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 14일(수) DAY85
오늘은 우리가 마지막으로 캠핑을 하는 날이다.
하루하루 여행기를 쓰다보니 벌써 끝낼 날이 다가온다.....
앞으로 터키여행이 남아있기는 했지만
차를 반납하기 까지는 일주일도 안 남았던 시간....
우리는 모두 문득 문득 한국으로 돌아가기 싫다는 말을 하고는 했었다.
캠핑장을 빠져나오는 길
근처에는 논과 밭 뿐이라 이런 길을 한참 지나야 했다.
꼭 옛날 우리 할머니댁 근처 같음
1차선이라 맞은편에서 차 오면 낭패 ㅋㅋㅋㅋㅋ
옆으로 최대한 비켜줘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에트르타를 빠져나와 몽생미셸로 고속도로를 타고 가는 길
이제 이 비싼 프랑스 고속도로도 내일이면 안녕이다.
프랑스에는 민자도로가 많은건지
톨비를 구간별로 자주 내야되서 귀찮다........
카드도 비자카드랑 마스터카드는 안 되서 오늘과 내일
장거리 고속도로를 탈 생각으로 동전과 소액권을 잔뜩 준비했었다.
가끔 운전을 하다보면 이렇게 혼란스러울 때가 있다.
내비게이션의 제한속도는 90이고
길에 속도제한표지에는 70이라고 나오는.......
(트럭 리미트일 경우에는 트럭 그림이 그려져 있던데......)
그럴 때는 그냥 내비 말을 듣거나 주변 차 눈치를 보곤 했다.
이날 이 때까지 집으로 딱지 한 장 안 날라온 것 보면
정말 안전운전했는 듯 ㅎㅎㅎ
그나저나.....8월의 한 가운데인데 온도는...18도....;;
몽생미셸 부근에 도착해서 제일 먼저 찾아간 곳은
Camping Haliotis 였으나 그 넓은 캠핑장이 만석이란다.....ㅠㅠ
시설도 좋아보여서
이 곳에서 마지막날을 보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어쩔 수 없이.... 차선을 선택하는 수 밖에.... 탐탐내비로 근처 캠핑장을 찾았는데,
두 번째로 도착한 곳은 몽생미셸에서
10km 정도 떨어진 Camping Saint Michel
(위치가 자유파에 나온 곳과는 다르다.
아마도 이름이 비슷한 다른 곳인 듯)
우리 보다 한발 먼저 온 커플이 체크인을 하고 있길래.....
(불어로) 자리가 없는건가 불안했는데...
다행히 자리가 있었다!! 오후 1시 쯤이었는데....
성수기는 성수기인지...우리 뒤로 텐트사이트 두 군데만 남아있다고 했었다.
텐트 생활이 이제 끝이라고 생각하니 실감이 나지 않았다.
며칠 전 우리가 쓰던 모든 물건들을 50유로에,
텐트는 무료로 넘긴다는 글을 유빙에 넘겼는데
다행히 사겠다는 사람이 있었다.
그냥 모두 버리게 되면 정말 아까웠을텐데......
텐트가 말짱하기는 했지만 70일도 넘게 사용했고,
비가 안 젖은 상태에서 접은적도 많았고(그래도 냄새는 안남),
누룽지 만들다 후라이팬 떨어뜨려서 전실에 조그만한 구멍도 나있고...
사용감이 많아서 그냥 넘기기로 했다.
260유로에 구매했던 텐트이기도 했지만...
.정이 많이 들어서 정말 보내기 아까웠다..
아빠는 계속 한국에 데리고 가고 싶어하셨지만.......
동생이 한국 먼저 들어갈 때 함께 보내기에는 짐이 많고,
우리는 짐을 가볍게 해서 터키를 떠나야 하기 때문에...
한국 돌아가서 캠핑을 할 기회가 언제 생길지는 모르겠지만
더 좋은걸로 사드리겠다고 대충 얼버무리며 아빠를 위로해드렸다.
모든 물건을 넘기려고 하니 엄마는 광주에 있는 캠핑을 좋아하는
조카 (나한테는 친척언니) 가족이 생각나서 아쉬워 하셨다.
기회가 되서 우리가 쓰던 물건과 텐트를 받아서
바톤을 이어받아 여행을 했으면 좋았을텐데 하시며.....
그 동안 우리와 함께 열심히 달렸던 푸조5008과 퀘차텐트
아쉬워하시던 아버지는 기념으로 사진 한 방 찍어달라고 하셨다.
어제 사두었던 칵테일 새우를 넣어서 만든 해물 짜장 국수
( 이번엔 스파게티면이 아니라 국수면이라서)
위에 계란후라이는 포인트
한국에 돌아가서 먹으면 이와 같은 맛이 나지 않을 것을 알기에
넉넉히해서 우리 모두 배가터지게 먹어주었다.
점심을 배불리 먹었으니 이제 슬슬 관광을 하러 나가볼까?
몽생미셸은 여행 후반에 있기는 했지만
정말정말 가보고 싶었던 곳 중 한 군데라서
떠나기전 마음이 정말 설레였었다.
캠핑장에서 몽생미셸 가는길
설마.....저기 저렇게 덩그라니 보이는게 몽생미셸 수도원??
아.........내 눈으로 직접 보게 되는 날이 드디어 오다니!!!
운전을 하면서 옆을 봐서는 안되지만 계속 눈이 가게 되는 몽생미셸
사진은 동생이 찍어줬다.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첫번째로 들어간 주차장이 자리가 없어서
안내요원의 안내에 따라 다른 주차장으로 향했는데.....
주차장도 엄청 넓었거니와..............그 주차장을 가득 채운 차들...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몽생미셸 수도원까지
운행하는 무료셔틀버스를 타러 갔다.
주차장이 몽생미셸 수도원 부지보다 훨신 넓은 듯
셔틀버스에서 내려서 몽생미셸 수도원까지 조금 걸어야 한다.
셔틀버스 정류장으로 부터 사원까지
새로 도로를 내는 것인지 한창 공사 중이었다.
한국인이 프랑스에서 노르웨이 기념 T-shirts를 입고 있는 모습
그랑 뤼라 불리우는 몽생미셸 수도원 안에 있는 거리
몸살 났을 때 카르카손 성 안을 걷던게 생각이 났다.
몽생미셸 안 박물관 같은 곳 네 곳을 입장하는 티켓이다.
한 바퀴 돌아보고 난 뒤 생각을 미리 말하자면......
그다지 재미없었던......;;;
티켓을 사면 티켓으로 입장 가능한
유료 건물이 표시된 지도를 한 장 받을 수 있다.
한 때는 감옥으로 쓰였다는 흔적을 보여주는 곳
지하로 갔다가 사람인 줄 알고 깜짝 놀랐던 곳....
마침 거울이 있길래 가족 사진 한 방
성벽 같은 곳에 가서 보니 썰물이 지나간 듯한 자리에
승마를 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어떤 사람들인지....어디를 향해 가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관광 상품의 일종인 듯?
위에서 내려다보는 중세의 비탈길
식당은 입구 초반에 몇 개 있고 거의 다 기념품 상점이다.
몽생미셸의 역사를 선박으로 설명해주고 있는 듯
그 때는 발견하지 못했는데 지금 보니 걸려있는 국기가 성조기이다.
노르망디 상륙작전과 관련이 있는 것일까?
골목을 발견하다가 나의 발을 붙잡은건 츄러스 가게!!
직접 반죽을 뽑아내서 그 자리에서 튀겨내는 츄러스에,
솔솔 뿌려지는 계피가루와 설탕까지!
나의 시선을 잡기에 충분한 조건이었다.
바로바로 만들기 때문에 대기시간이 조금 길었으나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들어서 내 뒤로 줄이 길어졌다.
내 차례가 되어서 동전 들고 기다리는 중
바르셀로나에서 맛봤던 츄러스만하지는 못했어도 꽤 맛있었다. 한국에서 보통 파는 냉동 츄러스와는 역시 비교가 안됨!
츄러스를 먹고나서 기념품 상점에서
몽생미셸의 낮과 밤 각 한 장씩의 그림을 구매하였다.
언뜻보면 직접 그린 것 같지만 복사본이라서 비싸지는 않았다.
이 거리에 상점이 굉장히 많은데 그림은 다 비슷 하지만
가격이 심하게는 몇 유로씩 차이가 나길래...
알뜰하게 제일 저렴한 곳에서 득템!ㅎㅎ
오늘 캠핑의 마지막을 장식하기 위해서 같이 딸티를 입기로 했는데,
동생이 위에 걸친 남방이 너무 얇아서
안에 글이 비치는 것을 발견 했다 ㅋㅋㅋㅋㅋㅋ
몽생미셸 수도원을 한 바퀴 쭈~욱 둘러보고 다시 입구를 향해 가는길에
한 청년이 식당 앞에서 오믈렛을 만들기 위해
계란 푸는 모습을 보여주는 쇼(?)를 하는 중이다.
아, 몽생미셸이 오믈렛이 유명했지.....?
손놀림이 예사롭지 않았지만 다른 관광객들과 마찬가지로
신기해서 구경하고 사진만 찍고 돌아섬 ㅋㅋㅋㅋ
우리에겐 텐트에서 기다리고 있는 양식이 있으니!
날이 얼마 안 남아서 아쉬웠던지...동생이 점프샷을 제안한다...
이렇게 사람이 많이 다니는 곳에서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 언제 또 몽생미셸 앞에서 점프샷을 찍어보겠어~
해서 먼저 뛰기 시작하는 동생 ㅋㅋㅋㅋㅋㅋ
착지 하던 찰나에 찍힌 첫 번째 사진이 마음에 듬 ㅋㅋㅋㅋㅋ
사진을 크게 할 수 있는 용기는 없었다 제일 웃긴 사진은 두 번째 사진.....
자세히 보면 머리카락이 얼굴을 후려치고 있는 모습이다 ㅋㅋㅋ
네 번째 사진을 보고 나의 유연성의 한계를
다시 발견하게 된 것 같아 신기함 ㅋㅋㅋㅋㅋㅋㅋㅋ
몽생미셸은 수도원 안에 있는 것보다 밖에 나와서
구경하는게 훨씬 멋지다는 개인적인 생각이다.
주변에 높은 건물 하나 없는 평평한 대지
혹은 바다에 우뚝 솟아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차를 몰고 숙소로 돌아가는길에도
계속 아쉬워서 계속 바라보게 되는 몽생미셸........
잠시 차를 멈추어 그 경치를 다시 한 번 감상한다.
마침 양떼가 있어서 도보여행가 김남희 작가의 책에서
몽생미셸을 걷기 위해 양 똥 밭을 지나야 했다는 구절이 생각났다 ㅎㅎ
돌아가서 해야할 일이 있기 때문에 우선은 서둘러서 가고
해 질녘에 노을을 보러 한 번 다시 나오기로 했다.
캠핑장에 적혀있던 자리없다는 문구
오후 1시쯤에 왔을 때도 거의 자리가 없었으니
성수기때의 몽생미셸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wifi는 리셉션 근처에서만 터지고,
리셉션 뒤로는 숙박객들이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수영장이 있었다.
텐트사이트가 구분이 되어있으면 불편한 곳도 있었는데,
이렇게 구분이 잘 되어 있으면 오히려 더 편했다.
아까 언급한 해야할 일이라는건 바로 차 내부 청소!
외부는 그렇게 오래 다녔는데도 비를 많이 맞아서 그런지
크게 더럽지 않아서 걸레로 살살 먼지만 닦아주었다.
문제는 내부........
차를 픽업한 첫날부터 비가와서 발판이 없는 상태로
임시로 박스를 깔아놓고 다녔었는데..
.그래도 안 깔아놓은 것보다는 나았을 거라 생각된다.
리스차는 픽업했을 때 발판이 없어서 직접 구매해야한다.
비가 왔던 날 들...빗 속의 등산을 마치고
차를 타야했던 날들을 지나고 나니
차량 내부에 흙도 많았고, 이제 짐 정리도 슬슬 시작해야했다.
소형 전기청소기가 절실히 필요했지만....
우리 넷은 차에 달라붙어서 걸레랑 박스테이프 등으로
정말 우리가 앞으로 계속 타고다닐 차 마냥
정말 깨끗하게 내부 청소를 마쳤다.
나중에 푸조5008 사진을 올릴 예정인데 내부는 거의 받았을 때랑
차이가 없을 정도로 깨끗하게 청소해서 반납했다.
before사진을 찍어서 비교를 해둘걸 그랬나보다 ㅋㅋㅋ
흙과 온갖 짐으로 지저분했던 차 내부가
네명이 두 시간동안 매달렸더니 정말 깨끗해져있었다.
어찌나 보람차고 뿌듯했던지 리스 차는 청소가 필수가 아니다. 아마 원래 상태 그대로 반납했어도
나중에 청소비가 청구되거나 하는 일은 없었을것이다.
하지만 이건 정말 양심의 문제라고 생각된다.
예전에 한국사람이 리스가 끝나고 반납한 차
내부사진을 공개한 푸조사의 잡지를 본적이 있었다.
완전 난장판이었다. 리스차는 새차로 받아서
다시 중고차로 팔게되는 조건으로 계약을 하는 것인데......
아무리 본인에게 피해가 없다하여도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지...
원래 어디서나 뒷 정리를 잘 하고 다니는 우리 가족은
(그런 우리 가족에게 필라모레언덕 모빌홈은 안 좋은 기억을 갖게 해줬지만....)
내가 차 내부 깨끗이 청소하고 반납하자는 말에
당연한 듯 함께 열심히 청소해주었다.
어쩌면 당연한 일인데 왜
이게 양심적인 일인지 말하고 있는 나도 웃기기는 하지만....
여전히 그 잡지에 실린 사진처럼
반납하는 사람이 많을거라고 생각된다.
우리가 깨끗한 상태로 반납함으로써
한국인 여행객의 평균이미지가 조금은 올라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러다 언젠가는 한국인에게는 보험커버가 안되서
독일에서 캠핑카를 렌트하기 힘든 상황이 온 것 처럼,
호텔에서 냄새나는 음식을 해 먹어서
한국인 투숙객을 기피하는 것 처럼,
장기 자동차 유럽 여행객들에게 꼭 필요한
프랑스 푸조/시트로엥/르노사의 리스제도가
한국인만 거절하는 날이 오게 되지않을까 하는 걱정이 된다.
청소를 다 마치고 나니 해가 저물기 시작한다.
노을을 놓칠 수 없으니 얼른 서둘러서 차를 몰고 적당한 곳을 찾아 나섰다.
어두워지고 있는 배경속에 우뚝있는 몽생미셸
하늘이 정말 아름답다. 푸른 빛에 붉은 빛이 함께 섞여 보랏빛도 보이고....
조금 기다리자 금새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눈 앞에 보이는 이 풍경이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황홀하다.
이렇게 아름다운 하늘을 볼 수 있다니
우리는 정말 축복받은 여행자라고 서로에게 말한다.
아무리 봐도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이 멋진 광경을 넋을 놓고 바라 볼 수 밖에 없었다.
100일 동안 유럽을 여행하면서 봤던 최고의 석양이었다.
그냥 평범한 석양이 아니라 그 가운데
몽생미셸 수도원이 함께해서 더 멋진 그림이었다.
눈 감으면 그 때의 그 감정이 생생히 기억날만큼 강렬했던 순간.
마지막 캠핑을 아쉬워 해서 마음이 싱숭생숭한 우리에게
하늘이 최고의 선물을 준 듯했다.
점점 어두워지는 순간을 놓치기 아쉬울 정도로
가슴속에 깊이 남은 몽생미셸의 노을이었다.
이 곳을 바라보며 정말 행복하다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마지막 캠핑은 바베큐로 마무리!
삼각대는 어디에 있는지 보이지 않아서 급한대로 차 트렁크 열어서
대충 삼각대 대신해서 지지대를 만들고, 넷이서 함께 사진을 찍었다.
함께 하지 못한 남동생은 티셔츠만 외롭게 빨래줄에 걸어서
기념사진 촬영에 끼워줬다. ㅎㅎㅎ
앞으로 보름정도의 여행기간이 남았지만,
그 어떤 날보다 텐트와 인사를 해야했던 이 날이
아쉽고 또 아쉬웠던 날이었다.
그 동안 우리가 따뜻한 밤을 보낼 수 있도록 해준
전기요와도 인사를 해야하고
냉장고 및 수 많은 주방용품과 캠핑용품도 보내주어야 한다.
마지막날도 예외없이 누룽지 제조 중
터키에 갈날이 머지 않았기에
엄마의 비상식량을 위해서 쉬지 않고 제조하는 중
사진찍자고 하는데 튕기는 아빠와
이유를 모르겠다는 작은 딸 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엄마랑 나는 다정하게 한 방~
아, 진짜 눈물나던 밤~!
8월 13일(화) 총 이동거리 : 약 300km(기록 안 함 ㅠㅠ)
숙박비 : 40.12유로
몽생미셸 박물관 입장료 4인 : 72유로
기타 : 9.90유로
기념품 : 15.80유로
톨비 : 5.80유로
몽생미셸 주차비 : 12유로
Total : 155.62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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