를 봄으로써 자아를 보고, 정체성을 갖고, 자기애를 충족시키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해.
첫번째 거울 장면- 홍등가에서 샬루가 사고친 걸 알게 된 순간.
청데이가 샬루에게 경위를 묻던 중, 샬루가 데이에게
”데이야, 언제 같이 구경 가면 좋겠어.“ 라고 말하자 청데이는 ‘반 쯤’ 화장 된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몇 초 바라본 뒤 분노한 듯 자리를 박차고 나가.
거울 속 화장이 덜 된 자신의 모습은 ‘우희’가 아니였고 그렇기에 샬루라는 초패왕이 온전히 자신의 것이 될 수 없었기 때문에 분노하는 모습을 보여줘.
그러고 청데이는 평생에 대한 간절한 부탁을 샬루에게 하게 되는데 ’평생‘에 대한 집착은 경극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샬루와 함께 하기 위한 것이기도 해.
이런 함께하는 집착에 대해서 프로이트는 “자기애자가 자신을 대하는 방식과 같아 사랑의 상태일 때, 대상보다 상당한 자기애가 많이 흐른다.“ 며 샬루와 함께함으로써 데이의 사랑을 충족시킬 뿐만 아니라 어느정도의 자기애를 완성시킬 수 있게 해.
두번째 거울 장면- 데이가 주저앉아있고 한쌍의 영자(翎子)를 들고있는 위대인.
위대인이 떠나자 천천히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보고 복잡한 감정을 보여주는 장면이 샬루가 본인을 떠나고(버려짐) 산산조각나고 불완전한 자신을 깨닫게 해.
마지막 거울 장면- 자신과 똑같은 분장을 한 샤오쓰를 거울에서 발견한 장면.
이번 거울 속 발견한 것은 불완전한 자신 뿐만이 아닌 둘로 쪼개져 하나는 전혀 자신의 것이 아닌 자신을 발견하게 돼.
이때 데이는 자신에게 우희역이 바뀔거라 말하지 않은 샬루를 미워하지 않았을까? 대답은 X였을거라 생각해
프로이트의 말을 인용해서 “누군가에게 강한 감정적 애착을 느끼는 모든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그 내면에는 호스틸리티(적대감, 혐오 적개심)이 숨어있다” 와 같이 방에 갇힌채 샬루를 피하고, 사과를 받아들이기 꺼려하던 모습을 보며 알 수 있듯 그 적개심을 살펴볼 수 있는데
but, 그 뒤 샬루의 눈썹을 꼼꼼히 그리는 장면에 애틋한 눈빛에서 적개심이 사라진지 오래라는 걸 발견할 수 있어.
자기 자아의 불안정한 역할을 대신하기 위해 사랑을 선택하는 것을 보며 우회적인 방식으로 자기애를 충족시키고자 하고, 이는 거울 속에 들어온 샤오쓰를 봄으로 본인 자아의 불완전함을 깨닫고 자기애와 자아정체성을 명확하진 않아도 어렴풋이는 깨닫게 돼.
2. 자기 정체성을 좇기 위한 수단인 관음
청데이의 어린시절 과거는 무척 고통이 많았어. 어머니가 자신의 여섯번째 새끼 손가락을 절단하는 ‘상징적 거세’를 강하고 트라우마가 터지며 ‘자신을 찾을 수 없다’고 말했어.
게다가 본인의 정체성을 드러내려는 듯한 출구가 보일 때마다 (새끼손가락 절단, 담배 파이프에 매맞거나, 강간당하거나, 위대인과의 성관계, 쥐셴이 나타나는 등) 흐트러지고 흐릿한 상태가 돼.
영화 속 누구나 남자는 데이를 여자로, 여자는 데이를 남자로 생각하며 이러한 선별의 혼란은 데이의 생각 속에 맴돌고 평생 추구해온 과제일거야.
청데이가 샬루와 쥐셴의 성관계를 관음한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보자면 위대인이 청데이에게 했던 말이 기점이 되지 않았을까 싶어
“이 관음상이다. 몸에는 고귀한 기질이 있는데, 마치 한 선녀같다!”
세상은 남자는 양성으로, 여자는 음으로 변하지 않지만, 홀로 바라보는 세상은 둘 다의 정이 넘쳐있어 자아의 만족을 그나마 충족시킬 수 있구나.
데이는 평생 자기정체성을 좇는 동안 관음 같은 남,여라는 이분법적 사고의 모호한 지대를 유영해왔다고 생각해.
홍콩의 뿌리찾기와 같이 청데이 자기 정체성의 종로는 영원한 부재, 상실이 될 것같아.
3. 보검과 남근
’보검‘은 전체 맥락 속 가장 돋보이고 눈에 띄는 물건이 되었는데, 여러 콤플랙스와 고통, 결핍으로 인해 ’보검‘은 청데이가 끊임없이 찾는 투사대상이 되었어.
위대인의 집에서 보검을 꼼꼼하게 만지고 환희의 감정을 내비치는 장면에서 보검과 ’샬루의 남근’ 사이 서로를 지칭하는 단어로써 그가 영원히 얻을 수 없는 남근에 투사한 걸로 볼 수 있어.
데이가 샬루에게 보검을 돌려주고 쥐셴이 목을 매 자살하기 전 광장에서 돌려주는 장면은 뜻깊어. 그녀가 마지막에 남기고자 했던 말은 ”나는 네가 누구인지 알고있고 마음도 알고있다. 보검을 돌려줄게, 샬루를 돌려줄게“ 라고 추측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이걸로 두가지 의미를 찾아볼 수 있는데
1) 문화 대혁명의 압력으로 쥐셴이 절대적인 ‘타자’에 속하게 된 여성이라는 사실때문에 샬루의 곁에 있는게 용납할 수 없는 시대적 분위기가 조성됨.
2) 패왕별희 속 우희처엄 데이가 운명에서 하차하여 샬루를 얻지 못하고 데이의 자살을 위해 미리 준비된 무기로서 사용됨.
‘패왕별희’는 인간의 본성을 탐구하고 있어. 이를 통해 샬루의 심리 또한 짐작해 볼 수 있지.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샬루의 ’배신‘에 대해서.
청데이는 자신의 성적 결정권을 잃어버리고 현실과 가상세계 속을 명확하게 구분하지 못했지만, 샬루는 여자의 사랑이 필요하고 그의 본능적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데이의 감정을 무시해.
홍위병에 의해 거리로 내몰려 죽을지도 모르는 순간이 왔을 때 쥐셴은 자기 남편을 보호하기 위해 청데이를 겨냥했고, 데이는 자신의 패왕을 위해 책임지려 했지만 그 뒤는...^^ 영화를 보면 살루의 선택이 뭐였는지 알겠지?
‘인간은 원래 이기적인 동물이라서 죽음의 문턱을 마주하면 생존하려는 욕망에 모든 것을 압도한다. 이성과 지성이 사라진 상황에서 사람이 이길 수 없는 것은 왕왕 그 자신이다.’
이비회는 지나간 과거의 역사를 반영하기 위해 작품을 쓴 것이 아니라 역사 속에 나타난 인간의 본성을 보여주기 위해서 썼어.
이러한 인물의 본성과 개성을 탐구하기 위해 데이의 선명하고 비극적인 캐릭터를, 역사적 환경의 변화에 따라 샬루를 기백있고 당당한 패왕의 이미지를 지인 사내대장부에서-> 기개가 없는 연약한 가짜 패왕으로, 쥐옌은 활기차고 강직한 개성을 표현하는 인물로 묘사했어.
마지막의 데이의 폭로또한 현실적이고 세속적인 가짜패왕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 아니였을까?
영화에서 가장 역사적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은 인물은 샬루라고 생각해. 체벌을 받아도 낙천적으로 생각하고 어려움도 두려워않던 이상적인 아이였으며, 청년 샬루는 연극 안에서든 밖에서든 초패왕이였으니까.
하지만 중화인민공화국 수립이후 경극의 현대화와 혁신에 대한 논의 중, 청데이의 관점을 부정하고 경극 현대화 운동에서 우희역을 두고 청데이와 샤오쓰를 경쟁하게 하는 등 이미 심하게 세속의 나락 아래로 떨어져 그의 몸에 있던 패왕의 기개는 사라지고 너무나 평범한 보통사람이 되었어.
이러한 역사적 환경의 변화는 그를 기꺼이 가짜대왕으로 탈바꿈 시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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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내용은 논문에서 정리해서 가져온 거고 혹시나 글에 문제가 있다면 댓글로 말해줘!! 소설을 알고 찾아보니 아쉬운 점이 많았지만 소설도 영화의 영향을 받아 원작을 개작하며 천카이거와 이비화 각기 다른 입장과 주안점, 텍스트와 영상 뒤에 숨겨진 깊은 심리적 내포를 알아볼 수 있지 않았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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