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에 ‘반짝’ … 호주산 이어 2위
지난해 11월27일 대형 유통업체가 미국산 쇠고기 판매를 재개한 이후 3월6일로 100일을 맞았다. 또 이달들어 신세계백화점이 판매를 시작하는 등 백화점 업계도 본격 취급에 나섰다. 미 쇠고기는 당초 큰 폭으로 소비가 늘 것으로 우려했으나 소비가 위축되고 수입물량이 갈수록 감소하는 경향이다. 대형 유통업체의 미 쇠고기 판매 이후를 살펴본다.
◆미국산 쇠고기 소비·수입 동반 감소=미 쇠고기는 지난해 추석을 앞둔 9월 1만2,265t, 10월 1만6,773t이 수입돼 전체 쇠고기 수입량의 60%에 육박할 만큼 시장을 주도했다. 그러다 11월 1만968t(점유율 46.9%)으로 줄더니 12월 5,565t, 올해 1월 3,843t(27.3%)으로 급격히 감소, 시장점유율이 27.3%에 그쳤다. 호주 6,871t(48.8%)에 뒤지는 것은 물론 뉴질랜드(3,223t)에도 추격을 당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 대형 유통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처음 미국산 쇠고기 취급을 시작했을 때보다 판매량이 40% 정도 감소했다”며 “판매 초기에는 각종 홍보와 다양한 판촉행사를 통해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끌었으나 이제는 실제 원하는 소비자만 구매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업체인 에이미트 박창규 대표는 “최근의 수입물량 감소는 환율 상승에다 지난해 9~10월에 발행한 신용장에 대한 구매대금 결제 부담때문에 물량을 줄인 측면도 있다”며 “솔직히 유통업체의 매출증가 속도가 더딘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경품 및 할인으로 고객 끌기=판매가 부진하다보니 미 육류수출협회를 비롯해 수입업체와 유통업체의 경품행사, 할인판매 등이 잇따르고 있다.
미 육류수출협회는 지난해 11월 말 이후 각 유통업체 매장에서 증정행사는 물론이고 무료 시식회와 경품행사를 열어 판촉을 지원했다.
각 유통업체에서도 할인판매 행사를 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최근 냉장 본갈비(100g)를 한달새 600원이나 할인해 판매하고 냉동 본갈비도 100g에 2,180원에서 1,580원으로 내렸다. 다른 유통업체도 수시로 할인판매를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내 쇠고기시장 영향은=전문가들은 아직까지는 한우에 미치는 영향이나 타격을 거의 느낄 수 없다고 진단한다. 전국에서 동시다발로 개설한 한우 직판장 등이 값을 대중화함에 따라 오히려 선호도가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미 쇠고기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완전히 없어지지 않은 것도 미국산이 수입육시장에서 주도적인 자리를 차지하지 못한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김재훈 GS&J 책임연구원은 “미국산 판매가 부진한 것은 광우병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말끔히 해소되지 않은 것이 주요인”이라며 “더불어 지난 4년여 동안 호주산에 소비자들의 입맛이 익숙해진 것도 원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안심할 상황만은 아니다. 허덕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축산관측팀장은 “미국 쇠고기 수입량이 어느 정도 시일이 지나면 증가할 것”이라며 “특히 환율이 안정될 경우 지금보다는 수입량과 소비가 보다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농민신문>