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2007년 5월 10일, 드디어 계획했던 배낭여행을 떠나게 됐다. 8개월여의 여행 일정을 마치고 우리나라에 들어온건 올해 2008년 1월 10일. 여행하는 동안 이런 저런 많은 일이 있었지만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 하나는 바다 속 여행이다. 요즘도 자기전 눈을 감으면 떠오르곤 한다. 뜨거운 햇살.. 넓고 푸른 바다.. 다이빙 포인트를 행해 파도를 가르며 달리는 배의 엔진소리.. 고요한 바다속.. 너무나 아름다운 산호들.. 색상부터 크기까지 다양한 물고기들.. 귓가에 들리는 내 숨소리..
사실 우리나라에서 아직까진 대중화 되지 못한 스쿠버 다이빙에 대해 들어본건 여행 준비를 하면서다. 그 전까지는 나와는 별개의 세상으로 여겨졌기 때문에 별 관심이 없었었다. 그러다가 여행 정보를 찾던 중 눈에 띈 글귀 하나.. 그건 바로 지구에서 할 수 있는 우주여행과 가장 비슷한건 스쿠버 다이빙라는것이였다. 항상 궁금했었다. 우주에서 유영하는 느낌은 어떤걸까? 그래서 결정했다. 그래 이번 여행중에 스쿠버 다이빙 자격증을 따보는거야!
<상상하던 스쿠버 다이빙>
스쿠버 다이빙이란?
SCUBA는 Self-Containded Underwater Breathing Apparatus의 약자. SCUBA 다이빙은 SCUBA 즉 잠수용 수중 호흡 장치를 본인이 직접 휴대하고 하는 수중 활동이라는 뜻이다. 필요한 장비는 부력 조절 재킷인 BCD(Buoyancy Control Device), 잠수복(suit), 마스크(mask), 호흡기(regulator), 게이지(gage), 오리발(fin), 컴퓨터, 그리고 공기탱크 등이다.
(다이빙 자격증을 발급 하는 곳으로는 PADI, NAUI, BASC, SDD, TDI/SDI, SSI, CMAS/KUDA등 많은 단체가 있는데 여기에서는 PADI를 중심으로 설명하겠습니다.)
내가 다이빙을 배우기로 한 곳은 태국의 꼬따오라는 섬이었다. 날 가르친 강사님의 말에 의하면 교육 장소로서는 이 곳 꼬따오가 최고라고 한다. 다른 곳에서 교육을 받아보진 못했으므로 일단은 믿을 수 밖에..
< 꼬따오 섬의 망고베이 >
오픈 워터 다이버 코스란?
세계에서 가장 큰 프로페셔널 다이버 조직인 PADI(Professional Association of Diving Instructor)의 첫 번째 다이빙 코스. 안전하고 즐거운 다이빙을 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지식과 기술을 교육한다. 보통 3~4일이 걸린다. 처음 이틀은 이론 교육 및 수영장 실습을, 나머지 이틀은 바다에서 4회의 훈련 다이빙을 한다. 자격증을 받으면 전 세계 PADI 다이브숍에서 다이빙을 할 수 있다.
오픈 워터 다이버 코스는 4일 동안 진행되었는데 이론 교육, 제한수역 교육, 개방수역 훈련 과정으로 이루어졌다.
첫째 날과 둘째 날은 DVD 시청을 통한 이론 교육과 수영장 교육을 실시했다.
이론 교육은 약간 지루하긴 하지만 나중에 시험 통과를 하기 위해선 소홀히 할 수 없었다. 수영장 교육은 수영을 그다지 잘 못하는 관계로 좀 걱정이 되긴 했는데 별문제 없이 해냈다. 강사님 말에 의하면 자신이 가르친 사람들 중에 가장 빨리 끝냈다고.. 우쭐~ 흐흐.. 내가 보기엔 물에 대한 두려움만 없다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을듯 싶다.
<교육 받았던 다이빙 샵이 있는 리조트>
<제한 수역 훈련>
셋째 날 부터는 드디어 바다에서의 실습이 기다리고 있었다. 수영장에서 충분히 연습했다고는 하지만 막상 바다에 뛰어들 생각을 하니 가슴이 두근반 세근반.. 으..
< 다이빙 포인트를 향해 가는중>
장비 조립, 버디체크 후 싯 백롤 방법으로 첫 입수.. 아직까진 별 문제 없다. 참조물을 잡고 하강하기 시작. 헉.. 귀가 아파온다. 얼른 이퀄라이징을 해서 귀의 압력평형을 맞춰줬다. 다행히 이퀄라이징에는 별 문제가 없었다. (간혹 어떤 사람은 자동으로 이퀄라이징이 된다고 한다. 어떻게 그럴수 있을까 의문이 들긴하지만 너무나 부럽다.)
이틀에 걸친 개방 수역 훈련을 통해서는 중성 부력, 레귤레이터 찾고 물빼기, 마스크 물빼기, 예비 공기 공급원 사용, 핀 피봇, CESA(조절된 비상 수영 상승), 참고물 없는 자유 하강, 핀 피봇 오랄, 수면 나침판 항법, 호버링, 마스크 벗고 다시 쓴후 물빼기, 수중 나침판 항법등을 했다.
역시 별다른 문제 없이 패스. 이론 시험도 한번에 통과했다. 처음에는 오픈 워터 과정만 할까 했는데 오픈 워터는 교육 위주기 때문에 별로 재미없고 어드밴스드 때부터 재미있다는 말에 귀가 솔깃.. 어드밴스드 코스를 연이어 신청했다.
어드밴스드 오픈 워터 다이버 코스란?
다이빙의 다양한 재미를 느끼게 되는 과정이다. 먼저 간단한 이론 교육을 받은 후, 필수 코스인 수중 내비게이션과 심해 다이빙을 한다. 그리고 다중수심 다이빙, 난파선 다이빙, 나이트 다이빙, 조류 다이빙, 사진기술, 수중 내추럴리스트, 보트 다이빙, 수색 및 인양 등의 다이빙 중에서 3개 다이빙을 골라서 한다. 비치 다이빙이나 일일 투어, 혹은 리브어보드 투어에 참여해서 진행할 수도 있다. 대부분의 다이버들이 오픈 워터 과정과 이 과정을 병행하며, 어드밴스드 오픈 워터 다이버가 된 후 휴가마다 여행을 다니며 펀 다이빙을 한다.
어드밴스드 다이브 코스에서는 총 5회의 다이빙을 했는데 그 중 기억에 남는건 나이트 다이빙. 깜깜한 저녁에 다이빙을 하는건데 낮에 해도 긴장되는데 저녁에 다이빙을 해야 한다니.. 으~ 바다속에 들어가니 랜턴을 비추지 않으면 정말 아무것도 안보였다. 놓치면 죽는다는 생각으로 강사님을 놓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래도 좋았던건 반짝 반짝 빛나던 플랑크톤. 랜턴을 끄고 손가락을 튕기거나 내저으면 플랑크톤들이 발광하는데 마치 은하수를 보는듯 했다.
나이트 다이빙을 마치고 수면으로 올라가는데 날씨가 심상치 않았다. 헉~ 파도가 장난아니었다. 더군다나 엉뚱한 위치로 올라온거였다. 바다는 칠흑같았고 우리의 배는 어디있는지 보이지 않았다. 설마 이렇게..? 왜 영화 타이타닉의 마지막 장면이 떠오르는거냐구.. ㅠ_ㅠ 다행히도 약간 고생이야 했지만 별다른 사고 없이 배로 복귀할 수 있었다. 나중에 강사님한테 들은 바로는 바라쿠다 떼가 나타나서 자기도 약간 겁먹었다고 했다. 이 바라쿠다라는 놈들은 공격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어서 물기도 한다고.. 더구나 깜깜한 바다속에서 느닷없이 등장을 했으니 그럴만도..
그런데 난 바라쿠다 떼들을 본 기억이 안난다. 아무래도 긴장을 너무 했나보다.
이렇게 어드밴스드 오픈 워터 다이버 자격증까지 드디어 무사히 취득. 이후 남은 과정은 레스큐 다이버 코스와 다이브 마스터 코스인데 이번 여행중에는 무리이기도 하고 그냥 즐기기 위한 펀 다이빙만 할건데 그 정도까지는 필요 없을것 같았다.
레스큐 다이버 코스란?
사고 상황에 대한 대처 능력을 기르는 3일짜리 코스로, 다이빙 지도자가 되기 전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다이빙 사고 발생시 적절한 응급 조치를 시행할 수 있도록 다이버를 끌어내는 법, 인공호흡법, 심폐소생술, 잠수병 등의 이론과 기술을 배우지만, 이 코스의 주된 목적은 사전에 문제를 예방하는 데 있다.
다이브 마스터와 강사 코스란?
PADI 다이브 마스터 등급부터는 전문가다. 그런 만큼 코스를 이수하는 데 오랜 시간이 필요한데, 보통 1~2개월 정도 걸린다. 다이브 마스터는 담당 강사를 보조하며 노하우를 배우는 인턴쉽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다이브 마스터가 되면 레크리에이션 다이빙을 진행할 수 있고,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강사를 보조할 수 있다.
강사가 되려면 약 2주간의 고난이도 훈련인 강사 개발 코스(IDC)를 거친 뒤, PADI 본부에서 주관하는 국제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다이빙의 모든 것에 대한 상세한 이론과 리더쉽, 교육하는 방법 등을 배운다. 최초의 자격증을 받은 지 6개월 지나고, 100회 이상 다이빙을 해야 코스에 등록할 자격이 주어진다. 강사가 되면 다이브숍에 등록해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다.
꼬따오에서는 10회의 펀다이빙을 했는데 역시 교육 받을 때의 다이빙과는 틀렸다. 말 그대로 Fun~ 그냥 즐기기만 하면 됐다. 그리고 첫 번째 펀 다이빙때 상어를 봤는데 약간 무서웠다. 버디였던 마스터가 공기통을 땅땅 두드리자 상어가 그 소리를 듣고 다가오는데 별별 생각이 다들었다. 사전에 사람을 안문다는 사실이야 듣긴 했지만 머리에 각인된 상어의 이미지 때문인지 떨리는건 어쩔수 없었다. 더군다나 바로 앞에서 이빨을 드러내며 물고기를 잡아먹는 장면까지 봤는데 말 다했다.
<다이빙 중>
원래 계획은 꼬따오를 떠난 이후의 여행 중에 펀 다이빙을 많이 하려고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보라카이와 보홀에서 펀 다이빙 해본게 전부.. 팔라완이 다이빙 하기 좋다는 소리를 많이 들어서 그곳에서 본격적으로 다이빙을 한번 해보려고 했는데 뜻하지 않은일로 그 계획이 무산된게 지금도 아쉽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꼭 해보고 싶은건 리브어보드 투어다. 몇박 몇일동안 바다 멀리 나가 배에서 자고 먹고하며 다이빙을 하는건데 생각만해도 기대가 된다. 그리고 블루홀.. 언젠가 내 로그북에 블루홀이란 단어가 적히길 기대해본다.
블루홀이란?
블루홀이란 이름은 우주에 있는 블랙홀을 연상시킨다 해서 붙여진 것으로, 바다 가운데 움푹 패인 지형을 일컫는 말이다.
<블루홀>
로그북
로그북은 자신이 다이빙했던 날짜, 시간, 수심, 탱크 잔압, 포인트의 특성, 보았던 수중 생물 등을 자세히 기록하는 다이빙 일자라고 할 수 있다. 보통 함께 다이빙을 한 강사, 다이브 마스터, 버디의 사인과 다이브숍 자체의 도장을 찍는다. 최신 다이브 컴퓨터에는 모든 다이빙 자료가 저장되기 때문에 PC로 연결해 파일로 로그북을 관리하는 다이버들도 있다. 로그북은 본인의 발전을 위해서도 중요하지만, 다음 코스 자격증을 받을 때 요구하는 로그 횟수를 증빙하는 자료 역활을 하기도 한다.
그럼 스쿠버다이빙의 매력은 뭘까? 그것은 바로 자유가 아닐까 싶다. 많은 사람들이 한번쯤은 하늘을 날고 싶다거나 우주에서의 유영을 꿈꿔 봤을 것이다. 그런 꿈들은 자유롭고 싶다는 갈망에서 온게 아닐까? 우리는 지구에 사는 이상 중력이라는 힘에 구속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그 힘으로 부터 벗어나고자 그런 꿈을 한번쯤 꿈꾸는게 아닐까 한다. 스쿠버다이빙은 그런 꿈을 이루어줄수 있다.
스쿠버다이빙의 또 다른 매력은 바다속이 또 하나의 세계라는거다. 일상 생활에서는 볼수 없는 전혀 다른 또 하나의 세계를 탐험한다는 느낌... 이것 또한 많은 이들이 스쿠버 다이빙을 하는 이유중에 하나일 것이다.
한번 떠나보고 싶지 않은가? 또 다른 세계로의 여행으로 말이다.
참고 서적 : 여자 혼자 떠난 바다 속 세계여행 그랑블루
첫댓글 회사에서 사내 웹진을 만드는데 기사를 모집하더라구요.. 거기에 응모한 글입니다. 채택되면 20만원 아차상 5명은 10만원이던데.. 최소 아차상은 받겠지 하고 혼자 김치국 들이키는중.. ㅋㅋ
제대로 염장이십니다. ㅠㅠ
염장은 무신~ 여름휴가때 댕겨와라~ ^^
메이두 자격증있을텐디??? 잼거따 ㅎㅎ ..근데 난 어릴때 저수지등지에서 빠져서 딥블루에대한 막연한 공포가 ㅠ.ㅠ
맞어~ 메이두 있쥐~~ 언제 한번 메이랑 같이 해야 되는뎅..
우와~나도 저런 바다 들어가보고 싶어욧!! 나는 서해안에 들어가서 아무것도 안 보였다는..ㅋㅋ너무 이쁘네요~ 블루홀 가보고 싶다..ㅋ
닉이랑 어울리는데요? ^^ 우리나라는 아무래도 시야가 잘 안나오죠.. ^^;;
우리나라 서해와 동해는...![ㅠㅠ](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9.gif)
... 딱 10 번 쯤 해보고 안한지 7년째... ![ㅋ](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5.gif)
![ㅋ](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5.gif)
![ㅋ](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5.gif)
오래되셨네요~ 전 제주도 함 가보고 싶던데~ ^^
와.....천몽오빠 여행하고 돌아온거구나....멋지다~!
땡큐~ 저번에 봐서 반가웠어~ ^^
6월초에 일찌감치 여름휴가가서 스쿠버 다이빙하고 오려는데, 천몽님 글을 보니까 이해가 더 쉬워요~^^ 처음하는거라서 오픈워터까지는 도전못하고 일일체험으로 맛보고 올거에요, 기대기대 +_+
이해가 더 쉬어졌다니 감사합니다 ^^ 일일체험도 좋긴한데 펀 다이빙보다는 비싸요 >_<
와~ 언제봐도 멋진 블루홀 ^^* 스쿠버다이빙 정말 멋져요~ 난 물공포증이 있어서 평생못하겠지만 ㅠ_ㅠ
물 공포증 이겨내면 되지~~ 하다보면 다 돼~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