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식·보리밥·오리탕·김치·떡갈비 먹자골목서 골라 먹는
‘광주의 五味’
월드컵 4강로 길가 먹자골목의 야경은 밝고 화려하다. 무등산 등산로 증심사 쪽에는 보리밥집들이 산재하고, 또 한쪽의 등산로 산장코스에는
‘산장’이라는 옥호가 붙은 닭고기와 오리고기집들이 밀집해 있다.
광주시는 지난해 10월 광주 8경(景)과 5미(味)를 선정한 바 있다. 광주 8경 중 제1경은 무등산 사계이며, 광주 5미는 광주 한정식,
무등산 보리밥, 광주 오리탕, 광주김치, 송정떡갈비다. 한편 광주시는 북구 유동에 오리탕거리, 광산구 송정동에 떡갈비거리가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돼
있어서 음식명소거리로 지정, 운영 중이다. 지역번호 062.
●상무지구
■초당(373-5515)
광주 한정식은 남도의 맛과 멋, 인심을 집약해 놓은 상차림이다. 산과 들, 육지에서 나는 모든 먹거리가 상 위에 오른다. 취나물, 참나물
등 나물만 해도 종류가 다양하고 총각김치, 고들빼기김치, 갓김치 등 김치 종류도 여러 가지다. 문어, 낚지, 굴, 광어, 도미 등 해산물들도
빠질 수 없다. 그중에서도 남도 한정식의 핵심은 10가지가 넘는 젓갈이다.
이러한 한정식의 자존심임을 자임하는 업소가 ‘초당’이고 초당은 외지에서 광주에 온 명사들이 깊고 그윽한 광주의 맛을 보기 위해 필수적으로
찾는 집으로 알려져 있다. 점심시간에는 굴비정식을 찾는 손님들로 붐빈다.
시청과 월드컵 경기장에서 각 5분 거리, CBS방송국 옆에 있다. 2대째로 내려온 집주인 김화엽 여사의 음식맛을 즐기자면 예약을 하고
찾아가는 것이 좋다.
■전주콩나물국밥(365-8881)
전주 남부시장 콩나물국밥을 광주시민들에게 선보이겠다는 의욕으로 지난 연말에 문을 연 집. 광주 5·18기념공원 맞은편에 있다. 24시간
영업. 새로 지은 건물 1층에 식탁 14개의 규모. 밝고 깨끗하다. 콩나물국밥 4000원. 한방모주 1000원.
■씨앤비레스토랑(365-8881)
조리사이자 집주인인 장승일씨는 손님들에게 요들송을 들려주는 요들러(yodeler)이자 아코디언과 기타 톱 연주자다. 레스토랑 한쪽 작은
무대에서는 큰 체구의 장승일씨 연주회가 수시로 열리는데 톱으로 연주하는 슈베르트의 아베마리아는 손님들을 숙연케 한다. 아마추어 경지를 훨씬
넘어선 집주인의 ‘향수’와 ‘목련화’를 들어가며 생맥주를 마실 수 있고 간단한 음식들도 먹을 수 있다. 광천종합버스터미널에서 멀지 않은 곳
농성사거리에 있다.
●시내중심지
■수림정(223-3214)
‘뚝배기보다 장맛’이라는 말이 딱 맞는 집. 5000원 안팎의 음식값으로 남도냄새 물씬한 다양한 음식을 골라 먹을 수 있는 가장 서민적인
식당이다. 설렁탕, 곰탕, 육개장 각 4000원. 생비빔밥, 냉면 각 5000원. 갈비탕, 양곰탕, 불고기 6000원. 낙지와 불고기가 함께
나오는 불낙이 최고의 인기품목. 삶은 돼지고기 삼겹살, 명태무침 등 밑반찬이 상다리를 휘게 한다. 금남로 4가 원각사 뒤편에 있다.
■무등산(234-2406)
광주지하철 금남로4가역 1번 출구와 마주치는 곳에 2대 33년을 이어온 추어탕 전문점. 광주광역시에서 ‘광주음식명가’로 선정한 18곳 중의
한 곳. 추어탕 5000원.
●증심사 지구
■전북식당(227-1449)
운림동에서 증심사에 이르는 주변과 지산동에서 무등산장으로 올라가는 무등파크 호텔 주위에는 유명한 보리밥집이 많다. 계절에 따라 바뀌는
신선한 나물에 얼큰한 고추장과 여러 가지 젓갈, 참기름을 떨어뜨려 싹싹 비벼먹는 보리밥은 입맛을 돋우고 소화도 잘 된다. 하산길 시원한 막걸리를
걸친 보리밥 맛은 구수하다. 전북식당은 이들 보리밥집의 대표 격으로 산꾼들이 가장 많이 찾는다. 5000원에 먹을 수 있는 보리밥을 주문하면
산채나물은 물론이고 홍어무침, 도토리묵, 열무쌈, 파전 등 15가지나 되는 음식들이 따라 나온다. 동동주 2000원.
●산장 지구
■산해가든(266-6679)
산장 코스 집단시설지구에 있는 20여곳 음식점 중에서 가장 큰 규모의 닭고기와 오리고기 전문점. 무등산 관리사무소 맞은편, 아래 계곡에
있다. 토종닭백숙 3만원. 따라 나오는 녹두죽 맛이 유명하다.
■장보고회센터(225-2521)
무등산 들머리인 산수2동에서 20여곳이 성업 중인 신흥 생선회타운이다. 그중 지난해 연말에 문을 연 장보고회센터는 집주인 소유의 건물
2~3층을 식당으로 쓰고, 건너편에는 승용차 30대가 주차할 수 있는 전용주차장을 마련해 놓았다. 막회(세꼬시)로 차려내는 음식값이 놀랄 만큼
싸다는 것이 이 집의 자랑이다.
■까치골명가(266-1483)
광주시에서는 광주호 상류 시가문화권 주변에 7월부터 호수생태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내년 10월 개방 예정인 5만6000여평의 호수생태원에는
잔디광장, 자생식물원, 조류관찰대, 자연학습장, 수생식물원, 연꽃단지 등이 들어선다.
이곳 시가문화권에 인접한 까치골명가에서는 순두부와 흑두부(5000원)를 차려낸다. 안주인 이영숙씨의 친정어머니 때부터 두부집을 해온 터라
맛은 검증되어 있고 손님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는다. 100명이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식당은 깨끗하고 상차림은 깔끔하다. 20대 주차 가능한
주차공간이 있다. 마당에서는 무등산 정상부가 잘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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