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람이 어젯밤 아파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단다 난 어느 정도 견딜 수 있지만 집사람은 넘 힘들어 한다 오늘은 필히 친절한 신경외과에 다녀와야겠다 거기 가서 주사맞고 나면 두세달은 덜 아프다고 한다
아침을 지었다 호박과 감자 넣어 된장국을 끓였다 된장국은 언제나 먹어도 좋다 아마 질리지 않고 오래 먹을 수 있는게 된장국이 아닐까?
문사장이 사다 준 장어뼈를 냉동해 두었다 어제 물에 녹여 놓았는데 아침에 보니 물이 흐릿해졌다 어? 변해 버렸나 물을 따라 버리고 한번 끓인 뒤 그 물을 버리고 다시 물부어 끓였다 집사람이 일어나더니 냄새가 안좋다고 약간 변질된 냄새가 난다 참 아깝다 어제 한번 끓여 두었어야했는데... 된장 좀 풀어 푹 끓였다 개들에게 주어야겠다
부화기 안을 보니 병아리가 십여마리 깃털도 모두 말라 있다 태어난 병아리들을 세어 보니 모두 24마리 그중 백봉오골계는 10마리밖에 전체 부화율이 70% 정도 되는데 오골계 알 부화율은 50% 정도 밖에 안되는 것같다 오골계를 많이 부화하고 싶었는데 마음대로 안된다 나머지 알들을 살펴보니 더 이상 태어날 것 같질 않다 부화기를 꺼버리고 병아리들을 모두 육추기로 옮겨 주었다 이 좋은 가을에 태어났으니 죽지 말고 건강하게 잘자라주렴 설탕물과 모이를 주었다 집사람이 병아리 태어난 것을 보고 당신은 재미있겠단다 그래 난 이런걸 보면 즐겁다 새 생명이 태어나 자라는 모습속에서 삶의 흥미를 느낀다고 할까? 병아리들이 너무나 귀엽다
부화하지 않은 알을 꺼내와 삶으려니 오골계알 하나에서 삐약소리 들린다 병아리가 태어나려 했나보다 그 알을 육추기 전구 아래 두었다 따뜻하니까 혹 태어날지도 모르겠다 나머지 알은 모두 삶아 개들에게 주어야겠다
부화기는 다시 청소해 두었다 암탉이 품지 않으면 형님에게서 얻어 온 알을 부화기에 넣어야겠다
닭들에게 모이주며 모두 가두어 두었다 병원 다녀오는 동안 닭장 속에 있는게 안전 하겠다
된장국 말아 밥 한술 집사람도 된장국이 맛있다고 된장이 맛있어 국을 끓여도 맛있는 것같다
이슬비 내리니 오전에 병원다녀 오자고 비오니까 특별히 할 일 없어 아침에 다녀 오는게 좋겠다
주월동 친절한 신경외과에 가니 10시 30분 어? 그런데 대기하는 분이 많지 않다 이 때쯤 오면 보통 대기자가 30명 넘던데 오늘은 우리 앞에 9분 정도 예전보다 여기 병원을 찾는 환자수가 줄어들었단다 그동안 치료 받아 좋아져서 그럴까? 집사람은 3개월 정도 되었지만 난 일년만에 주사 맞으러 왔다 여기서 주사맞고 그런대로 잘 견디어 왔다 나처럼 좋아진다면 환자가 줄어들 수도 있겠지
30여분쯤 기다려 우리 차례 집사람은 무릎 손가락 팔꿈치 허리등이 아프다고 일을 많이 하면 그럴 수 있단다 일을 줄여야한다고 그 말이 맞겠다 지금 내 시골 삶이 나이에 맞지않게 괜한 욕심을 부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손가락 팔꿈치 어깨 허리 무릎등에 이상이 생길 정도로 일해서 무엇할 것인가? 먹고 살기 힘들어 일할 수 밖에 없다면 몰라도... 그래도 일이 주는 재미가 있지 않냐는 집사람 말에 유구무언 하는데까지 해보는 거지
난 오른손이 더 많이 부어 있다고 하니 많이 쓰기 때문이란다 자다가 장딴지에 쥐가 자주 난다니 그것도 허리협착으로 온거라고 허리에 주사를 맞았다 왼쪽고관절만 아프지 않으면 몸에 큰 이상은 없는 듯한데... 그렇게 아프던 오른쪽 어깨도 많이 좋아졌다 오른쪽 어깨가 아팠던 건 강돌이 목줄에 걸려 넘어지며 오른팔을 짚어서 그랬던 것 같다 4개월정도 지나니 늘어났던 근육이 제자릴 찾아 들었는지 아픔이 조금만 남아 있다
허리에 주사를 맞는데 왼쪽 고관절쪽이 화끈거린다 이러면 좀 나은 듯한 기분이 든다 오늟 맞았으니 일년이상 아픔이 늦추어졌으면 좋겠다
작은형님 집 들러 점심 먹고 가자고 형수님이 들리라 했단다 몸이 피곤해 그냥 집으로 가자고 집에 가 쉬는게 좋겠다 집사람이 자기가 무얼 하자고 하면 무조건 하기 싫다고 한단다 내가 피곤할 때 하자고 하니 그렇지 뭐 특별히 반대할 이유 없지
장성댐 옆 젠시오라는 중화식당이 새로 생겼다 탕수욕을 먹고 싶다기에 젠시오 들러 탕수육과 짜장을 시켰다 이제 막 12시인데 손님들이 많다 짜장이 나왔는데 로봇이 배달한다 여긴 주문은 종업원이 받고 음식 나르는 것은 로봇이 한다 식당에도 로봇이 등장했다 신선한 면도 있지만 모든게 기계화되면 인간은 어디에 서야할까?
짜장이 먹을 만하다 탕수육도 괜찮다 짜장이 맛있으니 집사람은 동네 노인분들 모시고와 대접해 드리고 싶다고 시간 내어 그렇게 해보라했다 작은거라도 나누면서 살면 좋지
이장이 야광등과 야광꽃을 집집마다 하나씩 나누어 준다 아름다운 마을 가꾸기 사업비로 구입한거란다 그도 괜찮은 방법 집사람은 들어오는 입구에 꽂아 놓는다 가꾸고 꾸미는 건 집사람이 잘하는 일 거기에 꽂아 놓으니 그럴싸해 보인다
닭장에 내려가 토끼를 꺼내 병아리 키우던 그물망 쳐진 곳으로 넣어 주었다 새장보다 여기가 더 낳을 듯 땅이라 지들이 땅파고 거기에 새끼도 낳을 수 있을 듯 진즉 새끼를 낳아야하는데 한 마리 낳아 죽여 버린 뒤 낳지 않고 있다 자리가 좋지 않아 그런 것같다 그물망에 넣어두고 반으러ㅗ 자른 통도 하나 넣어 주었다 혹 거기에 새끼를 낳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일단 지켜 보아야겠다 칡덩굴과 사료 물을 주었다
낮잠 한숨 한숨 자야 몸이 풀리지
일어나 오전 일과 정리하고 나니 어느새 네시 한바탕 일해야겠다 집사람은 무슨 일하려고 나서냐며 말리고 있는 고추나 하우스 안으로 들여놓잔다 오늘 다 마르면 고추방아 찧을려고 했는데 햇볕이 좋지 않아 내일 한번 더 말려 찧겠단다 집사람은 농촌일을 어찌 잘도 알까? 농사일에 대해선 박사 난 집사람이 하라는대로 따라 하면 된다 거들어 고추를 하우스 안으로 넣어 놓았다
육추기 안을 보니 아침에 넣어둔 알이 깨져 있고 병아리 한 마리가 엎어져 있다 알에서 이제 막 태어난 것 같다 따뜻하니까 병아리가 부화했다 태어난 병아릴 전구불 아래 두었다 깃털이 마르면 살아나겠지
재봉동생에게 전화 요즘 닭이 알 낳느냐고 물어보니 하루에 한둘 낳는단다 알 낳으면 얻어다 부화기에 넣을려고 했는데... 한두개 낳은 알을 모아 넣기는 어려울 것 같아 내년에 오골계 알 낳으면 달라고 했다 재봉동생 오골계는 내년에나 알 낳을 것같다
문사장에게 전화 특별한 일 없으면 막걸리 한잔 하자고 문사장과 술마신지 10여일 넘은 것 같다 돼지고기와 빠가탕 있으니 같이 한잔 해도 좋겠다 문사장에게 퇴근해 오면서 유정란과 무정란을 사오라 했다 닭이 알 품을 줄 알았더니 나와 버렸다 형님에게서 가져 온 알을 부화기에 넣어야겠다 부화기에 자리가 많이 남아 재봉동생에게 얻을 수 없으니 마트에 나온 유정란을 사다 넣어야겠다 무정란은 쪄서 노른자를 병아리 먹이고
예초기로 집옆 언덕을 베었다 10여일 전에 한번 베었는데 벌써 자랐다 여긴 이번 벤 것으로 끝날 것 같다 내년엔 이 언덕에 국화를 심어 가꾸어야겠다 그럼 풀 벨 일 없으며 가을이면 국화향 가득하리라
닭장 주변까지 베고 나니 어느새 다섯시가 훌쩍 오늘은 여기까지
닭들을 불러 모아 닭장에 가두었다 다 큰 기러기 세 마리가 요즘 보이질 않는다 이 녀석들 날아가 버렸나? 다른 녀석들도 자꾸 나는 연습을 한다 안되겠다 오늘은 날개깃을 잘라주기로 일곱 마리 기러길 잡아 자르려니 이도 꽤 닭장에 같이 있는 닭들이 모두 놀래 도망다니니 더 어렵다 거의 한시간 걸려 모두 잡아 날개 깃을 잘라 주었다 날개깃을 자르면 군형이 맞지 않아 나를 수가 없다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다
냉동된 빠가탕을 다시 끓이고 돼지고기를 오븐에 구웠다 번데기도 소금과 청양고추를 넣어 다시 졸이고 저번에 남은 홍어회도 있어 안주는 충분할 듯
베란다에 상차려 놓으니 문사장이 왔다 오면서 내가 부탁한 유정란과 무정란 뿐 아니라 생고기와 막걸리를 사왔다 아이구야 내가 안주 다 준비했는데... 술한잔 하자면 지가 알아서 준비해 온다 생각해 준 마음이 참 고맙다 집사람이 생고기를 먹기 좋게 썰어 내어 놓는다 기름 소금에 찍어 먹으니 맛이 좋다
이왕이면 노열동생도 오라하자니 문사장이 전화 지금 일하고 있는데 금방 오겠단다
노열동생이랑 어울려 한잔 이런저런 이야기 하다 예초기에 사용하는 끈에 대해 이야기 예초기 봉이 무거워 거기에 탄력있는 끈을 사용하면 예초기 할 때 훨씬 더 수월하다기에 끈을 샀는데 연결 방법을 모르겠다니 노열동생이 가르쳐 주겠다며 가서 보잔다 노열동생이 직접 끈 연결 방법을 보여 주며 연결해 주니 수월 간단한 것을 몰라 끙끙대고 있었다 문사장이 그도 좋은 방법이지만 탄력있는 고무바로 하면 더 좋단다 고무바는 벌리는 크기가 다르다고 예초길 하다보면 넓게 칠 때가 있는데 끈을 사용하면 범위가 좁아 할 수 없단다 서로 그렇지 않다고 말을 주고 받는데 난 잘 모르겠다 기계속을 알아야 끼어들 수 있지
문사장이 시골에서 손쉽게 쓸 수 있는 충전식 기계톱과 드릴에 대해 알려준다 요즘엔 충전식 기계가 많이 나온단다 충전용 밧데리와 충전기구가 비싸지만 호환되는게 있다고 그것만 있으면 충전식이 훨씬 더 편하다며 직접 기구를 보여준다 그래 저런 게 있으면 사용하기 참 편하겠다 아이구 솜씨도 없으면서 기구 욕심은... 그래도 이야기 주고 받으며 이것저것 많이 알았다 참 고마운 동생들이다
술마시고 이야기 하다보니 어느새 10시 아이구야 너무 오래 놀았다
노적봉위 구름이 불그레 물들기 시작 여명이 밝아 온다 님이여! 9월이 문을 열었습니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가을 오곡은 고은 가을 햇살 안으로 안으로 가득 가득 채워가고 나뭇잎들은 예쁘게 물들어 가겠지요 풍요롭고 아름다운 가을을 맞으러 힘차게 달려 봅시다 이 달에도 건강 행복 평화가 늘 님과 함께 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