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전 의원 불출마 선언으로 김ㆍ안 양강 체제 전환된 데다 尹 정부 지원, 이재명 대립ㆍ개혁 이미지에서…`유리` 평가 나와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이 오는 3월에 치러질 전당대회 당 대표 불출마를 25일 선언함에 따라 김기현 의원의 당 대표 `무혈입성`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나 전 의원의 불출마로 기존 김기현ㆍ나경원ㆍ안철수 3각 구도가 깨지면서 결선투표 가능성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김ㆍ안 양강 구도의 경우 나 전 의원 지지 성향 당원들이 김 의원 쪽으로 쏠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앞으로 당 대표 선발 기준이 윤석열 정부 뒷받침,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의 대립 이미지, 개혁 추진력 등에 맞춰질 것으로 보여 안철수 의원에 비해 김 의원이 상대적으로 유리 할 것이란 분석이 일부에서 제기되면서다.
하지만 안철수 의원이 수도권 당 대표선출을 주장하고 있는 윤상현 의원과 나 전 의원 지지층이 연대하고 유승민 의원 측 지지세를 확보할 경우 김 의원의 `유혈입성`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나 전 의원의 불출마 선언이 발표되자 김기현 의원은 나 전 의원의 `선당후사 결단`에 강한 사의를 표했다.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나 전 대표의 고뇌에 찬 결단에 경의를 표한다"며 "지난 20여년간 오직 한길, 한마음으로 당을 지킨 애당심을 바탕으로 총선 승리 및 윤석열 정부 성공이라는 국민 염원을 실천하려는 자기희생으로 이해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20여년 간 우리 당을 지키고 동고동락해온 나 전 대표와 손에 손 잡고 멋진 화합을 이루겠다"며 "당원들이 하나 되는 전당대회를 통해 `연포탕(연대ㆍ포용ㆍ탕평)`을 잘 만들어 총선 압승의 발판을 만들겠다"고 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오랫동안 당을 같이하면서 호흡을 맞춰왔던 우리 동지라는 의식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며 "대승적 결단을 하면서 살신성인 모습을 보였다고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반면 안철수 의원은 나 전 의원이 불출마 결정에 이르게 된 과정을 비판적으로 주목하며 연대 가능성을 열어놨다. 김 의원의 주류 측 결집에 나 전 의원과 함께 맞서는 모양새를 연출해온 안 의원은 줄곧 나 전 의원의 출마 결단을 촉구했었다. 안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입장문을 통해 "안타깝고 아쉽다"며 "출마했다면 당원에게 더 많은 선택지를 주고, 전당대회에 국민의 관심도 더 모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어 "나 전 의원이 밝힌 `낯선 당의 모습`에 저도 당황스럽다"며 "나 전 의원이 던진 총선 승리와 당의 화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나 전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당의 분열과 혼란에 대한 국민적 우려를 막고 화합과 단결로 돌아올 수 있다면 저는 용감하게 내려놓겠다"며 "이제 선당후사(先黨後私) 인중유화(忍中有和) 정신으로 국민 모두와 당원 동지들이 이루고자 하는 꿈과 비전을 찾아 새로운 미래와 연대의 긴 여정을 떠나려고 한다"고 밝혔다.그는 또 "오늘 저의 물러남이 우리 모두의 앞날을 비출 수만 있다면 그 또한 나아감이라 생각한다"며 "저는 역사를 믿고 국민을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2019년 우리 당원과 국민은 의회에서 광화문 광장을 비롯한 전국의 광장에서 정권교체의 가능성을 만들고 윤석열 정부 탄생의 물줄기를 열었다"며 "제가 그 역사적 대장정을 국민, 당원과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은 무한한 영광이자 기쁨"이라고 강조했다. 정종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