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2/10-11 철도여행기301 제천22, 영주11, 봉화2, 봉성1, 녹동1, 현동4, 양원 임시승강장1, 태백8 - 열차사랑 간이역 탐방 번개모임(영동선 간이역 답사) - 추운 겨울에 따뜻한 순대국밥, ??잎 향기가 그윽한 봉성숯불갈비, 푸짐하고 맛있는 돌솥밥 정식 |
이번 모임의 큰 도움이 되는 곳
열차사랑 http://www.ilovetrain.com (열차사랑) http://cafe.naver.com/ilovetrain.cafe (열차사랑 까페)
오늘 여행 사진은 아래의 사이트를 클릭을 하면 된다.
http://sakaman13.com.ne.kr/photo_134.htm
# 이용 열차 12월 10일 1. #1655 무궁화호 청량리(16:15)->제천(19:39) : 8,700원 2. #1627 무궁화호 제천(20:35)->영주(21:45) : 3,400원(철도회원 할인) 12월 11일 3. #1118 새마을호 태백(18:42)->청량리(22:59) : 17,700원(비즈니스 카드 할인)
# 이용 버스 및 기타 교통 수단 12월 11일 1. 택시 영주역(08:35)->영주시외버스터미널(08:45) : 2,000원 2. 승용차 임병국님, 정진성님 경유지 : 영주시외터미널->봉화역->봉성역->청봉숯불갈비, 봉서루->녹동역->현동역->양원 임시승강장->육송정 삼거리->장성광업소->정원회관->태백역
# 먹거리 12월 10일 1. 석식 역전식당 043) 645-4597 순대국밥 4,000원(제천 역전 시장 내) 12월 11일 2. 조식, 중식 청봉숯불구이 돼지숯불구이 500g 10,000원 054) 672-1116(봉성면 위치) 3. 간식 쥐포, 번데기외 : 가격 미상 4. 석식 정원회관 돌솥밥정식 7,000원, 033) 553-6444(황지연못 메르디앙호텔 뒤)
- 12월 10-11 열차사랑 간이역 탐방 영동선편-
- 12월 10일 -
0. 16:00 청량리역
건대 근처에서 전 회사 직원의 결혼식에 참석을 한 후 지선버스(녹색)를 타고 청량리역에 도착하니 16:00이다.
결혼식장에서 간단히 정식을 먹어서 그런지 그리 배가 고프지는 않았다.
열차 출발까지 시간이 제법 남아 있지만 지겹지는 않았다.
주말이라 대합실에 사람들이 워낙 많은 데에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물이 흐르듯 유유히 흘러가기만 한다.
대합실의 의자에 앉아 MP3로 흘러 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이 생각 저 생각을 하니 금방 16:40분 경이 되었다.
황재호님을 만나 천천히 열차 타는 곳으로 나간다.
16:00에 새마을호 열차가 출발하고, 그 옆에 남아 있는 무궁화호 열차가 우리가 타고 갈 완행 무궁화호 열차이다.
1. #1655 무궁화호 청량리(16:15)->제천(19:39) : 8,700원
EEC로 불리는 통일호가 운행을 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 EEC, 통일호라는 이름도 옛 말이 되었다.
지금 타고 가는 열차가 각 역에 정차를 하지만, 솔직히 전에 운행한 통일호와 같은 느낌을 가지기는 어려울 것이다.
전에 특실이 있는 칸으로 빨리 뛰어 갔던 기억, 자리가 없을 때 싸롱카(현 식당차)에 앉았던 기억 등 몇 번 탑승을 해보지는 못했지만, EEC 통일호의 기억을 떠올려 보았다.
지금 타고 있는 열차가 제천까지의 소요시간이 다른 급행 무궁화호나 새마을호보다는 오래 소요되지만 그래도 각 역에 정차를 하기에 조금은 시골열차를 타는 맛을 느낄 수 있다.
이제 광역 전철 개통으로 12월 16일부터는 모든 열차가 정차를 하지 않고 통과하게 되어 있는 망우역과 도농역의 모습을 유심히 살펴본 뒤, 다산유원지가 인근에 있는 능내, 남한강과 나란히 달리며 스쳐 지나가는 두물머리 등의 풍경을 떠올리니 금방 양평역, 그리고 용문사 은행나무로 잘 알려진 용문역이다.
이제 대부분의 손님이 내리고 열차 안은 정적이 감돌기 시작한다.
그리고 날이 어두워져서 풍경보다는 가끔 불빛이 보일 뿐이다.
창 밖으로 가끔 교차운행을 위해 지나가는 열차를 바라보며 재호님과 이야기를 하다 보니 3시간이 생각보다 빨리 지나갔다.
제천역에 도착하였다.
재호님은 남는 시간을 이용하여 약간의 철도자료를 얻었다.
2. 도보이동 제천역(19:39)->제천중앙시장 내 역전식당(19:45)
잠시 무엇을 먹을까 고민을 해보았다.
무엇보다 추운 날씨에는 따뜻한 국이 제격일 것 같았다(오뎅도 좋지만 근처에 오뎅을 파는 곳이 쉽게 눈에 띄지 않았다)
역보다는 인근 중앙시장의 식당을 이용해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다.
제천역에서 약간만 걸어가면 시장 입구가 보이는데 약간은 어두컴컴한 하며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벌써 문을 닫은 곳이 많이 보인다.
지나가는 분에게 따뜻한 국을 먹을 만한 곳을 물어보니 역전 식당이라는 곳을 가르쳐 주셨다.
너무도 추운 날씨에 식당을 고를 망설임 없이 입장하였다.
3. 저녁식사 역전식당 043) 645-4597(19:45-20:25) 순대국밥 4,000원(제천 역전 시장 내)
식당은 그리 넓지 않지만 주인 아주머님의 훈훈한 인심이 느껴진다.
늦은 저녁식사에 열차를 타고 오느라 제대로 먹지 못해 많이 달라고 말씀하셨더니, 그릇에 순대를 가득 담아 오시고, 밥도 한 공기를 무덤과 같이 가득 주셨다.
순대국에 순대와 밥을 넣으니 양이 너무 많아 국이 넘칠 지경이다.
과연 모두 먹을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정도이다.
그래도 너무 맛있고 너무 배고프기에 국물까지 싹 비워 버렸다.
따뜻한 온돌바닥에 앉아 편안히 잘 먹으니 포만감이 느껴진다.
이제 영주로 가기 위해 열차를 타야 할 시간이다.
일어나기가 싫지만 갈 길은 가야지!
아주머님께 식사를 잘 했다고 인사를 드리고 천천히 일어나 제천역으로 돌아간다.
4. 도보이동 제천중앙시장 역전식당(20:25)->제천역(20:30)
따뜻한 식당에 있다가 제천역까지 걸어가는데 어찌나 춥던지 몸이 부들부들 떨지 않을 수 없다.
여름 같으면 바람이 시원하지만 지금은 살을 찌를 듯한 칼바람으로 느껴질 뿐이다.
5. #1627 무궁화호 제천(20:35)->영주(21:45) : 3,400원(철도회원 카드 할인)
다시 제천에서 안동행 무궁화호 열차를 탑승하였다.
이미 대부분의 손님이 내린 상태라 객실 안은 조용하기만 하다.
의자를 돌려 가장 편안한 자세로 앉아 창 밖을 보며 소백준령을 넘어가는 모습을 바라보기도 하고, 재호님과 이야기를 하다 보니 금방 영주역에 도착하였다.
6. 영주역에서(21:45-23:00) 즐거운 시간
열차는 없지만 대합실에서 열차를 기다리는 손님들이 제법 보인다.
나도 잠시 그 대열에 합세를 하여 TV를 보며 잠시 추위를 녹였다.
잠시 후 장소를 이동을 하여 재호님과 나는 친절한 역무원님의 도움으로 약간의 철도자료를 얻을 수 있었다.
무엇을 얻었는지는 물어보시면 곤란함!
꼭 알고 싶으시다면 나중에 개인적으로 알려드릴 수 있다.
7. 도보이동 영주역(23:00)->xx여인숙(23:05)
잠시 골목을 걷다가 가장 저렴해 보이는 여인숙으로 들어갔다.
8. xx여인숙에서 휴식(23:05-08:30) : 15,000원
이상한 생각은 금물!
재호님과 나는 잠을 청하기 위하여 여인숙에서 잠을 청한다.
방은 생각보다 넓지만 보일러가 약한지 아니면 연료 절약을 위해 온도를 낮게 설정을 했는지 모르겠으나, 방바닥은 미지근하기만 하다.
이불을 덮으니 너무 차가워서 방바닥에 이불을 최대한 많이 덮어서 추위를 달래며 잠을 청했다(제발 새벽에 보일러를 끄는 일이 없기를 간절히 기원하였다)
아니나 다를까 싼게 비지떡이라는 속담이 맞는가 보다.
새벽에 추위를 느껴 잠시 잠을 깨었는데 바닥이 얼음장처럼 차가웠다(다음에는 돈이 조금 더 들더라도 좋은 숙박시설을 이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생각보다는 편안한 휴식을 할 수 있었다(지난번 재호님과 속초의 모찜질방의 바닥에서 잠을 잔 것보다는 나은 편이다)
- 12월 11일 -
9. 도보이동 xx여인숙(08:30)->영주역(08:35)
어제 획득한 철도자료는 무게가 제법 나가기에 인근 슈퍼 주인에게 택배로 부탁드리고, 천천히 영주역으로 이동을 하였다.
10. 택시 영주역(08:35)->영주시외버스터미널(08:45) : 2,000원
영주역에서 시외버스터미널까지 가는 1번 버스가 있으나 돌아가는 관계로 시간 부족을 감안하여 택시를 이용하였다.
11. 영주시외버스터미널(08:45-08:55)
모임은 12월 11일이나 하루 전에 도착한 이유는?
영주터미널에 08:50분까지 오면 되지만, 서울에서는 열차로 도착하기는 불가능하고, 동서울터미널에서 버스 첫 차를 타야 겨우 가능하기에 하루 전 영주에 미리 도착해 있었던 것이다(기차를 좋아하는 우리에게 아무래도 기차관련 모임에 버스를 타고 오는 것도 좀 그렇다)
영주터미널 주변의 풍경을 볼까?
날이 밝은지 한참이 되었지만 주변 상점은 문 열은 곳이 거의 없이 시내는 조용하기만 하다.
영주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하자마자 열차사랑 주인장님인 임병국님과 참석 회원님들을 뵐 수 있었다(참석자는 총 11분이다)
모두 간이역 사랑이 대단하신 분들임에 틀림없다.
약간의 과장을 보태 한국철도공사에서 상을 주어도 아깝지 않은 분들이다(단, 저를 빼고)
새로 오신 분도 있지만 지난번에 참석한 분들이 있어서 그리 낯설지는 않았다.
12. 승용차 영주시외버스터미널(08:55)->봉화역(09:15)
회원님들은 영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임병국님과 곱동이님의 차량 이렇게 2대에 나누어 탑승 후 이동을 한다.
항상 열차로 지나가긴 했지만 막상 차를 타고 철길을 따라 달리며 간이역의 흔적을 사진으로 담을 생각을 하니 무척 기대가 된다.
영주시내를 벗어나 한적한 농촌풍경 그리고 기다렸던 영동선 철로를 보며 나란히 달리기 시작한다.
문단역을 지나 봉화읍 내에 들어서기 전 봉화역이 보인다.
봉화역에서 합류를 하기로 되어 있는 662뒤젤 회원님과의 만남을 위해 잠시 봉화역에 머문다.
13. 봉화역(09:15-09:44)에서 즐거운 시간
역 오른쪽에는 예전 철도청과 현대백화점이 실시한 전국 특산물 열차여행 2005.09.28 5편 경상북도 봉화라고 적혀 있는 안내판이 눈에 확 띄었다(봉화의 대표적인 특산물이라고 하면 송이버섯을 들 수 있다)
망설임 없이 사진을 찍고 추위를 달래며 역 안의 대합실에서 따뜻한 난로에 두 손을 벌리고 쬐어 보았다.
다시 밖으로 나가 한 분의 회원님이 도착하기까지 잠시 역, 승강장, 안내판, 열차시간표, 열차 운임표 등 봉화역의 흔적을 열심히 사진기로 담는 사이 운영자님 한 분이 그만 역 앞의 개에 물리는 초미의 사건이 발생하였다.
어떤 회원님이 "개쇼" 라고 말씀을 하시고, 개에게 물린 회원님은 괜찮다고 하지만 막상 물린 회원님의 마음 속에는 말로 못할 아픔이 있을 것이다.
간단히 응급처치를 받는 사이 양양에서 출발한 662뒤젤 회원님이 역에 도착을 하였다.
문제는 참석자가 10명이었는데 갑작스럽게 11명이 되는 바람에 차량2대에 탑승을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 주인장님이 렌트카를 빌리려고 알아보는 등의 노력을 하다가 결국 서로 조금씩 더 양보를 하여 약간은 불편하게 앉아 가기로 하였다.
역에 들어오는 열차 사진을 보너스로 찍은 뒤 본격적인 오늘의 일정이 시작되었다.
14. 승용차 봉화역(09:44)->봉성역(10:00)
봉화역에서 영동선을 따라 달리며 거촌역을 지나쳐간다.
거촌역을 지나 유곡삼거리에서 우회전을 하여 봉성역에 도착을 하였다.
15. 봉성역(10:00-10:26)에서 즐거운 시간
봉성역 역시 오래된 건물이다.
주변의 마을과는 거리가 있으며, 정차 열차도 많지 않기에 실제 이용객은 많지 않을 것 같았다.
홀로 근무 중인 역무원은 갑작스럽게 많은 회원님의 방문에 반가워하면서도 약간은 당황스러워 하는 것 같았다.
근무 중인 역무원님에게 물어보니 역시 특급 마무리 투수의 0점대 방어율이다(아마 은퇴한 선동렬 선수(현 대구 삼성라이온즈 감독)의 방어율을 능가하고도 남을 정도이다.
몇 곳을 빼고 인근 역 대부분 승하차 인원은 비슷할 것으로 생각이 된다.
역무원님이 주시는 맛있는 커피를 마시고, 잠시 역 앞에서 첫 단체사진을 찍고 흔적을 사진으로 담아 보았다.
추운 날씨이지만 방문하기 평소에 방문하기 어려운 곳이라 그런지 더욱 열심히 이 곳 저 곳을 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16. 승용차 봉성역(10:26)->청봉숯불갈비(10:40)
회원님들 대부분 식사를 하지 못했기에 아침 겸 점심으로 식사를 하기로 하였다.
식사는 아무래도 그 지역에서 잘 알려진 맛있는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기에(어떻게 하다 보니 열차사랑 모임 때 비공식 식사 담당이 되어 버렸다-나만의 생각일지도 모르겠군) 이번 역시 맛있는 음식을 생각해 보니 전에 현대백화점 손님들이 찾은 봉성숯불갈비가 생각이 났다.
봉성역에서 이동을 하는데 그리 멀지 않았다.
17. 조식, 중식 청봉숯불구이 돼지숯불구이 500g 10,000원(10:40-11:40) 054) 672-1116(봉성면 위치)
메뉴는 돼지숯불구이, 돼지양념구이, 갈비탕, 버섯전골 등이 있지만 여기에 왔으니 맛있는 돼지고기를 먹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돼지숯불구이를 주문을 하였다.
경상도 음식이라 반찬의 가지수가 남도음식에 비해 적지만 맛은 서로 비교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좋다.
코 끝으로 ??잎의 은은한 향이 느껴지며 입으로는 고기의 쫄깃한 맛이 느껴지는데 이 두 가지의 감각은 우리 모두를 즐겁게 하였다.
그리고 밥과 함께 나온 청국장 역시 구수하고 맛있다.
잠시 재호님이 가지고 오신 정밀 지도, 78년 시각표 그리고 다른 분들이 가지고 오신 각종 철도 관련 자료를 구경하였다.
그리고 곱동표 크리스마스씰을 선물 받았다(홀로 크리스마스를 보내야 하는 사람의 기분이 좀 그렇지만 현재는 기분이 좋다!)
자꾸 사라져 가는 돼지를 보니 뭐라고 해야 할까?
더 많은 고기를 먹고 싶지만 한정된 회비에서는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다음에는 배터지게 먹기로 하고)
따뜻한 방에서 맛있는 식사를 하니 일어서기가 싫을 정도로 너무 편하다.
그렇지만 부지런히 다음 일정을 소화해야지!
식사를 하고 잠시 운동 삼아 밖으로 보이는 봉화 관아 건물의 일부였던 봉서루와 사연이 있는 무병장수의 상징인 돌거북을 구경을 한 뒤 다음 일정을 위해 차에 오른다.
18. 승용차 청봉숯불구이(11:40)->녹동역(12:12)
아쉬움을 뒤로 하고 출발하여 법전, 그리고 억지 춘양이라 불리는 곳을 간접체험을 한 후 도착한 곳은 녹동역이다.
19. 녹동역(12:12-12:29)에서 즐거운 시간
지금은 역무원이 근무하지 않는 간이역이 되어 버렸다.
역 안으로 들어가니 남겨진 것은 손님이 내고 간 승차권, 손 때묻은 열차시간표, 열차운임표 그리고 흙 냄새가 물씬 풍기는 승강장, 녹이 슬어 버린 이정표 등을 보니 역무원이 떠나고 버려진 듯한 모습이 안타깝기만 하다.
안타까운 마음을 가진 채 흔적을 사진으로 남기고 잠시 녹동역지킴이의 역할을 수행한 뒤 밖으로 나왔다.
20. 승용차 녹동역(12:29)->현동역(12:35)
녹동역에서 고개를 넘어 도착한 곳은 현동역이다.
21. 현동역(12:35-13:10)에서 즐거운 시간
현동역은 한창 공사 중이라 안으로 들어가려면 우회를 해서 들어가기에 약간은 불편함이 있다.
한적한 시골역에서 건축자재를 갈아내는 "징징" 소리가 날카롭게 들리기에 약간은 귀가 날카로워진다.
열차 시간표와 운임표를 찍고 역장님이 손수 타주신 맛있는 커피를 마시며 추위를 달래 본다.
마침 전에 분천역에 계셨던 역장님이라 낯설지 않았다.
나와 재호님을 대번에 알아보시고 반가워하셨다.
아울러 철도를 사랑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들으니 오히려 미안해 진다.
승강장, 이정표 등을 찍은 뒤 승강장을 건너 위로 올라가니 역과 승강장이 한 눈에 들어오는데 그 모습이 멋지기에 부지런히 사진을 찍었다.
21. 승용차 현동역(13:10)->양원 임시승강장(13:43)
지금까지 온 길 중 가장 어려운 길이며 오늘 모임 중 가장 방문하기 어려운 곳을 가게 되었다.
현동에서 태백과 울진으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데 울진방향으로 달려 광회1리라는 곳에서 좌회전을 하여 들어가다 전곡리 방면으로 우회전을 하자마자 시작되는 폭이 좁은 반비포장 도로를 따라 조심조심 운전을 한다.
고개를 넘어가다가 왼쪽 아래 길로 오르고 내려오기를 반복하니 멀리 철길과 양원 임시승강장이 보인다.
여기까지 오는 길은 지금까지 방문한 역과는 달리 길이 상당히 험한 편이다.
22. 양원 임시승강장(13:43-15:00)에서 즐거운 시간
항상 말로만 듣던 오지 중의 오지 양원 임시승강장에 도착을 하였다(주변에 기지국이 없는지 휴대전화는 통화가 안된다고 나온다)
과연 이런 곳에 사람이 사는 것이 의문이 들 정도로 주위에는 보이는 것이 없다.
가끔 보이는 집 몇 채 그리고 빽빽하게 우거진 숲, 오른쪽으로 졸졸 흐르는 냇가가 전부이다(이런 곳에 사람이 산다는 것 자체가 어떻게 보면 신기한 일이다)
다리를 건너 천천히 올라가니 열차를 타고 지나가며 본 모습과 같지만 실제로 방문을 하니 그 느낌은 너무도 다르다.
영주 기점 65.4km, 정지 안내판을 지나니 파란 지붕에 하얀 조그마한 간이역 그리고 나무로 된 이정표가 보이기 시작한다.
전의 초록색의 역사와 왼쪽에 양원역대합실이라는 검은 글씨가 적혀 있는 목판이 있었는데 지금은 파란색 지붕에 하얀색의 건물로 바뀐 상태이다.
아쉬운 것은 왼쪽에 양원역대합실이라는 글자를 하얀색 페인트로 지우는 바람에 역 건물에 양원역이라고 적혀 있는 글씨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드디어 양원역의 흙을 밟는 첫 감격을 누린 후 대합실 안으로 들어간다.
안에는 의자 두 개가 전부이지만 잠시 강추위를 피하기에 제격이다.
이 곳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 간단한 먹거리를 꺼내어 먹으며 추위를 달래본다.
쥐포-곱동님 여자친구분의 실력이 최고인 것으로 판명, 호떡(불판에 찍힌 와플)-여러 회원이 서로 솜씨를 뽐내어 보았지만 결국 창원에서 오신 모 회원님의 솜씨가 최고인 것으로 판명되었다!, 곱동표 특별제조 번데기 요리(번데기+물+소주+커피)-경쟁자 없으니 무효, 따뜻한 커피-한겨울님의 압승, 음료수 간단하지만 이 곳에서 먹으니 더욱 맛이 있다.
아마 여태껏 이렇게 많은 인원이 한꺼번에 양원역을 찾은 일은 없었을 것이다.
다른 곳도 방문하기 힘들지만 이 곳을 다시 찾기는 너무도 어렵기에 부지런히 양원역의 풍경을 사진으로 담아 보았다.
먼저 역과 이정표에서 간단히 단체사진을 찍고, 화물열차가 지나갈 때 찰칵 그리고 철길과 냇가, 이정표, 역사, 간이 화장실 등 열심히 찰칵!
특히 양원역이라고 적힌 이정표를 보니 보통역의 폴싸인 등 컴퓨터의 글씨가 아닌 사람의 손으로 쓰인 글씨로 되어 있었다.
하얀색 이정표에 검은색 글씨로 승부<-양원->분천 이라는 글자가 적혀 있는데 사람이 직접 적은 글씨를 보니 너무 마음에 들었다.
이 글씨와 대합실 그리고 주변풍경을 보아도 어머님 가슴처럼 포근한 시골 고향에 돌아온 느낌이다.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맑은 공기를 마음껏 마시고, 눈으로는 펼쳐진 풍경을 담아보고 귀로는 냇가의 물 흐르는 소리와 가끔 기차가 지나갈 때의 칙칙폭폭 소리를 느껴보았다.
시간은 다시 담을 수 없는가 보다.
아쉽지만 이제 다음 일정을 위해 일어서야 할 시간이다.
23. 승용차 양원 임시승강장(15:00)->육송정 삼거리(16:00)
차에 올라 천천히 돌아가려는데 갑자기 영주방향에서 열차가 올라가는 소리가 들린다.
내려서 사진을 찍고 싶지만 이미 출발한 차를 되돌리기는 힘든 일이다.
그것도 하루에 3번(주말 4번) 밖에 없는 여객열차(무궁화호)라 더욱 사진을 찍고 싶지만 어쩔 수 없다.
멀리서 지나가는 열차를 바라보며 길을 재촉한다.
태백 가는 길을 따라 1시간여를 달리니 육송정삼거리이다(오른쪽으로는 낙동강이 흐르는데 상당히 얼어 있었다)
24. 육송정 삼거리(16:00-16:10)에서 즐거운 시간
육송정삼거리는 석포, 영주, 태백으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곳이다(이 곳에서 석포까지는 포장+비포장도로를 따라 15분여 정도 소요된다)
이 곳에 육송정이라는 곳이 있으며 유래는 삼거리에 여섯 그루의 소나무가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잠시 화장실에 다녀오실 분들은 화장실에 다녀오는 사이, 육송정에서 휴식을 취하려는데 기적소리와 함께 영주방향으로 열차가 내려오는 것 같았다.
재빨리 다리를 건너 열차 사진을 찍었는데 제대로 나왔는지는 의문이다.
25. 승용차 육송정삼거리(16:10)->대한석탄공사 장성광업소(16:25)
재호님의 명석함과 정밀 지도가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
장성동을 지나 급경사의 비좁은 비포장도로를 따라 올라가니 장성광업소 인근 조그마한 채굴현장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26. 대한석탄공사 장성광업소(16:25-17:10)에서 즐거운 시간
이 곳은 다른 곳보다 추운 태백 그 가운데에서도 고지대에 위치해 있으며, 관리하는 직원 한 분만 있어서 그런지 유난히 더 춥다는 느낌이 들었다.
춥지만 여기까지 온 이상 그냥 돌아갈 수는 없는 일!
직원 역시 갑작스러운 방문에 약간 경계를 하시는 모습이지만, 662뒤젤님의 특유의 친화력으로 접근을 하니 긴장감이 풀리고 오히려 이 곳에 대해 더 자세히 설명을 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다(그래서 662뒤젤님은 광업소 입구에서 다른 곳을 구경할 수 없었다)
이 곳의 느낌을 표현한다면 미니 기차마을이라고 할까?
협궤선로에 운반차에 가득 실려 있는 목재(갱도 지지용 목재)와 연결기 그리고 조그마한 바퀴, 전철기 등 모든 것이 흥미를 유발시키기에 충분한 조건이었다.
운탄선로를 따라 걸어가니 수갱연락갱구라는 곳이 보인다.
드디어 채탄 갱구 앞에 도착한 것이다.
이 안으로 들어가볼까?
터널 입구로 몰려오는 바람의 위력이 장난이 아니다(어제 제천역의 칼바람과 비교를 하면 더욱 세면 세지 약하지는 않았다)
지금 추위에 바람까지 불어대니 더 이상 버티지 못할 것 같았다.
갱구 안은 어느 정도 추운지는 천장에 얼어 있는 고드름만 보아도 충분히 상상이 가능할 것이다.
바로 밖으로 나와 선로를 따라 돌아가며 나머지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 보았다.
아쉬움이라면 운반차는 있으나 기관차가 없는 것이다(미니 기관차가 구경하고 싶다)
27. 승용차 대한석탄공사 장성광업소(17:10)->태백역(17:32)
이제 날이 제법 어두워지고 달과 별이 환하게 보이는 밤이 찾아왔다.
28. 태백역 앞(17:32-17:40)에서 즐거운 시간
태백역에 도착하였다.
이제 공식적으로 모든 일정을 마치고 먼저 가야 할 사람은 떠나야 할 아쉬운 작별의 시간이다.
회원들이 한 두 명 떠나고 이제 저녁식사를 위해 장소를 옮기기로 한다.
역 근처에서 먹는 것보다는 아무래도 괜찮은 식당을 생각해 보았는데 일단 점심 때 고기를 먹었으니 태백 한우보다는 반찬의 종류가 많고 푸짐하며 맛있는 음식이 무엇이 있을지 생각해 본다.
갑자기 전의 여행사의 거래처였던 정원이라는 식당이 생각이 난다.
역 앞의 태백관광안내소에서 전화번호를 알아낸 뒤 식당에 전화를 하여 위치 파악을 하고 출발을 한다.
29. 승용차 태백역(17:40)->정원회관(17:48)
황지연못을 지나 메르디앙호텔 뒤편으로 식당이 보이는데 이번이 처음 방문하는 곳이라 그런지 찾는데 약간의 고생을 하였다.
식당을 찾고 나니 이번에는 주차하는 것이 문제이다.
어렵게 주차를 하고 식당에 들어왔다.
30. 석식 정원회관 돌솥밥정식 7,000원, 033) 553-6444(17:48-18:30) (황지연못 메르디앙호텔 뒤)
돌솥밥정식외에 육회비빔밥도 있지만 회원님들의 바램에 적극 호응을 하여 돌솥밥정식으로 통일을 하였다.
앉아 식사를 하려고 하니 정식이라 그런지 음식이 나오는데 시간이 제법 소요되는 편이다(미리 주문을 하였으면 좋았을 걸 하고 생각을 하지만......)
결국 662뒤젤님은 강릉행 열차 시간에 쫓기어 제대로 식사를 하지 못하고 역으로 이동을 하셨다.
음식은 정말 푸짐하다.
문제는 나와 재호님도 마찬가지로 열차 시간에 쫓기다 보니 제대로 식사하기는 힘들 것 같았다.
10분만에 음식을 먹었지만 이 맛있는 것을 이렇게 짧은 시간에 맛보고 나와야 하는 현실이 너무 안타까울 뿐이다.
여유있게 음식을 드실 수 있는 주인장님과 회원님들의 모습이 너무 부러웠다.
31. 승용차 정원회관(18:30)->태백역(18:35)
다음에 시간의 여유를 가지고 식도락을 하기로 하고 회원님들에게 인사를 드리고 재빨리 일어서서 이동을 한다.
주인장님의 약간의 난폭운전에 힘입어 금방 태백역에 도착을 하였다(참고로 주인장님은 난폭운전은 거의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믿어봅시다!)
32. #1118 새마을호 태백(18:42)->청량리(22:59) : 17,700원(비즈니스 카드 할인)
도착하자마자 2층의 매표창구에서 한정일님이 표를 구입하고 열차에 탑승하기 위해 승강장으로 나간다(이럴 때 표를 미리 구입해 놓은 것은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앗!
승강장에서 우리를 부르는 소리가 들리는데 뒤를 돌아보니 662뒤젤님의 목소리였다.
아직 강릉행 열차가 도착하지 않은 것 같다.
약간만 더 기다리니 강릉행 열차가 들어오고 청량리행 열차가 진입한다.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각자 열차에 탑승을 한다.
편안한 새마을호 조금 전 청량리행 무궁화호 열차가 지나가서 그런지 손님은 거의 없는 편이다.
의자를 돌리고 가장 편안한 자세로 앉아 잘 보이지는 않지만 태백선의 야경을 느껴보기도 하고 서로 기차여행, 간이역 여행 등에 대해 이야기를 하였다.
모두들 피곤할 법도 한데 기차여행이라는 공통적인 관심사를 가지고 있다 보니 이야기를 하느라 정신 없다.
그러다가 태백선이 끝나는 제천역을 출발할 때 피곤함에 지친 황재호님이 잠이 들고 나와 한정일님만 남아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편안한 새마을호의 의자에 이제 나 역시 조금씩 피곤함이 엄습하기 시작한다.
휴식 차 잠이 들려던 차에 지평역을 지날 때쯤 갑자기 객실의 불이 모두 꺼졌다.
발전차의 고장인 것으로 추정이 된다.
발전차의 전원이 나가면서 불이 꺼지고 출입문도 안열리고 무엇보다 난방이 가동되지 않아 추워지기 시작한다.
손님들이 그리 많지 않기에 불만을 표시하는 분도 적지만 여객전무님과 차장님은 열심히 뛰어다니면서 사과를 하고 상황을 알아보느라 정신이 없다.
게다가 양평역에 도착해서 문이 열리지 않아 승강장에서 기다리는 손님이 어떻게 타야 할지 몰라 당황스러워 하는 모습이 보인다.
도와드리고는 싶으나(내가 발전차를 고칠 실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방법이 없으니 안타깝기만 하다.
자동문에 익숙해져 있다 보니 직접 문을 열고 타는 것이 힘드신 것 같다.
어렵게 양평역을 출발해 발전차를 고쳐 불이 다시 켜지고 방송실에서 고객님들에게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방송이 흘러나왔으나 계속 불이 켜지고 꺼지는 현상이 반복되니 승무원님의 잘못은 아니지만 너무 죄송했을 것이다.
불이 꺼졌을 때 추위를 느끼지만 오히려 창 밖으로 별, 달 등 야경 그리고 보너스로 남한강이 아래로 펼쳐져 있는 모습이 더 잘 보이니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다.
청량리역에 도착하여 열심히 뛰어 겨우 인천행 마지막 전동차를 타고 목적지에 도착하니 00:30분이 넘은 시각이었다.
맺음말을 한다면 오늘 모임을 주최한 주인장님, 곱동님과 회원님들의 열정이 대단하기에 아무리 칭찬을 해도 부족하지 않을까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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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잘 봤습니다. 오지 여행의 매력이 물씬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