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 2012년, 이 점을 공략하라
주중(週中) 학습활동을 만들라
금년부터 초·중·고교에서 주(週) 5일 수업제가 전면 실시된다. 온라인 리서치 기업 <두잇서베이>가 20대 이상 성인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여가생활 행동 조사`를 시행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69.6%가 여가시간을 취미활동에 쓰고 있다고 답했다.
취미활동으로 가장 많이 하는 것은 영화, 공연, 전시회 관람 등의 문화생활이 48.8%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등산, 조기 축구 등의 스포츠(28.8%), 꽃꽂이 같은 생산적 취미생활(7.2%), 작문, 그림 그리기 등의 창조 활동(5.9%)이 뒤를 따랐다. 그 외에도 9.2%가 다양한 종류의 취미활동을 즐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성인 남녀들은 취미생활을 통한 자기만족 (35.7%), 심신의 편안함(26.4%), 스트레스 해소(18.9%), 건강 및 지적 욕구 충족(18.8%) 등의 이유로 여가활동에 대한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에 2012년부터 초, 중, 고등학생들의 주5일제가 전면 시행됨에 따라 여가시간을 이용한 취미생활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주 5일제 수업을 앞두고 다양한 사업화를 위한 작업들을 하고 있다. 우선 발 빠른 일부 여행·레저 업계는 벌써부터 주말 학생·가족 모시기 준비에 나섰다. 격주로 주5일 수업제가 시행 될 때보다 가족 단위 주말 야외 활동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 여행상품을 늘리는 등의 준비가 한창이다.
오션빌리조트는 주5일 수업으로 자녀들이 주말에 학교에 가지 않으면 2박 3일 여행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연중 필요할 때 콘도와 레저 그리고 골프를 이용할 수 있는 가족형 '골프․콘도․레저' 복합 상품을 시판한다고 전했다.
교회가 5일제 수업에 긴장하는 이유
‘주말에 학교에 가지 않으면 2박 3일 여행이 가능.’ 이게 한국교회가 주(週) 5일 전면수업에 긴장하는 이유이다. 주(週) 5일 전면수업은 자칫 주일성수의 개념이 무너진다. 벌써 주일예배와 함께 토요예배를 겸용하는 교회가 생겨나고 있다.
갈릴리교회는 주일 1부 예배를 토요일 오전 5시 30분으로 옮겼다. 수지 지구촌교회도 토요일 저녁에 주일 1부 예배를 옮겨와 열린 예배로 드리고 있다. 미국의 새들백교회는 성탄절과 겹치는 주일예배를 위해 거의 대부분의 예배를 24일 토요일 예배로 옮겼다. 이렇게 하면서 주일성수 개념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 그것을 한국교회는 경계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에 우리가 토요일을 또 하나의 주일로 삼는다면 지금까지 주일을 성수하기 위해 지켜온 우리 믿음의 선배들의 순교마저도 헛되게 된다. 그것은 로마 가톨릭이 조상제사를 허용해 놓고 조상제사에 반대해서 순교한 사람들을 성인(聖人)의 반열에 올려놓은 모순과도 같은 것이다.
그러면 기독교는 필요에 의해 주일마저도 쥐락펴락 할 수 있는 종교가 된다. 이 지경까지 이르면 교회는 사람 중심의 인본주의 종교가 되지 신본주의 여호와 종교는 아니다.
교회가 5일제 수업에 긴장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2박 3일 동안 온 가족이 야외로 나감으로 아예 주일예배를 무시해 버리는 형식적인 교인들이 양산될까’하는 우려 때문이다. 특히 어른들은 주일성수에 대한 개념이 나름대로 뿌리를 내리고 있지만 자녀들인 어린이들은 아직 주일성수에 대한 확신한 개념이 없다. 그렇잖아도 교회 출석을 달갑게 여기지 않는 미성숙한 어린이들에게 주 5일 근무제도는 대환영이다. 그래서 교회에 시간이 되면 나가고 시간이 안 되면 내 볼 일을 보는 서구식의 기독교인이 양산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한국교회는 가질 수밖에 없다.
작은 교회의 고민은 여기에서 하나가 더 추가된다. 주(週) 5일제 전면수업은 대형교회들은 교세를 불릴 수 있는 호기가 된다는 점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제 형편상 매주일 야외로 2박 3일을 나갈 수 있는 가정은 별로 없다. 그러다보니 각 사회단체에서, 교회에서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만들게 된다.
지금 한국의 상황은 작은 교회는 제대로 된 교육시설을 갖출 수 없다. 교육청에서 제시하는 요건이 너무 까다롭다. 평수는 어느 정도이다, 그 공간은 허가목적 외에는 일체 사용할 수 없다… 이런 조건이 따라 붙는다. 그러니 작은 교회는 엄두를 내지 못한다.
대형교회들은 넓은 시설로 마음껏 공간 활용을 하고 다양한 교육프로그램들을 진행한다. 그러니 작은 교회 아동들이 큰 교회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작은 교회의 고민이 있다.
주말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교회들
작은 교회의 고민도 이해가 되지만 현실적으로 주5일 근무제와 초·중·고교의 토요휴업제(놀토)는 피할 수 없는 시대의 과제이다. 여기에 교회가 나름대로 대책을 세워야 주일학교가 살아남을 수 있다.
2012년은 주말 프로그램을 어떻게 만들고 어떻게 착실하게 진행시켜 어린이들과 부모들의 마음에 신뢰를 사고 직접적으로 인성교육과 학습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는가? 이것이 과제이다.
여기에서 <국민일보> 유영대 기자의 기사를 통해 주말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교회들을 찾아가보자.
《…서울 창신1동 초원교회는 하루 늘어난 여가시간을 사회봉사활동으로 승화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다. 교회 근처 외국인노동자들을 주말에 교회로 초청해 한글과 성경을 가르치고 있다. 성도들은 이 시간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한다.
대구열방교회는 장년, 청년, 학생들이 아동부 부흥을 위해 헌신하는 목자훈련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목자(교사)들은 주중 전화심방과 방문심방을 하는 한편, 토요일에는 기악, 워십, 종이접기, 풍선아트 등을 통해 지역 저소득층 가정의 어린이들을 섬기고 전도한다.
경기도 김포 하나로교회는 축구, 족구, 탁구, 등산, 헬스, 당구 등 10여 개 동아리를 조직, 성도들이 주말에 교회에서 다양한 취미활동을 즐기도록 하고 있다. 분당제일교회는 미술반, 탁구교실, 족구교실, 등산부 등을 운영하며 지역복음화로 연결시키고 있다. 교회 밖 야외 놀이터에 탁구대와 커피 자판기를 설치, 이웃 주민들에게 건강과 행복을 제공하는 쉼터로도 각인되고 있다.
아예 전원교회로 변신을 시도한 교회도 있다. 경기도 광주시 새빛전원교회의 경우 본래 서울 개포동에서 출발했으나 ‘선견지명’을 발휘해 1995년 일찌감치 교회를 시골로 옮겼다. 갈수록 여가와 휴식을 요구하는 현대인의 추세에 발맞추기 위한 결단이었다.
부설 수양관과 기도관 형식으로 전원교회를 운영하는 사례도 많다. 사랑의교회, 영락교회, 광림교회, 성광교회, 초동교회, 소망교회 등은 수양관이나 기도원에서 특색 있는 활동을 하면서 예배를 드리도록 하고 있다. 경기도 남양주시 사능교회는 교회 옆에 ‘들꽃과 허브’라는 수목원을 만들어 활용하고 있다.
주5일 근무제는 가정 사역에 있어서는 기회로 여겨지고 있다. 금요일 저녁부터 연휴가 시작되기 때문에 부부 세미나, 아버지 학교, 어머니 학교, 청소년 캠프, 가족 캠프 등을 1박 2일로 알차게 운영하기에 좋은 것이다.
사실 주5일 근무제가 시작될 때 목회자들은 크게 우려했다. 주5일 근무제가 여가산업과 놀이문화를 발전시켜 결과적으로 그것이 복음 전도의 걸림돌이 되고 교인들이 주일 성수를 소홀히 하게 될 것이라는 걱정에서였다. 하지만 교회성장이 정체되고 교회 분위기가 침체되는 요즘 주5일 근무제가 오히려 교회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주5일 근무제가 변화되지 않고 노력하지 않는 교회에는 위기로 느껴지겠지만, 변화된 상황에 적절하게 대처하기 위해 노력하는 교회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은찬 목사(광주동명고등학교 교목)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나라는 아무래도 시작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이미 주5일제가 정착된 나라들의 예를 통해 배우는 것은 당연하다고 본다. 해외교포들 가운데는 개인 사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대개 부모가 함께 토요일까지 일을 해야 하고, 아이들은 대신 교회에서 주로 돌보며 가르친다. 한글학교가 토요일에 열리는 이유도 그 중 하나이다.
주5일제가 전면적으로 실시되면 한국교회 안에서도 교인들과 지역 사회의 필요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아이들의 특기 적성과 신앙교육에 필요한 여러 가지 좋은 프로그램들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고, 이런 프로그램들이 복음 전도의 좋은 기회가 될 것은 자명하다.
또 지금 시행되고 있는 주일학교를 “토요 학교”로 만들어 거기에서 신앙교육을 하고, 주일에는 온 가족이 함께 예배를 드리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생략) 1월호에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