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약조차 내팽개치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이번 4.10 총선에서 적용할 선거제의 비례대표 배분 방식에 대한 당론을 현행 '준연동형' 유지로 사실상 결정하고 범야권 위성정당 추진 방침을 밝혔다. 원내 다수당인 민주당의 이같은 방침으로 4.10 총선도 4년 전 21대 총선과 마찬가지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놀랍도다! / 조명래
위성정당 없는 선거
국민에게 공약 하고
선거는 승부 아닌가
무조건 이겨야 한다
뭐든 저들만을 위해
명징한 원천의 일탈
수단이 무엇이든 간
방법이 어떻하든 간
공약조차 내팽개친
파렴치한 배신 정치
4.10 총선에 분명히
준엄한 심판 받으라
♡-------♡-------♡
이재명 대표는 5일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연 긴급 기자회견에서 “준연동제는 비록 불완전하지만, 한걸음 진척된 소중한 성취"라며 “과거 회귀가 아닌, 준연동제 안에서 승리의 길을 찾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준연동형 유지와 병립형 회귀를 놓고 내부 의견이 팽팽하게 갈리자 이재명 대표에게 전권을 위임하기로 했고, 이 대표는 이날 준연동형 유지로 결론을 내렸다.
준연동형은 비례대표 의석 총 47석 가운데 30석의 경우 지역구 선거 결과 및 정당 득표율을 함께 반영해 배분하는 제도다. 지역구 의석수가 전국 정당 득표율보다 적을 때 모자란 의석수의 50%를 비례대표로 채워주는 식이다. 나머지 17석은 지역구 선거 결과와 연동하지 않는 병립형으로 채운다.
소수 정당의 원내 진출 및 비례성 확대 명분으로 지난 21대 총선 때 민주당 단독 결정으로 도입됐지만 '꼼수 위성정당' 출현이라는 부작용을 낳았다.
실제로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은 163석, 미래통합당이 84석을 각각 차지하고 두 정당의 비례정당이었던 더불어시민당과 미래한국당은 각각 17석, 19석을 가져갔고 군소정당이 정의당 6석, 국민의당 3석, 열린민주당 3석에 그쳤다.
더불어시민당의 경우 기본소득당, 시대전환 등도 참여한 비례연합정당이긴 했지만 비례 후보로 공천받은 인사 대부분이 민주당으로 복귀하면서 결국 양당 중심 체제가 되었다.
국민의힘은 20대 총선에서 적용한 병립형으로 회귀하지 않으면 위성정당을 창당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해왔다.
원내 1.2당 모두 비례용 위성정당을 공식화하면서 거대 양당 체제가 22대 국회에서도 재연될 가능성이 커졌다.
제3지대에서는 이준석 대표가 이끄는 개혁신당, 이낙연 대표와 민주당 탈당파가 이끄는 새로운미래 등이 세력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거대 양당이 위성정당 창당에 나선 만큼 '준연동형 비례제'를 통한 군소 정당들과 제3지대 정당들의 의석 확보 효과는 미지수로 이들 정당이 자체 지지율과 연대 합당시 지지율 등을 고려해 이합집산을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다.
이재명 대표는 자신의 공약조차 내팽개치고 “위성정당 금지법을 거부한 여당은 위성정당을 창당하고 총선 승리를 탈취하려고 한다. 안타깝지만 여당의 위성정당을 막을 방법은 전혀 없다"며 “거대양당 한쪽이 위성정당을 만들면 패배를 각오하지 않는 한 다른 쪽도 맞대응할 수밖에 없다. 칼을 들고 덤비는데 맨주먹으로 상대할 수는 없다"고 했다. 얼마나 뻔뻔스러운 말인가 자신의 공약대로 하면 될것을 여당을 핑개되는건 몰염치한 정치인의 짓이다.
그러면서 “정권 심판과 역사의 전진에 동의하는 모든 세력과 함께 위성정당 반칙에 대응하면서 연동제의 취지를 살리는 통합형비례정당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민주개혁선거대연합을 구축해서 민주당의 승리, 국민의 승리를 이끌어내겠다. 민주개혁세력의 맏형으로서 민주당이 주도적으로 그 책임을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표는 “반칙이 가능하도록 불완전한 입법을 한 것에 대해서 사과드린다. 약속드린 위성정당 금지 입법을 하지 못한 점을 사과드린다. 결국 준위성정당을 창당하게 된 점을 깊이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 대표는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가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통합형 비례정당'에 대해 “절반쯤 위성정당이고 절반쯤은 소수정당의 연합플랫폼 형태"라면서 “반반쯤 섞여 있기 때문에 준위성정당이라고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지역구 문제를 포함해서 비례 선거까지 선거에 관한 대연합을 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적인 판단"이라며 “현실적으로 경쟁을 하다 어부지리를 주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런 점을 최소화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당내 설득 작업에 대해선 “내가 최고위원회의 위임을 받아서 결정했지만, 당내 헌법기관의 집합체인 의원총회 의견도 당연히 들어야 한다"며 “당원들의 의견도 수렴해야 한다. 그러나 꼭 100% 당원 투표 형식을 취할 것인지를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에서 이 대표의 준연동형 비례제 유지 입장과 관련 “왜 오천만 국민이 이재명 대표 한 사람 기분과 눈치를 봐야 하나"라고 질타했다.
한 위원장은 “그 제도는 왜 그렇게 계산돼야만 하냐에 대한 논리적 필연적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도 봐도 헷갈리니, 표가 어떻게 쓰이는지 국민들은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 입장은 분명하다"며 “다만 제가 지적하고 싶은 건 언론도 마찬가지지만 오늘 아침 대부분 사람들은 권역별 비례제를 이재명 대표가 발표할 거라 예상했다. 반대로 간다"고 말했다.
이어 “왜 한 사람의 의사가 무엇인지에 대해 모든 사람이 집중해야 하나. 이건 민주주의가 아니다"라며 “우리가 4월10일 선거에서 심판하지 못하면 이재명 대표 눈치를 계속 보고 살아야 하는 민주주의 파탄이 더 심화되고 지속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형수 욕설, 여배우와의 불륜, 부인의 법인카드 유용 논란을 거쳐 대장동 의혹 등 숱한 사법 리스크 속에서도 대선 패배 책임감도 없이 국회의원, 당대표까지 된 이해불가의 정치인을 차기 대통령 1순위를 지키고 있는 강인한 생명력이 정말 놀랍고 이런 나라에 살고있는 국민들은 웃프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해 11월 28일 한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 나가 “내년 총선에서 1당을 놓치거나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면 정부 여당의 폭주를 막을 수 없게 될 것”이라며 “현실의 엄혹함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라는 현행 선거 방식을 고집할 수 없다는 얘기였다.
당시 민주당 싱크탱크 민주연구원은 위성정당 없는 준연동형 선거제를 유지하면 총선에서 국민의힘에 35석 뒤진다는 분석을 전했다고 한다.
이재명 대표는 2년 전 대선에서 ‘위성정당 없는 연동형 비례제’를 국민에게 약속했다. 그런 그가 지금, 내가 지게 생긴 판에 국민 약속이 무슨 소용이냐고 말한다. 그 어떤 약속도 내 정치적 이익을 훼손할 수 없다는 것은 국민들을 참 초라하게 만들고도 뻔뻔하게 자기 변명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럴거면 멋있게 지는 게 결국 이기는 거라고, 그러지 않으면 목숨을 내주고 지킬 원칙은 설 땅을 잃고 살수는 없다고 말했어야 했다. 그저 기가차고 놀랍기만하다.
해선 안 될 그의 말이 나오고 두 달여, 우리는 결코 목도해선 안 될 상황을 보고 있다. 4.10 총선이 두 달 앞으로 다가왔건만 비례대표 의원을 어떤 방식으로 뽑을지 갈피를 잡지 못한 채 온 국민이 이 대표의 입만 바라보는 상황이 됐다. 과거의 병립형 비례제로 돌아가야 하느니, 연동형을 사수해야 하느니 하며 전 당원 투표에 부친다더니 이 대표에게 일임한다니 ‘이재명당’의 면모만 과시했고 선거제에 관한 한 이재명 1인 천하가 됐다.
우리가 놀라야 할 대목은 경기 규칙을 선수가 정하니 이재명 대표가 자신에게 유리한 선거 방식을 골라잡은 것이라서 뭐가 유리한지 계산이 복잡해 심각한 결정 장애에 빠진 이 일련의 기괴하고 반민주적인 상황에 놀라야 하고 정치 지도자의 중대한 식언에 대해 무딜 대로 무디어진 우리의 감각에 놀라야 한다.
대통령제엔 다당제보다 양당제가 부합하고, 그러려면 전국 득표율에 맞춰 비례대표 의석을 나눠 갖는 병립형 비례제가 다당제의 발판인 연동형 비례제보다 정치 체제의 정합성 측면에서 타당하지만 제도의 장단을 따지기에 앞서 이렇듯 비틀어진 논의 과정에 대한 비판조차 잊은 우리의 자화상에 놀라야 한다.
불체포특권 철폐 약속도 접은 사람 아니냐, 뭘 기대하겠느냐 하는 냉소적 체념과, 멋있게 지는 건 정말 아무 소용 없고 무조건 이기고 봐야 한다는 가치 왜곡은 모두 우리의 길은 결코 아니다.
거짓이 진실을 대체하는 데 따른 결과는 거짓이 진실이 되고 진실이 거짓이 되는 게 아니다. 실세계의 방향 감각이 파괴된다는 것이다.
지금 21대 민주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보면 탈당도 있지만...
강민정, 권인숙, 김경만, 김병주, 김의겸, 김진애, 김홍걸, 신현영, 양경숙, 양이원영, 유정주, 윤미향, 이동주, 이수진, 전용기, 정필모, 최강욱, 최혜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