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초반 대학 미팅 때 만났던 여대생을 데려다 주면서 처음 목동이란 동네를 접했다.
그녀를 집에 데려다 주고 버스를 잘못 타 끝없이 가게된 대규모아파트 단지들의 규모를 처음 접했던 당시의 그 감탄사란.
그 이름도 아름다운 파리공원, 주변의 교회에선 찬송가가 울려퍼지고.... 무언가 주거지로서의 아늑함이 느껴졌던 곳.
한 때 홍수가 오면 잠긴다던 선입견을 뒤로 하고 이제 69층 규모의 으리으리한 하이페리온이 현대백화점 로고와 함께 밤을 불밝히고 , SBS와 동양파라곤의 독특한 건축물도 그 중심상업지로서의 기틀을 잡고 있는 곳.
사람들은 주거지에 대한 기본적인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
내 자식이 학교와 학원을 내 집앞 드나들듯 건널목만 건너면 도보로 통학이 가능해야 하고, 이마트 같은 할인매장과 서부간선도로, 내부순환로, 강변북로와 올림픽도로같은 자동차전용도로도 있어야 하고.
현대 같은 최고급백화점,반디앤 루니스같은 서점, 목동CGV같은 영화관도 있어야 한다.
한강까지는 아니라도 안양천같은 고수부지도 있으면 좋고, 유흥가 같은 시설은 절대 있어서도 안된다.
지하철은 사통팔달 다 연결될 수 있어야 하고, 조만간 생기는 9호선처럼 강남접근성은 그 중에서도 필수.
그렇지만 너무 오밀조밀한 아파트만 있는 것은 심심하다.
높디 높은 주상복합(하이페리온, 삼성쉐르빌)과 제대로 된 상업건물(SBS목동사옥과 종교방송)과 대형병원(이대목동병원) 등의 상업중심지로서의 네온싸인도 번쩍이며, 정자동 노천까페같은 분위기 좋은 까페와 청담동류의 고급체인음식점, 빕스나 TGI같은 패밀리 레스토랑도 있어야 한다.
그리고 당연하게 새로 개발되는 재개발(신정뉴타운)과 신규분양(삼성 트라팰리스)가 계속적으로 주변의 집값을 들썩여주어야 한다.
목동이 지금과 같은 폭등이 된 것이 몇년 전이라고 생각하는지?
불과 2년 전만 해도 지금의 광진구나 마포구보다 조금 나은 형편이었고, 분당에도 밀리고 있던 시절이 있었다.
그 때 수많은 사람들이 하던 말
목동은 이래서 안된다, 저래서 안된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목동은 위와 같이 나름대로의 인프라를 계속적으로 쌓아왔다.
그리고 기회는 왔다.
그 때 강남, 서초 , 송파, 분당 , 하물며 용인까지 퍼져나가는 그 분위기에서 억눌리고, 억눌리던 중 한 중앙신문에 발표된 하나의 호재.
양천구 중학교의 외고, 과학고 진학률 1위
그것으로 촉발된 가격폭발의 시작은 그 응집력의 폭발력으로 강남마저도 혀를 내두를 정도의 주거지로 부상하는데 1년이란 시간이 걸리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 당시 대학친구의 형님이 상계동에 공무원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어 놀러간 적이 있다.
끝없이 펼쳐진 아파트 단지들,
사거리마다 펼쳐지는 은행들과 근린상가 사이에서 무언가 모를 콘크리트 세상의 답답함을 절감했을 지도 모르겠다.
이후 노원에 대해 생각해 보면, 목동과는 다른 조그만 평형대의 수많은 세대가 사는 영세한 아파트 단지 정도의 생각을 벗어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잠실주공을 생각해 보자.
15평이 몇억을 하는 재건축 호재가 발생하기 전의 저층 잠실주공단지에는 누가 살고 있었나?
지금 수많은 경쟁건설사들이 짓고 있는 저 아파트들도 이전에는 영세한 시민들의 보금자리였던 것이 아닌가?
여러가지 상황에서 노원은 목동의 전철을 따라가고 있다.
'항시 비교하고, 비교당했지만 그래도 노원은 아니다'던 그 기존의 선입견은 여전히 수많은 사람들에게 아직까지도 인식되고 있지만, 그것은 목동의 예에서 보듯이 결과가 바뀌면 그것은 언제든 바뀔수 있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상징적인 노원과 목동의 공통점은 학군과 잘 정비된 택지지구에 주거지역과 상업지역이 적절히 잘 분배된 주공아파트라는 것.
일단 학군인 중계사거리를 보면,
이제 주변의 직장사람들도 은행사거리는 다 안다.
하물며, 그 학군 좋은 평촌을 주변에 두고 있는 과천 주공의 재건축 아파트를 가지고 있는 사람도 중계동으로 이사갈 계획을 하고 있을 정도니까.
목동의 외고, 특목고 진학률이 언론을 통해 사람들에게 알려졌듯, 중계동의 진학률과 학원가도 언론에 의해 수없이 알려지고 있다.
노원구가 이미지가 안좋긴 해도 중계동 은행사거리는 이제 하나의 브랜드가 되어 거주한다는 이유만으로 부러움의 대상이 될 수 있을 정도가 되었으니 어찌 보면 참 감개가 무량할 일이다.
은행사거리는 아무런 가능성 없어 보여 끝없이 나락으로만 추락했던 노원구의 분위기를 쇄신시켰다는 점에서 아무리 무어라 해도 최고의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일 뿐이다.
이제 이러한 시작을 불붙일 호재가 있어야 한다.
목동의 장점은 택지지구 규모의 아파트단지에 적절히 배치되어 있는 상업지역과 주거지역의 재건축이 가능한 주공아파트 단지라는 점이다.
여기서 상계동이 목동과 다른 차이점이 있다면 그냥 오밀조밀하기만 한 아파트 단지의 연속물과 소형평형 위주로 구성되어 재건축, 리모델링의 수익성 여부가 외부사람들의 진입을 망설이게 하고 있다는 거.
그리고 이것에 대한 해결방안이 노원구가 훌륭한 주거단지로 거듭나기 위한 절명의 과제가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전체적인 땅값이 올라야 한다.
재건축을 하던, 리모델링을 하던, 일단 하고 나서 그 이상의 가격으로 매매되어 수지가 맞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새로운 수요가 외부에서 끊임없이 들어와야 하고, 그들의 수요를 유발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계속적으로 상승할 수 있다는 믿음을 줄 수 있는 개발호재가 계속되어야 한다.
중계동 은행사거리의 30평대가 청구와 건영3차를 중심으로 조만간 6억을 넘어설 것으로 보이며, 일부는 넘어섰다고 한다.
그리고 이것을 기준으로 외부수요는 끊임없이 계산을 한다.
그러면서 중계주공과 상계주공의 30평대는 대부분 4억을 넘어서고 있다.
리모델링비 평당 3백5십만원을 적용하면 벌써 5억 5천만원대가 현재 시세라는 뜻인데, 이를 통해 보면 외부인의 판단기준으로 중계동 아파트가 6억에서 더 이상의 상승여력이 충분하다는 뜻이며 이들 주공은 리모델링을 통해 그 이상의 상승여지가 가능하다고 본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러한 외부의 계산은 끊임없이 유입되고 있는 주공8단지 재건축아파트와 리모델링 추진위가 구성된 보람아파트와 상계뉴타운의 재개발지분에서도 여지없이 나타나고 있다.
국민은행 시세에서 도봉운전면허시험장의 오른편에 있는 상계주공7단지 30평형대는 이번주에만 4천만원이 넘게 올랐으며, 사실상 매물이 없다.
주변의 임광과 대림 역시 마찬가지며, 이는 창동기지와 운전면허 시험장이 막연한 개발가능성이 아닌 집값에 연결되는 구체적인 계획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이제 롯데 등 부지매입선정, 개발조감도 발표, 공사착공, 준공, 입주시까지 몇 단계 상승단계의 첫 발을 내딛는 것이며, 주변에 지어지는 아파트의 가격이 오르면 오르는 대로 재건축이나 재개발의 사업성은 긍정적으로 변해갈 것이다.
이것이 긍정적인 상승효과를 내기 시작하면 금방이다.
잠실주공 30평대가 10억을 넘어간다고 하나 대부분 20평대에서 40평대 크면 50평대이다.
상계주공의 리모델링과 재건축을 통해 재탄생되는 평형구성도 약간 적기는 하겠으나 대부분 이와 같지 않을런지.
잠실 롯데캐슬과 갤러리아 팰리스 주상복합 정도의 상업지역은 창동기지창 안에서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
또한 학군과 주거지로서의 잘 다져진 기반은 대형평형의 고가분양도 실패할 가능성이 거의 없어 보인다.
처음에는 불가능해 보였던 고층 대형평형의 개포우성과 은마 아파트도 주변 도곡동과 대치동의 아파트값 상승으로 인해 사업성 없어 보이던 시각에서 황금알을 낳는 오리로 변신했다.
30년 가까이 된 고층대형평형의 개포우성과 작년에 새로 지어진 대치 동부센트레빌이 평당가에서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는 현실을 우리는 눈 앞에서 목도하지 않았는가?
소형평형 때문에 사업성이 없는 것이 아니고, 비록 소형평형이더라도 재건축, 리모델링 후 아파트 값이 기대 이상으로 가격이 뛴다면 사업성은 충분한 것이다.
언제나 되고 나면 그렇구나 해놓고 또다른 성장의 가능성에서는 또다시 선입견에 빠져서 남들을 따라간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남들을 따라가서는 앞서갈 수 없다.
설령 그렇게 해서 꼭지점에 매입을 하더라도 그렇게 되면 그냥 살아버리면 그만이다.
현실적으로 이 돈으로 서울 경기 어디에서 집을 구입해서 살아갈 수 있겠는가?
노원구가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창동기지창과 도봉운전면허 시험장 주변을 중심축으로 하여야 한다.
그리고 중계동의 상승이 바로 상계동 재건축과 리모델링 수익성을 대폭 높여준 것처럼 서로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여 새로운 고급주거지로서의 노원을 기대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