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희의 집
작가 ; 에디스 와튼(1862-1937)
초판 발행 ; 1905
부분적으로는 러브 스토리, 부분적으로는 사회 비판적 소설인 『환희의 집』은 남녀 간의 연애라는 희망적인 장면으로 시작한다. 여주인공 릴리 바트는, 비록 결혼은 사회적으로 더 좋은 조건의 남자와 하려고 마음먹고 있지만, 어찌되었든 보잘것없는 고상한 지식인인 로렌스 셀든과 사랑에 빠진다. 오스틴을 연상시키는 가벼운 터치와 고전적인 재치로, 와튼은 성적 매력의 절정을 자랑하는 아름답고 세련된, 가문 좋은 여주인공을 만들어냈다.
전통적인 로맨스의 외적 요소들은 다 갖추고 있으면서도 이야기는 마냥 편하게만 흘러가지 않는다. 릴리의 여성적 매력은 지적 자유에의 장애로 간주되고, 욕망의 대상으로서 완벽한 릴리는 여성적 독창성의 낭비이자 상품화된 여성의 상징이 되었다. 이 소설의 진정한 강점은, 스스로의 인생을 설계해나가는 독립적인 여성으로서의 릴리와 자본과 권력, 성적 불평등에 의해 지배되는 사회의 무기력한 인질로서의 릴리의 시각을 번갈아가며 능숙하게 표현한 와튼의 재능이다. 표면적인 물질과 사치를 사랑하는 릴리는, 지배자인 동시에 피지배자이며, 평온하면서도 상처받기 쉬운, 문학사상 가장 매력적인 여주인공 중 하나다.
고모의 집에 얹혀 사는 미모의 여성 릴리 바트는 뉴욕의 상류층에 편입하기 위해서 사교계에서 활동한다. 엄격한 규율과 도더적 책임감은 사라지고, 돈이 최고의 가치가 된 사회에서 릴리는 자신을 만족시킬 재력을 소유한 남성과 결혼을 꿈꾼다. 하지만 릴리의 꿈은 그녀가 어느 부유한 남자의 정부가 되었다는 추문에 휩싸이면서 끝나게 된다.
당시 뉴욕의 상류 사회를 경박한 사회라고 불렸던 작가는 릴리를 통해 그 사회의 비극적 의미를 보여 주며 세속적 삶과 사랑의 의미를 이야기 한다. 상류 사회로 편입하여 신데렐라가 되고자 하는 욕망과 그러한 욕망에 대한 환멸 사이에서 갈등하던 릴리는 여러 사건을 겪으며 점점 추락한다. 그녀는 진정한 자아를 드러낼 때마다 추락을 경험하고, 결국 자신이 경박한 사회 속으로 들어 갈 수 없음을 깨닫게 된다.
<에디스 와튼 1862-1937>
1862년에 뉴욕에서 전통이 있는 상류 가문에서 태어났다. 유년시절에는(1866-72)에는 유럽의 여러 나라를 여행하고, 머물면서 보냈다. 때문에 학교에서 교육을 받지 않고 가정교사에게 교육을 받았다. 아버지의 서재에 꽂혀있는 문학, 철학, 종교 서적 등을 탐독하면서 공부의 질가 양을 넓혔다. 이로서 문학적 교양을 쌓았다. 1878년에 첫 시집을 출간했다.
1885년(23세)에 13년이나 년상인 에드워드 코민도 와튼과 결혼함으로 와튼이라는 성을 얻었다. 결혼생활은 행복하지 못했다. 보수적인 결혼 생활과 자신의 사회적 지위, 작가로서의 사회 생활이 갈등을 일으키면서 심한 신경쇠약에 걸렸다.
신경쇠약을 치료할 겸 유럽으로 건너가서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면서 보냈다. 이때부터 소설을 썼다. 자기가 머문 유럽의 여러 지역의 역사, 문화, 종교, 건축 등에 관한 글을 썼다.
1913년에 남편과 이혼한 후에 1937년에 죽을 때까지 프랑스에서 살았다. 그래서 미국작가이면서도 간혹 프랑스 작가로 분류하기도 한다. 문학 활동은 시와 단편을 잡지에 발표하면서 하였다.
1905년에 발표한 ‘환희의 집’은 뉴욕의 본질에 대한 년대기적 기록으로서 성공을 거둔다. 당시의 문단에서 좋은 평가를 해주었다. 대중적인 인기도 아주 높았다.
헨리 제임스,싱클레어 루이스, 장 콕토, 앙드레 지드 등 당대의 최고의 문인들과 교류하면서 문학자로서 지평을 넓혔다. 1차 대전 때는 프랑스에서 구호활동을 했다.
1920년에 발표한 ‘순수시대’로 여성 최초로 플리쳐 상을 받았다.
문학적 업적으로 1923년에는 예일대학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았고, 1927. 28. 30년에 노벨상 후보에 올랐다.
오만과 편견』의 제인 오스틴이 영국을 대표하는 여성 작가라면 이디스 워튼(Edith Wharton, 1862~1937)은 미국을 대표하는 여성 작가라고 할 수 있다. 두 사람 모두 결혼이라는 주제에 몰두했고, 자신들이 속한 사회를 익살스럽고 통렬하게 비판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제인 오스틴이 사회적 지위와 경제적 안정을 확보하기 위해 결혼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여주인공들을 주로 그렸다면 워튼은 결혼이라는 사회적 관습이 개인의 행복 추구와 어떻게 상충되며 어떻게 그것을 억압하는지 보여준다. 오스틴은 결혼 이전에, 워튼은 결혼 이후에 집중하며 오스틴의 결혼이 사랑의 결실이자 해피엔딩으로 그려진다면 워튼의 결혼은 주인공들의 사랑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그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