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보내고 아침을 지었다 집사람이 아침식사하기 전 목욕이나 다녀 오자고 그도 괜찮을 듯 어제 땀흘린 뒤 샤워를 못했다
목욕장에 가니 옷장키가 1번 아 내가 첫 번째 손님인가 보다
첫물 받아 목욕한다니 기분 좋다 반신욕 30여분 한분이 들어오신다 둘이서 목욕탕을 차지 온탕 냉탕 오가며 몸을 풀었다
면도하며 어라? 코 살갗을 살짝 베어 버렸다 새빨간 피 뭐야 아침부터 닦아도 또 난다
아이구 심하게 베었나 보다 대충 닦고 밖으로 빨리 지혈하는게 좋겠다 코를 막고 있으니 같이 목욕하시던 분이 코피 나냐며 넘 일을 많이 하신 것같단다 귀촌하면 자기도 모르게 무리한다고 변명하기 싫어 웃어 버렸다 화장지로 닦아 내도 계속 난 피가 잘 멈추는 편인데... 이젠 나이들어 그도 잘 안되나? 집에 가서 약을 바르는게 낫겠다
목욕장을 나오니 집사람도 나와 있다 얼른 집에 가자고 집사람이 카운터에서 화장지를 얻어 와 가만히 누르란다
회관앞에서 이장님을 만나 야광등 두 개를 얻었다 집사람이 우리집 올라가는 길에 꽂는다며 부탁했더니 오늘 주었다 고맙다
벤자리를 눌러도 피가 난다 집에 와 후시딘을 바르고 조금 있으니 멈춘다 면도하다가 살갗을 베어 버리다니... 내 주의력이 떨어졌는가?
얻어온 야광등을 집으로 올라오는 길에 꽂고 철근 박아 케이블 정리선으로 묶어 고정시켰다 이래야 바람 불어도 쓰러지는 일이 없겠다
동물들 먹이주며 닭장에 있는 닭들은 가두어 두었다 오늘이 삼일째 알 낳는 닭은 닭장 안에 알자릴 만들겠지 앞으로 습관이 들 때까지 며칠 동안은 그대로 가두어 두어야겠다
아침 한술 갓지은 밥이라 맛있다 들깨 김치에 맛있게 먹었다
집사람이 내일 고춧가루 세 봉지를 택배 보낸다고 알맞은 박스를 찾아보란다 하우스 안에 있는 박스를 뒤적여 세 개를 찾았다 거기에 참깨 볶은 것도 조금씩 넣어 보낸단다 좋은 일이다 우리가 팔아먹으려 한 것 아니니 좀이라도 나누면 좋겠지
큰형님과 관휘어머님께 드릴 닭을 두 마리 잡았다 내가 키우는 닭은 작아 남에게 선물하기엔 그렇지만 맛은 좋다 주로 청계와 오골계이며 싸래기를 먹이고 솔밭에 풀어 주기 때문에 닭맛이 괜찮다 그래도 그 중에서 좀 큰 걸 잡았다
황룡시장 닭집에 가서 닭을 손질해 달라니 최소한 40여분 넘게 걸리겠다고 우선 주문받은 것 먼저 처리한다고 닭은 제상에 올린다며 머리를 자르지 말고 손질해 달라했다 보통 닭손질은 머리를 잘라버리는데 제상에 올릴 닭은 머리를 그대로 둔다 예법에 닭머리가 있어야 제상에 올릴 수 있다고
닭손질을 맡긴 후 시장 한바퀴 오늘이 대목장이라 그런지 오가는 사람이 많다 전마다 사람들 몰려 있는 모습이 보기 좋다 특히 홍어전마다 택배 물량이 쌓여있고 홍어사가시는 분들도 많다 전라도 제상엔 꼭 홍어가 올려지지 시골장이 항상 이리 풍성했으면 좋겠다 집사람이 이번 명절엔 느타리 버섯전을 지진다기에 느타리 한박스를 샀다 새송이보다 느타리버섯전이 맛있단다
한바퀴 둘러 보아도 우린 마땅히 살 게 없다 다시 닭전으로 우리 닭은 아직 손질하지 않았다 대목장이라 무척 바쁜가보다
관휘어머님이 오셨다 오랜만에 뵌다 건강해 보이시니 좋다
작은형수님에게 전화해 장에서 만나자고 닭을 손질하고 있는데 작은형님네도 오셨다 난 손질한 닭과 조갯살을 가지고 큰형님댁에 들렀다오마며 축령산 국밥집으로 먼저 가시라고
장터 옆 아파트에 큰형님이 사신다 잠깐 내려 오시라고 해서 닭과 조갯살 제수 사실 때 쓰시라고 좀 드렸다
작은형수님이 축령산 국밥 식당에 가보니 문을 닫았단다 일요일엔 문을 닫지만 장날만은 문을 꼭 여는데 오늘은 일이 있나보다 성산 황금코다리로 작은형님이 오시지 않는다 전화해 보니 차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고 그럼 택시타고 오시라했다 주문하고 좀 기다리니 바로 오셨다 갑자기 시동에 문제가 있었단다 차가 오래되면 그럴 수도 있겠지
코다리찜에 막걸리까지 얼큰한 코다리찜에 막걸리가 제격인 것 같다 맛있게 잘 먹었다
형님이 렉카차 부른다기에 차 있는 곳에 모셔다 드리고 형수님은 호장굴 가신다고 해서 호장굴로 같이 갔다 형수님이 사과효소와 효소 담으라며 상처난 사과를 한봉지 담아 주신다 사과효소로 김치 담으면 매실효소보다 김치 맛이 더 시원하단다 집사람이 그럼 올핸 사과효소로 김치를 담아 보겠다고 청계알이 크고 좋아 부화시키면 좋을 것같아 가져가도 괜찮겠냐고 작은형님께 전화 이제 낳은 알들이라 괜찮을 거라며 가져가란다 지금 넣으면 좀 늦겠지만 그래도 부화시켜보는게 좋겠다 10여개 되는 알을 모두 계란판에 담았다
매화나무에 칡덩굴이 감겨 있다 칡덩굴을 걷어 차에 실었다 매화나무도 좋고 난 토끼 주어 괜찮겠다
형님이 렉카차가 와서 시동 걸렸다며 차를 가지고 오셨다 다행이다 호장굴에 있는 고무통 두 개를 가져다 쓰라고 주신다 모이 담아 두고 쓰면 딱이겠다 호장굴에 와서 이것저것 많이 가져간다 고맙다
장터안 식육점에 들러 돼지고기와 돼지내장을 좀 샀다 여긴 장날만 돼지고기를 받아다 팔기에 고기가 싱싱해 맛있다 돼지 내장을 보니 구미가 당겨 좀 샀다 내장 삶아 막걸리 한잔하면 딱이겠다
마트에 들러 효소 담으려고 설탕을 샀다 설탕이 백설표와 큐원이 있는데 상표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 왜 이렇게 큰 차이 날까? 설탕 맛이 다르나? 큐원은 15키로 한포대 가격이나 3키로씩 포장된 5개의 가격이 1-20원 차이 차라리 낱개 포장이 더 나을 것같아 낱개로 샀다
집에 와 가져온 고무통에 미강을 넣었다 이렇게 넣어두고 퍼서 쓰면 좋을 듯 칡덩굴도 토끼에게 주었다 토끼가 그물망 처진 곳을 뚫고 밖으로 나와 버렸다 기러기를 함께 넣어두었더니 귀찮았나 보다 하우스 속에 자리 잡고 있다 차라리 하우스 속이 더 나을지 모르겠다
알자리에 알이 세 개 있다 닭 세마리가 알을 낳나 보다 어떤 녀석들이 알을 낳을까?
가져온 청계알을 부화기에 넣었다 예전 마트에서 사서 넣은 알은 빼내 버렸다 2-3일 차이로 알들이 부화하겠지만 큰 지장은 없을 듯
육추기 안을 보니 병아리 한 마리가 죽어 있다 어 아침에 팔팔했는데... 왜 죽었을까? 조금만 더 크면 하우스 안 병아리장으로 옮기려고 했는데... 더 잘 살펴보고 관리해주어야겠다
사 온 돼지내장을 손질 다시 한번 깨끗하게 씻어 삶아야겠다
노열동생 전화 문사장이랑 같이 있는데 막걸리 한잔 어떠시냐고 그렇지 않아도 돼지내장 삶으려고 하니 집으로 올라오라고
씻은 돼지내장을 압력솥에 넣고 양파 월계수 잎 소금 된장을 풀었다 이렇게해서 푹 삶으면 맛이 괜찮지 않을까?
노열동생과 문사장이 올라왔다 우선 멸치와 콩조림으로 한잔
20여분쯤 끓이니 냄새가 구수하다 압력솥을 식혀 내장을 꺼내보니 잘 삶아졌다 집사람이 먹기 좋게 썰어 준다 잡냄새가 나지 않는다 모두 맛있다고
옆집 임사장님도 오시라고 전화했더니 지금은 금주하시고 계신단다 그럼 별 수 없지 아산형님에게 전화해 올라오시라고 바로 올라오셨다
서로 어울려 막걸리 한잔 나누었다 안주 맛이 괜찮단다 다음에 한번 더 사다 삶아 먹어야겠다
오늘은 바람 한점 까딱 않고 무덥더니 갑자기 비가 쏟아진다 ‘힌남노’가 가까이 왔나?
쏟아지던 비가 10여분도 안되어 그쳤다 아직 태풍은 오지 않은 것같다
저녁은 막걸리 한잔으로 때웠다 주말 연속극보다 눈이 감겨 안되겠다 일찍 잠자리로
똑똑똑 낙숫물 소리 태풍이 가까이 오나? 님이여! 강한 태풍이 오늘 내일 우리나라에 상륙한다네요 순간 풍속이 차까지 날려 보낼 위력이라니 위험한 곳 다시 한번 살펴 대비 잘하시고 이 주에는 민족 대명절 추석이 들었네요 서로 따뜻한 정 나누면서 이 주에도 님의 주위엔 행복한 이야기만 넘쳐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