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진숙씨 고마워요' (보리님 여행기)(2013.6.7) 일곱째날

[김일래]

새벽에 산책 같이 가자는 큰언니에게 안간다 하고,

늦잠을 자다 사돈 전화소리에 깼습니다.

그동안 매일 2-3시간 밖에 못자다 모처럼 단잠을 잤습니다. 

30분후에 만나기로 했으니 세수하랴, 짐 싸랴 정신이 없습니다.

로비에 오니 다행이 아무도 도착을 안했습니다.

뒷문으로 이런 정경이 보이네요.

혼자 사진 찍으며 아까워 했습니다.

허둥허둥 짐 싸는데 와풀 먹으라고 해 안 먹는다고 했더니

큰언니가 삐져서 호텔 정문에 혼자 서 있었거든요.

'언니, 여기 좀 봐. 그냥 가기 아깝다. 구경 좀 하고 가자.'

'그럼 여기서 아침 먹고 갈까요?'

진숙씨가 제안을 합니다.

'네, 나 그런거 하고 싶었어요.'

둘째언니 동서이름이 셋째언니랑 똑같습니다.

자꾸 불러 보고 싶은 이름입니다.

의자가 있어 돗자리도 필요 없습니다.

맛있는 커피, 갓 찐 옥수수, 따끈따끈한 빵, 과일

웃음이 절로 나왔습니다.

오랫만에 모인 가족들.

끊임없이 이어지는 웃음소리.

일상에서 이런 아침이 얼마나 소중한지 !!!!

큰언니가 산책 갔다 사온 와플도 꺼냈습니다.

다들 맛나게 먹었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사진 찍고 나서 웃는대요.'

형부의 막내동생 사위 테디는 필리핀계 미국사람이며

프로 사진사 못지 않게 사진을 잘 찍는답니다.

시작이 좋습니다.

오늘은 진숙씨랑 은혜씨 내외가 귀한 시간을 내서,

우리랑 같이 보내기로 했답니다.

레전드 신학 대학은 사돈이 다닌 학교입니다.

실내도 잘 꾸며 놓았네요.

은혜씨 내외는 승용차로,

우리는 렌트한 밴을 타고 갑니다.

학교 구경은 차를 타고 한바퀴 도는 걸로 대신 했습니다.

진숙씨가 고맙게도 아이스박스에 어름도 채우고,

음료수랑 물이랑 과일을 준비하셨네요.

둘째언니가 어제 비행기에서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신기해하니 그곳을 가자고 합니다.

이곳은 우리나라로 치면 진해 같은 곳이랍니다.

해군 전함이나 항공모함이 지나갈 수 있게

중간에 차가 다니는 터널을 뚫었답니다.

진숙씨 한국사람 확실합니다.
어렵게 구한 모자 라네요.

이제 터널로 들어갑니다.

앞으로 수고하실 사돈과 렌트카 입니다.

큰딸한테 버지니아에 가면 사돈이 가이드라고

걱정말라고 큰 소리 쳤습니다.

새 가이드 덕분에 오늘 마음 놓고 늦잠을 잤나봅니다.

버지니아는 따뜻해서 좋습니다.

모처럼 코트를 벗었습니다.

항공 모함을 보러 왔는데 한척도 안보입니다.

한문 간판이 보입니다.

중국 정원처럼 꾸민 공원입니다.

중국식당도 있고요.

조카 동명이가 '꼬마 삼촌' 이라 불러 나도 얼결에

꼬마 삼촌이란 호칭이 나왔습니다.

앞으로는 목사님이라 하려고 합니다.

꼬마 삼촌과는 어울리지 않는 체격입니다.

수련이 피었군요.

상가 앞에 있는 인어 같지 않은 인어.

항공모함 아닌데도 어마어마하게 큽니다.

200m도 더되겠는데 58,000톤이랍니다.

윌리암스버그 가기전 점심을 먹기로 했습니다.

타이 음식점인 Rama Garden 입니다.

알아서 식당에 데리고 가고, 알아서 음식 시켜주는게 좋은걸 보니

패키지 체질인가 봅니다.

윌리암스버그를 가려면 페리를 타야 합니다.

우리는 차안에 앉아 있었습니다.

점심도 먹었겠다, 목사님이 운전을 하시니

졸음이 쏟아집니다.

윌리암스버그는 우리나라로 치면 민속촌 같은 곳입니다.

미국이 독립했을 당시의 모습을 재현해 놓은 곳입니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지 않아도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남쪽으로 오니 따뜻해서 좋구나 했는데 그것도 잠시

따뜻이 지나쳐 뜨겁습니다.

군악대가 행진을 해서 행사장으로 갑니다.

연설도 하고 대포도 쏘는걸 보니 독립전쟁 하던 그 당시를

재현하는 것인가 봅니다.

부서진 형부 가방 새로 사러 아울렛 매장을 가기로 했습니다.

셈소나이트에서 큰가방과 기내용 가방을 싸게 샀습니다.

나도 폴로에서 손주들 티도 사고, 코치에서 빽도 샀습니다.

진숙씨가 도와준 덕분입니다.

저녁을 먹고, 진숙씨랑 은혜씨 내외는 버지니아 집으로,

우리는 예약한 리조트인 윈터그린으로 출발했습니다.

한차에 타고 가니 부흥회 하기 딱 좋다며

목사님이 어떻게 해서 은혜 받고 목사가 되었는지

본인의 이야기부터 풀어 놓았습니다.

워낙 늦게 출발하여 리조트에 도착하니 밤1시가 다 되었습니다.

이제 남,녀로 방이 나뉘었습니다.

3명이 한 침대에 자려니 불편하다고 둘째언니는

이불을 들고 거실로 갔습니다.

나도 잠이 안와 식탁에 앉아 여행 경비 쓴 것도 정리하고,

책도 보다 들어 왔습니다.

강원도 용소막 성당 편입니다.

차동엽 신부 강의 내용입니다.

- 온유는 내 욕심을 비우고 상대방에게 의지를 양보하는것.

식당에 간 상황으로 비유하면

'오늘은 당신이 권하는 것을 먹어 보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대상이 그 누구든 자기 안의 틀과 생각,

고집에서 벗어난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

내가 아는 온유는 마음이 따뜻하고 부드러운것이었는데,

내 생각보다 당신의 생각이 옳을 수도 있다는 마음이

따뜻하고 부드러운 마음이었습니다.

(보리님은 시밀 김일래의 막내 처제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