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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행을꿈꾸는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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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스크랩 태국 찰자세 시즌2 제35호 ★ 태국에서의 첫 걸음마
산천초목 추천 0 조회 7 09.07.18 17:17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캄보디아에서 마지막으로 출국 도장을 찍고 태국으로 넘어와 입국 심사를 본다.

유리문으로 된 입국장에 들어오자마자 뭔가 다른 것을 느낄 수 있다.

바로 에어컨의 차가운 바람이다.

시원하다!^-^



캄보디아 쪽에선 조그마케 열린 창문사이로 여권만 주고받음으로 여행객은 밖에 서서 기다려야 하지만

태국 쪽엔 아예 실내로 들어가 시원한 바람을 세며 의자에 앉아서 출국확인서를 작성 할 수 있다.

별것 아닐 수도 있지만 더운 날씨에 햇볕 밑에서 달리다가 선풍기바람에도 감지덕지 하던 여행자에겐 별거이다.



 

 

태국 입국 심사관들도 여느 나라와 마찬가지로 매일 수많은 사람들 상대로 반복되는 업무를 계속해서인지

입국 카드 작성하는데 볼펜도 잘 빌려주지 않고 태국 내 거주지 주소를 자세히 적지 않았다고

혹은 거주지의 알파벳 철자가 틀렸다며 또는 입국 카드만 쓰고 출국 카드는 쓰지 않았다고

다시 작성해 오라는 등 조금 까다로운 모습이 에어컨 바람만큼 차가운 듯 했다.



그것이 당연한 것이기도 하지만 국경 사이에는 10-20년 사이의 보이지 않는 시간 차이가 흐르는 것 같고

국경선을 넘는 순간에 그 시간의 벽도 함께 넘자니 캄보디아에 적응한 내 사고가 쉽게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마치 중국 본토에서 홍콩으로 넘어갔을 때 숲을 날다가 새장에 갇힌 듯 한 규율에 적응하느라 고생했던 것처럼

질서정연한 태국에 적응 하는 데도 시간이 좀 필요할 것 같은 예감이다.



 

 

입국 절차를 마치고 여권에 날짜를 확인해보니 오늘 7월 3일부터 9월 30일까지 딱 90일을 받았다.

그런데 미국 여권을 소지한 스티브와 테레사의 여권에는 오늘부터 8월 1일까지 30일짜리를 받았다.

서로 다른 이유는 왜일까?

한국과 태국은 수교 맺은 지 올해가 만 50주년이기도 하고

우리나라 6.25 전시 태국 군이 참전하기도 해서 단순히 그만큼 친해서 그렇겠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태국이 6.25에 참전했던 이유는 2차 대전시 일본과 동맹을 맺었었고 2차 대전이 끝나고

미국에게 전범국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받기 위해 반 강요로 참전했다고 한다.

90일 비자는 상호주의원칙에 의해 현재 한국 내 태국인들도 똑같은 비자 면제를 받고 있다고 한다.

(알려주신 sawadi님 감사합니다.)



 

 

태국 땅으로 들어오자마자 은행을 찾아가 방콕까지 가기위해 소비할 돈을 환전한다.

캄보디아는 구지 현지 화폐로 환전하지 않아도 미 달러를 시골 구멍가게에서도 받아주지만 태국은 그렇지 않다.

태국의 수도 방콕까지 300km 조금 안 되니깐 40$만 환전 하면 충분 하겠지.

40$를 환전하니 1300 Baht를 준다.

수수료 빼고 뭐 하면 1$에 약 33바트라는 말이구나. (2008년 7월 기준)



 

 

국경도시인 아란을 벗어나 방콕을 향해 달린다.

아직 어색한 태국 도로를 달리다 보니 옆 나라와 비교해 달라진 점과 못 보던 것들이 몇 가지 눈에 띈다.

차량들의 우핸들 좌측통행, 도로위의 가로등과 도로 중앙의 중앙분리대, 저음으로 눈길을 끌게 하는 튜닝카들.



몇몇 나라들 다녀본 결과 우핸들 좌측통행은 주로 섬나라들(영국, 호주, 일본 등)이고

대륙에 있는 나라들 중에는 영국의 영향을 많이 받은 나라들(아프리카 몇 개국, 인도, 홍콩 등)이 그러하던데

대륙에 붙어있는 태국이 좌측통행인 것은 약간 의외이다.

우리나라와 다르게 미국보단 영국과 더 친분이 있는 나라인 것 같기도 하고

보이는 차량들의 대다수, 거의 95%가 일제인 것을 봐선 일본 영향도 있지 않을까 싶다.



가로등만을 봐도 전기를 소비할 수 있는 능력이 되면서 인프라가 잘 되어있다는 것을 알 수 있고

도로위에 중앙분리대가 있다는 말은 왕복 4차선 이상의 대로이면서 불법 유턴/우회전을 못하게 함으로써

개인의 편리 보다는 모두의 안전을 우선시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스포일러에 광폭타이어와 넓은 지름의 배기구를 달아 붕붕 거리며 다니는 차량들을 보면

먹고 사는 것이 급한 게 아니고 여유가 있어서 그 이상의 것들을 추구하며 살아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전에 비행기타고 경유 하면서 방콕 시내만 몇 번 둘러본 적은 있지만 그때와는 또 많이 다른 느낌의 태국.

아직 뭐 결론 내린 것은 없고 그냥 육로로 입국해서 이전 국가와 상대적으로 보이는 첫 인상일 뿐이다.



 

 

국경에서 30km 쯤 주행하니 큰 교차로에 사람이 좀 살고 있을 만한 도시가 나타났다.

내일 스티브와 테레사는 이곳에서 남쪽으로 내려가 해변으로 가고 나는 계속 직진해서 방콕으로 간다.

헤어지기 전에 마지막으로 같이 묵을 숙소를 이곳 Watthana Nakhon에 잡기로 했다.



하지만 숙박업소가 찾는 것이 보통 힘든 것이 아니다.

대로변에 안 보여서 터미널을 찾아 갔는데도 하나도 안 보인다.

어떤 사람은 왔던 길로 25km 다시 돌아가면 있다고 하던데 그러면 국경 도시로 다시 가란 말이기 때문에 패스.

변두리라 그런지 일부로 젊은 층에게 말을 걸어 봐도 생각보다 영어 할 줄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

그래도 라오스에서 배워뒀던 몇 가지 단어가 살짝 도움이 되긴 한다.

(참고로 라오어는 태국어의 사투리 정도 됨)



 

 

끝내 영어할 줄 아는 사람을 만나 차 뒤를 쫓아오라며 친절히 여관 앞까지 바래다주어서 겨우 찾았다.

이곳은 외국인이 전혀 오지 않는 동네인지 알파벳으로 표기된 간판 하나 찾기 힘들다.



스티브는 밑에서 자전거를 보고 있고 테레사와 내가 방을 보러 올라갔다.

숙소 주인에게 세 명이 잘 수 있는 방을 보여 달라고 하자 두 가지 종류가 있다고 하며 보여준다.

처음으로 보여준 방은 400밧(약 12$)인데 에어컨에 퀸 사이즈와 싱글 사이즈 침대가 각각 하나씩 있다.

두 번째로 보여준 방은 300밧(약 9$)인데 선풍기 하나에 싱글 사이즈 침대가 두 개 있다.



테레사와 같이 방을 보고 들은 가격을 통역해 주면서 어떤 방을 선택할까 의논하니

테레사는 무조건 싼 방으로 하자고 한다.

그래서 잘 못 본 것이 아닌가 하고 확인 차 다시 설명해줬다.

“100밧, 약 3$만 더 내면 너희 둘이 넓은 침대에서 편히 자고 에어컨까지 있는데도?”

“응, 싱글도 둘이서 충분해.”

남자들이야 어떤 방을 쓰든 크게 상관없지만 보통 여자 같았으면 조금 더 좋은 방을 골랐을 것 같은데

테레사는 분명 보통 이상이다.



 

 

그렇게 300밧짜리 방을 잡고 짐을 옮긴 후 아까 숙소 찾느라 마을 구석구석 뒤지면서 발견한 시장에 다시 찾아갔다.

같이 여행하기로 한 마지막 날이기에 알 수 없는 제목들의 맛있어 보이는 이것저것들 시켜놓고

식당에 앉아 같이 한 추억들을 주제로 되새기며 저녁을 즐긴다.



다 먹고 어두워지니 보슬비가 내리기 시작하고 우리는 일어나 숙소를 향해 다시 걸었다.

약 200m 쯤 걸어갔을까? 뒤에서 누가 거친 숨을 쉬며 우리에게 뛰어와서 누군가 봤더니

노점식당 젊은 친구가 식탁을 정리하다 숙소 열쇠를 발견하고 재빨리 달려와 가져다준 것이다.

비도 내리고 해서 그러기도 쉽지 않았을 텐데 태국에서의 첫날 참 좋은 인상을 심어준다.

숙소까지 갔다가 열쇠가 없어진지 그 때 알았으면 다시 찾으러 나가기 정말 귀찮았을 텐데 말이다.



 

 

다시 들어와서 모두 씻고 손세탁하고 나니깐 8시 반이 조금 넘었다.

어제와 오늘 합쳐서 약 150km 비포장도로를 달리고 국경도 넘어서 제법 피곤할 만도 한데

오늘도 테레사만은 쌩쌩하다.

오늘도 어김없이 테레사의 제안이 나왔다.

정리 다했으니깐 밖에 나가서 이것저것 둘러보면서 산책하자는 제안.

나는 밀린 운행기록과 사진을 컴퓨터에 정리해야 한다고 해서 쉽게 열외 됐지만

스티브는 핑계거리가 없다.

결국 스티브는 피곤하다는 수법을 써먹으며 억지 하품을 내뿜고

테레사는 8시 밖에 안 됐는데 잠자려고 한다고 "You loooooooser"고 놀린다.^^

이들의 귀여운 다툼 보는 것도 오늘 밤이 마지막이구나.



결론적으로 방에서 뒹굴며 사진보고 놀다가 초저녁이 다 지나가고

오늘 일찍 자는 대신 내일 5시 기상이라는 테레사의 말에 두 남자 모두 절대 안 된다며

저울질 하다가 겨우 6시 반으로 합의점을 찾고 달콤한 꿈나라로 향한다.



 

 

약속대로 일찍 일어나 짐 챙기고 자전거에 묻은 진흙 때어내니 떠날 채비가 끝났다.



 

 

숙소 골목에서 나와 시내 끝의 갈림길에 오니 일주일간 동거 동락한 Cavanagh 부부와 헤어질 시간이 왔다.

해변으로 같이 내려가자고 하지만 더 이상 눈치 없이 부부의 여행에 방해하고 싶진 않다.ㅋ

나는 방콕에 좀 오래 있을 생각이니깐 부부의 여행이 끝나고 미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빠르게는 한 달 후에 방콕에서 다시 볼 수 있고 멀게는 몇 년 후 내가 미국에 가면 볼 수 있다.

짧다면 짧을 수도 있는 시간에 함께한 추억이 많아 정도 많이 들었지만

곧 다시 볼 수 있다는 기대가 그나마 헤어지는 발걸음을 가볍게 해준다.



힘든 일정 남자보다 더 멋지게 해낸 테레사 최고~!

다시 보는 그날까지 굿 럭!



 

 

그리고 다시 계속되는 홀로 라이딩.



 

 

태양은 내리 쬐지만 왠지 모를 냉기가 풍겨온다.

안정된 거리, 자기만의 공간, 무뚝뚝한 표정의 아이들, 소 대신 픽업트럭.



 

 

정해진 시간 간격을 딱딱 맞춰서 10분마다 방콕으로 향하는 버스들.

그 사이의 얇은 유리지만 두껍게 느껴지는 경계 벽.



그 와중에도 태국 장거리 버스에서는 묵직한 게 왠지 모를 포스가 느껴진다.

저 2층 버스는 나중에 꼭 한번 타보고 싶다.^^



 

 

달리다가 나타난 휴게소에 들러 아침거리가 될 만한 음식을 탐색한다.

도로 위의 식당임에도 딱 봤을 때 깔끔하고 위생적으로 보인다.



 

 

사진에서 맛있어 보이는 덮밥요리를 주문하니 음식과 얼음만 들은 컵을 가져다준다.

책상 옆에 배치된 물을 따서 부으면 되는가 보다.



음식 40밧(1.2$)에 얼음 컵 5밧(0.15$)이면 생각보다 괜찮은 가격인 것 같다.



 

 

태국에는 심심치 않게 식당이 계속 나와서 끼니를 노칠 일은 없다.



 

 

도로를 달리다가 코가 가자는 곳으로 가면 꼭 이런 곳에 도달한다.

맛있는 냄새를 도로로 풍기며 계속해서 유혹하는 거리의 음식들.

우선 먹고 보자!^^



 

 

캄보디아에서는 길이 단순해서 길 잃을 일이 없었는데 태국은 역시 좀 복잡하다.

그냥 ‘방콕은 이쪽으로!’ 라는 시원한 이정표를 달아주면 어디 덧나나?

방콕으로 다가갈수록 여러 갈림길이 나오고 가는 방법도 여러 가지 인 것 같다.

혹시 길을 잘 못 들어선 것은 아닌가 하고 교통경찰에게 물어보면 친절하게 답변해준다.



 

 

아직 태국 도로지도를 구하지 못했기에 요번에도 갈림길을 하나 뒤로하고 확인 차 근처에 보이는 경찰에게 물어본다.

경찰 아저씨는 밝은 얼굴로 맞다 며 계속 직진 하면 된다고 한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물어본다. 근처에 어디 텐트 치고 잘 만한 곳이 있냐고.^^;;

경찰 아저씨는 어디서 왔냐고 몇 가지 묻더니 서 안에서 텐트 치고 자라며 같이 가자고 한다.

“찡러~(진짜요)?”

“찡찡(진짜)!”

“콥쿤캅(감사해요)!”



 

 

아저씨는 서 안에 텐트 칠 곳과 화장실의 위치를 알려주며 자리 피고 씻으라고 한다.

저녁식사는 했냐는 말에 아직 이라고 하니깐 얼른 씻고 밥 먹자고 한다.^^



 

 

같이 먹을 줄 알았는데 당신은 먹었다며 혼자 먹으라고 대접해준 눈물 나는 밥상.



여행책자 뒤편에 있는 낱말사전 열심히 뒤져가며 한 단어를 찾는데 못 찾겠다.

혹시 라오어와 같이 않을까 해서 ‘세블라이’ 라고 했는데 못 알아들으신 것 같다.

그래서 그냥 손으로 음식 가리키고 입맛 다지며 최고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드니 무슨 말인 줄 알겠다며

‘알로이’라는 단어를 알려준다.^^

바디렝기지가 통한 거라면 ‘알로이’란 표현이 ‘맛있다’라는 말이 맞겠지?

까먹기 전에 얼른 수첩에 적어 두고 저녁 식사를 즐긴다.



 

 

미국 친구들과 헤어지고 다시 혼자가 된 첫날 밤.

태국에 입국해서 처음엔 모든 것을 약간 경계하는 시선으로 바라 봐서 모든 것이 차갑게 느껴졌는데

그것은 사람들을 만나기 전이었고

사람들을 만나고 사람들을 알아감과 동시에 태국을 향한 마음이 조금씩 열리기 시작한다.



센스 있게 저녁에 마실 물까지 챙겨주신 경찰 아저씨, 잘 마실게요!!^^



 

 

2008년 7월 3-4일 (여행 431일째)

3일 이동거리 : 82km

4일 이동거리 : 130km

세계일주 총 거리 : 10212km

마음의 양식 : 갈라디아서 4장

3일 지출 : 40$ 환전(=1302Baht), 계란덮밥 20B, 음료 50B, 숙소 100B, 핸드폰 SIM카드 250B, 음료 33B, 크레페 20B. 계 : 473Baht (14.3$)

4일 지출 : 아침(덮밥) 45B, 점심(국수) 30B, 콜라 15B, 간식(꼬치) 35B, 흑두유 12B. 계 : 137Baht (4.15$)



http://7lee.com

찰리의 자전거 세계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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