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속의 한국기업] 中國진출 전략 다시 짜라 |
[ 한국경제/경제 : 2004.08.22 17:22 ] |
또 중국정부의 긴축정책이 영업에 타격을 주고 있으며,중국시장의 치열한 "가격파괴"경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한중수교 12주년(24일)을 맞아 한국경제신문과 KOTRA가 공동으로 중국내 한국투자기업 5백29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재중(在中)한국기업 경영실태조사"에서 밝혀졌다. 조사결과 중국에서 내수판매를 하고 있는 기업중 58.1%가 주요 경쟁상대 기업으로 중국기업을 꼽았고,52.8%는 "중국기업과 기술격차가 전혀 없는 실정"이라고 답했다. 중국기업과 2년이하의 기술격차가 있다는 기업은 20.2%였다. KOTRA 중국본부 이효수 본부장은 "국내기업들이 중국시장에서 기술우위가 날이 갈수록 약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기술우위를 잃게 될 때 우리기업은 중국시장의 영원한 아웃사이더로 밀려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술 경쟁력뿐만 아니다. 중국진출 우리나라 투자기업들은 중국시장 거의 전 분야에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가격파괴"로 허리가 휠 지경이다. 여기에 전력난으로 공장라인이 멈춰 서는가 하면 원자재난,법.제도의 급변,복잡하게 꼬이기 시작하는 인사관리 등 여러 분야에서 중대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발등의 불은 중국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긴축정책이다. 긴축정책이 영업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느냐를 묻는 질문에 응답기업(사무소를 제외한 5백16개 기업)의 75.8%에 달하는 3백91개 업체가 "직접적인 타격 또는 부정적 영향 가시화"라고 응답했다. 반면 "영향을 받지 않으며,앞으로도 문제없다"는 응답은 83개(16.1%)업체에 그쳤다. 경기긴축이 우리기업을 옥죄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급격한 성장에 익숙했던 국내기업에게 긴축정책은 낯설은 것이다. 그러나 "긴축은 단지 성장속도 조절만이 아니라 성장방식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는 중국 경제전문가들의 충고를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외자기업이라는 이유로 특혜를 받고,"관시"(關係)로만 문제를 해결하려는 등의 기존 중국 상관행에 근본적인 변화가 오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에서 뛰고 있는 비즈니스맨들은 급변하고 있는 사업환경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에 대한 답을 알고 있었다. 그들은 조사에서 "중국비즈니스 전략을 제로(0)상태에서 재점검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변화하고 있는 유통시장을 어떻게 공략할 것인지,관시의 시대가 가고있는 지금 어떻게 우리의 이익을 지킬 것인지,중국 인재는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을 새로 짜야한다는 지적이다. 새로운 환경변화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한다면 한국기업은 중국에서 3류로 전락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중국정부의 고구려사 왜곡문제를 둘러싸고 우리나라에서 "중국 환상론"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 정치.외교에세 뿐만 아니다. 이제 한-중 경제협력에서도 새롭게 중국을 평가하고,전략을 다시 짜야하는 시기가 온 것이다. 상하이=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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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속의 한국기업] ① 진출기업 현주소 실태조사 |
[ 한국경제/경제 : 2004.08.22 17:28 ] |
이제 중국은 우리의 호불호(好不好)를 떠나 함께 가야하는 존재가 됐다. 중국대륙 진출 한국기업들은 어떻게 사업을 펼치고 있으며,앞으로 어떻게 해야 성공할 것인가. 한국경제신문은 이에대한 해답을 구하기 위해 심층분석 기획시리즈를 준비했다. 우선 KOTRA와 공동 기획으로 "재중(在中)한국기업 경영실태설문조사"를 실시했다. 5백29개 업체가 참여한 이번 조사를 통해 "우리나라 기업의 중국비즈니스 실태"를 점검해본다. <>최대 성패요인은 기술력=중국은 세계최고 기술이 경쟁을 벌이는 "다국적 기술 경연장"으로 변하고 있다. 이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첫번째 조건은 역시 기술경쟁력이었다. 흑자기업만을 대상으로 조사한 "최대 성공요인"질문에서 응답자(복수응답 5백62업체)의 45.2%에 달하는 2백54개 업체가 "기술경쟁력"이라고 답했다. 다음으로 많이 꼽은 "적절한 투자지역"(1백16명)보다 두배 이상 높은 수치다. 중국비즈니스의 핵심은 역시 기술이라는 얘기다. 실패원인 역시 기술경쟁력이었다. 고전하고 있는 기업(1백35개)을 대상으로 "실패의 가장 큰 이유"를 묻자 "기술경쟁력 약화에 따른 중국업체의 추격"(20.8%)이 가장 많았다. 또 다른 실패 요인으로는 파트너선정 오류(19.3%),법.제도환경 미숙(17.0%) 등이 지적됐다. 이는 중소기업들이 초기 진출과정에서 중국투자를 치밀하게 준비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무역협회 상하이지사 송창의 지사장은 "국내에서 기술경쟁력이 뒤진 업체는 중국에 와도 성공하기 어렵다"며 "기술없이는 중국에 올 생각도 말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유통망 허약=중국 사업에서 필수불가결한 요소 중 하나가 유통이다. 소비자에게 다가가기 위한 유통망이 약해 결국 보따리를 싸는 경우가 많다. 우선 중국 투자기업의 생산품 내수(중국시장)판매 대(對) 수출 비율 조사에서는 수출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대상 제조업체(4백66개)중 60.3%에 달하는 2백81개 업체가 "전량 수출 또는 수출비율 높다"고 답한 반면 "내수 또는 내수비율 높다"는 업체는 35.0%에 그쳤다. 이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아직 중국을 내수시장 공략기지보다는 수출 임가공 단지로 여기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내수기업의 경우 응답자의 52.7%가 "중국파트너에 유통을 전적으로 맡긴다"고 말해 독자 유통망 구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을 중국파트너에게 의존한다면 당연히 시장침투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내수 유통기업의 57.5%는 "월 가구 소득 2만위안(약 3백만원)이상의 중국 고소득층을 타깃으로 정하고 있다"고 밝혀 고급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법(法)보다는 "관시"(關係)에 의존=중국비즈니스에서 무시하지 못할 것이 관시다. 조사대상의 69.1%는 "관시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응답, 우리나라 기업들이 중국관계 인사들과 폭넓게 교류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진출 기업들은 또 법률에 따른 사태해결 절차를 가급적 피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전체 기업의 24.6%만이 "소송을 경험했거나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파트너와 각종 계약 체결시 법률전문가에게 검토를 의뢰하느냐"는 질문에 전체 조사 대상의 21.8%가 "전혀 받고 있지 않다"고 밝혔고, "계약체결의 25%이하만을 의뢰한다"는 답이 38.5%에 달했다. 상하이에서 활동하고 있는 법무법인 대륙의 최원탁 변호사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정확한 법률적인 검토 없이 사업을 추진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관시는 막힌 것을 잠시 풀어주는 역할에 그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긴축,발등의 불=중국정부의 긴축정책이 서서히 중국진출 기업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났다. 가장 큰 어려움은 "판매대금 회수"(조사대상의 34.7%)이었다. 경기긴축으로 자금이 돌지 않아 경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얘기다. 이밖에 내수위축에 다른 매출감소(25.1%), 자금조달(11.6%), 원자재 구매(11.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의 54%업체가 투자를 더 해야할지를 관망하고 있고, 9%는 이미 경기긴축 영향으로 투자를 백지화했거나 또는 투자시기를 연기키로 결정했다. 경기긴축이 매출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조사대상(3백89개 업체)의 58.1%가 "올 순익의 10%이내", 29.0%가 "10-20%의 순익감소 우려"라고 답했다. 아직은 크게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는 얘기다. 그러나 "긴축으로 인한 부정적 영향이 가시화된다"라는 응답이 절반을 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피해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상하이=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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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속의 한국기업] ① 진출기업 토착화 아직 멀었다 |
[ 한국경제/경제 : 2004.08.22 17:31 ] |
고급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외출파"와,사무실에 남아 10위안(약 1천5백원)짜리 도시락을 시켜 먹는 "잔류파"다. "외출파"는 모두 한국파견 주재원이다. 이들은 점심시간만 되면 약속이라도 한 듯 함께 몰려나가 식사를 한다. 이들이 빠져나간 뒤 현지 중국직원들은 삼삼오오 회의실로 모여 배달 된 도시락을 펼친다. 중국인 직원은 "한국 직원들이 자기들끼리 나가 식사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 냉소적인 반응을 보인다. "그들은 한국인이잖아요. 관심 없어요"라는 분위기다. 한국직원과 중국직원은 이렇게 갈려있다. 한국기업들의 토착화 정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이같은 경향은 한경-KOTRA공동조사에서 잘 나타난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현지 직원들의 능동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 약한 면을 보여주고 있다. 전체 응답기업의 53.1%가 관리직(공장관리 포함, 부장급 이상)의 현지인 채용 비율이 20%이하였다. 이러한 기업을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이 60%,중소기업이 51.5%로 중소기업의 현지인 채용비율이 다소 높았다. 관리직의 현지인 비율이 낮다는 것은 곧 중국직원의 승진 욕구를 억누르는 요소가 된다. 현지인들은 "한국인 상사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수족에 불과할 뿐"이라는 패배감을 가질 수 있다. "이 회사에 근무하면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다"는 비전이 없기에 그들은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회사가 나타나면 언제라도 직장을 옮긴다. 중국의 현지 관리직 직원 중 가장 높은 직위를 묻는 질문에 전체 조사대상의 43.8%가 "과장급"이라고 응답했다. 반면 현지직원이 "총경리(사장급)"에 오른 기업은 8.8%에 그쳤다. 이는 중국진출 기업의 현지 인력 활용도가 낮다는 것을 보여준다. 총경리를 과감하게 중국인으로 선임하는 구미기업과는 달리 우리나라 기업은 한국인 사장이 직접 회사를 경영하는 형태를 띠고 있는 것이다. 현지 직원의 동참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또 다른 요소는 교육이다. 교육투자를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관리직 직원의 한국방문 교육 횟수"를 묻는 질문에 응답업체의 60%가 "방문교육이 거의 없다"고 답했다. "1년에 한번"은 23.3%, "1년에 2~3회"는 15.8%의 비율을 보였다. "수시로 방문한다"는 대답은 5.0%에 그쳤다. LG전자 베이징본부 최만복 부사장은 "단순히 월급으로 현지 직원을 잡아두는 시대는 지났다"며 "그들에게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다양한 인사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다. 베이징=오광진기자 kjoh@hankyu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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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속의 한국기업] ① 조사 어떻게 했나..529개 기업 대상 |
[ 한국경제/경제 : 2004.08.22 17:31 ] |
조사는 중국 내 우리나라 기업들의 지역별,산업별,규모별 분포를 감안해 표본을 추출함으로써 객관성을 최대한 높였다. 우리나라의 진출이 많은 18개 성(省)에 자리잡고 있는 주요 기업 5백29개 업체(17개 산업)가 조사에 참여했다. 중국진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로는 최대 규모다. 특히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각각 4백2개,1백27개씩 참여함으로써 규모별 경영환경을 비교할 수 있도록 했다. 조사는 지난 7월19일부터 8월7일까지 약 3주 동안 직접방문 우편 전화 등의 방법으로 실시됐다. 조사에 동원된 인원만 약 60명이 넘는다. 설문은 경영일반,최근의 경기긴축 영향,구체적인 경영활동 등 3개 분야로 나눠 모두 60문항으로 구성했다. KOTRA중국본부에서 시장분석을 담당하고 있는 박한진 차장은 "이번 조사가 국내 기업들의 중국비즈니스를 종합적으로 살필 수 있는 중요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며 "이같은 조사를 정례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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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속의 한국기업] 재중(在中)한국기업 경영실태 설문조사 |
[ 한국경제/경제 : 2004.08.23 08:31 ] |
설문조사 : ‘재중(在中)한국기업 경영실태 설문조사’ 주 관 : 한국경제신문 - KOTRA 조사대상 : 중국 주재 한국 투자기업, 529개 업체 참여(대기업 127개, 중소기업 402개) 조사기간 : 2004. 7. 192004. 8. 7 조사방법 : 직접방문, 우편, 전화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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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속의 한국기업] ② 중국은 유통 혁명중 |
[ 한국경제/경제 : 2004.08.23 17:22 ] |
기존 관점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지금 마케팅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우리나라 투자기업이 내수시장 공략은 주로 중국파트너(또는 대리상)에게 맡기는 방식이었다. 본사와 KOTRA의 조사에 따르면 내수공략 업체 중 절반 이상이 이 방식으로 상품을 유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금 유통시장은 이같은 단선식 방법으로는 소비자에게 다가갈 수 없을 만큼 다양화되고 있다. 홈쇼핑이 등장하는가 하면,월마트(미국)까르푸(프랑스)로터스(태국) 등 세계적인 체인점들이 중국 유통네트워크를 깔아놓고 있다. 올 연말로 예정된 유통시장 완전개방을 앞두고 중국에서 "유통혁명"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제 그 변화를 읽고,전략적으로 대응하는 게 차이나 비즈니스 성공의 최고 키워드가 되고 있다. 중국 대리상에 맡겨버리는 허약한 유통방식이 아닌 다양화,복잡화하고 있는 새로운 유통채널에 물건을 실어보낼 방법을 고민해야하는 것이다. 상하이 업계에서 나돌고 있는 "LG핸드폰 대박 스토리"는 이를 보여주는 사례다. LG가 칭다오공장에서 GSM방식 핸드폰을 생산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5월 1일.LG가 중국에서 GSM방식 핸드폰을 출시하기는 처음이었다. 소비자가 이를 알 턱이 없었다. LG는 어떻게 이 제품을 판매할까 고민했다. 그때 구세주 같은 존재가 LG앞에 나타난다. CJ가 상하이의 최대 미디어그룹인 둥팡TV와 공동으로 설립한 TV홈쇼핑업체인 둥팡CJ가 그것.유통망을 잡아야 하는 LG와 시장에 많이 깔리지는 않았지만 품질 좋은 제품을 찾던 둥팡CJ의 이해가 맞아떨어졌다. 7월부터 방송이 시작됐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방송 후 LG핸드폰은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했다. 1주일 두 번 소개되는 이 제품은 요즘 한 주 평균 7백~8백대가 팔리고 있다. "처음에는 이미지 광고나 하겠다는 생각으로 홈쇼핑TV에 내보냈습니다. 그러나 얼마 후 주문이 쏟아졌습니다. 제품이 딸려 방송을 잠시 중단했을 정도입니다. 전략을 바꿨습니다. 이게 곧 유통이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중국 유통시스템이 급변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습니다"(LG전자 상하이판매법인 전창수 상무) LG핸드폰의 성공은 곧 CJ홈쇼핑에게도 커다란 이득이다. 이 회사가 중국에서 홈쇼핑 사업에 나선 것은 지난 4월1일. 요즘 하루 5시간 방송에 약 80만~1백만 위안(1위안=약 1백50원)의 매출액이 오른다. 초기 1천5백만 위안에 그쳤던 월 매출액은 지금은 3천만 위안에 달하고 있다는 게 둥팡CJ의 설명이다. 현지 언론은 "둥팡CJ가 상하이 유통패턴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왔다"고 평가하고 있다. CJ홈쇼핑의 활약은 유통망 확보에 목말라하고 있는 한국 상품에게 출구가 되고 있다. 둥팡CJ 홈쇼핑 판매량의 25%가 한국제품이다. TG(삼보)컴퓨터, 참존화장품, 코리아나화장품, 밀폐용기 락&락 등이 둥팡CJ홈쇼핑에서 히트상품으로 부상하고 있다. 둥팡CJ이 중국시장 공략에 나서는 한국 상품에게 "유통 파워센터"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상하이 루이홍(瑞虹)에 제2호점을 낸 이마트 역시 같은 이유에서 한국기업들로부터 환영을 받고 있다. 둥팡CJ 김흥수 총경리(사장)은 "급변하고 있는 상하이의 유통환경에 한 발 앞서 뛰어든 덕택에 초기 성과가 좋았다"며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중국파트너-공급업체-CJ가 함께 성장하겠다는 윈-윈 전략이었다"고 설명했다. 세계 주요 기업들은 이미 중국 "유통혁명"의 흐름을 타기 시작했다. 유통시장 공략을 위한 다양한 진출방식이 속출하고 있다. 일본 기업이 좋은 예다. 지난 1월 일본 이토추상사와 아사히맥주는 대만 딩신(頂新)그룹과 합자, 중국 기능성 음료시장에 진출했다. 딩신그룹은 중국 라면시장 최대 시장점유율을 자랑하는 "캉스푸(康師傅)라면" 제조업체로 식음료시장의 강자다. 이토추와 아사히는 딩신의 유통망을 활용, 중국 음료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구상이다. 자금 기술 브랜드 등의 측면에서 우세한 일본의 힘과 중국 유통비즈니스 노하우가 많은 대만기업이 뭉쳐 시너지효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이밖에도 세계 3위 유통업체인 테스코는 중국 내 25개 매장을 거느린 슈퍼체인업체인 팅카오 인수를 통해 중국유통시장에 뛰어들었다. 월마트는 중국기업과 손잡고 중국내 까루푸의 아성을 깨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우리 경쟁국들은 지금 중국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국적을 뛰어넘는 편대를 구성해 달려들고 있다. 기존의 고답적인 중국진출 전략으로는 이들을 당할 수가 없다. 중국비즈니스 발상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얘기다. 상하이=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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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속의 한국기업] ② 중국진출 '내수 공략' 위해 '단독투자' 으뜸 |
[ 한국경제/경제 : 2004.08.23 17:22 ] |
그렇다면 이들은 구체적으로 중국의 어떤 요인에 매력을 느껴 중국으로 갔을까. 한국경제신문과 KOTRA가 공동 조사한 "재중(在中)한국기업 경영실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6백93개.복수응답)의 26.8%에 달하는 1백86개 업체가 "내수시장 공략"을 첫 번째 요인으로 꼽았고, 저임노동력(25.8%)이 뒤를 이었다. 이를 기업 규모별로 보면 중소기업은 저임노동력(28.3%)이 내수시장공략(24.7%)보다 다소 높았던 반면 대기업은 내수시장 공략(34.9%)이 저임노동력(16.4%)보다 훨씬 많았다. 중소기업은 저임노동력에,대기업은 중국 내수시장에 더 매력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중국 진출방식은 단독투자가 58.3%을 차지,합자(또는 합작)를 선택한 업체(30.4%)보다 월등하게 많았다. 이는 우리 기업들이 혼자서도 사업을 할 수 있을 만큼 중국비즈니스에 자신감을 갖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된다. 합자방식을 선택한 이유로는 중국파트너의 인지도활용(35.5%),노동력확보 용이(21.6%), 파트너의 유통망 활용(19.1%)등이 지적됐다. 전체 응답기업(5백6개)의 5%에 달하는 25개 업체는 초기 합자형태로 진출했다가 독자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독자로 전환한 이유는 중국사업에 대한 자신감, 파트너와의 마찰, 영업상 파트너 불필요 등이 고루 지적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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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속의 한국기업] ② "이젠 구인難…지방정부 환대도 옛말" |
[ 한국경제/경제 : 2004.08.23 17:25 ] |
중국 사업 13년째인 그는 중국비즈니스를 묻는 질문에 "격세지감(隔世之感)"이라는 한마디로 답한다. 지난 91년과 지금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게 바뀌었다는 얘기다. 진출 당시 직원 월급은 1인당 평균 2백70위안.가르치고 또 가르쳐도 불량품이 많이 나왔다. 게다가 일부 직원들이 퇴근하면서 몸에 신발을 숨기고 나가는 터라 분실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신발 2-3켤레 만 가지고 나가면 월급보다 많았던 시절이었다. 어느 직원은 겨드랑이에 신발을 숨기고 나가다가 적발되자 "왜 신발이 거기에 붙어있는지 나도 모르겠다"고 잡아뗐다는 일화도 있다. 지금은 오히려 직원들을 떠받들어야 할 처지다. 쿤산지역 젊은이들이 대도시 상하이로 몰리면서 직원 구하기가 예전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다. 구인공고만 나면 구직자들이 회사 정문 앞에 장사진을 치는 일은 빛 바랜 사진첩에서나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직원 봉급이 다른 회사보다 낮지 않는데도 떠나는 직원을 잡느라 속이 탄다. 지방정부의 대우도 눈에 띠게 달라졌다. 선화는 지난 94년 2천5백만달러를 수출, 쿤산시 제1위 수출업체로 지정되기도 했다. 소 사장은 95년 "쿤산시 명예시민증"을 받았다. 시(市)정부 행사가 있으면 외국인대표 자격으로 인사말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쿤산시에 첨단 고부가가치 업체들이 몰려들면서 전통산업이었던 신발은 뒤로 물러나야 할 처지다. 정부관계자들은 오히려 공장을 다른 곳으로 옮겨줬으면 하는 눈치다. 어지간한 민원은 미리 알고 처리해주던 지방정부 관리들도 왠지 차갑게 느껴진단다. 소 사장은 인건비 맞추기도 쉽지 않아 이참에 공장이전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게 한가지 있다고 소 사장은 말한다. 바로 기술이다. "1-2년 앞을 내다보고 새로운 디자인을 개발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엄연한 현실은 13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진리다. 소 사장은 자신의 사무실 바로 옆에 기술개발실을 두고 디자인개발을 독려하고 있다. 서울에서 7명의 1급 디자이너들을 불러 최고급 대우를 해주고 있다. 매출액의 10%안팎을 디자인 개발에 투입하고 있다. 아직도 하루 1만8천 켤레를 만들어 수출할 수 있는 힘이다. "국내 대부분의 신발업체가 칭다오 광둥 상하이 주변 등으로 이전했습니다. 그중 성공한 기업은 30%정도에 그칠 것입니다. 중국의 싼 임금에 안주했기 때문이지요.아무리 전통산업이라고 해도 기술개발 없이는 중국에서 견딜 수 없습니다" 소 사장은 "중국은 아직도 전통산업 분야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좋은 여건을 갖고 있다"며 "문제는 급변하고 있는 비즈니스 환경에 얼마나 빨리 자기혁신을 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상하이=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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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속의 한국기업] ③ '발등의 불' 中긴축 |
[ 한국경제/경제 : 2004.08.24 17:28 ] |
칭다오에서는 제법 성공한 기업으로 꼽히는 중견기업이다. D사는 작년말 신규공장 건립을 위해 칭다오 인근 1만2천평의 토지를 매입키로 지방정부와 계약을 체결하고 지난 2월 대금을 모두 지불했다. 그러나 이 회사 공장 부지는 지금 말뚝도 박지 못한 상태다. 중국 정부의 긴축정책으로 토지규제가 강화되면서 토지사용허가증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 공장이 언제 착공될 지는 아무도 모른다. 계약 당사자인 지방정부 관리들도 "중앙정부의 지시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D사는 긴축으로 우리 기업들이 타격을 받고 있는 한가지 사례에 불과하다. 중국이 긴축정책을 공식화한 지난 4월말 이후 많은 우리 기업들이 직간접적인 피해를 보고 있다. 본사와 KOTRA가 공동 조사한 "재중(在中)한국기업 경영실태 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의 75.8%에 달하는 3백91개 업체가 "직접적인 타격 또는 부정적 영향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응답,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 긴축이 중국 투자업체에게 발등의 불인 셈이다. 피해형태는 다양하다. 랴오닝성 선양에서 부동산개발을 하고 있는 K개발의 경우 부동산분야 자금이 얼어붙으면서 자금난에 쫓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칭다오의 중견 전자부품 업체인 A사는 중국계 은행의 무차별 대출회수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하기도 했다. 최근 장쑤성 창저우에 진출한 한 투자업체는 우리나라 구(區)에 해당하는 "전"(鎭)정부와 투자계약을 맺고 사업을 시작했으나 백지화됐다. 상급 정부의 일방적인 사업중단 명령 때문이다. 이 회사가 자본금통장으로 들여온 약 5백만달러는 현지 중국계 은행에 묶여있는 상황이다. 건설 자동차 중장비 등의 분야 업체들은 급격한 시장위축으로 매출에 타격을 입고 있다. 그동안 중국시장에서 승승장구하던 굴삭기의 경우 지난 5월 이후 판매감소세 직면하고 있다. 자동차 타이어 등의 경우도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현금으로만 거래하던 베이징현대자동차는 판매부진이 심화되자 대리상들과 어음거래를 시작했다. 그렇다고 모든 업체가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은 아니다. 문란했던 업계가 정리되면서 일부 경쟁력 있는 업체들에게는 오히려 긴축이 체질강화를 위한 보약이 되고 있다. 포스코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이 회사는 지난 1일 칭다오에 연간 18만t 규모의 스테인리스 공장을 준공,시운전에 들어갔다. 칭다오 시정부는 포스코 공장을 위해 왕복 6차선의 "전용도로"를 시원스럽게 뚫어주기도 했다. 포스코는 19일에도 랴오닝성 번시에 연 1백90만t 규모의 냉연공장을 착공했다. "긴축은 중국 산업질서의 재편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경쟁력 있는 제품,경쟁력 있는 기업에게는 오히려 기회입니다. 중국 정부가 나서서 적당한 기술로 연명하려는 업체를 정리해주고 있는 겁니다"(김동진 포스코 중국지주회사 사장) 중국이 집중적으로 육성하려는 "장려산업" 역시 긴축의 혜택을 받고 있다. 하이닉스는 최근 장쑤성 우시에 20억달러 규모의 반도체 공장을 건설키로 시정부와 계약을 체결했다. 이중 10억달러는 시정부 주선으로 중국계 은행들이 대출하는 형식으로 마련된다. 중국공상은행 농업은행 등은 지금 하이닉스를 상대로 "대출로비"를 벌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철강 부동산 분야의 긴축정책으로 대출길이 막힌 중국계 은행들은 긴축의 영향을 받지 않는 반도체 분야 기업에게 "돈을 써달라"고 애걸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긴축의 깊은 뜻을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송창의 무역협회 상하이지사장은 "단순 성장속도 조절이 아닌 성장방식의 변화에 긴축의 속뜻이 있다"며 "외자기업이든 중국기업이든 앞으로는 경쟁력이 떨어지는 기업이나 상품은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자기업이라고 해서 적당히 특혜나 받으려는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중국의 긴축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보다 능동적으로 해석,대처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긴축에 위축되기보다는 유통망을 재정비하고,부실 파트너를 골라내고,기술경쟁력을 재검토하는 등 이를 체질개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얘기다. 상하이=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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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속의 한국기업] ③ 일그러진 '녹색아편' |
[ 한국경제/경제 : 2004.08.24 17:31 ] |
아직 6홀짜리 미니 골프장이다. 이 골프장에 들어서면 오른쪽에 골조만 올리다 만 클럽하우스 건물이 흉물스럽게 방치되어 있다. 골프장이 이처럼 일그러진 원인은 긴축이다. 중국정부가 긴축조치의 하나로 무분별한 골프장 건설을 엄격히 단속하면서 공사가 중단된 것이다. 문제는 이 골프장 건설에 한국자본이 들어갔다는 점이다. 이 골프장에 투자됐던 한국자본이 긴축의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선양뿐만 아니다. 산둥성 칭다오에 한국인 소유의 A골프장 역시 건설이 중단된 상태다. 시정부의 허가를 받아 건설중이던 이 골프장은 지난 4월 이후 공사가 완전 중단된 상태다. 이밖에 베이징에 한국인이 건설중이던 S골프장 역시 긴축규제에 묶여 커다란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이 골프장은 특히 중국의 최하위 지방 행정단위인 "전"(鎭)정부의 승인만 받고 사업이 시작돼 단속을 빠져나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 베이징 인근 랑팡의 둥팡대학성 내 골프장이 불법조성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곳에 한-중 골프대학을 세우려던 투자계획도 무산됐다. 주중 한국대사관의 한 관계자는 "중국 골프장 시장은 매년 25%씩 성장하면서 "녹색아편"으로 불릴 정도로 매력적"이라며 "그러나 이는 최소한 성시(省市)급 이상의 허가를 받은 준법업체들의 몫일 뿐"이라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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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속의 한국기업] ③ '관시'도 이젠 안 통해 |
[ 한국경제/경제 : 2004.08.24 17:31 ] |
주먹구구식으로 추진된 각종 경제 비즈니스 관행을 법제화,규정화하는 작업을 한창 진행중이다. 이 과정에서 그동안 중국 비즈니스의 불문율로 인식되어 온 "관시(關係.중국 유력 인사와의 인간관계를 사업에 활용하는 것)"가 점점 무력화되고 있다. 관시가 오히려 비즈니스를 망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해 관시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한다. 최근 중국 장쑤성 장자강에 공장을 설립한 P사장.공장설립을 끝내고 생산을 앞둔 그는 요즘 개인사업 20여 년의 가장 큰 시련에 직면했다. 중국 공안(경찰)로부터 밀수협의로 조사 받는 처지가 됐기 때문이다. P씨가 들여온 유압기계가 문제였다. 그는 올 초 설비를 들여오면서 중국 높은 사람과 관시를 갖고 있다는 한 중국인을 만나게 됐다. P씨는 "관세 17%를 면제해주도록 힘써주겠다"는 그의 제안에 솔깃했다. 그가 힘써준 덕택에 P씨는 관세를 거의 내지 않고 기계를 들여올 수 있었다. 물론 뒷돈을 넉넉히 줬다. 그러나 공장설립을 끝내고 막 생산을 시작할 즈음 공안의 호출을 받았다. 긴축과 함께 추진된 지방 하급기관 감사강화 조치로 관세포탈이 발각됐고,P씨는 하루아침에 밀수범으로 몰리게 됐다. 그가 상하이 총영사관에 도움을 요청했을 때는 이미 설비가 압류된 뒤였다. 관시를 동원해 법을 피하려다 낭패를 본 사람은 이밖에도 많다. 칭다오는 한 건설업자는 지방정부 인사와의 관시를 이용,토지를 수의계약 했으나 중앙정부의 공개입찰 지시에 의해 계약이 백지화되기도 했다. 긴축의 파편을 맞은 것이다. 저장성 샤오싱에는 P씨와 유사한 혐의로 벌써 1년째 중국 감옥에 갇혀있는 한국 기업인도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비즈니스 관행이 점차 제도화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관시는 중국비즈니스에서 윤활유와 같은 역할을 하지만 그릇된 것을 바로잡지는 못한다는 얘기다. 상하이에서 활동하고 있는 법무법인 대륙의 최원탁 변호사는 "아무리 좋은 관시라도 합법화되지 않은 사업에서는 의미가 없다"며 "관시를 동원해 문제를 해결하더라도 최소한 관련규정이 무엇인지,해당 규정을 피했을 경우 예상되는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는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긴축과 함께 찾아온 관시의 변화는 "눈앞의 이익에 유혹되지 않고,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정공법을 선택해야 한다"는 점을 일깨워주고 있다. 상하이=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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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속의 한국기업] ④ '기술 부메랑'을 경계하라 |
[ 한국경제/경제 : 2004.08.25 17:22 ] |
중국 양궁기술은 "양궁 강국"인 한국을 위협했다. 마지막 한발이 1점차 승패를 갈랐다. 2백41 대 2백40, 한국 승리.중국은 비록 졌지만 기세는 맹렬했다. 한국에서 영입한 코치의 지도가 큰 힘이었다. 일각에서 "양궁기술의 부메랑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 것은 당연했다. 이 장면을 지켜본 상하이의 한 주재원은 "한-중 간 기술경쟁을 보는 것 같다"고 했다. 중국양궁이 한국을 위협하듯,많은 분양에서 중국 기술수준이 우리나라 턱까지 치고 올라왔음을 빗댄 말이다. 중국으로 간 기술이 다시 돌아와 한국을 치는 "기술부메랑 경계론"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중국은 전통산업에서 IT에 이르기까지 대부분 분야에서 우리기업을 맹추격하고 있거나 따라잡았다. 중국기업의 기술력이 높아지면서 중국과의 힘겨운 "기술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분야가 휴대폰시장이다. 올 상반기 우리나라의 대(對)중국 휴대폰 수출은 같은 기간보다 무려 68.4%가 줄었다. 중국시장은 우리나라 중견 휴대폰제조업체들이 목을 메고 있는 곳이기에 국내 업계에 치명타였다. 세원텔레컴 텔슨전자 등의 몰락 뒤에는 중국이 있었던 것이다. 그동안 중국 휴대폰 시장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중국 최대 컴퓨터메이커인 롄샹은 최근 올 1분기 휴대폰사업이 순익으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이 회사 양위엔칭 회장은 그 이유를 "자체 기술제품의 승리"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 휴대폰의 80%가 독자기술 모델이라는 지적이다. 롄샹은 2년여만에 선진 휴대폰기술을 따라잡았고,부품을 외국에서 들여와 조립하는 사업에서 벗어난 것이다. 지난 2000년 만하더라도 중국 휴대폰시장에서 토종브랜드의 시장점유율은 11.4%에 그쳤다. 이 수치는 작년 말 현재 50%을 넘어섰다. 노키아 모토롤라 삼성 등 외국업체들이 주도해왔던 중국 휴대폰시장에서 토종들의 대 반란이 일어났던 것이다. 그 반란의 동인은 한국업체가 제공했다. 많은 업체들이 당장 돈벌이를 위해 경쟁적으로 기술을 중국에 떨구어줬다. 중국기업들이 자체 기술로 무장하면서 손쉽게 장사를 해 왔던 국내 업체들은 아웃사이드로 밀리고 있다. 중국 휴대폰시장 약 15%(금액 기준)를 장악하고 있는 삼성 애니콜이 한국휴대폰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을 뿐이다. 산은 최근 조사에 따르면 중국과 한국의 전반적인 IT기술격차는 2.5년에 불과한 실정이다. 심지어 우리나라 IT업계의 간판인 반도체 LCD 등의 분야에서도 양국 기술격차는 시시각각 줄어들고 있다. IT업계뿐만 아니다. 중국 조선업체인 후둥중화는 최근 14만7천 규모의 LNG선 2척을 수주했다. LNG선은 최고의 조선기술이 요구되는 분야. 중국은 이 선박 건조가 조선강국으로 가는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오는 2015년 세계 최고 조선강국이 목표다. 조선강국 한국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최대 자동차업체인 상하이자동차는 쌍용자동차에 이어 영국의 러버자동차 인수에 뛰어드는 등 선발 자동차메이커를 놓고 추격 레이스를 벌이고 있다. 섬유 제지 화공 등 제조업 분야에서도 기술격차는 3.8년으로 좁혀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시시각각 조여오는 중국의 기술압박을 밀쳐내는 방법은 무엇일까. 중견 휴대폰업체인 VK모바일은 그 물음에 대한 해답을 제시해 준다. 이 회사는 지난 5월 베이징 중심가에 직영점 "VK숍" 3개를 잇따라 개설, 고유 브랜드인 "VK모바일"로 중국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상하이에도 직영점을 오픈, 유통망을 확장하고 있다. 일찌감치 중국시장에 진출,사업기반을 닦았던 게 공격적 마케팅의 힘이었다. VK모바일은 3년 전 샤먼의 이동통신업체인 중챠오를 매입, 이를 통해 GSM휴대폰 허가권을 따냈다. VK모바일은 다른 업체처럼 현지 판매 대행업체를 끼지도 않았고, OEM공급도 거부했다. 한국기술을 들여와 자체 브랜드화 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했다. 올 상반기 중국수출 급감속에서도 VK만은 증가세를 보였다. "VK모바일이 상반기 국내 휴대폰업계 4위로 올라설 수 있었던 것은 중국시장에 휘둘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물론 한국기술이 있었기에 고가전략이 가능했고,남들처럼 쉽게 장사하고 싶은 유혹도 뿌리칠 수 있었습니다"(하태길 상하이지사 총경리) VK모바일의 사례는 꾸준한 연구개발,치밀한 시장 선점 전략만이 중국의 기술추격을 이겨낼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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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속의 한국기업] ④ 中서 통해야 세계서 통한다 |
[ 한국경제/경제,IT : 2004.08.25 17:22 ] |
선진 다국적기업들이 시장선점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기업들은 아래로는 중국기업의 기술에 쫓기고,위로는 선진기업의 기술공략에 눌리고 있다. "기술 샌드위치"에 끼어 있는 처지다. 올 초 일본 NEC는 신용카드 형 휴대폰을 개발했다. 카메라를 장착한 무게 70g,두께 8.6 의 세계 최소형 휴대폰이다. NEC가 이 첨단 제품을 선보인 곳이 바로 중국이다. 3억 명에 달하는 중국 이동통신시장에서 검증을 받아야 세계 다른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 게 이 회사 생각이었다. 중국 국내업체들의 공세로 시장에서 밀려나고 있는 한국업체들은 NEC의 첨단기술과 싸워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자동차시장은 중국시장이 "최신 모델 경연장"으로 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분야다. 불과 수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시장은 독일 폭스바겐 합작사가 만든 "산타나"가 주종이었다. 폭스바겐은 독일 구모델을 들여와 중국에서 팔아 톡톡히 재미를 봤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작년 초 혼다가 광저우 공장에서 최신형 어코드 모델을 일본과 거의 같은 시기에 출시했다. GM은 최고급 차종인 캐딜락CTS 신형모델을 곧 출시할 계획이다. 해외 첫 캐딜락 생산기지로 상하이가 선택된 것이다. 베이징현대 역시 EF소나타 최신 모델로 중국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선진업체의 연구개발(R&D)센터 설립 붐은 최신기술의 경연장으로 변하고 있는 중국의 또 다른 모습이다. 미국의 인터넷 경매업체인 e베이는 지난 7월 상하이에 R&D센터를 설립했다. 이 회사의 첫 해외 R&D센터였다. 세계 최대 인터넷 시장을 겨냥한 장기포석이다. 이밖에 세계 1,2위 자동차부품업체인 델파이와 보쉬,소프트웨어업체인 베리타스 등이 7월 상하이에 R&D센터를 건립했다. 현재 중국에 설립된 다국적기업의 R&D센터는 약 4백 개. 이중 1백 개가 상하이에 몰려있다. 주목할 만한 것은 이들 R&D센터가 중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시장을 겨냥한 연구개발 제품을 내놓고 있다는 점이다. 노키아의 경우 세계 판매 휴대폰의 40%를 베이징 R&D센터에서 설계했다. 지멘스의 경우 전 세계 연구센터에서 차지하는 중국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면서 현재 1백40여명인 중국내 R&D센터 연구원을 내년 말까지 1천6백 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중국의 값싼 고급인재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이같은 선진기업들의 대(對)중국 기술투자는 중국기업들의 기술경쟁력을 높이고,이는 또다시 우리나라 기업들에게 기술압박으로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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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속의 한국기업] ④ 기술개발 끝내놓고 겉으론 엄살 |
[ 한국경제/경제 : 2004.08.25 17:22 ] |
"한-중 전자부품 산업기술 협력센터"개소식에 참여하기 위해서였다. 김 사장은 서울에서 무세제 세탁기 "마이더스"를 가져와 전시했다. 경원엔터프라이즈의 기술과 대우일렉트로닉스의 상용화 능력이 결합된 작품이다. 이 세탁기는 협력센터 개소식의 꽃이었다. 많은 중국인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김 사장은 특히 "중국 최대 가전업체인 하이얼이 이 기술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며 무세제 세탁기 기술의 중국수출을 자신했다. 그러나 김 사장이 베이징에 다녀간지 수개월 뒤 하이얼은 중국 언론을 통해 독자 기술로 무세제 세탁기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일반 세탁기에 비해 세정 능력이 25% 더 뛰어나고 살균율도 99.99%에 이른다는 주장도 곁들였다. 경원엔터프라이즈와 대우일렉트로닉스가 무세제 세탁기를 상용화,마이더스 브랜드로 출시한 것은 2001년 말이었다. 하이얼은 2년만에 같은 기술을 상용화한 것이다. 하이얼은 사실상 무세제 세탁기 기술을 개발해 놓고서도 김 사장을 만나서는 "대단하다"며 엄살을 부린 셈이다. 물론 하이얼은 대우 마이더스세탁기를 가져다 뜯어봤을 테고,경원엔터프라이즈의 기술을 연구했을 것이다. 그 과정이야 어떻든 하이얼은 2년 만에 우리 기술을 따라잡았다. 게다가 하이얼은 이달 들어 외국으로부터 무세제 세탁기를 대량 주문 받았다고 선전하고 있다. "무세제 세탁기"개발 이야기는 한-중간 전개되고있는 기술경쟁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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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속의 한국기업] ⑤ 저가시장에선 '1위안 전쟁' |
[ 한국경제/경제 : 2004.08.26 17:22 ] |
문구 피혁 장난감 실내장식품 액세서리 스타킹 등에 이르기까지 온갖 소상품이 이우에서 중국 전역,세계 시장으로 퍼져나간다. "국제 소상품 메카"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우에서 중국 저가 유통시장을 뚫겠다는 젊은이가 있다. 이우 벤하우스의 김광윤 사장이 그다. 날로 가격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 그가 선택한 사업은 "5위안(元)샵". 5위안(약 7백50원)짜리 상품만을 모아 파는 상점이다. "미국의 "1달러숍", 한국의 "1천원 숍" 등과 같은 개념입니다. 중국인들은 5위안 정도면 선뜻 돈을 내밀고 있습니다. 이우에는 5위안으로 조달할 물건이 적지 않고요. 그것을 노린 겁니다" 김 사장은 이우에 "5위안 숍" 제1호 점을 냈다. 주방용품 생활잡화, 문구, 컴퓨터용품까지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다. 또 인터넷에 홈페이지(www.5yuan.cn)를 만들어 놓고 사업 발진 준비를 끝냈다. 지금은 상하이 체인점 설립 준비에 분주하다. 김 사장의 경쟁력은 소싱(조달)능력이다. 이우 비즈니스 경력 5년의 그는 이우 주변 제조업체를 돌며 돈 될만한 것을 골라 주로 미국 유럽 등에 팔았다. 제품을 한 번만 봐도 불량률이 얼마나 될지, 해외수요가 얼마나 있을 지를 직감적으로 안다. 그 경쟁력을 중국 내수시장으로 확대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우가 기회의 땅인 것만큼은 분명합니다. 서울에서 3천 원하는 상품을 이곳에서는 1백 원에 살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확고한 유통망, 나만의 독특한 상품개발 없이는 6개월을 버티기 어렵습니다" 김광윤 사장이 "5위안 샵"을 만든 이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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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속의 한국기업] ⑤ 비싸야 팔린다..'中=못사는 나라'통념 버려야 |
[ 한국경제/경제 : 2004.08.26 17:22 ] |
그가 "화장실 식사"를 주재하는 이유는 직원들에게 청결의식을 심어주기 위해서다. 가장 불결한 화장실에서조차 식사를 할 수 있을 만큼 식당 전체가 깨끗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온 사장의 식당 경영 원칙은 "리치(rich)마케팅".부자들을 상대로 한 고급 영업이다. 고소득 상류층 고객을 끌어 모으기 위해서는 최고의 음식에 최고 서비스,최고 분위기를 내야한다. 또 고객들에게 "선택된 사람"이라는 의식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 당연히 음식값은 다른 식당에 비해 비싸다. 그럼에도 6백여 명 규모의 식당은 언제나 북적댄다. 온 사장은 "손님 80%가 중국인이고 10%는 한국인, 나머지 10%는 다른 외국인"이라고 설명한다. 고가 식사를 할 수 있는 중국인 수요층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중국 시장에서 가격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지금 오히려 높은 가격으로 승부를 거는 "리치 마케팅"전략이 확산되고 있다. "중국은 소득수준이 낮은 나라"라는 기존 생각을 뒤엎는 역발상 전략이다. 이들이 노리는 소비층은 약 5천만 가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 연 가구소득 8만위안(1위안=약1백50원)이상, 자산 31만위안 이상의 상류층 부자들이다. 이들은 특히 동부 도시에 집중되고 있어 매력적인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제일모직의 의류 브랜드인 갤럭시 역시 리치마케팅의 전형이다. 갤럭시는 주요 도시의 고급 백화점에서나 찾을 수 있다. 신사복 한벌 값이 6천~7천위안에 팔린다. 어지간한 대졸 신입사원 두달치 월급에 해당하는 액수다. 1만2천위안 짜리도 있다. 그럼에도 잘 팔린다. 제일모직은 고급 고객을 특별 관리하는 등 부자들을 상대로 한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중국에서 "부자 골퍼들이 입는 옷"이라는 이미지를 굳힌 울시 역시 유사한 마케팅 전략으로 성공했다. 제조업에서도 마찬가지다. 한솔제지의 경우가 대표적인 케이스. 이 회사가 중국에 공급하고 있는 아트지 가격은 t당 9천위안 이상이다. 중국 제품에 비하면 40~50%가 비싸다. 이 회사는 의도적으로 가격을 차별화, 고급 인쇄용지를 필요로 하는 기업을 찾아내 그들만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고급, 고가"이미지를 심어나간다. 중국 제지업계가 가격경쟁으로 혼전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한솔이 굳건하게 시장을 지킬 수 있는 요인이다. 대우인터내셔널 중국본부의 박근태 상무는 "중간 가격이하 제품은 중국에도 얼마든지 있다"며 "내수시장에 진출한 업체라면 고소득 상류층을 소비자 타깃으로 잡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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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속의 한국기업] ⑤ 끝이 없는 '가격경쟁' |
[ 한국경제/경제 : 2004.08.26 17:22 ] |
가전 IT 자동차 생필품 등 대부분의 제품가격이 추락하고 있다. 각 업체가 시장을 지키기 위해 무차별 가격전쟁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중국진출 국내 기업들은 그 전쟁으로 허리가 휠 지경이다. 중국 가전시장을 이끌고 있는 하이얼.이 회사가 지난 2월 "폭탄선언"을 했다. 제품 가격을 품목에 따라 10%이상 내린다는 발표였다. 냉장고의 경우 2천위안(1위안=약1백50원)하던 제품이 1천5백 위안 선으로 뚝 떨어졌다. 하이얼에 이어 중국 각 업체들도 잇따라 가격인하에 동참,가격경쟁이 심화됐다. 대부분 제품에서 하이얼과 1~3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LG전자 중국본부에 비상이 걸렸다. 가격으로 맞대응하자니 채산성이 맞지 않았다. 물량공세로 나오는 공룡 하이얼에 대응한다는 것은 "애초 승산이 없는 게임"이었다. 그렇다고 외면할 수도 없었다. 시장을 잃게될 게 뻔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원가부담이 높아가던 차였다. LG전자를 더욱 난처하게 만드는 것은 일본 경쟁사들의 움직임이었다. 가격에 보수적이었던 소니 도시바 등도 시간이 지나면서 가격전쟁에 뛰어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가전 IT분야 가격경쟁의 특징은 "마지노선이 없다"는 것이다. 올 초만 하더라도 2만5천위안하던 PDP TV는 2만 위안 선이 깨진지 오래다. 카메라폰은 1천위안 선이 무너졌고,7천~8천위안 하던 중국산 노트북PC는 5천 위안 선으로 내려앉았다. 최근에는 중국 최대 PC메이커인 롄샹이 데스크탑PC 가격을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3천위안을 깨트려버렸다. 가격 경쟁력이 없는 업체는 시장에서 도태의 길을 걸어야 할 상황이다. 자동차업계도 마찬가지였다. 상하이GM이 지난 5월 뷰익 등 2개 차종 가격을 11% 내리면서 업계가 가격전쟁에 휘말렸다. 30%의 시장점유율을 가진 폭스바겐 합작사가 가격인하에 동참하면서 혼다 둥펑등 거의 전 업체가 이 전쟁에 뛰어든 것이다. 경기긴축으로 은행의 자동차대출이 줄면서 판매량 감소에 시달리고 있던 각 업체는 아우성이었다. 베이징현대 역시 그 싸움에서 온전할 수 없었다. 현대자동차는 딜러들의 가격 운용 폭을 확대해주는 방식으로 가격을 조정했다. 한국업체가 시장점유율 1,2위를 다투고 있는 굴삭기 시장은 지금 일촉즉발의 전운이 감돌고 있다. 대우종합기계 옌타이 법인의 채규전 법인장은 "경기긴축에 따른 수요급감으로 가격인하 요인이 발생, 모두 경쟁 업체의 눈치만 보고 있다"며 "아직 가격인하는 없지만 한 업체가 가격을 내리면 모든 업체가 전쟁에 휘말릴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원가는 상승하는데 소비가격은 하락,업체가 2중고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이다. 상하이에 공장을 두고 있는 농심라면의 경우 작년부터 시작된 중국 곡물(밀)가격 인상으로 올들어 7-8%의 원가인상 요인이 발생했다. 그러나 시장가격은 오를 줄 모른다. 당연히 채산성이 떨어지고 있다. 이 전쟁 살아남는 방법은 무엇일까. 지난 2월 LG전자의 대응책에서 그 답을 찾아본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LG전자가 선택한 길은 "프리미엄 전략"이었다. 한 단계 높은 고급제품을 시장에 선보이는 한편 영업 역량을 새 상품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냉장고의 경우 하이얼의 인하 제품군이 2백리터 급 저가였다는 점을 감안, LG는 2백50리터 이상의 3천 위안 대 고급형 모델을 출시했다. 에어컨은 2개 컴프레서를 장착한 절전형 모델을 2월에 출시,한 발 앞선 기술로 대응했다. "당시 하이얼의 가격인하로 상하이 지역에서 냉장고 시장점유율이 약 1~2%포인트 떨어졌습니다. 그러나 LG제품은 프리미엄 전략으로 고급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었고, 이는 시장점유율 회복에 결정적인 힘이 됐습니다. 지금은 2월 대비 시장점유율 하락폭이 0.5%포인트로 줄었습니다" 전창수 LG전자 상하이판매법인 법인장은 "얼마나 빠르게 새로운 상품을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느냐가 가격전쟁의 성패를 좌우한다"며 "결국 가격파괴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현지 제품과 별 차이 없는 기술로는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가격전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얘기다. 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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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속의 한국기업] ⑥ 현지인 관리가 성패 좌우 |
[ 한국경제/경제 : 2004.08.29 17:31 ] |
현지 중국직원을 고용,그들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은 모든 중국 투자사업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원리다. 인사관리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영하느냐에 중국사업의 성패가 달려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현지인 인사관리가 생각만큼 쉽지 않다. 업체 간 벌어지고 있는 인재쟁탈전으로 애써 키운 직원을 빼앗기는가 하면,회사 처우에 불만을 품은 직원들이 집단 반발하기도 한다. 중국진출 기업에 인사관리 경계령이 내려진 것이다. 쑤저우 싱가포르공단에 자리잡고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에서는 최근 현지인 우수 인력 4명이 동시에 퇴사하는 "인재유출 사건"이 벌어졌다. 바로 옆에 건설 중인 유럽 반도체업체인 인피니온이 원인이었다. 이들 4명이 인피니온의 스카웃제의를 받고 퇴사 원서를 내민 것이다. 삼성전자로서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다. 분명한 기술유출이었기 때문이었다. 이들이 직장을 옮기는 데 필요한 퇴사서류에 도장을 찍어주지 않았다. 2달여 동안 잡아뒀다. 그러나 한 번 떠난 마음을 되돌릴 수는 없었다. "인피니온에는 가지 않겠다"라는 각서를 받고 퇴사서류를 넘겨줬다. 결국 그들은 인피니온이 아닌 다른 회사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관리의 문제라기보다는 3년 정도면 직장을 옮겨 몸값을 높이려는 중국 직장인들의 성향 때문이라고 봅니다. 경쟁업체들이 이같은 성향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지요"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렇더라도 최고의 체계적인 교육프로그램,인센티브제도,해외연수 등 최고의 인사관리를 운용하고 있다는 삼성전자에서 4명의 이탈자가 동시에 생겼다는 것은 예사롭게 넘길 일이 아니다. 국내 투자업체의 인사관리 실태를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한다. 베이징의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링디엔은 최근 중국진출 외국기업들의 인력관리 실태를 토대로 현지화 정도를 조사한 "국별 외국기업 토착화"란 보고서를 내놨다.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 미국 유럽 일본 홍콩 대만 등 6개국 기업이 조사대상이었다. 해당 기업직원 및 외부인에게 기업문화,호감도 등을 물었다. 이 조사에서 한국은 종합점수 3.21로 대만(3.00)과 함께 최하위 수준에 머물렀다. 미국기업이 17.44로 가장 높았고 유럽(16.11),일본(9.03),홍콩(6.27) 등의 순이었다. 한국기업은 아직도 중국 직원들과 겉돌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링디엔은 "직원들에게 얼마만큼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느냐"에 토착화 정도가 달려있다고 분석한다. 단순 급여가 아닌 개인의 성장가능성,교육기회,능력발휘 기회 등이 회사에 대한 충성도를 결정짓는다는 것이다. 중국사업장 CEO를 현지인으로 채용하는 서방 다국적기업과 달리 우리나라 투자기업의 최고 책임자는 대부분 한국에서 파견된다. 윗자리는 한국 주재원으로 채워진다. 열심히 일해봤자 주재원 부하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회사에 충성할 중국직원은 드물다. 물론 삼성 LG 포스코 등 우리나라 기업도 효율적인 인력관리 시스템 마련에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마저 경쟁상대인 다국적기업에는 뒤지고 있다. 중국진출의 역사가 짧고,다국적 경영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다는 게 근본 원인으로 분석된다. 중소기업의 경우 아직도 많은 기업이 중국인력을 부려먹는 대상으로 여기고 있다. 이들은 임금상승으로 생산성이 떨어지자 직원들을 더 쥐어짜고 있다. 일부에서 터지고 있는 종업원 집단반발,회사기밀 유출 등이 그래서 생긴 문제다. 전문가들은 한-중 수교 12년이 된 지금 우리도 체계적인 인사관리시스템을 마련,현지화 수준을 높여야할 때라고 입을 모은다. 상하이 주변 자싱의 한국타이어의 인사관리 사례는 눈여겨볼 만하다. 이 회사는 공장의 핵심 포스트인 생산1,2팀 팀장(부장급)을 모두 중국 현지인으로 임명했다. 한국파견 주재원은 지원 부서로 빠지도록 했다. 또 매달 현지직원 15명을 선발, 한국공장으로 파견해 기술교육을 받도록 했다. 직원들에게 성취감과 소속감, 자기발전의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덕택에 수 년 전만 하더라도 매년 10%안팎에 이르던 핵심인력 유출이 지금은 거의 제로(0)%로 떨어졌다. 아직 진출역사가 짧아 어렵지만 언젠가는 현지직원이 공장 CEO를 맡게 될 날도 올 것이라는 게 이 회사 관계자의 얘기다. 중국에서도 "사람에 대한 투자가 장기 성장의 터전"이라는 평범한 경영원리가 적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한우덕특파원 woodyhan@hankyu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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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속의 한국기업] ⑥ LG전자, 예비CEO 육성한다 |
[ 한국경제/경제 : 2004.08.29 17:32 ] |
이 프로그램은 중국시장을 적극 공략하기 위해 핵심 인재를 육성하고,현지 밀착경영을 실행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회사측은 29일 설명했다. 중국 현지 채용인중 개발 생산 마케팅 등 각 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고 있는 핵심 인재를 매년 10명씩 2008년까지 총 50명을 선발,예비경영자로 육성한다. 중국지역 각 분야에서 선발된 10명의 핵심 인재들은 이달초부터 3개월간 LG전자 평택 러닝센터와 각 사업장에서 LG의 비전과 사업전략 등을 경험하고,현장업무 해결을 통해 중국사업 수행에 필요한 역량을 배우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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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속의 한국기업] ⑥ 외자기업 '인재독점' 깨지나 |
[ 한국경제/경제 : 2004.08.29 17:33 ] |
그가 새로 선택한 업체는 온라인게임 서비스업체 성다. 한국게임으로 일약 스타기업이 된 바로 그 회사다. 잘 나가는 글로벌컴퍼니 MS를 버리고 한 민영기업으로 자리를 옮긴 그의 이야기는 당시 중국언론의 최대 화제였다. "탕쥔 이야기"는 지금 중국에서 일고 있는 인재쟁탈전,인재이동 현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중국 각 기업들은 국유(국영)기업 민영기업 외자기업을 가리지않고 모두 인재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인구(人口)는 많지만 인재(人才)는 빈약한 중국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인재확보 경쟁의 도화선을 붙인 것은 외자기업이었다. IBM 삼성 LG 노키아 등 다국적기업들은 90년대 중반부터 대학장학금으로 학생들을 입도선매 식으로 데려오는가 하면 중국기업에서 근무하는 유능한 직원을 빼오기도 했다. 높은 급여와 다양한 교육,해외연수 기회 등이 이들의 경쟁력이다. 올초 미국의 BOA(뱅크오브아메리카)은행이 광저우 지점을 내면서 벌어진 "중국인재 빼가기"식 직원 채용은 다국적 기업의 인재흡수력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이 은행은 당시 70여명의 직원을 뽑았고,그중 대부분은 중국은행 공상은행 등 4대 국유상업은행 직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들어서는 외자기업으로부터 중국 민영기업으로 인재가 흘러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증시에 상장되는 민영기업이 늘어나면서 큰돈을 만질 수 있는 기회가 늘었기 때문이다. 탕쥔의 전직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외자기업에서는 자기발전에 한계가 있다는 현실도 이들의 민영기업 행(行)을 재촉했다. 이달 선양에서는 하이얼 커룽 등 50여 개의 유명 민영기업들이 공동으로 취업박람회를 개최,약 7백 명의 과학기술 인재를 쓸어가 민영기업의 힘을 실감케했다. 인재쟁탈전의 최대 피해자는 국유기업이다. 초기에는 외자기업에,최근에는 민영기업에게 인재를 빼앗기고 있다. 지난 6년 동안 약 7만여 명의 40세 이하 국유기업 인재가 외부로 빠져나간 것으로 중국언론은 보도하고 있다. 인재유출로 골치를 앓고 있는 국유기업이 드디어 반격에 나섰다. 국유자산감독관리위는 지난 5월 1백89개 중점 국유기업에 대해 "인재의 선발 양성 평가 시스템"을 규정한 "인재강기(人才强企.인재로 기업을 강화시킨다)프로그램"을 마련,3년안에 이를 완성토록 했다. 인재를 효율적으로 관리,더 이상 유출을 막으라는 지시다. 국유기업은 이와 함께 중점 국유기업CEO 자리를 외국인에게 개방,유능한 인재를 해외에서 끌어들이고 있다. 중국기업의 적극적인 인재유치 경쟁으로 외자기업이 그동안 누려왔던 인재독점이 깨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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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속의 한국기업] ⑦ '짝퉁'을 막아라 |
[ 한국경제/경제 : 2004.08.30 16:20 ] |
5백억달러(미국 상무부 추정)규모에 달하는 "짝퉁시장"에 우리나라 기업들도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산둥성 칭다오의 의류용 지퍼 생산업체인 YBS. 일본 YKK와 함께 세계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국제브랜드 업체다. 최근 이 회사는 한 의류제작업체로부터 "불량품이 많다"라는 컴플레인을 받았다. 최고 품질을 자신하고 있던 YBS로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공장으로 달려가 제품을 보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교묘하게 위조된 가짜 상품이 더덕더덕 붙어있었습니다. 멀리 항저우에 있는 가짜 공장을 추척, 공상행정국에 고발조치 했지요"(안정찬 YBS칭다오법인 법인장)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올 초에는 칭다오 주변 지퍼전문 시장에서 버젓이 팔고있던 가짜 YBS를 모두 수거해 적발하기도 했다. 작년에만 29건을 고발했다. 그러나 공상행정국의 조치는 벌금 몇 푼 부과하는 솜방망이 수준에 그치고 있다. 가짜상품에 대해 별 죄의식이 없는 업체, 당국의 미온적인 대응 등이 중국을 "가짜 천국"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삼성의 경우 USB플래시디스크 밧데리 등 생산하지도 않는 제품에 "삼성"브랜드가 붙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중국 고급 골프웨어로 자리잡은 울시는 특별 단속반을 구성해 끝없는 가짜 소탕전을 벌이고 있으나 "가짜 울시"는 시장에서 사라지지 않고 있다. 애써 쌓아온 우리기업 브랜드이미지가 가짜상품으로 훼손되고 있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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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속의 한국기업] ⑦ 한국 대표브랜드 '韓流' |
[ 한국경제/경제,생활/문화 : 2004.08.30 16:22 ] |
중국 젊은이들이 열광했다. 팬들이 무대로 몰려들면서 무대보호 저지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한류 파워"를 실감한 행사였다. 중국에 "한류"는 분명 존재하고 있다. 그렇다면 한류는 우리 기업의 중국비즈니스에 얼마나 도움을 줄까. 이 질문에 현지 관계자들은 "아직 문화산업 일부에 국한되어 있고,다른 분야 파괴력은 생각만큼 크지 않다"고 말한다. "한류 맹신"에 빠지다가는 자칫 사업을 그르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류세대"의 소비력이 약하다는 게 원인이다. 한국의 영화 음악 드라마 등 대중문화에 매료된 젊은층의 구매력, 구매결정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상하이에서 엘칸토구두를 유통하고 있는 이학진 사장은 "2백 위안(1위안=약1백50원)대 저가 상품의 경우 "어! 한국 제품이잖아"라며 구매하는 젊은 층 소비자가 많다"며 "그러나 3천~4천 위안 제품에는 이런 현상이 거의 없다"고 "한류 구매력"의 한계를 설명했다. 스타에 의존하는 기존 한류 형성 방식에도 문제가 있다. 가수나 영화배우가 공연을 하는 것으로는 지속적인 한류파워를 만들기 어렵다. 문화산업은 중국정부의 엄격한 통제를 받고 있기에 중국의 의도에 따라서 한류는 언제든지 "한류(寒流)"로 바뀔 수 있다. 그렇다고 한류의 중요성이 떨어진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한류는 전체 한국 제품의 이미지를 높이는 가장 강력한 "대한민국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베이징 우전소프트의 김윤호 사장은 "한류에 열광하는 젊은 층들은 곧 강력한 소비계층으로 등장하게 마련"이라며 "물건을 구매할 때 나도 모르게 한국제품에 손이 가게 되는 것,그것이 바로 한류의 힘"이라고 말했다. 표면적인 공과를 따지기보다는 어떻게 한류를 지속적인 "한국 브랜드"로 지킬지를 고민해야할 때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단타성 한류이벤트에 의존하는 기존 방식에서 탈피,보다 조직적이고 영속적인 한류방정식을 만들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안용훈 베이징지사장은 "대중음악의 경우 가수 한 명에 의존하기보다는 작곡 안무 의상 제작 공연기획 등 모든 방면에서 한국 기술을 체계적으로 접목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체계적인 기술접목이 있어야 영속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기업의 투자도 절실하다. 기업은 한류의 가장 큰 혜택을 받고 있는 분야다. 그러기에 기업은 새로운 한류 형성에 정성을 들여야 한다. CJ가 최근 한국의 화음 쳄버오케스트라를 선양과 베이징에서 잇따라 공연을 가진 것은 이런 점에서 주목할 만 하다. 기업과 문화계가 어떻게 한류와 비즈니스를 연계시킬지를 함께 고민해야 할 때인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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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속의 한국기업] ⑦ 성공한 브랜드 '뭔가 달랐다' |
[ 한국경제/경제 : 2004.08.30 16:24 ] |
한 아이가 지쳐 주저앉고 만다. 옆 친구가 "어떻게 도울까...",잠시 고민한다. 그는 주저앉은 아이 몰래 계단에 초코파이를 깔아놓는다. 아이는 초코파이를 하나하나 줍는 재미로 힘든 줄 모르고 정상에 올랐다. 친구는 뒤에서 바라보며 미소짓는다. 이때 화면에 "진정한 친구는 남모르게 도와주는 거야"라는 자막이 흐른다. 중국TV의 초코파이 광고다. 초코파이의 중국브랜드는 "하오리요우.파이(好麗友.派)".이 광고는 "하오리요우=좋은 친구(하오펑요우.好朋友)"라는 브랜드이미지를 위해 제작됐다. 초코파이는 중국 전체 파이류 과자시장의 시장점유율 30%로 1위를 달리고 있는 상품.고급 파이 시장점유율은 60%에 달한다. 작년 한해 모두 2억4천만개의 초코파이가 중국에서 팔렸다. "우루무치에서 하얼빈에 이르기까지,초코파이가 중국 구석구석 파고들 수 있었던 힘은 브랜드파워에 있습니다. 중국사업 전체 매출의 약 25%를 브랜드 홍보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1등 브랜드 아니면 살아남지 못하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김홍재 동양제과 중국본부장은 "중국은 세계 그 어느 곳보다 브랜드 위력이 큰 시장"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지역적으로 넓고,다양한 소비층이 동시에 존재하고 있는 중국에서 브랜드마케팅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중국 80개 상품에서 10대(大)브랜드 판매량이 전체 판매의 65%에 달한다는 국가통계국 통계가 이를 보여준다. 우리나라 주요 기업의 브랜드전략은 "처절하다"고 할만하다. 지난해 사스(SARS)로 베이징이 "죽음의 도시"로 변했을 때 LG의 브랜드전략은 더 살아났다. 다른 나라 기업이 철수할 때 LG는 끝까지 남아 "우리는 중국을 버리지 않는다"는 이미지를 심어줬다. LG는 여기서 한 발 더 나가 사스기간 중에 "아이 러브 차이나(I*China)"캠페인을 벌여 중국언론의 찬사를 받기도 했다. 제품별 가전시장 시장점유율 1~3위를 지킬 수 있었던 힘이다. 가전 IT분야의 삼성과 LG,식음료 분야의 초코파이와 신(辛)라면,의류분야 울시,자동차의 현대와 한국타이어 등이 중국 시장에서 파워브랜드로 꼽힌다. 삼성은 "디지털 삼성"으로,LG는 "프리미엄 서비스",신 라면은 "한국의 맛",초코파이는 "좋은 친구" 등의 이미지를 굳혀가고 있다. 이들은 단순 매체광고뿐만 아니라 TV퀴즈프로그램 협찬,각종 경기대회 후원,로드쇼 개최 등 다양한 브랜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몇개 브랜드를 제외하면 이렇다할 우리나라 파워브랜드가 없는 실정이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내세울만한 브랜드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외국기업으로부터 주문(또는 하청)을 받아 중국공장에서 생산,이를 제3국으로 수출하는 형태의 비즈니스가 많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이 브랜드파워를 키울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시장이 중국이라고 지적한다. 도전해 볼만한 가치가 있다는 얘기다. 상하이 푸둥에 공장을 두고 있는 우창어패럴.지난 7년여 동안 일본업체의 OEM사업을 벌여온 의류업체다. 이 회사는 최근 지난 2년 동안 심혈을 기울여 만든 최고급 숙녀복 브랜드 "SSON"을 시장에 내놨다. 올해 이미 브랜드마케팅에만 약 10억을 투자했다. "중국은 파워브랜드 창출 여건이 한국보다 좋습니다. 손재주 많은 기능공이 많고, 내수시장이 받쳐주고 있습니다. 아직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국내 파워브랜드가 없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이 회사 손찬규 사장의 말이다. 그는 OEM사업으로 번 돈을 "SSON"에 올인할 계획이다. 손 사장은 고급 빌라단지를 중심으로 부티크를 늘려가고 있다. 또 다음달에는 프랑스 최고급 패션쇼인 "플레타 포르테"전시회에 나간다. 패션강국 프랑스에서 인정받아야 중국 공략이 쉽기 때문이다. 파리 패션이라면 사족을 못쓰는중국 부유층을 겨냥한 성동격서(聲東擊西)전법이다. 우창의 성공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그러나 그가 "파워브랜드 창출"이라는 고난의 길을 택한 이유는 분명하다. "브랜드가 없으면 미래 중국비즈니스도 없다"는 것이다. 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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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속의 한국기업] ⑧ '인프라 貧國' 대책이 없다 |
[ 한국경제/경제 : 2004.08.31 14:46 ] |
극심한 전력난으로 공장가동이 멈추는가 하면 일부 공장은 직공을 구하지 못해 아우성이다. "제조업 천국"이라던 중국의 환상이 깨어지고 있는 것이다. 중국 저장성 자싱에 자리잡고 있는 한국타이어. 한 해 승용차타이어 7백50만개를 중국시장에 판매, 시장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는 업체다. 후진타오 주석이 칭찬했다는 바로 그 회사다. 이 회사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한영길 사장은 지난 7월 시정부 관계자들과 벌였던 "피 말리는 협상"을 잊지 못한다. 당시 그는 "상의할 일이 있으니 만나자"라는 시정부 공문을 받고는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전력문제가 자씽시 최대 투자기업인 한국타이어까지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음을 직감한 것이다. 시정부 관계자는 "더 이상 한국타이어만 봐줄 수 없을 정도로 전력사정이 악화됐다"며 "1주일에 이틀정도는 공장가동을 멈춰달라"고 애걸했다. 한 사장은 "사정은 잘 알겠다. 그러나 1초라도 쉴 수 없는 게 타이어 공장이다. 조업 중단은 있을 수 없다"고 설득했다. 그는 미리 만들어간 절전계획도 제출했다. "한국타이어가 자싱 경제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말했고, 전력을 끊는다면 향후 추가 투자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엄포도 놓았습니다. 결국 그들이 손을 들더군요"(한 사장) 결국 한국타이어는 전력난을 무사히 넘길 수 있었다. 한국타이어는 행복한 경우다. 전력난이 극심한 저장, 장쑤성 대부분의 기업들이 여름 끝물인 지금도 1주일에 3~4일씩 공장가동을 멈추어야 할 처지다. 장쑤성 전장의 안경코팅업체인 A사의 경우 사전 통보 없는 단전으로 공정 중에 있던 재료를 모두 폐기 처분하는 극한 상황을 맞기도 했다. 저장성 경공업 도시인 이우 진출 기업들은 공장가동을 전면 중단하라는 시정부의 정책에 따라 올 여름 제대로 공장을 돌리지 못했다. 전력난은 이제 중국 전역의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산둥 광둥 푸지엔 등의 기업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모두 전력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산둥성 칭다오의 방직업체인 D사는 전력사정 악화로 하청업체와의 유기적인 협력관계가 끊어져 타격을 입기도 했다. 베이징 현대자동차는 "의무 휴가"를 갖기도 했다. 야간조업 및 주말조업 등으로 생산성이 떨어졌고, 생산라인 재가동에 따른 비용부담도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인력문제도 공장을 위협하는 요소다. "흔한 게 사람"이라는 중국에서 일부 지역 공장들이 일손을 구하지 못해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가장 심각한 지역은 광둥지역. 둥관 선전 등 주장삼각주 지역에 진출한 제조업체들은 현재 직공 적정 인력의 15~30%정도가 모자라는 실정이다. 동관에 진출한 완구업체인 베스트웨이는 약 1천2백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으나 20%정도가 모자라는 형편이다. 이 회사 최병완 대표는 "광둥지역으로 유입되는 외지 직공들의 수가 크게 줄어들면서 업체간 "직원 모시기"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주장삼각주 기업들은 전력난과 함께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주장삼각주 지역에서만 약 2백만 명의 직공이 부족한 실정이다. 직공부족 현상은 도시에서 떨어진 곳일 수록 심각하다. 산둥성 원덩의 피혁업체인 영백산업의 경우 2천여 명의 적정 인원의 10%에 달하는 2백 명의 직공 결손이 발생했다. 이 회사 곽병호 부사장은 "젊은이들이 도시 외자기업을 선호하면서 직원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허난 쓰촨 등의 농촌에서 중고 졸업생을 집단적으로 데려오지만 상당수가 고향으로 되돌아가거나, 옌타이 칭다오 등 인근으로 빠져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 담벼락에 구인공고를 붙이면 구직자들이 장사진을 연출하던 것은 옛일이 되고 말았다. 모든 게 풍족할 것 같았던 중국공장에 찾아온 위기는 우리나라 제조업체들의 중국사업에 새로운 도전을 안겨주고 있다. 중국에 공장만 세우면 나머지 환경은 쉽게 해결될 거라는 생각이 깨지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철저한 사전준비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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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속의 한국기업] ⑧ 공장 돌릴 물도 없다? |
[ 한국경제/경제 : 2004.08.31 14:47 ] |
땅은 넓고 물자는 풍부하다는 뜻이다. 과연 그럴까. 최근 중국 언론에서 "황(荒)"이라는 말을 자주 접한다. "결핍"이란 뜻이다. 중국이 최악의 전력난에 시달릴 때는 "電荒(뎬황)"이라고 했고, 일부 도시가 용수 부족에 직면하자 "水荒(수이황)"이라는 말이 유행했다. 또 무분별한 농지가 줄어들자 "地荒(디황)"이라고 했다. 중국 언론은 이 세 가지 부족을 들어 "삼황(三荒)"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요즘에는 이 "산황"에 일부 지역의 노동자 부족을 뜻하는 "민런황(民人荒)"을 더해 "사황(四荒)"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중국 공장이 전력난으로 시달리고 있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 여기에 광둥 저장 푸젠 등을 중심으로 일고 있는 노동자 부족현상도 적지 않게 언급됐다. 토지난은 중국이 경기긴축 조치의 하나로 전국 개발구를 정리하면서 더 크게 불거지고 있는 문제로 동부지역의 주요 도시에서는 공장 지을 땅을 구하지 못해 아우성이다. 경제전문가들은 중.장기적으로 중국 공장을 위협할 만한 또 다른 요소는 용수부족이라고 입을 모은다. 중국국토자원부 통계에 따르면 작년 말 현재 1인당 평균 수자원보유량은 2천76 로 세계 평균의 4분의1 수준에 그치고 있다. 전국 상위 6백개 도시 중 4백개 도시가 물부족 현상을 보이고 있고, 이중 1백10개 도시는 이미 심각한 용수난에 시달리고 있다. 강우량 부족 현상을 보이고 있는 북.서부 지역이 특히 심각하다. 산시성의 경우 1인당 평균 수자원보유량은 세계 수준의 1.4%에 불과하고, 허베이 역시 5%선에 그치고 있다. 문제는 경제중심 지역인 동.남부지역으로 용수 부족사태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동부 연안도시인 저장성 닝보는 시내에 거대한 강이 흐르는 아름다운 도시. 그런 닝보조차 1인당 수자원 보유량은 1천1백80 에 달해, 중국 전체의 절반수준에 불과하다. 남부 광둥성 역시 공업용수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중국의 수자원 부족은 기후 탓도 있지만 무리한 개발에 따른 오.폐수 방출에 더 큰 원인이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중국 도시들은 대부분 거대 하천을 끼고 발전했지만 공장 및 생활 오폐수 처리시설 낙후로 정제능력이 한계에 달한 실정이다. 하천 단위 면적 당 오염도는 세계 평균의 10배에 달한다. 쓰촨성 청두에서 상하이까지 양쯔강 주변 오염배출업체 중 정화시설을 갖춘 업체는 드물다. 수많은 공장들이 오폐수를 쏟아내니 거대한 양쯔강도 견딜 수 없는 지경에 달했다. 양쯔강 하류 물은 이미 식음수로는 부적합 판정을 받은 상태다. 세계 제조업공장을 끌어들여 "세계의 공장"이라는 별명을 얻은 중국. 그 세계 공장이 전력난, 토지부족, 공장근로자 부족에 이어 수자원 문제에 이르기까지 자원.에너지 부족 사태가 세계공장의 기반을 잠식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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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속의 한국기업] ⑧ 대우종합기계 "반갑다, 전력난" |
[ 한국경제/경제 : 2004.08.31 14:47 ] |
굴삭기시장 위축의 충격을 받고 있는 이 회사에 요즘 효자상품이 하나 등장했다. 바로 발전기용 디젤엔진이다. 중국 전력난이 심화되면서 발전기 수요가 급증하게 됐고, 대우 디젤엔진 주문이 폭발적으로 늘어나 특수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이 회사 디젤엔진 수출이 급증한 것은 전력난이 가시화되기 시작한 것은 작년 여름. 중국 발전기 제조업체들은 안정성, 성능 등의 방면에서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고 있던 대우엔진에 "러브 콜"을 보냈다. 올 상반기 상하이지사에서만 2천대를 넘게 팔았다. 인천공장에서 물량을 제때에 공급할 수 없을 정도다. 대우종합기계는 당초 올 수출량 목표를 3천8백대로 잡았다. 주문이 폭증하면서 올해 6천대는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발전기엔진 가격은 대당 평균 1만8천달러. 채규전 옌타이법인 법인장은 올 판매액이 약 1억달러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굴삭기 약 1천2백대 판매치에 해당하는 액수다. 채 법인장은 "엔진 특수에 힘입어 회사 전체적으로 볼 때 올 중국사업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기술력 있는 제품만 갖고 있으면 중국에서 시장이 꼭 생긴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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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속의 한국기업] ⑧ '차이나 러시' 빛과 그림자 |
[ 한국경제/경제 : 2004.09.01 17:35 ] |
올 상반기 우리나라의 대(對)중국 투자액은 35억2천만달러(계약기준).중국과 한 나라가 된 홍콩,조세회피지역인 버진아일랜드를 빼면 우리나라는 사실상 중국의 최대투자국이다. 많은 기업이 국내 제조업 공동화라는 우려 속에서도 중국으로 몰려들고 있다. 그들의 "차이나 드림"은 얼마나 성공하고 있을까. 지난 10년 동안 베이징에서 한-중 정보기술(IT) 교류현장을 지켜온 아이파크의 모영주 소장.그가 최근 명함을 정리했다. 명함첩에는 ERP프로그램을 팔겠다고 찾아왔던 사업가,중국 워드시장에 진출하겠다던 벤처사업가 등 IT분야 약 3백개 업체 관계자의 명함이 꽂혀 있었다. "사업을 포기하고 철수했거나,지금은 중국에 드나들지 않는 사람들의 명함을 하나하나 골라냈습니다. 남은 것은 50개 업체도 채 안됐습니다. 제 명함 기준으로 볼 때 83%는 중국진출에 실패한 셈이지요" 모 소장은 벤처기업의 실패 이유로 "기술 맹신"을 꼽는다. 자기 기술에 대한 정확한 수준을 모른 채 중국을 기술후진국 정도로 여기고 무턱대고 진출했기 때문이다. 우리 기업들이 중국에서 쓴잔을 마셔야하는 또 다른 요인은 파트너선정의 오류다. 파트너를 잘못 만나 사기 당하거나,심지어 사업체를 고스란히 빼앗기는 경우도 있다. 상하이 주변 창저우에 투자한 기계관련 업체인 S사는 지금 합작파트너와 소송을 벌이고 있다. S사가 지분 75%를,나머지 25%는 파트너가 현물(토지)로 투자하는 방식의 합자방식이었다. 계약 당시 "이후 토지를 평가해 자본금이상 나오면 현금으로 보상한다"라는 조항이 문제였다. 파트너는 토지 자산재평가를 했고,자본금보다 1억위안(약 1백50억원)이상 많이 나왔다며 보상을 요구했다. 이 회사 K대표는 "상대방이 땅값을 미리 알고 이 같은 조항을 달아 돈을 뜯어내려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상호신뢰가 깨진 상태에서 사업이 잘 될 리 없다. 상하이의 H사는 파트너가 몰래 기술을 빼내 같은 업종의 회사를 설립,거래선을 모두 빼앗겨 결국 공장을 접어야 했다. 또 다른 업체는 파트너가 현물 투자한 토지가 은행담보로 묶여있었던 것으로 밝혀지면서 힘겨운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다. 산업은행 선양사무소 김명식 소장은 "중국 기업이나 관리들은 투자만 하면 모든 것을 다 해줄 것처럼 호의를 보이다가도 일단 돈이 들어오면 얼굴이 바뀌는 경우가 많다"며 "파트너에 대한 다각적이고 장기적인 신용조사 및 치밀한 계약체결이 유일한 해결 방법"이라고 말했다. 관련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거나 법을 몰라 사업을 접거나,범죄자로 몰리는 경우도 있다. 샤오싱의 한 중견기업 직원인 K씨는 관세포탈 혐의로 1년째 감옥에 구속된 상태다. 기계(재봉틀)를 들여오면서 수입가격을 제대로 신고하지 않은 게 화근이었다. 상하이의 플라스틱봉지 업체인 J사는 수출용 플라스틱 백에 인쇄업 허가 없이 수주회사의 이름을 인쇄했다는 이유로 60만위안(약 9천만원)의 벌금을 부과 받기도 했다. 법무법인 대륙 상하이지사의 최원탁 변호사는 "계약을 체결하거나 회사 중요한 업무를 결정할 때 꼭 법률자문을 받을 필요가 있다"며 "인간관계(관시)를 동원해 법망을 피해가려는 시각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거래대금 수금은 중국 투자기업들이 공통으로 겪는 문제다. 특히 외상거래 피해가 심각하다. 칭다오의 건설기계 업체인 H사는 지린성의 "악성" 대리점업체로부터 1천5백만위안(약 22억5천만원)의 자금을 떼일 처지다. H사는 한 개발구에 있던 해당 대리점의 토지를 담보로 잡았으나,개발구가 이를 알고 미리 다른 회사에 땅을 넘겨버렸다. H사는 개발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이겼지만 개발구가 여전히 원상복구를 거부,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고 있다. 많은 중국 투자업체들은 채권회수팀을 조직해 자금을 운영할 정도로 수금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문제가 터지면 실질적으로 이를 회수하기는 불가능하다는 게 관계자들의 말이다. 초기부터 외상거래를 하지 말되,어쩔 수 없이 외상거래를 하더라도 확실한 안전판 없이 물건을 내주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우리나라 기업인들은 중국사업 실패를 두고 "수업료를 치렀다"고 자위하곤 했다. 한-중 수교 이제 12년.수업료를 더 내기에는 너무도 긴 시간이 흘렀다. 한우덕특파원 woodyhan@hankyu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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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속의 한국기업] ⑨ 내 인생 마지막 승부처 '차이나 드림' |
[ 한국경제/경제 : 2004.09.01 17:35 ] |
친구들과 함께 서울에 무역회사를 차려놓고 자신은 짬짬이 베이징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본사 발령이 나면 바로 퇴사할 겁니다. 서울 본사로 돌아가면 경쟁에서 살아남기도 어려울 것 같고, 새 환경이 겁나기도 합니다.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그간 중국경험을 살려 이곳에서 도전해 볼 생각입니다" P이사는 "차이나 러시"의 또 다른 한 형태다. 많은 회사 주재원들이 발령과 함께 중국에 주저앉아 "개인사업"의 길을 걷는다. 70,80년대 미국에서 벌어진 일이 지금 중국에서 되풀이되고 있다. 그들에게 중국은 인생의 마지막 승부처이다. P이사의 경우는 그래도 "준비된 중국행(行)"이라 낳은 편이다. 기업근무시 사귀어뒀던 중국 친구들도 있고, 거래처도 있어 성공 가능성이 작지 않다. 문제는 최근 국내경제가 불안해지면서 무작정 차이나 러시 물결을 타는 "준비없는 중국행"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선양의 대표적인 한국인 거리로 알려진 시타. 요즘 이곳 뒷골목 벽에 "하루 방값 20위안(약 3천원)"이라는 한글 벽보가 더덕더덕 붙어있다. 선양의 한 중소기업 사업가는 "대부분 떠돌이 한국인을 상대로 한 싸구려방"이라며 "시타에만 4백~5백 명의 한국인들이 뚜렷한 직장 없이 떠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방이 새로 온 한국인들을 어떻게 사기 칠까 궁리하는 곳이라는 얘기가 있다"고 덧붙인다. "차이나 러시"의 검은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는 것이다. 최근 한국인 관련 범죄건수가 크게 늘고 있는 것도 "준비없는 중국행"과 무관치 않다. 주중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6백64건의 한국인관련 형사사건이 발생했고, 이중 2백55건은 한국인이 가해자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돈과 관련된 사건이었다. 베이징의 한국인 주거지역으로 알려진 왕징 아파트 주변에는 특히 한국인 관련 음란퇴폐 영업소가 성행하고 있어 범죄의 온상으로 자라고 있다. 그런가하면 뚜렷한 목적의식 없는 도피성 유학생들이 중국 대학 내에서 한국의 이미지를 흐리기도 한다. 상하이 지역에서는 한국대학생 "오토바이족"이 등장했을 정도다. 베이징 대사관 관계자는 "중국이 경기긴축으로 속도를 조절하고 있는 지금, 우리나라 국민들의 중국 진출도 속도를 조절해야할 때"라고 강조한다. 인생의 마지막 승부처로 선택된 중국, 그 기회는 준비된 자의 몫일 뿐이라는 지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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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속의 한국기업] ⑨ 강남투자 열기 상하이로 |
[ 한국경제/경제 : 2004.09.01 17:35 ] |
모두 한채 3~4억원이나 하는 고급 아파트다. 강남에 빌딩 한 채를 갖고 있다는 그는 "우리나라의 강남 열기를 이곳 상하이에서 느낄 수 있다"며 "조금 더 깊숙하게 투자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불과 1년여 전만 하더라도 한국인의 상하이 부동산 매입은 주재원에 국한된 일이었다. 그러나 작년 상하이 집값이 폭등하고, 반면 국내시장이 위축되면서 "서울 투자가"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여권만 있으면 은행융자를 끼고 합법적으로 집을 살 수 있는 것도 이들을 끌어들인 원인이다. "최근 강남 재력가들이 상하이를 자주 방문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탐색수준을 넘어 이제 적극적인 투자단계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한국인끼리 매매하는 경우도 늘고 있습니다"(상하이랜드 김형술 사장) 그러나 상하이부동산 투자에는 자금송금,지나친 가격폭등에 대한 정부의 경고 등 위험요소가 적지 않다. 다만 시장이 활황세를 보여 감춰져있을 뿐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이들 문제가 일시에 터진다면 커다란 화를 당할 수 있다. 그렇다고 자금의 속성상 상하이로 빠져나가는 돈을 막을 실질적인 방법이 없다는 게 더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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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속의 한국기업] ⑩ "성공하려면 相生의 틀을" |
[ 한국경제/경제 : 2004.09.02 18:11 ] |
각 대기업에는 2~3명의 간판급 중국비즈니스맨이 꼭 있고,대기업에서 실력을 닦은 뒤 중국에서 개인사업으로 뛰고 있는 베테랑급 중국비즈니스맨들도 많다. 김동진 포스코 중국지주회사 사장과 손진방 LG전자 중국지주회사 사장은 현장에서 뛰고 있는 대표적인 스타급 현역 중국비즈니스맨이다. 이들에게 "중국비즈니스의 성공 코드"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던졌다. 놀라우리 만치 동일한 답변이 돌아왔다. "상생(相生)"이었다. 중국경제,현지직원,중국 지방정부 등과 함께 이익을 나눌 수 있는 "공생의 틀"을 짜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동진 사장은 상생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한다. "서로 강점이 있어야 합니다. 한국과 중국이 기술과 시장,자본과 노동력,경영노하우와 풍부한 인재 등과 같은 상호 비교우위가 있어야 상생의 틀이 만들어집니다. 그래야 합작할 수 있고,그 속에서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중국에게 무엇인가 줄 게 없다면 중국비즈니스는 끝이라는 게 김 사장의 지론이다. 상생의 또 다른 의미는 현지화,토착화다. 중국 현지 직원,소비자 등과 이익을 나눌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는 "우리 회사는 한국기업이 아닌 중국회사다"라는 인식이 있을 때 비로소 가능하다. "LG전자는 중국에 있는 한국회사가 아닌 "한국인이 세운 중국회사"입니다. 그런 의식이 바탕에 깔려있기에 당연히 세금 낼 것 다 내고,중국 소비자들에게 이익을 주고,지역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습니다. LG전자는 멀지 않은 장래에 지주회사를 제외한 모든 사업을 중국 현지인의 손에 맡길 것입니다"(손진방 사장) LG전자는 유통관리의 핵심인 9개 분공사(유통)법인 중 4개의 분공사장을 중국인으로 앉혔다. 오는 2010년까지 모든 분공사장을 현지인으로 채울 계획이다. 중국시장을 잘 아는 현지인이 유통을 맡게 되면서 시장파괴력도 커지게 됐다. 또 중국직원들에게 승진에 대한 비전을 제시,충성도를 높이고 있다. 두 회사의 "상생 전략"은 고급인재 양성에서도 나타난다. 김 사장은 "중국 핵심 인력을 선발, 중국 사업체를 이끄는 데 필요한 최고경영자(CEO)양성 교육을 시키고 있다"며 "이미 3명이 포항공대에서 예비CEO과정을 밟았다"고 말했다. LG전자가 최근 설립한 CBL(China Business Leader)과정 역시 같은 맥락이다. LG전자는 오는 2008년까지 약 50명의 예비경영자를 양성할 계획이다. 지방정부와의 상생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우리 회사가 이익을 얻는 만큼 세금으로, 또는 사회사업으로 이익을 환원하는 것이다. 선양 교외에 조성된 "LG학교 촌(村)", 주요 포스코 공장에 마련된 "푸샹루(浦項路)"등은 이를 보여주는 상징물이다. LG전자와 포스코가 중국인의 존경을 받는 회사로 자리잡고 있을 수 있었던 데에는 이 같은 "상생 경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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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속의 한국기업] ⑩ 중국 비스니스 성공조건 |
[ 한국경제/경제 : 2004.09.02 18:14 ] |
"중국비즈니스 환경이 어떻게 달라지고 있으며,또 어떻게 대응해야하느냐"가 대(大)주제였다. 기업인들의 대체적인 시각은 "중국경제가 양적 성장뿐만 아니라 질적으로도 급격하게 바뀌고 있다"는 것이었다. 과거의 잣대로는 중국을 이해할 수 없게 됐다. 그 "광속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다면 우리 기업은 중국에서 "3류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았다. 중국 전략을 다시 짜야할 시기인 것이다. 어떻게 대응해야할까. 기업인들이 꼽은 첫 번째 "중국비즈니스 성공 코드"는 역시 기술이었다. 과거 중국이 기술력과 자본력이 부족할 때 우리기업은 큰소리 치며 중국에 진출할 수 있었다. 그러나 중국이 세계 최신 기술의 경연장으로 변한 지금은 다르다. 어정쩡한 기술로 중국에 들어왔던 기업들이 돈만 빼앗기고 보따리를 싸는 경우가 허다하게 발생하고 있다.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가격경쟁,인재유출,긴축정책에 따른 환경악화,브랜드파워 경쟁 등의 모든 장애물을 뛰어넘을 수 있는 힘은 기술이라는 결론이다. 중국보다 한 발 앞선 기술확보에 중국비즈니스의 성패가 달려있는 것이다. "한국의 사업환경을 못 견디겠다고 중국으로 "탈출"한 기업은 여기서도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중국은 단언컨대 한국보다 더 사업하기가 힘든 곳입니다. 한국에서 기술력,고급서비스로 성공한 기업만이 이곳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대우인터내셔널 박근태 상무) 기술력을 갖춘 기업이 그 다음 갖춰야할 것이 유통채널이다. 전문가들은 "내 몸에 맞는 유통시스템을 구축하라"고 충고한다. 지금 중국에는 편의점,홈쇼핑,프랜차이즈,심지어 방문판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유통방식이 동시다발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내 제품의 성격에 맞는 최적의 유통채널이 무엇인지를 찾아내 소비자에게 접근해야 한다. 상하이에 진출한 쇼핑업체인 둥팡CJ의 김흥수 사장은 "세계무역기구(WTO)가입에 따른 중국 유통혁명의 흐름을 탈 필요가 있다"며 "중국파트너에게 유통을 맡기는 기존 방식으로는 이 사장을 파고드는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그릇된 비즈니스 관행을 지적하는 기업인도 적지 않았다. 우리나라 기업은 중국의 법(法)을 너무 쉽게 보는 경향이 없지 않았다. 적당한 관시(關係)를 동원해 법망을 피하려는 성향이다. 그러나 모든 게 법제화,제도화되고 있는 지금 관시에 의존한 사업은 개인과 회사를 파국으로 몰아가기도 한다. 사소한 규정을 어겨 중국 감옥에 갇혀야 하는가하면,규정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않은 채 사업을 시작했다가 망한 경우도 있다. 사업 초기에는 법의 적용이 느슨하지만 일단 돈을 벌기 시작하면 당국의 감시가 강화된다는 것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조금 힘들고,이익이 적더라도 이제는 '준법 비즈니스'를 해야 합니다. 물론 관시는 중요합니다. 그러나 그 관시도 법의 테두리에 있을 때 힘을 발휘하는 것입니다"(채규전 대우종합기계 전무) 급변하고 있는 중국,우리의 새로운 중국비즈니스의 동력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많은 전문가들은 디자인 마케팅기획 문화상품 전시비즈니스 등 소프트 산업에서 기회를 찾는다. 중국은 WTO가입에 따라 서비스산업이 빠르게 개방되고 있다. 제조에 관한 한 중국은 이제 세계적인 시설을 갖추고 있다. 공장을 짓고,생산하는 기존의 중국진출 방식에서 벗어나 창의력 있는 소프트 상품으로 중국에 도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 인터넷게임이 중국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는 게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또 최근 상하이에 진출한 CJ홈쇼핑의 경우 단순한 홈쇼핑기법 뿐만 아닌 우리의 홈쇼핑 문화를 수출해 성공해나가고 있다. "젊은이들의 창의력,소프트웨어 개발능력,마케팅 기획 능력 등은 중국이 쉽게 따라올 수 없는 우리의 경쟁상품입니다. 단순한 제품에도 우리의 문화를 담아야 합니다. 한국의 역동성 자체를 상품화해야 합니다."(김윤호 우전소프트 사장) 그동안 우리에게 중국은 제품을 생산해 내는 세계공장으로서의 의미가 컸다. 중국은 그러나 WTO가입과 함께 세계공장을 뛰어넘어 "세계시장"으로 바뀌고 있다. 그 변화의 물결을 타야할 시기가 된 것이다. 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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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버그님, 일반인이 한눈에 중국을 보기에 좋은 자료 같읍니다. 이런 기사 모음은 한달 정도 기간을 정해서 공지글로 달아 두는 것도 좋아 보입니다. 일단 제가 공지글로 올려 둘테니 다음달부터 특집 형식으로 주제를 정한 기사 모음을 올려 두면 좋을것 같읍니다
좋은 생각이시군요.. 그렇게 하지요..^.^
참으로 좋은 모습이군여...운영자님들의 노고가 빛나는 대목같네요...감사합니다..
읽고 또 읽어야할 자료인것 같습니다(저한태만 그럴까요???)
버그찾기 운영자님 좋은 자료를 어렵게 구해 잘 활용하도록 정리하여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좋은 자료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