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지층 32.5%`가장 적합`…나경원 26.9%, 2위로 밀려 나경원 측 신뢰성 지적 "선거기획사가 조사 의뢰한 것으로 보여"
국민의힘 당 대표 유력 주자 가운데 한 사람인 김기현 의원이 나경원 전 의원을 제치고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가장 적합한 차기 당 대표 후보(32.5%)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김 의원이 국민의힘 지지층 대상 여론조사에서 나 전 의원(26.9%)을 앞질러 1위를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런 역전 상황에 대해 지역 정가는 나 전 의원이 최근 용산 대통령실과 저출산대책위원회 부위원장직 사퇴를 두고 대립각을 세우는 듯한 모양새를 취한 게 주요 요인인 것으로 보고 있다. 부위원장직 사퇴가 당초 나 전 의원을 지지하던 국민의힘 지지층을 이반시켰고 자연스럽게 김 의원이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나 전 의원 측이 "이번 여론조사는 선거 기획사기 의뢰한 것으로 보인다"며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해 주목된다. 나 전 의원 측 박종희 전 의원은 "여론조사를 의뢰한 언론사가 미디어 트라뷴인데 이곳의 주소와 연락처가 선거기획사인 ㈜ 플랜에이컨설팅과 동일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누군가 자신에게 유리한 결과가 나오도록 조사를`기획 의뢰`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한편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12일부터 13일까지 이틀 간 전국 성인 중 국민의힘 지지층 515명을 대상으로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적합도를 물은 결과 김기현 의원이 32.5%로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인 것으로 밝혀졌다. 반면 그동안 여론조사 1위를 이어 온 전 의원은 26.9%로 2위로 물러섰다. 김 의원과 나 전 의원의 지지율 차이는 5.6%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4.3%포인트) 안쪽이다.
이번 조사에서 윤심(尹心)이 반영됐다고 평가되는 김기현 의원의 지지율은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층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 윤 대통령 국정운영에 `매우 잘한다`라고 평가한 응답자들 중 김 의원을 지지하겠다고 응답한 사람은 43.3%였다. 이어 나경원 전 의원은 26.0%, 안철수 의원이 16.9% 순이었다.
`당대표 당선 가능성` 질문에도 김기현 의원이 35.2%로 1위를 차지한 반면 나경원 전 의원은 29.4%에 머물렀다. 안철수 의원이 15.8%, 유승민 전 의원이 6.3%, 윤상현 의원이 4.8%로 그 뒤를 이었다.
이번 조사는 무선(97%)ㆍ유선(3%)을 혼합한 임의 전화걸기(RDD),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전국 성인 1천250명중 국민의힘 지지층 515명이 응답을 마쳐 응답률 3.7%를 기록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8%포인트(국민의힘 지지층은 ±4.3%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정종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